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5주차 — 양자택일법: ∨의 위치가 도구를 정한다#
이 주의 길잡이
핵심 문장: “또는”은 놓인 자리에 따라 서로 다른 도구를 부른다 — 가정의 \(\lor\)는 케이스로 쪼개고(경우법), 결론의 \(\lor\)는 한쪽을 부정해 다른 쪽을 얻는다(소거법).
이 주의 위치: 1학기 20주 과정의 S15주차. S10~S12주차의 부정 3부작이 끝난 자리에서, 이번 주는 “또는”이라는 연결사 하나만 붙들고 그것이 가정에 있을 때와 결론에 있을 때를 갈라 본다. 1권 17주차에서 손으로 익힌 경우 나누기가 여기서 판정 신호를 얻고, 1권 19주차\(\cdot\)S12주차에서 “결론이 또는이면 대우”라는 신호로 처리하던 자리가 여기서 소거법이라는 독립된 절차가 된다. 다음 주 S16주차의 최대\(\cdot\)최소법은 이번 주의 케이스 분할을 재료로 쓴다.
원서 대응: Solow 13장. 주간 루틴 1일차에 원서 13장을 통독한 뒤 이 문서로 온다.
이번 주 목표#
\(\lor\)의 위치로 도구를 정한다 — 가정의 \(\lor\)는 경우법(proof by cases), 결론의 \(\lor\)는 소거법(elimination). 판정의 근거를 표의 몇째 줄인지까지 지목한다.
경우법의 두 요건 — 전수성(케이스가 모든 가능성을 덮는가)과 각 케이스 완결 — 을 절차 해부로 굳히고, 각 걸음을 빼면 무엇이 무너지는지 사례로 말한다.
소거법의 3단 서식과 그 정당성(조건문 분해 \(P \Rightarrow Q \equiv \neg P \vee Q\))을 백지에 쓰고, 부정할 쪽을 고르는 기준을 갖춘다.
숨은 \(\lor\)(\(\le\), 절댓값, 영인수, 나머지 분류)를 감지하고, 소거법과 대우법(S12주차)이 하나의 동치의 두 얼굴임을 확인한다.
본문 곳곳의 확인 상자는 연필로 먼저 답하는 자리다. 바로 아래의 답 상자는 (웹에서는 접혀 있다) 스스로 답한 뒤에 열어 대조한다.
준비 운동 (S14주차 복습)#
노트에 먼저 적은 뒤 아래를 읽는다.
귀납 단계가 왜 “조건문 하나의 증명”인지 한 문장으로 쓰시오.
1권 17주차의 경우 나누기 채점 기준 두 가지를 쓰시오 — 이번 주에 절차로 다시 세운다.
S12주차에서 결론이 “\(P\) 또는 \(Q\)”인 명제에 대우를 붙이면 가정 쪽이 어떤 모양이 되는지 쓰시오.
이어서 다음 과제를 해 보자. 명제 “실수 \(a, b\)에 대해, \(ab = 0\)이면 \(a = 0\) 또는 \(b = 0\)이다”를 증명해 보자. 이 명제는 1권 내내 “영인수 성질”이라는 이름으로 인용해 온 사실이고, 그 증명을 직접 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건을 하나 붙인다 — 이번 주의 새 이름을 쓰지 말고 S14주차까지의 도구만으로 밀어 보자.
자주 나오는 세 가지 답#
이 자리에서 나오는 답은 대개 다음 세 유형 중 하나다. 셋 다 S14주차까지를 제대로 익힌 사람에게서 나오는 답이고, 셋 다 이번 주가 메울 정확한 간격이 있다.
유형 1 — 결론의 “또는” 앞에서 멈춘다. “\(ab = 0\)이라 하자.”까지 적고 다음 줄이
나오지 않는다. 첫 문장은 정확하다. 막힌 이유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 결론이 “\(a = 0\) 또는 \(b = 0\)”이므로 둘 중 어느 쪽을 보일지 지목해야 하는데, 가정만으로는 지목되지 않는다. \(a = 0, b = 1\)과 \(a = 1, b = 0\)이 서로 다른 쪽을 참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 지목 부담을 없애는 절차가 §1.4의 소거법이다.
