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5주차 — 직접·대우 증명, 자명·공허 증명, 증명 평가#
이 주의 길잡이
핵심 문장: 증명을 쓰기 전에 가정과 결론의 진리 상태를 먼저 검사한다 — 결론이 무대 전체에서 참이면 가정을 쓸 일이 없고, 가정이 무대 전체에서 거짓이면 들어갈 세계가 없다. 그리고 이 검사를 남의 증명에 돌리면 증명 평가가 된다.
이 주의 위치: 2학기(Chartrand) 20주의 C5주차이자 증명 기법 파트의 첫 주. C1~C4주차가 글쓰기\(\cdot\)집합\(\cdot\)논리\(\cdot\)양화사로 언어를 정비했다면, 이번 주부터 그 언어로 증명을 만든다. 1권 15주차의 직접 증명 서식과 1권 19주차의 대우 증명 서식이 여기서 Chartrand의 Result 형식으로 다시 조직되고, 1권 8주차가 진리표의 아래 두 행에 붙여 둔 “공허한 참”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제출할 증명의 이름으로 승격한다. 다음 주 C6주차는 이 두 서식을 다섯 개의 새 무대로 옮긴다.
원서 대응: Chartrand 3장 (Direct Proof and Proof by Contrapositive). 주간 루틴 1일차에 원서 3장을 통독한 뒤 이 문서로 온다.
이번 주 목표#
직접 증명과 대우 증명을 Chartrand의 Result 형식으로 다시 조직하고, 짝수\(\cdot\)홀수 무대에서 두 서식을 백지에 재현할 수 있다.
자명한 증명(결론이 무대 전체에서 참)과 공허한 증명(가정이 무대 전체에서 거짓)을 정의하고, 각각이 조건문 진리표의 어느 행을 쓰는지 지목할 수 있다.
증명을 시작하기 전의 유형 판별 절차 다섯 걸음을 백지에 쓰고, 임의의 Result에 적용해 자명\(\cdot\)공허\(\cdot\)보통 중 하나로 분류할 수 있다.
보조정리를 설계해, 가정과 결론이 서로 다른 식에 관한 것일 때 중간 대상을 세워 두 식을 이을 수 있다.
증명 평가의 다섯 걸음으로 제시된 증명을 채점하고, 판정을 옳음 \(\cdot\) 틀림(어느 줄이 왜) \(\cdot\) 불완전(무엇이 빠졌는가) 중 하나로 적을 수 있다.
본문 곳곳의 확인 상자는 연필로 먼저 답하는 자리다. 바로 아래의 답 상자는 (웹에서는 접혀 있다) 스스로 답한 뒤에 열어 대조한다.
준비 운동 (C4주차 · 1권 8주차 · 1권 19주차 복습)#
노트에 먼저 적은 뒤 아래를 읽는다. 세 문항 모두 이번 주 §1이 딛고 서는 자리다.
특성화(characterization)의 정의를 쓰고, 정의와 특성화를 가르는 기준을 한 줄로 적어 보자 (C4주차).
직접 증명의 서식과 대우 증명의 서식을 각각 세 줄로 재현해 보자 (1권 15주차 \(\cdot\) 1권 19주차).
조건문 \(P \Rightarrow Q\)의 진리표 네 행 중 참인 세 행을 쓰고, 각 행이 왜 참인지 한 줄씩 적어 보자 (1권 8주차).
3번이 이번 주의 열쇠다. 오늘은 세 참 행을 한 행씩 따로 보는 대신 두 묶음으로 다시 묶는다 — 결론이 참인 행 전체(T\(\Rightarrow\)T \(\cdot\) F\(\Rightarrow\)T)와 가정이 거짓인 행 전체(F\(\Rightarrow\)T \(\cdot\) F\(\Rightarrow\)F)다. 두 묶음이 각각 제출 가능한 증명을 하나씩 낳는다. 두 묶음은 F\(\Rightarrow\)T 행을 공유하므로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
자주 나오는 세 가지 답 — 3번 문항#
3번에 적은 답은 대개 다음 세 유형 중 하나다. 셋 다 정확한 관찰에서 출발했고, 셋 다 이번 주에 메울 간격이 하나씩 있다.
유형 1 — T\(\Rightarrow\)T 한 행만. “가정이 참이고 결론도 참인 행”을 적고 멈춘다.
