C18주차 — 군론 I: 이항연산·군·순열군#
이 주의 길잡이
핵심 문장: 군은 하나의 이항연산에 세 가지만 요구한다 — 결합\(\cdot\)항등원\(\cdot\)역원. 요구가 적을수록 그 이름이 덮는 대상이 넓어지고, 공리 위에서 한 번 쓴 증명은 덮인 대상 전부에서 성립한다.
이 주의 위치: 2학기 20주 과정의 C18주차. 1권 38주차의 \(\mathbb{Z}_n\), C11주차의 동치류 위 연산, C12주차의 전단사와 역함수, S13주차의 유일성 서식이 여기서 하나의 공리계 아래로 모인다. S19주차 문제 16이 진술만 하고 넘긴 군의 공리가 이번 주에 정식 무대를 얻고, 다음 주 C19주차는 이 위에 부분군과 동형을 얹는다.
원서 대응: Chartrand 15.1~15.3 (Proofs in Group Theory). 1일차에 이 세 절을 통독한 상태로 이 교안에 온다.
이번 주 목표#
이항연산을 정의하고, 주어진 집합과 연산에서 닫힘\(\cdot\)결합\(\cdot\)교환을 판정한다.
군을 세 공리(결합\(\cdot\)항등원\(\cdot\)역원)로 정의하고, 익숙한 대상들이 군인지를 군 판정의 다섯 걸음으로 판정한다.
군의 첫 정리들 — 항등원의 유일성, 역원의 유일성, 소거법칙 — 을 공리만으로 증명한다.
순열군 \(S_n\)을 다루고, \(S_3\)에서 합성이 순서에 의존함을 계산으로 확인한다.
본문 곳곳의 확인 상자는 연필로 먼저 답하는 자리다. 바로 아래의 답 상자는 (웹에서는 접혀 있다) 스스로 답한 뒤에 열어 대조한다.
표기 — § 와 난이도 표시
§는 “절”이라고 읽는다. §1.3은 이 주차의 1.3 절을, §6은 6절 전체를 가리킨다.
다른 주차를 가리킬 때는 “C17주차 §1.2”처럼 주차를 앞에 적는다.
연습문제는 기본 1~6번, 표준 7~14번, 도전 15~20번이고, 빈칸 사다리는 훈련 1에서
3으로 갈수록 지지대가 줄어든다.
준비 운동 (C17주차 복습)#
지난주까지의 도구를 손에 올려 둔다. 1~3번은 이번 주 답안에서 그대로 쓰거나, 이번 주가 정식화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데 쓴다.
\(\varepsilon\)-\(\delta\) 연속의 정의와 미분가능의 정의를 쓰시오.
C11주차의 \(\mathbb{Z}_n\) 연산 \([a] + [b] = [a+b]\)를 쓰고, 그것이 잘 정의됨(well-defined)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한 줄로 적으시오.
S13주차 문제 9(덧셈 항등원의 유일성 — \(e_1 = e_1 + e_2 = e_2\))의 세 줄을 재현하시오.
이어서 진단 문제 하나를 풀어 보자. 풀지 못해도 된다 — 이번 주가 무엇을 메우는지 가늠하기 위한 기록이다.
(진단) 다음 셋 중 하나만 나머지 둘과 다른 부류에 속한다. 어느 것이고,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드는가.
\((\mathbb{Z}, +)\) \(\cdot\) \((\mathbb{Z}, \times)\) \(\cdot\) \((\mathbb{Q} - \{0\}, \times)\)
답을 노트에 적어 둔다. §5의 백지 재현 뒤에 이 기록을 다시 본다.
자주 나오는 세 가지 답 — 4번 문항#
방금 쓴 답은 대개 다음 세 유형 중 하나다. 셋 다 옳은 관찰을 담고 있고, 셋 다 이번 주에 메울 정확한 간격이 있다.
유형 1 — 연산의 이름으로 가른다. “\((\mathbb{Z}, +)\)만 덧셈이므로 그것이 다르다.”
기호가 하나만 다르다는 관찰은 옳다. 간격은 부류를 가르는 것이 연산의 이름이 아니라 그 연산이 만족하는 성질이라는 데 있다. 실제로 \((\mathbb{Z}, +)\)와 \((\mathbb{Q} - \{0\}, \times)\)는 기호가 다른데도 §1.2의 표에서 같은 줄에 놓인다.
유형 2 — 집합으로 가른다. “\(\mathbb{Q} - \{0\}\)만 정수가 아니므로 그것이 다르다.”
