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 정수, 귀납법, 시그마 표기#
이 회차
한 문장 |
자연수를 귀납 집합으로 정의하고, 귀납법과 시그마 표기를 확보한 뒤, 두 개의 합 공식을 유도한다. |
출처 |
L2 |
파트 |
PART I — 무한을 담을 그릇 · 관통 질문: 넓이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
짝 실험 |
앞 회차에서 실수의 공리 두 묶음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그 공리 어디에도 자연수는 등장하지 않는다. 1은 곱셈의 항등원으로 등장하지만 2나 3은 등장하지 않는다.
자연수는 실수 안에서 따로 정의해야 한다. 그리고 자연수를 정의하고 나면 자연수에 대한 명제를 증명하는 방법도 함께 확보된다. 수학적 귀납법(mathematical induction)이다.
이번 회차에서는 자연수를 귀납 집합(inductive set)으로 정의하고, 귀납법의 원리를 확인한 뒤, 유한합을 다루는 표기를 정리해 보자. 그리고 이후 계산에 반복해서 쓰게 될 두 개의 합 공식을 유도하자.
1. 귀납 집합과 자연수#
정의 4 (귀납 집합)
\(\R\)의 부분집합 \(S\)가 다음 두 조건을 만족할 때 \(S\)를 귀납 집합(inductive set)이라 한다.
\(1 \in S\)
\(x \in S\)이면 \(x + 1 \in S\)
\(\R\) 자체가 귀납 집합이다. \(1 \in \R\)이고, \(x \in \R\)이면 \(x + 1 \in \R\)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귀납 집합은 적어도 하나 존재한다.
귀납 집합은 여럿이다. \(\R^+\)도 귀납 집합이고, \(1\) 이상의 실수 전체도 귀납 집합이다. 이들은 모두 \(1, 2, 3, \dots\)을 포함하지만 그 밖의 수도 포함한다. 자연수만 남기려면 불필요한 것을 모두 걷어내야 한다. 걷어내는 방법이 교집합이다.
정의 5 (자연수)
모든 귀납 집합에 속하는 실수를 자연수(natural number)라 한다. 자연수 전체의 집합을 \(\N\)이라 쓴다. 즉 \(\N\)은 모든 귀납 집합의 교집합이다.
정의 5에서 곧바로 두 가지가 나온다.
첫째, \(\N\)은 귀납 집합이다. \(1\)은 모든 귀납 집합에 속하므로 \(1 \in \N\)이다. 그리고 \(x \in \N\)이라 하면 \(x\)는 모든 귀납 집합에 속하므로, 임의의 귀납 집합 \(S\)에 대하여 \(x \in S\)이고 따라서 \(x + 1 \in S\)이다. 모든 \(S\)에 대하여 그러하므로 \(x + 1 \in \N\)이다.
둘째, \(\N\)은 가장 작은 귀납 집합이다. \(S\)가 귀납 집합이면 교집합의 정의에 의하여 \(\N \subseteq S\)이기 때문이다.
이 두 번째 사실이 다음 절의 전부이다.
2. 수학적 귀납법#
정리 8 (귀납법의 원리)
\(S \subseteq \N\)이고 다음 두 조건을 만족한다고 하자.
\(1 \in S\)
\(n \in S\)이면 \(n + 1 \in S\)
그러면 \(S = \N\)이다.
증명. 조건 1과 2는 정의 4의 두 조건과 같다. 따라서 \(S\)는 귀납 집합이다.
\(\N\)은 모든 귀납 집합의 교집합이므로 \(\N \subseteq S\)이다.
가정에서 \(S \subseteq \N\)이었다. 두 포함 관계가 모두 성립하므로 2회의 정의 1에 의하여 \(S = \N\)이다.
실제로 쓸 때는 집합이 아니라 명제의 형태로 쓴다. 각 자연수 \(n\)에 대하여 명제 \(P(n)\)이 주어졌다고 하자. \(P(n)\)이 참인 \(n\)을 모은 집합을 \(S\)라 두면 정리 8은 다음이 된다.