그 행이 증명이 실제로 다루는 행이라는 인식은 옳다 — 1권 15주차의 서식이 “\(P\)라 가정하자”로 시작하는 근거가 바로 그 행이다. 간격은 나머지 두 참 행을 증명과 무관한 잉여로 본 것이다. 이번 주는 세 참 행을 두 묶음으로 다시 묶어, 결론이 참인 행 전체와 가정이 거짓인 행 전체가 각각 제출 가능한 증명을 하나씩 낳음을 보인다.
유형 2 — 세 행을 적고 F 행 둘을 한 묶음으로. “가정이 거짓이면 볼 것이
없으므로 참”이라고 적는다. 판정으로서는 정확하다. 간격은 “볼 것이 없다”를 “적을 것이 없다”로 읽은 데 있다. 가정이 무대의 모든 대상에서 거짓임을 보이는 논증은 그 자체로 한 문단짜리 증명이고, 그 문단이 §1.2에서 이름을 얻는다.
유형 3 — F\(\Rightarrow\)F 행이 납득되지 않아 백지. 가정도 결론도 거짓인데 왜
참인지 걸린다. 이 걸림은 1권 8주차 확인 4의 행 변경 실험이 다룬 자리다 — 그 행을 거짓으로 바꾸면 1~2주차에 증명한 명제 상당수가 거짓이 된다. 이번 주는 그 행을 다시 논증하지 않고, 이미 판정이 끝난 결과로 인용해서 쓴다.
개념 — 증명을 쓰기 전의 검사#
1 직접 증명의 서식으로 밀어붙이면 어디서 막히는가#
이번 주의 도구가 왜 필요한지부터 확인한다. 이미 가진 것 — 1권 15주차의 직접 증명 서식 — 만으로 두 명제를 밀어붙여 본다. 무대는 실수 전체다.
시도 A
명제: 실수 \(x\)에 대해, \(x^2 + 1 < 0\)이면 \(x = 5\)이다.
“\(x\)를 실수라 하고 \(x^2 + 1 < 0\)이라 하자. 그러면 \(x^2 < -1\)이다.
따라서 \(x = \ \dots\)”
여기서 멈춘다. \(x^2 < -1\)에서 \(x\)의 값을 5로 좁힐 길이 없다.
시도 B
명제: 실수 \(x\)에 대해, \(x > 3\)이면 \(x^2 + 1 > 0\)이다.
“\(x\)를 실수라 하고 \(x > 3\)이라 하자. 그러면 \(x^2 > 9\)이므로 \(x^2 + 1 > 10 > 0\)이다.
따라서 \(x^2 + 1 > 0\)이다. \(\blacksquare\)”
이쪽은 완주했다. 그런데 가정을 “\(x > 3\)” 대신 “\(x > -100\)”으로 바꿔도, 아예 지워도 결론은 그대로 나온다. 가정이 한 번도 필요하지 않았다.
확인 1. 시도 A의 막힘과 시도 B의 완주는 겉보기에 정반대다. 두 시도가 통상의 증명과 어긋나는 지점을 각각 한 구절로 적어 보자.
답
시도 A는 가정이 참인 대상이 하나도 없다 — \(x^2 < -1\)인 실수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x^2 + 1 < 0\)이라 하자”는 아무도 없는 방에 들어가 앉은 것이다.
변형 기술이 모자라서 막힌 것이 아니라 변형할 대상이 없어서 막혔다.
시도 B는 결론이 가정과 무관하게 이미 참이다 — 무대의 모든 실수에서
\(x^2 + 1 > 0\)이므로, 가정에서 결론으로 가는 다리를 놓을 일이 애초에 없다.
두 경우 모두 “가정이 참인 세계에 들어가 결론을 만든다”는 통상의 작업이
요구되지 않는다. 요구되지 않는데 하려 들면 A처럼 막힌다. B는 가정 \(x > 3\)을
실제로 한 번 썼지만(\(x^2 > 9\)를 얻는 자리) 쓸 필요가 없었다 — 가정을 지우고
\(x^2 \ge 0\)에서 출발해도 같은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답안이 “결론이 가정과
무관하게 참이다”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으면, 읽는 쪽은 쓸 필요 없는 가정을
붙들고 돈 답안으로 읽는다.
이 주 전체의 기준
증명을 시작하기 전에 가정과 결론의 진리 상태를 먼저 검사한다.
검사 결과가 제출할 증명의 종류를 정한다.