집합이 하나만 다르다는 관찰도 옳고, 특히 “왜 \(0\)을 빼 두었는가”에 눈이 간 것은 정답의 실마리다. 간격은 그 이유를 아직 검사 가능한 조건으로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0\)을 빼는 이유는 §1.2의 마지막 열에서 드러난다.
유형 3 — 나눗셈으로 가른다. “\((\mathbb{Z}, \times)\)에서는 나눗셈이 안 되므로 그것이
다르다.” 이것이 답에 가장 가깝다. 간격은 “나눗셈이 안 된다”가 아직 느낌이라는 것이다. 검사할 수 있는 문장으로 바꾸면 “\(2 \times x = 1\)인 \(x\)가 \(\mathbb{Z}\) 안에 없다”가 되고, 이 문장이 이번 주의 공리 (G3)이 된다.
개념 — 요구를 줄여 이름을 넓히기#
1 지금 가진 도구로 밀어붙이면 어디서 막히는가#
새 이름을 꺼내기 전에, 지금까지의 규칙만으로 하나의 증명을 다른 무대로 옮겨 본다. 1권 43주차 문제 13에서 역함수의 유일성을 증명했고, 그 증명은 다음 다섯 등호였다.
같은 주장을 \(\mathbb{Z}_6\)의 덧셈 역원으로 옮겨 적어 보자.
시도 — 증명을 무대마다 다시 쓰기
명제: \(\mathbb{Z}_6\)에서 \([a]\)의 덧셈 역원은 유일하다.
“\([b]\)와 \([c]\)가 둘 다 \([a]\)의 덧셈 역원이라 하자. 그러면
\([b] = [b] + [0] = [b] + ([a] + [c]) = ([b] + [a]) + [c] = [0] + [c] = [c]\).”
이 시도는 막히지 않는다. 오히려 그 점이 문제다 — 소재가 완전히 다른데 줄의 배열이 글자 하나까지 같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규칙으로는 한쪽을 다른 쪽의 근거로 인용할 수 없다. 함수의 유일성 증명은 함수에 대한 정리이고, \(\mathbb{Z}_6\)의 유일성 증명은 \(\mathbb{Z}_6\)에 대한 정리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무대가 나오면 세 번째로 다시 쓴다.
확인 1. 위 두 증명이 실제로 사용한 성질을 각각 적어 보자. 함수 쪽의 \(\mathrm{id}_B\), 합성의 결합법칙, 역함수 등식 \(f \circ g_2 = \mathrm{id}_B\)는 각각 \(\mathbb{Z}_6\) 쪽의 무엇에 대응하는가.
답
대응은 \(\mathrm{id}_B \leftrightarrow [0]\), 합성의 결합법칙 \(\leftrightarrow\) 덧셈의
결합법칙, \(f \circ g_2 = \mathrm{id}_B \leftrightarrow [a] + [c] = [0]\)이다.
두 증명이 쓴 것은 함수의 성질도 \(\mathbb{Z}_6\)의 성질도 아니고 이 세 가지뿐이다 —
결합, 항등원, 역원. 소재의 나머지 성질(\(f\)가 어떤 규칙인지, \(6\)이 몇인지)은 한 줄도
쓰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만 갖춘 대상 전부를 한 이름으로 묶고, 그 이름 위에서 한 번만
증명하면 된다. 그 묶음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이번 주의 일이다.
이 주 전체의 기준
이번 주에 새로 배우는 계산은 없다. 결합법칙도, 항등원도, 역원도 1권 38주차와
C11주차\(\cdot\)C12주차에서 이미 다룬 것이다.
새로운 것은 요구 목록을 짧게 줄이는 일이다. 요구를 세 줄로 줄이면 그 세 줄을
만족하는 대상이 많아지고, 세 줄만 쓴 증명은 그 대상 전부에서 한꺼번에 성립한다.
2 사례를 모아 보기 —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아래 표의 각 줄은 “집합 하나와 그 위의 연산 하나”라는 같은 상황이고, 집합과 연산만 다르다. 각 칸을 ✓ 또는 ✗로 채워 보자. ✗인 칸에는 반례가 되는 수를 함께 적는다.