유형 2 — 대우로 간다. “대우는 ‘\(a \neq 0\)이고 \(b \neq 0\)이면 \(ab \neq 0\)이다’이다.”
이 답안은 옳고, 끝까지 완주된다. S12주차를 마친 독자에게 가장 먼저 나올 답이기도 하다. 다만 여기서 대우가 준 이득의 정체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결론의 \(\lor\)가 가정의 \(\land\)로 바뀌면서 사실 두 개가 동시에 손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이번 주는 대우문을 만들지 않고도 같은 이득을 얻는 더 짧은 길을 세우고, 그 길과 대우의 관계를 §1.4와 문제 14에서 정한다.
유형 3 — 경우를 나눈다. “\(a = 0\)이거나 \(a \neq 0\)이다. 첫 경우에는 결론이 이미
참이다. 둘째 경우에는 양변에 \(\frac1a\)을 곱해 \(b = 0\)을 얻는다.” 이 답안도 완전히 옳다. 빠진 것은 없다. 눈에 띄는 것은 두 가지다 — 첫 경우가 하는 일이 없다는 것, 그리고 이 경우 나누기가 가정에서 온 \(\lor\)가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낸 \(\lor\)라는 것이다. 그 만들어 낸 \(\lor\)의 정체가 §1.4에서 소거법의 정당성으로 밝혀진다.
이번 주가 새로 주는 것. 세 유형을 늘어놓으면 이번 주의 몫이 계산이 아니라는 것이 보인다. 계산은 유형 2와 유형 3이 이미 끝냈다. 비어 있는 것은 두 가지다 — 명제를 보고 어느 유형으로 갈지 정하는 판정 기준(§1.7), 그리고 유형 3의 헛도는 절반을 없앤 표준 서식(§1.4). 1권 17주차에서 감각으로 하던 케이스 설계가 이번 주에 신호와 서식을 얻는다.
개념 — 양자택일법#
1 ∨를 만나면 어디서 막히는가#
이번 주의 도구를 세우기 전에, \(\lor\)가 놓인 두 자리에서 각각 한 번씩 막혀 본다.
막힘 (가) — 가정에 \(\lor\)가 있을 때. 명제 “모든 정수 \(n\)에 대해 \(n^2 + n\)은 짝수이다”를 S14주차까지의 직접 증명으로 밀어 보자.
시도 — 정의를 풀려는데 풀 것이 정해지지 않는다
“정수 \(n\)을 임의로 잡자. \(n\)은 … “
다음에 적어야 할 것은 정의 풀기다. 그런데 \(n\)에 붙은 조건은 “정수”뿐이고,
정수라는 말에는 풀 등식이 없다. \(n = 2k\)라고 적으면 짝수만 다룬 것이 되고,
\(n = 2k+1\)이라 적으면 홀수만 다룬 것이 된다.
확인 1. 위 시도가 멈춘 자리에서, \(n\)에 대해 손에 쥔 사실을 “\(n\)은 ~이거나 ~이다” 꼴로 한 구절 적어 보자. 그 구절은 어디서 나오는가.
답
“\(n\)은 짝수이거나 홀수이다.” 이 사실은 나눗셈 정리에서 나온다 — 정수를 2로 나눈
나머지는 0 아니면 1이다(1권 17주차에서 인정하고 쓰기 시작했고, 1권 33주차 최소원리에서
증명한다). 곧 손에 쥔 것은 등식 하나가 아니라 등식 두 개짜리 선택지다.
이 선택지를 하나로 좁힐 방법은 없다. 좁히는 대신 둘 다 다루는 것이 이번 주의 첫 도구다.
막힘 (나) — 결론에 \(\lor\)가 있을 때. 준비 운동의 명제가 그것이었다. 유형 1이 멈춘 자리를 그대로 다시 적는다: “\(ab = 0\)이라 하자. 보여야 할 것은 \(a = 0\) 또는 \(b = 0\)이다. 그런데…”
확인 2. 결론이 “\(a = 0\) 또는 \(b = 0\)”일 때, “\(a = 0\)을 보이면 된다”고 정하면 무엇이 잘못되는가. 그 잘못을 드러내는 값을 하나 들어 보자.