2 표 채우기 — 세 명제의 진리 상태#
세 명제를 같은 두 질문으로 훑어 본다. 무대는 실수 전체다.
명제 |
가정이 참인 \(x\)가 있는가 |
결론이 거짓인 \(x\)가 있는가 |
|---|---|---|
\(x > 3 \Rightarrow x^2 + 1 > 0\) |
있다 (\(x = 4\)) |
\(\underline{\quad(1)\quad}\) |
\(x^2 + 1 < 0 \Rightarrow x = 5\) |
\(\underline{\quad(2)\quad}\) |
있다 (\(x = 0\)) |
\(x > 1 \Rightarrow x^2 > 1\) |
있다 (\(x = 2\)) |
\(\underline{\quad(3)\quad}\) |
확인 2. 빈칸 (1)(2)(3)을 채우고, 세 행이 증명자에게 요구하는 일이 어떻게 다른지 한 줄로 적어 보자.
답
(1) 없다. 모든 실수에서 \(x^2 \ge 0\)이므로 \(x^2 + 1 \ge 1 > 0\)이다.
(2) 없다. 같은 이유로 \(x^2 + 1 \ge 1 > 0\)이므로 \(x^2 + 1 < 0\)인 실수는 없다.
(3) 있다. \(x = 0\)이면 \(x^2 = 0\)이므로 \(x^2 > 1\)이 거짓이다.
요구되는 일: 첫 행은 결론이 무대 전체에서 참임을 보이면 끝나고, 둘째 행은
가정이 무대 전체에서 거짓임을 보이면 끝나며, 셋째 행만 가정이 참인 대상도
있고 결론이 거짓인 대상도 있어 둘을 잇는 논증이 필요하다.
세 행에 각각 이름을 붙인다. 계산 자체에 새로운 것은 없다 — 방금 표에서 한 두 질문을 문장으로 굳혔을 뿐이다.
정의 1.1 — 자명한 증명 (trivial proof) [백지 암기 대상]#
무대 \(S\)의 명제 “\(P(x)\)이면 \(Q(x)\)이다”의 자명한 증명이란, 결론 \(Q(x)\)가
\(S\)의 모든 \(x\)에서 참임을 보이고, 그것으로 명제의 증명을 삼는 것이다.
이 문장은 “결론이 무대 전체에서 참이므로, 가정과 무관하게 명제가 참이다”로 읽는다. 읽는 법까지가 정의다. 근거는 1권 8주차 진리표의 T\(\Rightarrow\)T 행과 F\(\Rightarrow\)T 행이다 — 결론이 참이면 가정이 무엇이든 조건문은 참이다.
정의 1.2 — 공허한 증명 (vacuous proof) [백지 암기 대상]#
무대 \(S\)의 명제 “\(P(x)\)이면 \(Q(x)\)이다”의 공허한 증명이란, 가정 \(P(x)\)가
\(S\)의 어떤 \(x\)에서도 거짓임을 보이고, 그것으로 명제의 증명을 삼는 것이다.
“가정이 무대 전체에서 거짓이므로, 결론과 무관하게 명제가 참이다”로 읽는다. 근거는 진리표의 F\(\Rightarrow\)T 행과 F\(\Rightarrow\)F 행이다.
1권에서 이름 없이 하던 일이 여기서 이름을 얻는다. 1권 8주차는 진리표의 아래 두 행에 “공허한 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것은 대상 하나에 대한 판정의 이름이었다. 이번 주에 그 이름이 명제 전체에 대한 제출물의 이름으로 승격한다 — 가정이 무대의 모든 대상에서 거짓임을 논증한 한 문단이 공허한 증명이다.
표기 — \(P(x)\)와 무대 \(S\)
\(P(x)\)는 “\(x\)가 정해져야 진위가 정해지는 문장”을 가리키고 “피 오브 엑스”로
읽는다(C4주차의 열린 문장). \(S\)는 \(x\)가 돌아다니는 범위, 곧 무대다.
이번 주의 무대는 거의 언제나 \(\mathbb{Z}\) 또는 \(\mathbb{R}\)이고, 무대를 밝히지
않은 채로는 자명\(\cdot\)공허 판정이 성립하지 않는다(문제 17에서 이 점만 다룬다).
3 정의 해부 — 조각마다 하는 일#
정의 1.2를 조각으로 나누고, 정의 1.1의 대응 조각을 나란히 놓는다. 조각마다 증명에서 맡는 역할이 다르다.