집합과 연산 |
결과가 집합 안에 남는가 |
결합 |
두 쪽 모두에서 작동하는 항등원 |
모든 원소에 역원 |
|---|---|---|---|---|
\((\mathbb{Z}, +)\) |
✓ |
✓ |
✓ (\(0\)) |
✓ (\(-a\)) |
\((\mathbb{N}, +)\) |
✓ |
✓ |
\(\underline{\quad(1)\quad}\) |
\(\underline{\quad(2)\quad}\) |
\((\mathbb{Z}, -)\) |
✓ |
\(\underline{\quad(3)\quad}\) |
✗ (\(a - e = a\)에서 \(e = 0\)뿐인데 \(0 - a = -a\)) |
— |
\((\mathbb{Z}, \times)\) |
✓ |
✓ |
✓ (\(1\)) |
\(\underline{\quad(4)\quad}\) |
\((\mathbb{Q} - \{0\}, \times)\) |
✓ |
✓ |
✓ (\(1\)) |
✓ (\(1/a\)) |
\((\mathbb{Z}_6, +)\) |
✓ |
✓ |
✓ (\([0]\)) |
\(\underline{\quad(5)\quad}\) |
확인 2. 빈칸 (1)~(5)를 채우고, 준비 운동 4번의 셋이 이 표에서 어떻게 갈리는지 한 줄로 적어 보자.
답
(1) ✗ — \(\mathbb{N} = \{1, 2, 3, \dots\}\)에는 \(0\)이 없다.
(2) — 항등원이 없으므로 역원 조건은 진술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역원의 정의가
\(e\)를 참조하기 때문이고, \((\mathbb{Z}, -)\) 줄의 마지막 칸을 비워 둔 것과 같은
규약이다(이유는 §1.4의 (G2) 삭제 실험에 있다).
(3) ✗ — \((5 - 3) - 1 = 1\)이고 \(5 - (3 - 1) = 3\)이다.
(4) ✗ — \(2x = 1\)인 정수 \(x\)가 없다.
(5) ✓ — \([a]\)에 대해 \([6 - a]\)가 역원이다 (1권 38주차 문제 14).
갈림: \((\mathbb{Z}, +)\)와 \((\mathbb{Q} - \{0\}, \times)\)는 네 칸이 모두 ✓이고,
\((\mathbb{Z}, \times)\)만 마지막 칸에서 ✗다. 연산의 이름도 집합의 종류도 아니고
마지막 열이 셋을 갈랐다. \(\mathbb{Q}\)에서 \(0\)을 뺀 이유도 이 열이다 — \(0\)을
두면 \(0 \times x = 1\)인 \(x\)가 없어 그 한 원소 때문에 마지막 칸이 ✗가 된다.
표의 오른쪽 네 열이 요구 목록의 후보다. 여기에 이름과 형식을 붙인다. 식 자체에 새로운 것은 없다 — 방금 표에서 한 일을 문장으로 굳혔을 뿐이다.
3 이항연산 — 요구의 첫 줄#
첫째 열(“결과가 집합 안에 남는가”)부터 이름을 붙인다. 이 열은 나머지 세 열과 성격이 달라, 따로 세운 공리가 아니라 “연산”이라는 말 안에 넣는다.
정의 1.1 — 이항연산 (binary operation) [백지 암기 대상]#
집합 \(G\) 위의 이항연산 \(*\)은 함수 \(* : G \times G \to G\)이다.
곧 \(G\)의 두 원소 \(a, b\)에 대해 \(a * b\)가 정해지고, 그 값이 다시 \(G\)의 원소다.
표기 — \(*\) 와 \(G \times G \to G\)
\(a * b\)는 “에이 스타 비”로 읽는다. \(*\)는 특정한 연산이 아니라 “이 무대에서 정한
연산”을 가리키는 자리표시다 — 무대에 따라 \(+\)가 되기도 \(\times\)가 되기도 \(\circ\)가
되기도 한다. \(G \times G \to G\)는 “지 곱하기 지에서 지로 가는 함수”로 읽고,
입력이 \(G\)의 원소 두 개이고 출력이 \(G\)의 원소 하나라는 뜻이다.
이 정의는 세 조각으로 되어 있고, 조각마다 맡는 역할이 다르다.