답
\(a = 1, b = 0\)을 대입하면 가정 \(ab = 0\)은 참인데 “\(a = 0\)”은 거짓이다. 곧 “\(a = 0\)”은
가정에서 따라 나오는 명제가 아니다. \(b = 0\) 쪽을 골라도 \(a = 0, b = 1\)에서 같은 일이
일어난다. 어느 쪽도 단독으로는 증명될 수 없으므로, 지목 없이 \(\lor\) 전체를 얻는 절차가
따로 있어야 한다.
두 막힘의 원인은 하나다. \(\lor\)는 정보를 하나로 주지 않는다. 다만 정보를 주지 않는 방식이 자리에 따라 다르다 — 가정 쪽의 \(\lor\)는 어느 조각이 참인지 알려 주지 않고, 결론 쪽의 \(\lor\)는 어느 조각을 보여야 하는지 알려 주지 않는다.
2 사례 표를 채워 보기#
\(\lor\)가 놓인 자리를 실제로 식별해 보자. 아래 표에서 각 명제의 \(\lor\)가 가정 쪽인지 결론 쪽인지 밝히고, 그 자리의 \(\lor\)가 증명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 적는다.
명제 |
\(\lor\)가 놓인 자리 |
그 자리의 \(\lor\)가 주는 부담 |
|---|---|---|
정수 \(n\): \(n\)이 짝수이거나 홀수이므로 \(n^2 + n\)은 짝수이다 |
가정 |
어느 쪽인지 모르므로 정의를 하나로 풀 수 없다 |
실수 \(a, b\): \(ab = 0\)이면 \(a = 0\) 또는 \(b = 0\)이다 |
\(\underline{\quad(1)\quad}\) |
어느 쪽을 보일지 지목해야 하는데 지목되지 않는다 |
실수 \(x\): \(x^2 = 4\)이면 \(x = 2\) 또는 \(x = -2\)이다 |
결론 |
\(\underline{\quad(2)\quad}\) |
정수 \(n\): 나머지가 \(0, 1, 2\) 중 하나이므로 \(n^3 - n\)은 3의 배수이다 |
\(\underline{\quad(3)\quad}\) |
세 조각 각각에서 목표를 따로 증명해야 한다 |
실수 \(x\): \(\lvert x \rvert \ge x\)이다 (증명에 쓸 1권 17주차 정의 17.1이 두 갈래다) |
\(\underline{\quad(4)\quad}\) |
문면에 “또는”이 없고 정의 안에 접혀 있다 |
확인 3. 빈칸 (1)~(4)를 채우고, 완성된 다섯 줄이 두 부류로 갈리는 기준을 한 문장으로 적어 보자.
답
(1) 결론 (2) 어느 쪽을 보일지 지목해야 하는데 가정 \(x^2 = 4\)만으로는 지목되지 않는다
(\(x = 2\)와 \(x = -2\)가 둘 다 가정을 만족한다) (3) 가정 (4) 가정 — 숨은 \(\lor\).
갈리는 기준: \(\lor\)가 가정 쪽인가 결론 쪽인가. 가정 쪽의 세 줄(첫째\(\cdot\)넷째\(\cdot\)다섯째)은
“어느 조각이 참인지 모른다”가 부담이고, 결론 쪽의 두 줄(둘째\(\cdot\)셋째)은 “어느 조각을
보일지 모른다”가 부담이다. 부담의 종류가 다르므로 처방도 달라야 한다.
그리고 이 표를 만드는 데 새로운 기호나 규칙은 하나도 쓰이지 않았다 — 1권 7주차에서
읽는 법을 정한 \(\lor\)와 1권 17주차의 분할이 전부다.
이 관찰에 이름과 형식을 붙인다. 두 부담에 각각 하나씩, 도구가 둘이다.
정의 15.1 — 경우법 (proof by cases) [백지 암기 대상]#
가정이 “\(P_1\)이거나 \(P_2\)이거나 … 이거나 \(P_k\)이다”의 꼴일 때, 목표 \(B\)를 다음 두
요건으로 증명하는 것을 경우법이라 한다.
① 각 케이스 완결: 각 \(i\)에 대해 \(P_i\)를 가정하고 \(B\)를 증명한다 (\(k\)개의 하위 증명).