조각(정의 1.2) |
정의 1.1의 대응 조각 |
하는 일 |
증명에서의 역할 |
|---|---|---|---|
“무대 \(S\)의” |
“무대 \(S\)의” (그대로) |
판정 범위 고정 |
같은 문장도 무대가 바뀌면 유형이 바뀐다 — 문제 17이 이 조각만 흔든다 |
“가정 \(P(x)\)가” |
“결론 \(Q(x)\)가” |
검사 대상 지정 |
두 정의가 갈리는 자리다. 공허는 가정만, 자명은 결론만 검사한다 |
“\(S\)의 어떤 \(x\)에서도 … 거짓” |
“\(S\)의 모든 \(x\)에서 … 참” |
전칭 요구 |
사례 몇 개로는 부족하다. 무대 전체에 대한 논증이라야 한다 |
“거짓임을 보이고” |
“참임을 보이고” |
논증 요구 |
“그런 것 같다”가 아니라 실제로 증명해야 한다 |
“그것으로 증명을 삼는다” |
“그것으로 증명을 삼는다” (그대로) |
회수 |
공허는 진리표의 F 행을, 자명은 T 행을 딛고 원명제를 얻는다(근거 ④) |
두 정의는 조각의 자리가 하나씩 짝지어지고, 다른 것은 무엇을 검사하는가와 참을 보이는가 거짓을 보이는가 둘뿐이다. 회수 근거도 서로 다른 행이다 — 공허는 “가정이 거짓인 행”을, 자명은 “결론이 참인 행”을 인용한다.
조각 삭제 실험. 셋째 조각의 “어떤 \(x\)에서도”를 “어떤 \(x\)에서”로 바꿔 보자. 그러면 가정을 거짓으로 만드는 \(x\) 하나만 찾으면 공허하다고 선언할 수 있게 된다. 명제 “실수 \(x\)에 대해, \(x > 100\)이면 \(x < 0\)이다”에서 \(x = 0\)은 가정을 거짓으로 만든다 — 이 조각이 약해진 정의로는 공허하다고 선언된다. 그러나 \(x = 200\)에서는 가정이 참이고 결론이 거짓이므로, 이 명제는 실제로는 거짓이다. 자명 쪽에서도 같은 붕괴가 온다. 정의 1.1의 “모든 \(x\)에서 참”을 “어떤 \(x\)에서 참”으로 바꾸면, 같은 명제 “\(x > 100\)이면 \(x < 0\)이다”에서 \(x = -1\)이 결론을 참으로 만들므로 자명하다고 선언된다 — 역시 거짓 명제가 통과한다.
확인 3. “어떤 \(x\)에서도”를 “어떤 \(x\)에서”로 바꾸는 순간 정확히 무엇이 무너지는가. (위 명제 하나만의 문제인지 함께 생각해 보자.)
답
거짓 명제가 증명된 것으로 통과한다. 게다가 위 명제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
무대에 대상이 두 개 이상 있는 한, 어떤 조건문에서든 가정을 거짓으로 만드는
\(x\)는 대개 하나쯤 있다. 그러므로 약해진 정의는 거의 모든 조건문을 공허하다고
선언하게 되고, “공허”라는 말이 아무것도 구별하지 못한다. 무너지는 것은 정의의
판별력 자체이지 이 명제 하나의 판정이 아니다. 정의 1.1에서 같은 붕괴가 오는
것도 원인이 하나이기 때문이다 — 전칭 요구를 존재 요구로 낮추면, 무대 전체에
대한 논증이어야 할 자리를 사례 하나가 대신하게 된다.
4 유형 판별 절차 — 쓰기 전에 하는 검사#
§1.2의 두 질문을 순서가 있는 절차로 굳힌다.
백지 암기 대상
유형 판별 절차
걸음 1. 무대 \(S\)와 가정 \(P(x)\)\(\cdot\)결론 \(Q(x)\)를 분리해 적는다.
걸음 2. \(Q(x)\)가 \(S\) 전체에서 참인가 검사한다. 참이면 자명한 증명으로 처리할 수 있다.
걸음 3. 아니면 \(P(x)\)가 \(S\) 전체에서 거짓인가 검사한다. 거짓이면 공허한 증명으로 처리할 수 있다.
걸음 4. 둘 다 아니면 보통의 증명이다 — 직접과 대우 중 하나를 고른다(S12주차의 판정 기준).
걸음 5. 고른 유형을 답안의 첫 문장에 명시한다.