조각 |
하는 일 |
증명에서의 역할 |
|---|---|---|
“함수” |
입력마다 값이 하나 정해짐 |
\(a * b\)를 하나의 대상으로 쓸 수 있게 한다 — 값이 둘이면 등식을 쓸 수 없다 |
정의역 “\(G \times G\)” |
입력이 \(G\)의 원소 두 개 |
무대 밖의 원소를 몰래 끌어들이는 것을 막는다 |
공역 “\(G\)” |
결과가 다시 \(G\) 안 |
닫힘이 여기에 들어 있다 — 판정의 첫 걸음이 되는 조각이다 |
조각 삭제 실험. 셋째 조각의 공역을 \(G\)에서 “아무 집합”으로 바꿔 보자. 그러면 \(\mathbb{N}\) 위의 뺄셈도 이항연산이 된다(\(3 - 5 = -2\)를 값으로 인정하면 된다). 그러나 그 순간 \(3 - 5\)가 무대 밖으로 나가므로, 그다음 줄에서 \(-2\)에 다시 연산을 적용할 자격이 사라진다.
확인 3. 공역을 \(G\)로 못 박는 조각이 지켜 주는 것은 무엇인가. “\(a * b * c\)”라는 표기를 쓸 수 있는지와 연결해 답해 보자.
답
지켜 주는 것은 연산을 이어서 적용할 자격이다. \(a * b\)가 다시 \(G\)의 원소여야
\((a * b) * c\)를 쓸 수 있고, 그래야 결합법칙을 진술할 대상이 생긴다. 공역이
열려 있으면 \(a * b\)가 무대 밖으로 나가 버려 \((a * b) * c\) 자체가 정의되지 않는다.
그래서 닫힘은 세 공리와 나란히 놓인 넷째 공리가 아니라, 이항연산이라는 말 안에
이미 들어 있는 조건이다. 다만 판정할 때는 반드시 따로 검사한다(§1.5 걸음 ②).
교환법칙은 이항연산의 정의에 들어 있지 않다. 별도의 이름으로 둔다.
백지 암기 대상
결합과 교환
결합(associative): 모든 \(a, b, c \in G\)에 대해 \((a * b) * c = a * (b * c)\).
교환(commutative): 모든 \(a, b \in G\)에 대해 \(a * b = b * a\).
4 군 — 세 줄로 줄인 요구#
표의 남은 세 열(결합\(\cdot\)항등원\(\cdot\)역원)에 이름과 형식을 붙인다. 이 세 줄이 요구의 전부다.
정의 1.2 — 군 (group) [백지 암기 대상]#
집합 \(G\)와 그 위의 이항연산 \(*\)의 쌍 \((G, *)\)이 군이라는 것은, 다음 세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는 뜻이다.
(G1) 결합: 모든 \(a, b, c \in G\)에 대해 \((a * b) * c = a * (b * c)\).
(G2) 항등원: 어떤 \(e \in G\)가 존재하여, 모든 \(a \in G\)에 대해 \(e * a = a * e = a\)이다.
(G3) 역원: 각 \(a \in G\)에 대해 \(a * b = b * a = e\)인 \(b \in G\)가 존재한다.
추가로 교환법칙까지 만족하면 아벨 군(abelian group)이라 한다.
(G1)을 반복 적용하면 인수가 넷 이상일 때도 괄호 위치가 결과를 바꾸지 않는다. 이 사실(일반 결합법칙)의 증명은 인수 개수에 대한 귀납이고, 이번 주에는 인정하고 쓴다 — 그 덕에 \(a * b * c * d\)처럼 괄호 없이 적을 수 있다(문제 11에서 실제로 쓴다).
(G3)에 나오는 \(b\)를 \(a\)의 역원이라 하고 \(a^{-1}\)로 쓴다. 이 표기는 정리 1.2에서 역원이 유일함을 보인 뒤에야 정당해진다. 이 순서는 1권 26주차의 유일성 틀이 요구하는 것과 같다 — 유일함을 보인 뒤에야 “그 역원”이라 부르고 \(a^{-1}\)이라는 한 글자 표기를 쓸 수 있다.
정의를 조각으로 해부한다.
