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차 — 첫 증명: 짝수와 홀수#
이 주의 길잡이
핵심 문장: 가정을 문자로 잡은 뒤, 처음 할 일은 정의를 풀어 쓰는 것이다.
이 주의 위치: 50주 과정의 1주차. 짝수\(\cdot\)홀수의 정의로 직접 증명을 처음 쓴다.
원서 대응: BoP(Book of Proof) 4.2–4.3 맛보기 — 본격 학습은 15주차. 원서 없이 읽을 수 있다.
이번 주 목표#
짝수\(\cdot\)홀수의 정의를 백지에 수식으로 정확히 쓰고, 각 조각이 왜 필요한지 설명할 수 있다.
직접 증명의 3단계 틀(가정 \(\to\) 정의 풀어쓰기 \(\to\) 목표 형태로 변형)을 따라 증명 3개를 쓸 수 있다.
“예시 여러 개 확인”이 왜 증명이 아닌지 반례로 설명할 수 있다.
본문 곳곳의 확인 상자는 연필로 먼저 답하는 자리다. 바로 아래의 답 상자는 (웹에서는 접혀 있다) 스스로 답한 뒤에 열어 대조한다.
표기 — § 와 난이도 표시
§는 “절”이라고 읽는다. §1.3은 이 주차의 1.3 절을, §5는 5절 전체를 가리킨다.
다른 주차를 가리킬 때는 “2주차 §1.3”처럼 주차를 앞에 적는다.
절 제목에 붙은 점 표시는 단계를 뜻한다. 연습문제는 기본 1~6번, 표준 7~14번,
도전 15~20번이고, 빈칸 사다리는 훈련 1에서 3으로 갈수록 지지대가 줄어든다.
준비 운동 (진단)#
풀지 못해도 된다. 5주 뒤의 자신과 비교하기 위한 기록이다.
“홀수와 홀수의 합은 짝수이다”를 증명해 보자. (지금 아는 방식 그대로, 몇 줄이든)
3+5=8, 7+9=16, 11+13=24를 확인하는 것은 위 명제의 증명인가? 이유는?
답을 노트에 적어 둔다. 이번 주 끝(§5 재현 뒤)과 5주 뒤에 이 기록을 다시 본다.
자주 나오는 세 가지 답#
방금 쓴 답은 대개 다음 세 유형 중 하나다. 셋 다 자연스러운 출발점이고, 셋 다 이번 주에 메울 정확한 간격이 있다.
유형 1 — 예시 확인. 3+5=8, 7+9=16, … 몇 개를 확인하고 “항상 짝수”라고 적는다.
확인한 사례에 대해서는 옳다. 문제는 홀수가 무한히 많다는 것이다 — 확인하지 않은 나머지 전부는 무엇이 보장하는가? (문제 18에서 이 방식이 실제로 무너지는 사례를 본다.)
유형 2 — 직관 서술. “홀수 둘이 만나면 남는 1끼리 짝이 맞는다.” 이 직관은
옳다. 증명은 이 직관을 누구나 검사할 수 있는 계산으로 바꿔 적는 기술이고, 이번 주에 배우는 것이 정확히 그 번역이다.
유형 3 — 백지.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몰라 아무것도 적지 못했다. 증명의
첫 문장부터가 규칙으로 정해져 있고, 이번 주가 그 규칙을 처음부터 제시한다.
개념 — 정의#
1 말로 증명을 시도하면 어디서 막히는가#
증명을 시작하기 전에 실패 사례를 하나 본다. 이미 아는 말 — “홀수란 2로 나누어떨어지지 않는 수” — 만으로 준비 운동 1번을 밀어붙여 보자.
시도 — 말 풀이로 밀어붙이기
명제: 홀수와 홀수의 합은 짝수이다.
“\(m\)과 \(n\)을 홀수라 하자. 홀수란 2로 나누어떨어지지 않는 수이다.
그러므로 \(m\)은 2로 나누어떨어지지 않고, \(n\)도 2로 나누어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m + n\)은 … “
여기서 멈춘다. 다음 줄이 나오지 않는다.
확인 1. 멈춘 자리에서 다음 줄이 나오려면 \(m\)에 대해 어떤 종류의 정보가
필요한가? “\(m\)은 ~다” 꼴로 한 구절 적어 보자.
답
“\(m\)은 (무엇)과 같다” — 곧 등식이 필요하다. “~가 아니다”라는 부정형
정보는 \(m\)의 생김새를 주지 않으므로 덧셈이 시작될 수 없다.