단서 — 걸음 2와 걸음 3은 배타적이지 않다. 둘 다 참인 명제가 있고, 그때는 어느 쪽으로 적어도 옳은 증명이다(확인 4\(\cdot\)문제 13). 걸음 3의 “아니면”은 검사 순서를 정한 것이지 걸음 2가 통과한 명제에 걸음 3을 금지한 것이 아니다.
절차의 다섯 걸음을 해부한다.
걸음 |
하는 일 |
이 걸음을 빼면 무엇이 무너지는가 |
|---|---|---|
1. 분리해 적기 |
검사 대상 확정 |
\(P\)와 \(Q\)가 한 문장에 섞인 채로는 걸음 2\(\cdot\)3의 검사가 시작되지 않는다 |
2. 결론 검사 |
자명 판정 |
이미 참인 결론을 향해 가정을 붙들고 변형한다 — §1.1 시도 B의 헛수고 |
3. 가정 검사 |
공허 판정 |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붙들고 계산한다 — §1.1 시도 A의 막힘이 그대로 재연된다 |
4. 기법 선택 |
보통 증명 진입 |
자명\(\cdot\)공허가 아닌데 그렇게 선언하면 거짓일 수도 있는 명제가 통과한다 |
5. 유형 명시 |
제출물 신분 표시 |
읽는 쪽이 가정을 쓰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없어 미완성 답안으로 읽는다 |
걸음 삭제 실험. 걸음 5를 빼 보자. §1.1 시도 B의 명제를 절차대로 다시 적으면 “\(x\)를 임의의 실수라 하자. \(x^2 \ge 0\)이므로 \(x^2 + 1 \ge 1 > 0\)이다. 결론이 가정 \(x > 3\)과 무관하게 참이므로 이 명제는 자명하게 참이다”가 된다. 여기서 마지막 문장을 지우면 “\(x\)를 임의의 실수라 하자. \(x^2 \ge 0\)이므로 \(x^2 + 1 \ge 1 > 0\)이다”만 남는다. 이 문장들은 참이지만, 읽는 쪽에서는 무엇이 증명되었다는 것인지 — 결론 \(x^2 + 1 > 0\)인지 명제 전체인지 — 판별할 수 없다. 게다가 명제의 가정 \(x > 3\)이 답안 어디에도 쓰이지 않았으므로, 증명 평가의 걸음 ③(가정 사용)에서 결함으로 잡힌다. 자명\(\cdot\)공허 증명에서 유형을 밝히는 문장은 장식이 아니라 답안이 채점을 통과하기 위한 조건이다.
확인 4. 걸음 2와 걸음 3이 둘 다 참이 되는 명제가 있는가. 있다면 하나 만들어 보고, 그때 답안에는 무엇을 적는지 정해 보자.
답
있다. 무대 \(\mathbb{R}\)의 “\(x^2 < 0\)이면 \(x^2 \ge 0\)이다”는 가정이 모든 실수에서
거짓이고(걸음 3) 결론도 모든 실수에서 참이다(걸음 2). 자명한 증명으로 적어도,
공허한 증명으로 적어도 옳은 증명이다. 답안에는 실제로 사용한 쪽 하나를
적고 그 논증을 붙인다. 두 유형이 배타적이지 않다는 것, 그리고 절차의 순서는
규칙이 아니라 관례라는 것이 여기서 드러난다. 문제 13이 이 상황의 실제 사례다.
5 보조정리 — 가정과 결론이 다른 식일 때#
보통의 증명(걸음 4)으로 들어갔는데도 막히는 경우가 있다. 예제 2.2의 Result를 직접 증명 서식으로 밀어 본다.
시도 C
명제: 정수 \(x\)에 대해, \(9x + 5\)가 홀수이면 \(13x - 6\)이 짝수이다.
“\(9x + 5\)가 홀수라 하자. 정의에 의해 \(9x + 5 = 2m + 1\)인 정수 \(m\)이 존재한다.
그러면 \(9x = 2m - 4\)이므로 \(x = \dfrac{2m - 4}{9}\)이고 …”
여기서 멈춘다. 9로 나눈 값이 정수라는 보장이 없어 다음 줄이 나오지 않는다. 가정은 \(9x + 5\)에 관한 것이고 결론은 \(13x - 6\)에 관한 것이어서, 두 식이 직접 맞물리지 않는다.