② 전수성(exhaustiveness): \(P_1, \ldots, P_k\)가 가능한 상황을 빠짐없이 덮음을 근거를 대고 밝힌다.
두 요건이 모두 충족되면 \(B\)가 성립한다.
정당성은 1권 17주차 문제 20(a)에서 진리표로 증명한 동치 \((P_1 \vee P_2) \Rightarrow B \equiv (P_1 \Rightarrow B) \wedge (P_2 \Rightarrow B)\)이고, 근거 ④로 인용한다. 케이스가 셋 이상일 때도 같은 동치를 반복 적용한 결과다.
정의 15.2 — 소거법 (elimination) [백지 암기 대상]#
결론이 “\(P\) 또는 \(Q\)”의 꼴일 때, 다음 세 걸음으로 증명하는 것을 소거법이라 한다.
① 부정 선언: “\(\neg P\)라 하자.” — 한쪽을 부정한 것을 새 가정으로 얹는다.
② 유도: 원래의 가정과 \(\neg P\)를 함께 써서 \(Q\)를 유도한다.
③ \(\lor\) 선언: “따라서 \(P\) 또는 \(Q\)이다.”
\(\neg Q\)를 가정해 \(P\)를 유도해도 같다 — 부정하기 쉬운 쪽, 부정했을 때 쓸모가 큰 쪽을 고른다.
\(P_1 \vee P_2 \vee \cdots \vee P_k\)는 “피 원 또는 피 투 또는 … 또는 피 케이”로 읽는다. 케이스 라벨 “케이스 1 (\(n\)이 짝수)”의 괄호 안은 그 케이스에서 추가로 가정하는 것을 적는 자리이고, 무대 조건(“정수 \(n\)”)은 괄호 밖에 이미 선언되어 있으므로 다시 적지 않는다.
표기 — \(n \equiv r \pmod m\)
“\(n\)은 법 \(m\)에 대해 \(r\)과 합동이다”로 읽고, \(m \mid (n - r)\)과 같은 뜻이다
(1권 20주차 정의 20.1). 이번 주에는 나머지 분류를 짧게 적는 데만 쓴다 —
“\(n \equiv 0, 1, 2 \pmod 3\)”은 “\(n\)을 3으로 나눈 나머지가 0, 1, 2 중 하나이다”의
줄임이고, 합동의 성질을 따로 쓰지는 않는다.
1권과의 관계. 1권 17주차가 경우 나누기의 서식과 채점 기준을 이미 세웠다. 이번 주가 더하는 것은 서식이 아니라 두 가지다 — 경우 나누기를 부르는 신호가 무엇인지(가정 쪽의 \(\lor\)), 그리고 결론 쪽의 \(\lor\)에는 다른 도구가 붙는다는 것. 1권 19주차와 S12주차에서 “결론이 또는이면 대우”라고 신호로 처리하던 자리가 여기서 소거법이라는 이름과 절차를 얻는다.
3 절차 해부 — 경우법의 걸음#
경우법 답안은 네 걸음으로 적는다. 걸음마다 하는 일이 다르다.
걸음 |
하는 일 |
이 걸음을 빼면 무엇이 무너지는가 |
|---|---|---|
① 분할 선언 “\(n\)은 짝수이거나 홀수이다” |
무대를 조각으로 나눈다 |
아래 케이스들이 어디서 나왔는지 확정되지 않는다 — 임의로 고른 두 상황일 뿐이 된다 |
② 전수성의 근거 “나눗셈 정리에 의해” |
조각의 합이 무대 전체임을 보증 |
요건 ②가 비어, 덮이지 않은 상황에서 명제가 거짓이어도 답안이 통과된다 (아래 삭제 실험) |
③ 각 케이스 몸통 |
조각 하나를 가정하고 목표까지 간다 |
요건 ①이 비어, 그 조각에서는 목표가 증명되지 않은 채 남는다 |
④ 종합 “두 경우가 무대 전체를 덮으므로” |
②에서 선언한 전수성을 회수해 하위 증명들을 하나로 묶는다 |
하위 증명 \(k\)개가 나열된 상태로 끝나고, 원래 목표가 선언되지 않는다 |
걸음 삭제 실험 — 전수성의 근거를 지우면. 걸음 ②를 지운 답안을 검사해 보자.
