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 최소상계 원리#
이 회차
한 문장 |
위로 유계인 집합에는 최소상계가 존재한다는 공리 하나가 실수와 유리수를 가른다. |
출처 |
L3 |
파트 |
PART I — 무한을 담을 그릇 · 관통 질문: 넓이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
짝 실험 |
3회에서 확인한 것은 다음과 같다. 체 공리와 순서 공리는 유리수도 만족한다. 그런데 유리수 안에는 제곱해서 2가 되는 수가 없다. 따라서 실수를 특징짓는 공리가 하나 더 필요하다.
그 공리를 서술하려면 먼저 상계(upper bound)와 최소상계(least upper bound)라는 개념이 필요하다. 집합 \(S\)의 모든 원소보다 크거나 같은 수를 \(S\)의 상계라 하고, 상계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을 최소상계라 한다.
이번 회차에서는 이 두 개념을 정의하고, 완비성 공리를 서술한 뒤, 그 공리에서 무엇이 따라 나오는지 확인해 보자.
1. 상계와 최소상계#
정의 7 (상계와 최소상계)
\(S\)를 \(\R\)의 부분집합이라 하자.
모든 \(x \in S\)에 대하여 \(x \le b\)일 때, \(b\)를 \(S\)의 상계(upper bound)라 한다. 상계가 하나라도 있으면 \(S\)가 위로 유계(bounded above)라 한다.
\(b\)가 다음 두 조건을 만족할 때 \(b\)를 \(S\)의 최소상계(least upper bound) 또는 상한(supremum)이라 하고 \(b = \sup S\)라 쓴다.
\(b\)는 \(S\)의 상계이다
\(c\)가 \(S\)의 상계이면 \(b \le c\)이다
정의 7의 두 조건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 조건 1만으로는 상계 중 아무것이나 될 수 있고, 조건 2는 그중 가장 작은 것을 골라낸다.
흔한 오해 — 조건 2를 빠뜨리는 것
\(S = \{x \in \R : 0 \le x \le 1\}\)에 대하여 \(5\)는 상계이다. \(100\)도 상계이다. 상계는 무수히 많다.
조건 2가 그중 하나를 지목한다. 이 집합의 최소상계는 \(1\)이다.
\(\epsilon\)을 쓴 동치 서술#
증명에서 실제로 쓰이는 것은 조건 2를 다음과 같이 바꾸어 쓴 형태이다.
정리 13 (최소상계의 \(\epsilon\) 서술)
\(b\)가 \(S\)의 상계라 하자. 그러면 다음 세 조건은 서로 동치이다.
\(b = \sup S\)이다
임의의 \(\epsilon > 0\)에 대하여 \(b - \epsilon\)은 \(S\)의 상계가 아니다
임의의 \(\epsilon > 0\)에 대하여 \(b - \epsilon < x\)인 \(x \in S\)가 존재한다
증명. 조건 2와 조건 3이 같다는 것. “\(b-\epsilon\)이 \(S\)의 상계이다”는 명제를 양화사로 쓰면 다음과 같다.
2회 정리 2에 의하여 (5.1)의 부정은 다음이다.
조건 2는 임의의 \(\epsilon>0\)에 대하여 (5.1)이 거짓이라는 것이고, 조건 3은 임의의 \(\epsilon>0\)에 대하여 (5.2)가 참이라는 것이다. (5.1)의 부정이 (5.2)이므로 두 조건은 같다.
조건 1이면 조건 2. \(b = \sup S\)라 하고 \(\epsilon > 0\)을 하나 잡는다. 만약 \(b - \epsilon\)이 \(S\)의 상계라면, 정의 7의 조건 2에 의하여 \(b \le b - \epsilon\)이다. 양변에서 \(b\)를 빼면 \(0 \le -\epsilon\)이고, 양변에 \(-1\)을 곱하면 3회 정리 6에 의하여 부등호가 뒤집혀 \(\epsilon \le 0\)이다. 이것은 \(\epsilon > 0\)에 어긋난다. 따라서 \(b-\epsilon\)은 상계가 아니다.
조건 2이면 조건 1. \(b\)가 상계이고 조건 2가 성립한다고 하자. \(c\)를 \(S\)의 임의의 상계라 하고 \(b \le c\)를 보이면 된다.