백지 암기 대상
보조정리
본증명에 앞서 따로 세워 증명해 두는 명제를 보조정리(lemma)라 한다.
본증명은 그것을 근거 ④(이미 증명한 명제)로 인용한다.
확인 5. 시도 C의 막힘을 뚫으려면 무엇을 보조정리로 세워야 하는가. 두 식이 공통으로 딛고 있는 대상이 무엇인지부터 찾아 보자.
답
두 식이 공통으로 딛고 있는 것은 \(x\) 자체다. 그러므로 중간 대상은 **\(x\)의
홀짝**이고, 세울 보조정리는 “정수 \(x\)에 대해, \(9x + 5\)가 홀수이면 \(x\)가
짝수이다”이다. 이것이 증명되면 본증명은 \(x = 2k\)를 받아 \(13x - 6\)에 대입하기만
하면 된다. 보조정리는 새로운 논리가 아니라 긴 다리를 두 칸으로 나누는 일이다.
6 증명 평가 — 검사를 남의 답안에 돌리기#
지금까지의 검사는 자기 답안을 쓰기 전에 하는 것이었다. 같은 종류의 검사를 이미 쓰인 답안에 돌리면 증명 평가(proof evaluation)가 된다. 채점 대상이 되는 답안을 제시된 증명(proposed proof)이라 부른다.
백지 암기 대상
증명 평가의 다섯 걸음
① 명제 진위 — 명제 자체가 참인가. 거짓 명제에 붙은 증명은 반드시 틀렸다.
② 논리 — 각 줄이 앞 줄\(\cdot\)정의\(\cdot\)이미 증명한 명제에서 따라오는가.
③ 가정 사용 — 가정을 실제로 소비했는가. 소비하지 않았다면 자명한 증명인가, 아니면 다른 명제를 증명한 것인가.
④ 양화사와 자격 — 특정 값 몇 개로 전칭을 대신하지 않았는가. 문자에 붙은 자격을 지켰는가.
⑤ 전달 — 문자를 소개했는가, 완결된 문장인가 (C1주차의 기호 사용 원칙).
판정은 셋 중 하나로 적는다: 옳음 / 틀림(어느 줄이 왜) / 불완전(무엇이 빠졌는가).
다섯 걸음을 해부한다.
걸음 |
하는 일 |
이 걸음을 빼면 무엇이 무너지는가 |
|---|---|---|
① 명제 진위 |
채점 대상 확인 |
거짓 명제에 붙은 매끄러운 계산을 옳음으로 통과시킨다 — 오류는 계산이 아니라 설정에 있는데 계산만 검사하게 된다 |
② 논리 |
줄 사이의 연결 검사 |
결론이 참이라는 이유로 잘못된 유도를 통과시킨다 |
③ 가정 사용 |
제작물 확인 |
원명제 대신 그 역이나 다른 명제를 증명한 답안이 통과한다 |
④ 양화사\(\cdot\)자격 |
일반성 검사 |
사례 몇 개의 확인이 전칭 명제의 증명으로 통과한다 |
⑤ 전달 |
읽힘 검사 |
채점자가 머릿속으로 재구성한 증명을 채점하게 된다 — 답안에 없는 것을 있다고 읽는다 |
걸음 삭제 실험. 걸음 ③을 빼 보자. 예제 2.3의 제시 1 — 가정 자리에 결론을 놓고 시작한 답안 — 은 ②도 함께 걸린다. 그러나 ②가 잡는 것은 근거 누락뿐이다. ②만 남은 채점표는 “둘째 문장에 근거가 없다”까지 적고 끝나므로, 근거를 채워 넣으면 고쳐지는 답안으로 읽힌다. 무엇을 증명했는가를 묻는 것은 ③뿐이고, ③이 없으면 그 답안이 다룬 것이 원명제가 아니라 그 역이라는 사실 자체가 채점표에 남지 않는다. 역은 원명제와 다른 명제이므로(1권 9주차), 근거를 다 채워 넣어도 그 답안은 요구된 명제를 손대지 않은 상태로 남는다.
확인 6. 다음 두 답안은 각각 어느 걸음에서 잡히는가. (가) “\(n = 1\)과 \(n = 3\)에서 성립하므로 모든 정수 \(n\)에서 성립한다.” (나) “\(n = 2k + 1\). \(n^2 = 4k^2 + 4k + 1\). 홀수. done.”