삭제 실험 — 전수성을 대지 않은 답안
명제: 모든 실수 \(x\)에 대해 \(x^2 > 0\)이다.
“케이스 1 (\(x > 0\)): 양수끼리의 곱은 양수이므로 \(x^2 > 0\)이다.
케이스 2 (\(x < 0\)): \(-x > 0\)이고 \(x^2 = (-x)(-x) > 0\)이다.
따라서 모든 실수 \(x\)에 대해 \(x^2 > 0\)이다.”
확인 4. 위 답안의 두 케이스는 각각 옳은가.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명제 자체는 참인가.
답
두 케이스의 계산은 각각 옳다 — (W4) 하나로 끝나는 두 줄에 틀린 곳이 없다.
잘못된 것은 분할이 실수 전체를 덮지 않는다는 것이다. \(x = 0\)이 어느 케이스에도
들지 않는다. 그리고 명제 자체가 거짓이다 — \(0^2 = 0\)은 0보다 크지 않다.
참인 명제는 “모든 실수 \(x\)에 대해 \(x^2 \ge 0\)이다”이고, 이것이 1권 16주차의 (W1)이다.
여기서 경우법의 성질 하나가 드러난다. **전수성 점검은 케이스의 누락만 잡는 것이
아니라 명제 자체가 거짓인 자리까지 지목한다** — 덮이지 않은 조각이 곧 반례 후보다.
거꾸로, 케이스가 겹치는 것은 무해하다. “\(x \ge 0\)”과 “\(x \le 0\)”으로 나누면 \(x = 0\)이 두 케이스에 동시에 들지만, 두 케이스 모두에서 목표가 증명되므로 결론은 그대로 선다. 채점 기준은 “빠짐없는가”이지 “겹치지 않는가”가 아니다(1권 17주차 §1.3).
4 절차 해부 — 소거법의 걸음과 정당성#
소거법이 왜 유효한지부터 계산으로 확인한다. 재료는 1권 9주차 동치 목록의 조건문 분해 \(P \Rightarrow Q \equiv \neg P \vee Q\) 하나다.
확인 5. 조건문 분해에 \(P\) 자리를 \(\neg P\)로 바꿔 넣고, 이중부정(N1)을 정리해 보자. \(\neg P \Rightarrow Q\)는 무엇과 동치가 되는가.
답
\(\neg P \Rightarrow Q \equiv \neg(\neg P) \vee Q \equiv P \vee Q\).
곧 “\(\neg P\)이면 \(Q\)이다”와 “\(P\) 또는 \(Q\)이다”는 같은 명제다. 그러므로 결론의 \(\lor\)를
증명하는 대신 그 조건문을 증명해도 되고, 조건문의 증명은 가정을 하나 더 받아
시작하는 보통의 직접 증명이다. 새로운 논리는 없다 — 1권 9주차의 동치 하나를
방향만 바꿔 읽은 것이다.
이 계산이 소거법의 이득도 함께 설명한다. \(P \vee Q\)를 직접 노리면 손에 든 것은 원래의 가정뿐이지만, \(\neg P \Rightarrow Q\)로 바꾸면 \(\neg P\)가 가정으로 추가된다. 준비 운동의 명제에서 \(a \neq 0\)이 추가되는 순간 역수 \(\frac1a\)이 손에 들어온 것이 그 예다.
소거법 답안은 세 걸음으로 적는다.
걸음 |
하는 일 |
이 걸음을 빼면 무엇이 무너지는가 |
|---|---|---|
① 부정 선언 “\(a \neq 0\)이라 하자” |
부정할 쪽을 고르고 그것을 가정으로 얹는다 |
아래 유도가 무조건 참인 것으로 읽혀, 답안이 거짓 명제를 주장하게 된다 (아래 삭제 실험) |
② 유도 |
원래 가정과 \(\neg P\)를 함께 써서 \(Q\)까지 간다 |
도착점이 없다 — 조건문의 결론이 비어 동치가 작동하지 않는다 |
③ \(\lor\) 선언 “따라서 \(a = 0\) 또는 \(b = 0\)이다” |
조건문 분해로 원래 결론을 회수한다 |
증명된 것은 조건문 \(\neg P \Rightarrow Q\)뿐이고 원래 결론은 선언되지 않은 채 남는다 |
걸음 삭제 실험 — 부정 선언을 지우면. 걸음 ①을 지운 답안을 검사해 보자.