\(b > c\)라고 하자. \(\epsilon = b - c\)라 두면 \(\epsilon > 0\)이다. 조건 2에 의하여 \(b - \epsilon\)은 상계가 아니다. 그런데 \(b - \epsilon = b - (b-c) = c\)이고 \(c\)는 상계였다. 모순이다.
따라서 3회 O2(삼분법)에 의하여 \(b \le c\)이다.
정리 13의 세 번째 형태가 가장 자주 쓰인다. 최소상계보다 조금이라도 작은 수를 가져오면 그것을 넘는 원소가 집합 안에 있다는 뜻이다.
유일성#
정리 14 (최소상계의 유일성)
\(S\)의 최소상계는 많아야 하나이다.
증명. \(b\)와 \(b'\)이 모두 \(S\)의 최소상계라 하자.
\(b\)는 상계이고 \(b'\)은 최소상계이므로, 정의 7의 조건 2를 \(b'\)에 적용하면 \(b' \le b\)이다.
\(b'\)은 상계이고 \(b\)는 최소상계이므로, 같은 조건을 \(b\)에 적용하면 \(b \le b'\)이다.
두 부등식이 함께 성립하므로 3회 O2(삼분법)에 의하여 \(b = b'\)이다.
정리 14가 있어야 \(\sup S\)라는 표기가 뜻을 갖는다.
최소상계는 집합에 속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두 예를 든다.
\(S = \{x \in \R : 0 \le x \le 1\}\)에서 \(\sup S = 1\)이고 \(1 \in S\)이다
\(S = \{x \in \R : 0 < x < 1\}\)에서도 \(\sup S = 1\)이지만 \(1 \notin S\)이다
두 번째를 확인하자. \(1\)이 상계인 것은 정의에서 곧바로 나온다. \(1\)이 최소상계임은 정리 13의 조건 3으로 보인다. \(\epsilon > 0\)이 주어지면 \(1 - \epsilon < x < 1\)인 실수 \(x\)를 잡을 수 있고, \(\epsilon\)이 \(1\)보다 크면 \(x = 1/2\)로 잡으면 된다. 어느 경우든 \(x \in S\)이면서 \(x > 1 - \epsilon\)이다.
흔한 오해 — 최소상계와 최댓값
최댓값(maximum)은 집합에 속하면서 다른 모든 원소보다 크거나 같은 원소이다. 최소상계는 집합에 속할 필요가 없다.
위의 두 번째 예에서 \(S = \{x : 0 < x < 1\}\)의 최댓값은 없다. 어떤 \(x \in S\)를 가져와도 \((x+1)/2\)가 \(S\)에 속하면서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상계는 있고 그 값은 \(1\)이다.
최댓값이 있으면 그것이 최소상계이다.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흔한 오해 — 공집합
\(S = \varnothing\)이면 모든 실수가 \(S\)의 상계이다. “\(\varnothing\)의 모든 원소 \(x\)에 대하여 \(x \le b\)”라는 명제는 2회에서 본 대로 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R\)에는 최소인 원소가 없으므로 최소상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음 절의 공리가 공집합을 제외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2. 완비성 공리#
공리 1 (완비성 공리)
\(S\)가 \(\R\)의 부분집합이고, \(S\)가 공집합이 아니며, \(S\)가 위로 유계이면, \(S\)는 최소상계를 갖는다.
공리 1가 실수의 세 번째 공리 묶음이며, 이것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이 공리가 실제로 무언가를 더한다는 것을 보이려면, 앞의 아홉 공리는 만족하면서 이 공리는 만족하지 않는 체계를 제시하면 된다. 유리수가 그런 체계이다.
정리 15 (유리수는 완비성 공리를 만족하지 않는다)
양수이면서 제곱이 \(2\)보다 작은 유리수를 모두 모은 집합
은 공집합이 아니고 위로 유계이지만, \(\Q\) 안에 \(S\)의 최소상계가 없다.
증명. 공집합이 아니다. \(1 \in \Q\)이고 \(1 > 0\)이고 \(1^2 = 1 < 2\)이므로 \(1 \in S\)이다.