조각 |
하는 일 |
증명에서의 역할 |
|---|---|---|
(G1) 결합 |
괄호를 옮길 자격 |
등식 중간에서 재결합해 두 항을 만나게 한다 — 정리 1.2의 유일한 도구 |
(G2) 항등원 |
등식을 늘릴 기준점 |
\(b = b * e\)처럼 아무 데서나 계산을 시작할 수 있게 한다 |
(G2)의 “\(e * a = a * e\)” |
양쪽 모두 요구 |
한쪽만 요구하면 \((\mathbb{Z}, -)\)처럼 한 방향만 되는 것이 통과한다 |
(G2)의 “어떤 \(e\)가 존재하여 모든 \(a\)에” |
존재가 전칭보다 앞선다 |
\(e\) 하나가 모든 원소를 상대해야 한다 — \(a\)마다 다른 \(e_a\)를 허용하면 항등원이 아니다 |
(G3) 역원 |
항을 지울 자격 |
\(b * a\)를 \(e\)로 바꿔 항을 소거한다 — 정리 1.3의 유일한 도구 |
(G3)의 “각 \(a\)에 대해” |
예외 없음 |
원소 하나라도 역원이 없으면 군이 아니다 — \((\mathbb{Z}, \times)\)의 \(2\) |
조각 삭제 실험 — (G1)을 빼면. 결합만 지우고 항등원과 역원은 남긴 구조가 실제로 있다. \(G = \{e, a, b\}\)에 다음 연산표를 준다.
\(*\) |
\(e\) |
\(a\) |
\(b\) |
|---|---|---|---|
\(e\) |
\(e\) |
\(a\) |
\(b\) |
\(a\) |
\(a\) |
\(e\) |
\(e\) |
\(b\) |
\(b\) |
\(e\) |
\(e\) |
닫힘은 표가 \(G\)의 원소만 담고 있으므로 성립하고, \(e\)는 (G2)를 만족하며, 세 원소 모두 역원을 가진다. 그런데 \((a * b) * b = e * b = b\)이고 \(a * (b * b) = a * e = a\)이므로 (G1)이 깨진다.
확인 4. 위 표에서 \(a\)의 역원이 될 수 있는 원소를 모두 찾아 보자. (G1)을 지운 대가로 무엇이 무너졌는가.
답
\(a * a = e\)이고 \(a * b = b * a = e\)이므로 \(a\)의 역원은 \(a\)와 \(b\) 둘이다.
무너진 것은 역원의 유일성이고, 따라서 \(a^{-1}\)이라는 표기도 무너진다 — 어느
쪽을 가리키는지 정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1.1의 다섯 등호가 결합을 한 번 쓴다는
것을 확인 1에서 보았는데, 그 한 번을 빼면 결론이 실제로 거짓이 된다는 것을
이 표가 보여 준다. 공리는 장식이 아니라 결론을 떠받치는 최소한이다.
조각 삭제 실험 — (G2)를 빼면. 짝수 전체 \(2\mathbb{Z}\)에 곱셈을 주면 닫힘과 결합은 성립하지만 \(1 \notin 2\mathbb{Z}\)이라 항등원이 없다. 그러면 (G3)을 진술할 수조차 없다 — 역원의 정의가 \(e\)를 참조하기 때문이다. (G2)는 (G3)보다 먼저 놓여야 한다.
5 절차 — 군 판정의 다섯 걸음 [백지 암기 대상]#
군 판정의 다섯 걸음
걸음 ①. 무대를 적는다 — 집합 \(G\)와 연산 \(*\)를 함께 선언한다.
걸음 ②. 닫힘을 확인한다 — \(a, b \in G\)이면 \(a * b \in G\)인가.
걸음 ③. 결합을 확인한다 — 무대의 산술에서 상속되는지, 아니면 반례가 있는지.
걸음 ④. 항등원을 지목한다 — \(e\)가 무엇인지 원소로 적고 양쪽을 확인한다.
걸음 ⑤. 역원을 각 원소마다 제시한다 — 유한 무대면 전수로, 무한 무대면 식으로.
판정이 “군이 아니다”이면 무너지는 걸음 하나를 골라 그 자리의 반례를 제시한다 —
걸음 ⑤는 원소 하나, 걸음 ②는 원소 두 개, 걸음 ③은 원소 세 개이고, 걸음 ④는
항등원 후보 \(e\)를 식으로 몰아낸 뒤 그 \(e\)가 무대 밖임을 보인다.
걸음마다 무슨 일을 하는지, 그리고 빼면 무엇이 무너지는지 해부한다.