삭제 실험 — 부정 선언을 적지 않은 답안
명제: 실수 \(a, b\)에 대해, \(ab = 0\)이면 \(a = 0\) 또는 \(b = 0\)이다.
“\(ab = 0\)이라 하자. 양변에 \(\frac1a\)을 곱하면 \(b = 0\)이다. 따라서 \(b = 0\)이다.”
확인 6. 위 답안이 실제로 주장한 명제를 적어 보자. 그 명제는 참인가. 그리고 이 답안에는 근거가 없는 줄이 하나 더 있다 — 어느 줄인가.
답
주장한 명제는 “\(ab = 0\)이면 \(b = 0\)이다”이고, 이 명제는 거짓이다 — \(a = 0, b = 1\)이
반례다. 부정 선언을 지우자 조건문의 가정이 사라지면서 결론이 무조건 참인 것으로
격상되었다.
근거가 없는 줄은 “양변에 \(\frac1a\)을 곱하면”이다. \(\frac1a\)이 존재하려면 \(a \neq 0\)이어야
하는데, 그 사실은 걸음 ①에서만 나온다. 곧 걸음 ①은 형식적인 선언이 아니라 몸통이
쓰는 사실의 유일한 출처다 — 지우면 결론과 근거가 동시에 무너진다.
부정할 쪽을 고르는 기준. \(\neg P \Rightarrow Q\)와 \(\neg Q \Rightarrow P\) 중 어느 쪽으로 가도 되므로, 다음 둘을 보고 고른다. ㄱ. 부정했을 때 긍정형이 되는 쪽(\(a \neq 0\)처럼 부정형이 남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쓸모가 있으면 좋다). ㄴ. 부정한 사실이 몸통에서 실제로 소비되는 쪽. 준비 운동의 명제에서 \(a \neq 0\)은 역수의 존재로 즉시 소비되므로 좋은 선택이고, \(b \neq 0\)을 골라도 대칭이라 사정이 같다.
5 케이스를 줄이는 두 가지#
경우법의 비용은 케이스 수에 비례한다. 줄이는 방법이 둘 있다.
ㄱ. 대칭을 접는다 (WLOG). 명제가 두 문자의 교환에 대해 대칭이면 “일반성을 잃지 않고 \(a \le b\)라 하자”라고 선언하고 한쪽만 쓴다(1권 17주차 §1.6). 이것은 케이스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같은 글을 두 번 쓰지 않는 장치이므로, 남은 상황이 이름 교환만으로 다룬 상황이 되는지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
ㄴ. 무대를 좁힌다. 명제의 자격 조건이 이미 어떤 값을 제외하고 있으면 그 값의 케이스는 필요 없다. “0 아닌 실수 \(x\)”라는 무대에서는 “양수 또는 음수”가 전수적이지만, 무대가 “모든 실수”로 넓어지는 순간 같은 분할이 전수성을 잃는다.
확인 7. 다음 두 선언 중 WLOG가 정당한 것은 어느 쪽인가. 정당하지 않은 쪽은 무엇을 잃었는가.
(가) 명제 “모든 실수 \(a, b\)에 대해 \(\max\{a,b\} + \min\{a,b\} = a + b\)”에서 “일반성을 잃지 않고 \(a \le b\)라 하자.”
(나) 명제 “모든 정수 \(x, y\)에 대해 \(x^2 + y^2 \ge 2xy\)”에서 “일반성을 잃지 않고 \(x = y\)라 하자.”
답
(가)가 정당하다. 좌변과 우변 모두 \(a\)와 \(b\)를 맞바꿔도 그대로이므로, 남은 상황
\(a > b\)는 두 문자의 이름을 맞바꾸면 다룬 상황이 된다.
(나)는 정당하지 않다. 남은 상황 \(x \neq y\)는 이름을 맞바꿔도 \(x = y\)가 되지 않는다 —
다루지 않은 상황이 통째로 남는다. 잃은 것은 명제의 거의 전부이고, 증명된 것은
\(x = y\)인 특수한 경우뿐이다(1권 17주차 문제 19가 이 답안의 해부다).