“홀수는 2로 나눈 나머지가 1인 수”라고 답했다면 그 관찰은 옳다. 문제는 그것이
아직 등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 “나머지가 1”을 \(m = 2k + 1\)이라는 등식으로 바꿔
적어야 덧셈이 시작되고, 그 번역이 §1.4의 정의다.
이 주 전체의 기준
증명이 계산을 하려면 개념이 등식이 되어야 한다.
개념을 등식으로 바꿔 주는 것이 정의다.
2 짝수를 등식으로 — 정의를 만들어 보기#
짝수를 나열해 보자: \(\dots, -8, -6, -4, -2, 0, 2, 4, 6, \dots\) 각각을 “\(2 \times (\text{무엇})\)” 꼴로 적으면 —
짝수 |
\(2 \times (\text{무엇})\) |
|---|---|
\(6\) |
\(2 \times 3\) |
\(14\) |
\(2 \times \underline{\quad(1)\quad}\) |
\(0\) |
\(2 \times \underline{\quad(2)\quad}\) |
\(-8\) |
\(2 \times \underline{\quad(3)\quad}\) |
확인 2. 표의 빈칸 (1)(2)(3)을 채우고, 채운 세 수의 공통점을 한 단어로 적어 보자.
답
(1) \(7\) (2) \(0\) (3) \(-4\). 공통점은 전부 정수라는 것이다.
거꾸로도 성립한다 — 아무 정수에나 2를 곱하면 반드시 위 목록의 수가 나온다.
“짝수 = \(2 \times (\text{정수})\) 꼴로 쓸 수 있는 수.” 이 관찰이 정의의 전부다.
이 관찰에 정식 이름과 형식을 붙인다. 식 자체에 새로운 것은 없다 — 방금 표에서 한 일을 문장으로 굳혔을 뿐이다.
정의 1.1 — 짝수 (even) [백지 암기 대상]#
정수 \(n\)이 짝수라는 것은, \(n = 2k\)인 정수 \(k\)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 문장은 소리 내어 “엔은 이 케이. 그런 정수 케이가 존재한다”로 읽는다. 읽는 법까지가 정의다.
표기 — \(\mathbb{Z}\)
정수 전체의 모임을 기호 \(\mathbb{Z}\)로 쓴다: \(\mathbb{Z} = \{\dots, -2, -1, 0, 1, 2, \dots\}\).
“\(k \in \mathbb{Z}\)”는 “\(k\)는 정수이다”와 완전히 같은 말이고, 이번 주에는 이
읽는 법 하나만 알면 된다(\(\in\) 기호 자체는 3주차에서 다룬다). 증명에서 기호
대신 말로 적어도 같은 점수다.
3 정의 해부 — 조각마다 하는 일#
이 한 문장은 네 조각으로 되어 있고, 조각마다 증명에서 맡는 역할이 다르다.
조각 |
하는 일 |
증명에서의 역할 |
|---|---|---|
“정수 \(n\)이 짝수라는 것은” |
판정 대상의 선언 |
이 정의는 \(n\)의 자격을 심사하는 기준이다 |
“\(n = 2k\)인” |
등식 제공 |
계산이 시작되는 지점 — 1.1의 막힘이 풀리는 자리 |
“정수 \(k\)가” |
\(k\)의 자격 제한 |
이 조각이 빠지면 정의가 무너진다 (아래 실험) |
“존재한다” |
요구 조건의 명시 |
그런 \(k\)를 하나만 제시하면 조건이 성립한다 |
조각 삭제 실험. 셋째 조각의 “정수”를 지워 보자. 그러면 \(3 = 2 \times 1.5\)이므로 — \(k = 1.5\)가 허용되므로 — 3도 짝수가 된다.
확인 3. “정수”라는 조각을 지우는 순간 정확히 무엇이 무너지는가?
(3만의 문제인지, 5와 2.7은 어떤지 함께 생각해 보자.)
답
모든 수가 짝수가 된다 (임의의 \(x\)를 \(x = 2 \times \frac{x}{2}\)로 쓸 수 있다).
모두가 짝수라면 “짝수”라는 말은 아무것도 구별하지 못한다 — 정의가 무너진
것이다. 정의의 조각 하나하나가 이런 붕괴를 막는 조건이다.
“존재한다”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다.