걸음 |
하는 일 |
이 걸음을 빼면 무엇이 무너지는가 |
|---|---|---|
① 무대 선언 |
판정 대상 확정 |
“\(\mathbb{Z}\)는 군인가”라는 물음에 답이 없다 — \(+\)면 군이고 \(\times\)면 아니다 |
② 닫힘 |
이어 붙일 자격 확보 |
곱이 무대 밖으로 나가도 잡히지 않는다 — 그러면 \(*\)는 애초에 이 무대의 이항연산이 아니고 (G1)~(G3)을 진술할 대상 자체가 없어진다. 판정 이전의 걸음이다 |
③ 결합 |
재결합 자격 확보 |
§1.4의 세 원소 표가 군으로 통과한다 |
④ 항등원 지목 |
기준점 확정 |
“항등원이 있다”만 적으면 (G3)을 진술할 대상이 없다 |
⑤ 역원 제시 |
소거 자격 확보 |
\((\mathbb{Z}, \times)\)가 군으로 통과한다 |
걸음 삭제 실험. 걸음 ②와 걸음 ⑤를 둘 다 빼고 판정한 답안이 실제로 문제 10에 실려 있다. 결합\(\cdot\)교환\(\cdot\)항등원까지만 확인하고 “따라서 군”이라 끝맺은 답안인데, 그 무대(\(\mathbb{Z}_6\)에서 \([0]\)을 뺀 것)에서는 \([2][3] = [0]\)이 무대 밖이라 걸음 ②가 무너지고, \([2]\)의 역원이 없어 걸음 ⑤도 무너진다. 생략한 걸음이 하나가 아니라 둘이고, 그 대가가 거짓 결론이다.
확인 5. \((\mathbb{Z}, \times)\)를 다섯 걸음으로 판정해 보자. 어느 걸음에서 무엇이 무너지는가. 무너짐을 보이는 데 원소 몇 개가 필요한가.
답
걸음 ①~④는 통과한다 — 무대는 \((\mathbb{Z}, \times)\), 정수의 곱은 정수, 곱셈은
결합적, 항등원은 \(1\)이다. 걸음 ⑤에서 무너진다: \(a = 2\)에 대해 \(2x = 1\)인 정수 \(x\)가
없다(\(x = \tfrac12 \notin \mathbb{Z}\)).
필요한 원소는 하나다 — 걸음 ⑤에서 무너지는 경우에 한한 이야기다. (G3)은
“각 \(a\)에 대해”라는 전칭이므로 부정하려면 반례 하나면 충분하다(1권 29주차의 반례
서식). 걸음 ②나 걸음 ③에서 무너지는 무대라면 필요한 원소가 각각 둘\(\cdot\)셋이다.
6 군의 첫 정리들#
공리 세 줄만으로 무엇이 나오는지 확인한다. 아래 세 정리의 증명에는 소재가 한 글자도 등장하지 않는다 — (G1)(G2)(G3)만 쓴다.
백지 암기 대상
정리 1.1 (항등원의 유일성)
군 \((G, *)\)의 항등원은 유일하다.
증명을 함께 만든다. S13주차의 유일성 서식 중 얼굴 1 — “둘이라 가정하고 서로에게 투입한다” — 을 그대로 쓴다.
확인 6. 첫 문장을 완성해 보자: “\(e_1\)과 \(e_2\)가 둘 다 \(\underline{\qquad}\)이라 하자.” 그리고 목표는 무엇인가.
답
“\(e_1\)과 \(e_2\)가 둘 다 항등원이라 하자.” 목표는 \(e_1 = e_2\)이다.
유일성 증명은 “하나뿐”을 직접 보이는 것이 아니라 둘을 잡아 같음을 보이는 것이다
(1권 26주차의 유일성 틀, S13주차 얼굴 1).
확인 7. \(e_1 * e_2\)라는 하나의 식을 두 번 읽어 보자. \(e_2\)가 항등원이라는 사실을 쓰면 이 식은 무엇과 같고, \(e_1\)이 항등원이라는 사실을 쓰면 무엇과 같은가.
답
\(e_2\)가 항등원이므로 \(e_1 * e_2 = e_1\)이고, \(e_1\)이 항등원이므로 \(e_1 * e_2 = e_2\)이다.
한 식이 두 값과 같으므로 그 두 값이 같다.
정리 1.1의 증명. \(e_1\)과 \(e_2\)가 둘 다 \(G\)의 항등원이라 하자. \(e_2\)가 항등원이므로 \(e_1 * e_2 = e_1\)이다. 한편 \(e_1\)이 항등원이므로 \(e_1 * e_2 = e_2\)이다. 따라서
이고 항등원은 유일하다. \(\blacksquare\)
이 증명은 (G2)만 쓰고 (G1)도 (G3)도 쓰지 않는다. 다음 정리는 사정이 다르다.
백지 암기 대상
정리 1.2 (역원의 유일성)
군 \((G, *)\)의 각 원소 \(a\)에 대해, \(a * b = b * a = e\)를 만족하는 \(b\)는 유일하다.