위로 유계이다. \(2\)가 상계임을 보인다. \(x \in S\)인데 \(x > 2\)라고 하자. \(x > 2 > 0\)이므로 3회 정리 6의 두 번째 항목을 두 번 써서 \(x^2 > 4\)를 얻는다. 그런데 \(x \in S\)이므로 \(x^2 < 2 < 4\)이다. 모순이다. 따라서 모든 \(x \in S\)에 대하여 \(x \le 2\)이다.
최소상계가 없다. 양의 유리수 \(b\)가 \(S\)의 상계라 하자. 3회 정리 7에 의하여 \(b^2 = 2\)는 불가능하므로, \(b^2 < 2\)이거나 \(b^2 > 2\)이다.
논증에 쓸 값을 하나 만든다.
\(b\)가 유리수이므로 \(b'\)도 유리수이다. (5.3)에 대하여 두 가지를 계산한다.
\(b > 0\)이므로 (5.4)와 (5.5)의 분모는 모두 양수이다. 따라서 \(b' - b\)의 부호는 \(2 - b^2\)의 부호와 같고, \(b'^2 - 2\)의 부호는 \(b^2 - 2\)의 부호와 같다.
\(b^2 < 2\)인 경우. (5.4)에 의하여 \(b' > b\)이고, (5.5)에 의하여 \(b'^2 < 2\)이다. 또 \(b > 0\)이므로 (5.3)에서 \(b' > 0\)이다. 따라서 \(b' \in S\)이면서 \(b' > b\)이므로, \(b\)는 상계가 아니다. 가정에 어긋난다.
\(b^2 > 2\)인 경우. (5.4)에 의하여 \(b' < b\)이고, (5.5)에 의하여 \(b'^2 > 2\)이다. 이때 \(b'\)도 \(S\)의 상계이다. \(x \in S\)이면 \(x^2 < 2 < b'^2\)이고 \(x > 0\), \(b' > 0\)이므로 \(x < b'\)이기 때문이다. 즉 \(b\)보다 작은 상계가 있으므로 \(b\)는 최소상계가 아니다.
양의 유리수 상계는 모두 최소상계가 아니다. 그리고 \(S\)의 상계는 \(1 \in S\) 때문에 \(1\) 이상이어야 하므로 모두 양수이다. 따라서 \(\Q\) 안에 \(S\)의 최소상계가 없다.
공리 1에 의하여 실수 안에서는 이 \(S\)의 최소상계가 존재한다. 그 값을 \(b\)라 하면 (5.5)와 같은 논증으로 \(b^2 = 2\)임을 보일 수 있다. 3회에서 미뤄 둔 문제에 이렇게 답한다.
구체적인 값으로 확인하면 \(1.4\), \(1.41\), \(1.414\)는 모두 \(S\)에 속하고, \(1.5\)는 \(1.5^2 = 2.25 > 2\)이므로 상계이다. 상계를 줄여 가면 \(1.5\), \(1.42\), \(1.415\)와 같이 계속 작아지지만 유리수 안에서는 멈출 곳이 없다.
3. 아르키메데스 성질#
완비성 공리에서 곧바로 따라 나오는 정리를 하나 본다.
정리 16 (아르키메데스 성질)
임의의 실수 \(x\)에 대하여 \(n > x\)인 자연수 \(n\)이 존재한다.
증명. 귀류법을 쓴다. 그런 \(n\)이 없다고 하자. 즉 어떤 실수 \(x\)가 있어서, 모든 자연수 \(n\)에 대하여 \(n \le x\)이다.
그러면 \(x\)는 \(\N\)의 상계이므로 \(\N\)은 위로 유계이다. 또 \(1 \in \N\)이므로 \(\N\)은 공집합이 아니다. 공리 1에 의하여 \(b = \sup \N\)이 존재한다.
정리 13의 조건 2를 \(\epsilon = 1\)로 적용한다. \(b - 1\)은 \(\N\)의 상계가 아니다. 따라서 조건 3에 의하여
인 자연수 \(n\)이 있다. (5.6)의 양변에 \(1\)을 더하면 3회 정리 6의 첫 번째 항목에 의하여
이다. 그런데 4회 정의 5에서 본 대로 \(\N\)은 귀납 집합이므로 \(n+1\)도 자연수이다. 즉 \(b\)보다 큰 자연수가 있으므로 \(b\)가 \(\N\)의 상계라는 것에 어긋난다.