상황 |
“존재한다”가 하는 일 |
|---|---|
가정에 “짝수”가 있을 때 |
\(m = 2a\)인 정수 \(a\)를 받아서 쓴다 |
목표가 “짝수”일 때 |
\(2 \times (\text{정수})\) 꼴을 실제로 만들어 제시해야 한다 |
이 구분이 곧 예제 2.1의 설계에서 그대로 쓰인다.
4 홀수 — 짝수에서 한 칸 옆#
수직선에서 짝수 사이의 칸이 홀수다: 홀수 = (짝수) + 1 = \(2k + 1\).
정의 1.2 — 홀수 (odd) [백지 암기 대상]#
정수 \(n\)이 홀수라는 것은, \(n = 2k + 1\)인 정수 \(k\)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확인 4. \(-7\)이 홀수임을 정의의 꼴 그대로 적어 보자:
\(-7 = 2 \times (\underline{\quad}\,) + 1\). 괄호의 정수는 무엇인가. 검산까지 한다.
답
\(k = -4\). 검산: \(2 \times (-4) + 1 = -8 + 1 = -7\) ✓.
\(-7 = 2 \times (-3) - 1\)로 적고 싶어지지만 — 같은 수는 맞다 — 정의는 \(2k + 1\)
꼴이다. 정의의 꼴에 정확히 맞추는 것이 이번 주 내내 채점 기준이다.
(왜 \(+1\)인가. \(2k - 1\) 꼴로 정의해도 같은 집합이 나온다. 어느 쪽이든 되지만, 책 전체가 한 가지 꼴로 통일해야 서로의 증명을 빠르게 검사할 수 있다 — 정의는 사실이기 전에 표기의 약속이기도 하다.)
5 애매하면 정의로 — 0은 짝수인가#
확인 5. 0은 짝수인가. 느낌으로 답하지 말고 방금 세운 기준으로 판정해 보자:
\(0 = 2 \times (\,\underline{\quad}\,)\)인 정수가 존재하는가?
답
존재한다: \(0 = 2 \times 0\)이고 \(0 \in \mathbb{Z}\). 따라서 0은 짝수다.
“0은 애매하다”는 느낌은 정의 앞에서 사라진다.
애매하면 정의로 돌아간다 — 50주 내내 쓸 습관의 첫 발동이다.
6 증명에서 쓸 수 있는 근거 — 전체 목록#
백지에서 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을 써도 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허용 목록을 먼저 못 박는다. 이번 주의 증명은 아래 세 가지만으로 쓴다.
근거 |
내용 |
증명에서 이렇게 쓴다 |
|---|---|---|
① 정의 |
정의 1.1, 1.2 |
“짝수” \(\leftrightarrow\) “\(2k\) 꼴” 사이를 번역한다 |
② 닫힘성 |
정수끼리 더하거나 빼거나 곱하면 정수 |
“\(a+b\)는 정수이므로”를 별도 설명 없이 쓴다 |
③ 등식의 성질 |
양변에 같은 연산 / 전개 / 묶기 |
대입하고, 분배법칙으로 2를 묶는다 |
(곧 근거 ④ — 이미 증명한 명제 — 가 추가된다. 이번 주 문제 13(풀이 2)과 17에서 먼저 만난다.)
목록 밖의 것(“학교에서 배운 공식”, “당연하니까”)은 이번 주 증명에 쓰지 않는다. 목록이 세 줄뿐이므로, 막혔을 때 검토할 후보도 세 개뿐이다.
확인 6. 어떤 증명에 다음 두 근거 문장이 나왔다. 각각 허용되는가?
허용된다면 몇 번 근거인가.
(가) “\(2ab + a + b\)는 정수이므로” (나) “학교에서 배운 공식이니까 당연히”
답
(가) 허용 — 근거 ② 닫힘성. \(a, b\)가 정수이면 곱 \(2ab\)도, 합 \(2ab + a + b\)도
정수다. 별도 설명 없이 쓴다.
(나) 불허 — 목록 밖이다. 그 공식이 무엇이든, 목록의 세 가지로 다시 만들어
쓰기 전에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
정의는 외운다 — [백지 암기 대상] 표시가 붙은 것이 그 대상이다. 다만 문장을 통째로만 외우면 일부를 잊었을 때 복구할 길이 없다. §1.3처럼 조각마다 이유를 알아 두면 남은 조각에서 나머지를 재구성할 수 있다. 이번 주의 백지 재현(§5)이 그 재구성을 연습하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