증명은 예제 2.2에서 한 줄씩 만든다. 이 정리가 확보된 뒤에야 \(a^{-1}\)이라는 표기를 쓸 수 있다.
백지 암기 대상
정리 1.3 (소거법칙)
군 \((G, *)\)에서 \(a * b = a * c\)이면 \(b = c\)이고, \(b * a = c * a\)이면 \(b = c\)이다.
증명은 문제 8과 §3 훈련 2에서 각각 직접 쓴다. 미리 밝혀 둘 것은 소거의 근거다 — 소거가 되는 이유는 연산이 곱셈이라서가 아니라 역원이 있기 때문이다. 1권 38주차 문제 11에서 \(\mathbb{Z}_6\)의 \([3][x] = [3][y]\)인데 \([x] \neq [y]\)인 반례를 만들며 “소거 금지”를 확인했는데, 그 무대에 \([3]\)의 역원이 없다는 것이 정확한 이유였다. 1권에서 반례로 감각을 잡던 그 사실이 여기서 공리 (G3)과 정리 1.3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7 순열군 — 수가 아닌 무대#
지금까지 다룬 무대는 전부 수의 집합이었다. 원소가 함수인 무대에서도 같은 세 공리가 그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해 둔다.
정의 1.3 — 순열과 순열군 \(S_n\) (permutation group) [백지 암기 대상]#
\(X_n = \{1, 2, \dots, n\}\)이라 하자. \(X_n\) 위의 순열(permutation)은 \(X_n\)에서
\(X_n\)으로 가는 전단사다(C12주차).
\(X_n\)의 모든 순열의 집합에 함수 합성 \(\circ\)을 연산으로 준 것을 순열군
\((S_n, \circ)\)이라 한다.
표기 — 순환 표기와 합성의 순서
\((1\,2\,3)\)은 “일 이 삼 순환”이라 읽고, \(1 \mapsto 2\), \(2 \mapsto 3\), \(3 \mapsto 1\)이며
표기에 나오지 않는 원소는 그대로 둔다는 뜻이다. \((1\,2)\)는 \(1\)과 \(2\)만 맞바꾸고
나머지는 고정한다. 항등순열은 \(\mathrm{id}\)로 쓴다.
\(\sigma \circ \tau\)는 C12주차의 합성 규약대로 오른쪽 \(\tau\)를 먼저 적용한다:
\((\sigma \circ \tau)(x) = \sigma(\tau(x))\).
이 정의도 세 조각으로 되어 있다.
조각 |
하는 일 |
증명에서의 역할 |
|---|---|---|
“\(X_n\)에서 \(X_n\)으로” |
정의역과 공역을 같은 집합으로 못 박음 |
합성이 다시 순열이 되게 해 닫힘을 준다 — 공역이 다르면 이어 붙일 수 없다 |
“전단사” |
단사와 전사를 함께 요구 |
역원의 존재를 보증한다 — 단사만이면 역함수가 없다 |
“연산은 합성” |
무대의 연산을 지정 |
결합법칙을 1권 42주차 문제 7에서 상속받는다 |
조각 삭제 실험. 둘째 조각의 “전단사”를 “함수”로 느슨하게 하면 \(X_3\) 위의 상수함수 \(c : x \mapsto 1\)이 무대에 들어온다. \(c\)는 어떤 함수 \(f\)와 합성해도 \(c \circ f = c\)이고 \(f \circ c\)는 상수함수이므로 \(\mathrm{id}\)가 될 수 없다. 곧 \(c\)에는 역원이 없고 (G3)이 무너진다.
\(S_n\)이 군인 이유를 다섯 걸음으로 확인한다. 네 걸음이 모두 이전 주차의 정리다.
걸음 |
\(S_n\)에서의 확인 |
근거 |
|---|---|---|
② 닫힘 |
전단사와 전단사의 합성은 전단사 |
1권 42주차 문제 15(전단사의 합성은 전단사) \(\cdot\) 단사 부분은 C12주차 문제 8 |
③ 결합 |
함수 합성은 결합적 |
1권 42주차 문제 7 |
④ 항등원 |
항등함수 \(\mathrm{id}\) — \(\sigma \circ \mathrm{id} = \mathrm{id} \circ \sigma = \sigma\) |
항등함수의 정의 |
⑤ 역원 |
전단사는 역함수를 가지고 그 역함수도 전단사 |
C12주차 문제 12\(\cdot\)15 |
확인 8. \(X_3\) 위의 순열은 몇 개인가. 그 근거를 한 줄로 적어 보자.