답
(가) 걸음 ④. 사례 두 개의 확인은 전칭 명제의 증명이 아니다(C4주차 비대칭 표 —
전칭의 참에는 일반 논증이, 거짓에는 반례 하나가 필요하다).
(나) 걸음 ⑤. 계산 자체는 옳지만 완결된 문장이 아니고, \(k\)가 어디서 온
무엇인지 소개되지 않았으며, “done”은 수학 문장이 아니다. 걸음 ⑤에서 걸린
답안의 판정은 대개 불완전이다 — 틀린 것이 아니라 읽을 수 없는 것이다.
문제 18이 정확히 이 사례다.
판정 낱말을 고르는 규칙. 셋 중 어느 낱말을 적을지는 다음으로 정한다.
틀림 — 명제 자체가 거짓이거나(걸음 ①), 답안의 어느 줄이 앞 줄에서 따라오지
않거나(걸음 ②), 요구된 명제가 아니라 다른 명제를 증명했다(걸음 ③).
불완전 — 명제가 참이고 적힌 계산에도 오류가 없는데, 일반성이 없거나(걸음 ④)
전달이 무너져(걸음 ⑤) 증명이 되지 못했다.
옳음 — 다섯 걸음을 모두 통과했다. 전달에 보완할 곳만 남았고 읽는 쪽이 빠진
문장을 유일하게 복원할 수 있으면 “옳음(보완 필요)”으로 적는다.
특정 값 몇 개만 확인한 답안은 계산이 옳고 명제도 참이므로 언제나 불완전이다. “틀림”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 적힌 것 가운데 거짓인 문장이 하나도 없고, 빠진 것은 일반 논증뿐이기 때문이다.
판정 문구를 적는 법. “틀림”으로 판정했으면 반드시 어느 줄이 왜 틀렸는지 지목한다. “불완전”으로 판정했으면 무엇이 빠졌는지 적는다. 판정 낱말만 적고 근거를 적지 않은 채점표는, 근거 없이 결론만 적은 증명과 같은 결함을 갖는다.
7 근거 목록 갱신 — 칸은 그대로 네 개#
이번 주에 근거의 칸이 늘지는 않는다. ④의 내용물이 넓어질 뿐이다.
근거 |
내용 |
이번 주에 쓰는 자리 |
|---|---|---|
① 정의 |
짝수\(\cdot\)홀수(1권 1주차), 그리고 이번 주의 정의 1.1\(\cdot\)1.2 |
유형 판정과 몸통의 첫 수 |
② 닫힘성 |
정수의 합\(\cdot\)차\(\cdot\)곱은 정수 |
\(2(\ \cdot\ )\)의 괄호 안이 정수임을 확인하는 줄 |
③ 등식\(\cdot\)부등식의 성질 |
전개\(\cdot\)묶기\(\cdot\)양변 연산(부등식은 곱하는 수의 부호까지) |
몸통의 변형 |
④ 이미 증명한 명제 |
1권\(\cdot\)1학기의 결과, 조건문 진리표, 그리고 이 주에 직접 세운 보조정리 |
본증명의 인용, 자명\(\cdot\)공허 증명의 회수 문장 |
④가 넓어지는 두 자리를 짚어 둔다. 첫째, 자명\(\cdot\)공허 증명의 마지막 문장이 딛는 것은 1권 8주차의 진리표다 — 이미 판정이 끝난 결과이므로 다시 논증하지 않고 인용한다. 둘째, 보조정리는 스스로 만들어 스스로 증명한 근거 ④다. 남이 준 정리를 인용하는 것과 자기가 세운 정리를 인용하는 것 사이에 지위 차이는 없다.
확인 7. 다음 세 근거 문장은 각각 몇 번 근거인가. (가) “\(9k + 7\)은 정수이므로” (나) “보조정리에 의해 \(x\)는 짝수이므로” (다) “가정이 어떤 실수에서도 거짓이므로 명제는 참이다”
답
(가) ② 닫힘성. \(k\)가 정수이면 \(9k\)도, \(9k + 7\)도 정수다.
(나) ④ 이미 증명한 명제. 직전에 스스로 증명해 둔 보조정리를 인용한 것이다.
(다) ④. 1권 8주차 진리표의 F 행을 인용한 것이며, 여기서 새로 증명할 것은
없다. 다만 “가정이 어떤 실수에서도 거짓이다”라는 앞 문장은 반드시 논증되어
있어야 한다 — 인용되는 것은 진리표이지 가정의 거짓됨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