6 숨은 ∨ — 문면에 “또는”이 없는 자리 [백지 암기 대상]#
이번 주의 신호는 낱말 “또는”이 아니라 논리 구조다. 다음 다섯 자리에서는 “또는”이 기호나 낱말 안에 접혀 있다.
접혀 있는 자리 |
펼친 모양 |
어느 쪽 \(\lor\)인가 |
|---|---|---|
\(a \le b\) |
\(a < b\) 또는 \(a = b\) |
쓰는 자리에 따라 다르다 — 가정에 있으면 케이스, 결론에 있으면 한쪽만 보이면 된다 |
\(\lvert x \rvert\) (1권 17주차 정의 17.1) |
\(x \ge 0\)이면 \(x\), \(x < 0\)이면 \(-x\) |
가정 — 부호를 먼저 판정해야 값이 정해진다 |
\(\lvert x \rvert = c\) (\(c \ge 0\)) |
\(x = c\) 또는 \(x = -c\) |
자리에 따라 다르다 (문제 2(c)) |
\(ab = 0\)의 결론 |
\(a = 0\) 또는 \(b = 0\) |
결론 — 소거법의 대표 사례 |
\(n\)을 \(m\)으로 나눈 나머지 |
\(n \equiv 0, 1, \ldots, m-1 \pmod m\) |
가정 — 나눗셈 정리가 주는 \(m\)갈래 분할 |
확인 8. 명제 “모든 정수 \(n\)에 대해 \(n^2 \equiv 0\) 또는 \(1 \pmod 4\)이다”에는 \(\lor\)가 두 번 나타난다. 각각 어느 자리인지 밝히고, 각각에 어떤 도구가 붙는지 예상해 보자.
답
하나는 가정 쪽의 숨은 \(\lor\)다 — 무대가 “모든 정수”이므로 나눗셈 정리에 의해 \(n\)은
짝수이거나 홀수이고, 이 분할이 경우법을 부른다.
다른 하나는 결론 쪽의 드러난 \(\lor\)다(”\(0\) 또는 \(1\)”). 그러나 여기에는 소거법이 붙지
않는다 — 각 케이스에서 \(n^2\)을 계산하면 나머지가 0인지 1인지가 그 자리에서
확정되기 때문이다. 결론의 \(\lor\)가 계산 결과로 지목되면 소거는 필요 없다(§1.7 셋째 줄,
문제 9).
7 판정법 — ∨의 위치가 도구를 정한다 [백지 암기 대상]#
명제를 읽고 도구를 고르는 물음표 목록이다. 위에서부터 훑는다.
물음 |
답이 “예”일 때 보이는 것 |
처방 |
|---|---|---|
가정에 \(\lor\)가 있는가 (드러난 것과 숨은 것 모두) |
어느 조각이 참인지 모르므로 정의를 하나로 풀 수 없다 |
경우법 — 조각마다 목표를 따로 증명하고 전수성을 회수한다 |
결론에 \(\lor\)가 있는가 |
어느 조각을 보일지 지목해야 하는데 가정만으로는 지목되지 않는다 |
소거법 — 한쪽을 부정해 가정으로 얹는다 |
결론의 \(\lor\)가 각 케이스의 계산 결과로 저절로 지목되는가 |
지목이 이미 끝나 있다 |
경우법만으로 끝난다 — 소거법은 필요 없다 (문제 9\(\cdot\)19) |
가정에도 결론에도 \(\lor\)가 있는가 |
두 부담이 겹쳐 있다 |
바깥은 경우법, 각 케이스 안에서 필요하면 소거법 |
결론이 \(\land\)인가 |
\(\lor\)가 아니므로 두 도구 모두 대상이 아니다 |
두 조각을 각각 증명한다. 대우를 만들면 가정이 \(\lor\)가 되어 경우법으로 돌아온다 (문제 2(d)) |
한 줄 요약: \(\lor\)가 가정에 있으면 쪼개고, 결론에 있으면 한쪽을 부정해 얹는다.