답
\(3! = 6\)개다. 근거는 \(1\)의 상을 정하는 방법이 3가지, 남은 자리에서 \(2\)의 상을
정하는 방법이 2가지, \(3\)의 상은 1가지로 강제되므로 \(3 \times 2 \times 1\)이다
(C16주차의 곱셈 원리). 일반적으로 \(X_n\)의 순열은 \(n!\)개이고, 이것이 \(S_n\)의
원소 개수 — 위수다.
\(S_n\)은 \(n \ge 3\)에서 아벨 군이 아니다. 그 사실을 계산으로 확인하는 것이 예제 2.3이다. 정삼각형의 회전과 반사가 정확히 \(S_3\)의 여섯 원소와 대응하므로, \(S_3\)의 비아벨성은 “먼저 뒤집고 돌린 결과”와 “먼저 돌리고 뒤집은 결과”가 다르다는 사실과 같은 말이다.
8 이번 주에 쓸 수 있는 근거 — 목록 갱신#
허용 목록은 1권 이래 네 줄이다: ① 정의 ② 닫힘성 ③ 등식의 성질 ④ 이미 증명한 명제. 이번 주가 채우는 것은 ①\(\cdot\)②\(\cdot\)④다.
근거 |
이번 주에 추가\(\cdot\)갱신되는 것 |
이번 주에는 이렇게 쓴다 |
|---|---|---|
① 정의 |
정의 1.1(이항연산) \(\cdot\) 정의 1.2(군과 아벨 군) \(\cdot\) 정의 1.3(순열과 순열군) |
“군의 정의에 의해 \(e * a = a\)”처럼 이름과 등식 사이를 번역한다 |
② 닫힘성 |
이항연산의 공역이 \(G\)라는 조각(정의 1.1), 무대의 산술 — \(\mathbb{Z}\)\(\cdot\)\(\mathbb{Q}\)\(\cdot\)\(\mathbb{R}\)\(\cdot\)\(\mathbb{C}\)의 결합과 교환, \(\mathbb{Z}_n\)의 연산이 C11주차의 well-defined로 보증됨 |
“정수 곱셈은 결합적이므로”처럼 아래층 산술에서 상속받아 한 줄로 적는다 |
③ 등식의 성질 |
양변에 같은 원소를 같은 쪽에서 곱하는 조작 |
§3 훈련 2와 문제 8의 첫 걸음이 이것이다 — 붙이는 쪽까지 밝혀 적는다 |
④ 이미 증명한 명제 |
군 공리 (G1)(G2)(G3) \(\cdot\) 정리 1.1(항등원 유일) \(\cdot\) 정리 1.2(역원 유일) \(\cdot\) 정리 1.3(소거법칙) \(\cdot\) C12주차의 전단사와 역함수(문제 8\(\cdot\)12\(\cdot\)15) \(\cdot\) 1권 42주차 문제 7\(\cdot\)15 \(\cdot\) 1권 38주차의 \(\mathbb{Z}_n\) 사실 |
등호마다 (G1)/(G2)/(G3) 중 무엇인지 옆에 적고, 정리는 “역원의 유일성에 의해”처럼 이름을 댄다 |
목록 밖의 것은 이번 주 답안에 쓰지 않는다. 특히 다음 두 문장이 자주 등장한다.
“연산표를 그려 보니 결합법칙이 성립한다” — 위수 \(n\)인 무대에서 결합을 표로 확인하려면
세 원소 조합 \(n^3\)개를 모두 대조해야 한다. 실제 답안은 근거 ②를 인용해 무대의 산술에서 상속받는다고 적는다.
“역원은 당연히 있다” — (G3)은 존재 주장이므로 원소를 제시해야 한다. 유한 무대는
전수로, 무한 무대는 \(-a\)나 \(1/a\)처럼 식으로 적는다.
S19주차와의 연결. 군은 무정의 용어(원소)와 하나의 이항연산 위에 세 공리를 얹은 공리계다. S19주차 문제 16이 요구한 무모순성 모형이 \((\mathbb{Z}, +)\)이고, 같은 문제 (b)가 요구한 “항등원 유일성은 공리가 아니라 정리”의 증명이 정리 1.1이다. 공리 목록에 정리 1.1을 넣으면 독립성이 깨진다는 것도 그 문제에서 다룬 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