따름정리 1 (잘게 나눌 수 있다)
임의의 \(\epsilon > 0\)에 대하여 \(\dfrac{1}{n} < \epsilon\)인 자연수 \(n\)이 존재한다.
증명. \(\epsilon > 0\)이므로 \(1/\epsilon\)은 실수이다. 정리 16를 \(x = 1/\epsilon\)에 적용하면
인 자연수 \(n\)이 있다. \(n \ge 1 > 0\)이고 \(\epsilon > 0\)이므로 \(\epsilon/n > 0\)이다. (5.7)의 양변에 이 양수를 곱하면 3회 정리 6의 두 번째 항목에 의하여 부등호의 방향이 유지되어
이다.
따름정리 1은 1회에서 근거를 확정하지 않은 채 쓴 사실이다. 1회 3절의 논증에서 우리는 “양수 \(d\)가 무엇이든 \(b^3/n < d\)가 되는 자연수 \(n\)이 있다”를 썼다. 따름정리 1을 \(\epsilon = d/b^3\)에 적용하면 \(1/n < d/b^3\)이고, 양변에 \(b^3 > 0\)을 곱하면 \(b^3/n < d\)이다.
흔한 오해 — 아르키메데스 성질은 자명하지 않다
“자연수는 얼마든지 커진다”는 진술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체 공리와 순서 공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아홉 공리를 만족하면서 어떤 원소가 모든 자연수보다 큰 체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리 16의 증명이 완비성 공리를 쓴다는 점에 유의한다. 자연수가 얼마든지 커진다는 것은 완비성 공리의 결과이다.
4. 삼각부등식#
정리 17 (삼각부등식)
모든 실수 \(a\), \(b\)에 대하여
증명. 4회 정리 12를 \(|a| \le |a|\)에 적용하면 다음을 얻는다.
같은 방식으로 \(b\)에 대하여
이다. (5.9)와 (5.10)의 각 변을 더한다. 3회 정리 6의 첫 번째 항목을 두 번 쓰면 부등식끼리 더할 수 있다.
(5.11)에 정리 12를 반대 방향으로 적용한다. \(|a|+|b| \ge 0\)이므로 조건이 갖추어져 있고, 결론은 \(|a+b| \le |a|+|b|\)이다.
따름정리 2 (절댓값의 차)
모든 실수 \(a\), \(b\)에 대하여 \(\bigl||a| - |b|\bigr| \le |a - b|\)이다.
증명. \(a = (a-b) + b\)이므로 정리 17에 의하여
이고, 양변에서 \(|b|\)를 빼면 \(|a| - |b| \le |a-b|\)이다.
\(a\)와 \(b\)의 역할을 바꾸면 \(|b| - |a| \le |b-a|\)이다. 정의 6에서 \(|b-a| = |a-b|\)이므로, 양변에 \(-1\)을 곱하여 부등호를 뒤집으면 \(-|a-b| \le |a| - |b|\)이다.
두 부등식을 합치면
이고, 정리 12를 적용하면 결론을 얻는다.
마치며#
이번 회차에서는 상계와 최소상계를 정의하고 완비성 공리를 서술하였다. 이 공리 하나가 실수와 유리수를 가른다. 유리수 전체의 집합은 체 공리와 순서 공리를 만족하지만 완비성 공리는 만족하지 않는다.
완비성 공리에서 아르키메데스 성질이 따라 나온다는 것도 확인하였다. 임의의 양수 \(\epsilon\)에 대하여 \(1/n\)이 그보다 작아지는 자연수 \(n\)이 존재한다는 형태로 쓰면, 이 성질은 “충분히 잘게 나눌 수 있다”는 진술이 된다.
이것으로 실수의 공리는 모두 갖추어졌다. 이제 넓이 문제로 돌아갈 준비가 되었다.
다음 회차에서는 함수의 정의와 넓이가 만족해야 할 성질을 알아보도록 하자.
이어서
같은 회차의 실험: 5회 실험 · 최소상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