소거법과 대우법의 관계. 결론이 \(\lor\)인 명제 “\(A\)이면 \(P \vee Q\)이다”에 S12주차의 대우를 붙이면 가정이 “\(\neg P\)이고 \(\neg Q\)”가 되어 사실 두 개가 들어온다. 소거법은 같은 명제에서 “\(A\)이고 \(\neg P\)”를 가정해 \(Q\)로 간다. 둘은 손에 드는 사실의 개수만 다르고 계산은 대개 같아진다 — 이 겹침의 정체를 문제 14에서 조건문 분해 하나로 정리한다.
8 근거 목록 갱신#
근거의 칸은 이번 주에도 네 개다. 이번 주가 채우는 것은 ①과 ④다.
근거 |
이번 주에 추가\(\cdot\)갱신되는 것 |
이번 주에는 이렇게 쓴다 |
|---|---|---|
① 정의 |
S15주차 정의 15.1(경우법) \(\cdot\) S15주차 정의 15.2(소거법) |
케이스 안에서는 짝수\(\cdot\)홀수(1권 1주차), 나누어떨어짐(1권 2주차), 절댓값(1권 17주차 정의 17.1), 합동(1권 20주차 정의 20.1)의 기존 정의를 그대로 푼다 |
② 닫힘성 |
변화 없음 |
“\(2k^2 + 3k + 1\)은 정수이므로”를 별도 설명 없이 쓴다. 부등식 쪽의 닫힘은 1권 16주차의 (W4)(W5)다 |
③ 등식\(\cdot\)부등식의 성질 |
변화 없음 |
1권 16주차 (W1)~(W6). 이번 주에는 양수로 나누는 (W3)과 추이성 (W6)이 자주 나온다 |
④ 이미 증명한 명제\(\cdot\)채택한 사실 |
조건문 분해(1권 9주차) — 소거법의 정당성이 이것이다. 경우법의 동치(1권 17주차 문제 20(a)) — 경우법의 정당성. 부품: 나눗셈 정리(1권 17주차 — 인정하고 사용, 1권 33주차에서 증명), 실수의 삼분법(1권 17주차 — 인정하고 사용), 홀짝의 배타성(1권 22주차 문제 5), 영인수 성질(예제 2.2에서 증명), 0 아닌 실수의 역수 존재(실수 체계의 기본 성질 — 인정하고 사용), 절댓값 보조정리: \(b \ge 0\)일 때 \(\lvert a \rvert \le b \iff -b \le a \le b\)(1권 17주차 문제 11), 비둘기집 원리의 상자 2개\(\cdot\)물건 3개짜리 사례(1권 26주차 문제 19의 논법 — 문제 15; 일반형은 1권 41주차 문제 14), 베주 항등식(C15주차 — 문제 10에서 인정하고 사용) |
“1권 17주차 문제 11에 의해”처럼 출처를 대고 한 줄로 끝낸다 |
목록 밖의 것은 이번 주에도 근거가 되지 않는다. 특히 “\(\lvert x \rvert\)는 부호를 뗀 값이므로”는 목록에 없다 — 1권 정의 17.1을 부호 판정과 함께 펴야 근거가 선다.
확인 9. 어떤 답안에 다음 두 문장이 나왔다. 각각 허용되는가. 허용된다면 몇 번 근거인가.
(가) “두 케이스가 모든 정수를 덮으므로 \(n^2 + n\)은 짝수이다.”
(나) “\(x\)는 양수이거나 음수이므로 두 경우로 나눈다.” (무대는 “모든 실수 \(x\)”)
답
(가) 허용 — 근거 ④. 인용하는 것은 1권 17주차 문제 20(a)의 동치이고, 이 한 줄이
케이스별 증명을 원래 목표의 증명으로 묶는 통로다. 다만 “덮으므로”의 근거(나눗셈 정리)를
앞의 분할 선언에서 이미 댔어야 한다.
(나) 불허 — 전수성이 거짓이다. 무대가 실수 전체이면 \(x = 0\)이 어느 쪽에도 들지 않는다.
무대가 “0 아닌 실수”였다면 삼분법(근거 ④)으로 허용된다. 같은 문장이 무대에 따라
허용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는 것이 전수성 점검을 매번 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