기저 단계(base step): \(P(1)\)이 참임을 보인다
귀납 단계(induction step): \(P(n)\)이 참이라 가정하고 \(P(n+1)\)이 참임을 보인다
이 둘을 보이면 모든 자연수 \(n\)에 대하여 \(P(n)\)이 참이다.
흔한 오해 — 기저 단계를 생략하는 것
귀납 단계만으로는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는다. 다음 명제가 그 예이다.
귀납 단계는 성립한다. \(n^2 + n\)이 홀수라고 가정하면
이고 \(2n+2\)는 짝수이므로, 홀수에 짝수를 더한 이 값은 홀수이다. 즉 \(P(n) \Rightarrow P(n+1)\)이 모든 \(n\)에서 참이다.
그런데 \(P(1)\)은 거짓이다. \(1^2 + 1 = 2\)는 짝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n^2 + n = n(n+1)\)은 연속한 두 정수의 곱이므로 언제나 짝수이고, \(P(n)\)은 모든 \(n\)에서 거짓이다.
귀납 단계가 말하는 것은 “참이 이어진다”는 것뿐이다. 이어질 출발점이 없으면 아무것도 이어지지 않는다.
흔한 오해 — 귀납법은 공식을 발견하지 못한다
귀납법을 쓰려면 \(P(n)\)을 먼저 적어야 한다. 즉 답을 이미 알고 있어야 한다. 귀납법은 주어진 공식이 옳은지 확인하는 방법이지, 공식을 찾아내는 방법이 아니다.
4절에서 같은 공식을 두 가지 방법으로 유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시그마 표기#
유한개의 항을 더한 것을 다음과 같이 쓴다.
(4.1)의 오른쪽에 있는 점 세 개를 없애려면 귀납적으로 정의해야 한다.
(4.2)는 \(n=1\)에서 값을 정하고 \(n\)에서 \(n+1\)로 넘어가는 규칙을 정한다. 정리 8에 의하여 모든 자연수 \(n\)에 대하여 값이 정해진다.
\(k\)는 이름일 뿐이며 다른 문자로 바꾸어도 값이 같다.
선형성. 다음 두 성질이 성립한다.
(4.3)의 왼쪽 식을 귀납법으로 보인다. \(n=1\)일 때 양변은 \(a_1 + b_1\)으로 같다. \(n\)에서 성립한다고 가정하면 (4.2)에 의하여
이고, 가정을 적용한 뒤 F1과 F2로 항의 순서를 바꾸면
이다. 오른쪽 식도 같은 방식으로 보인다. 다만 F1, F2 대신 F3(분배법칙)을 쓴다.
지표 변환. 지표의 시작을 옮기면 항의 첨자도 함께 옮겨야 한다.
(4.4)의 양변은 모두 \(a_1 + a_2 + \cdots + a_n\)이다. 왼쪽에서 \(k\)가 \(1\)부터 \(n\)까지 갔다면, 오른쪽에서는 \(k\)가 \(0\)부터 \(n-1\)까지 가고 첨자가 \(k+1\)이다.
흔한 오해 — 지표만 옮기고 범위를 그대로 두는 것
(4.4)에서 첨자를 \(a_{k+1}\)로 바꾸면서 범위를 \(k=1\)부터 \(n\)까지 그대로 두면
이 되어 원래 합과 다르다. 첫 항 \(a_1\)이 빠지고 \(a_{n+1}\)이 새로 들어온다.
첨자를 옮긴 만큼 범위도 반대로 옮긴다. 첨자에 \(+1\)을 했으면 범위는 \(-1\)을 한다.
망원합. 다음 형태의 합은 가운데가 모두 상쇄된다.
정리 9 (망원합)
증명. 귀납법을 쓴다. \(n=1\)일 때 왼쪽은 \(a_2 - a_1\)이고 오른쪽도 \(a_2 - a_1\)이므로 같다.
\(n\)에서 (4.5)가 성립한다고 가정한다. (4.2)에 의하여
이고, 가정을 적용하면
이다. 이것이 \(n+1\)에 대한 (4.5)이다.
가장 단순한 예는 \(a_k = k\)인 경우이다. 이때 (4.5)는 \(\sum_{k=1}^{n} 1 = n + 1 - 1 = n\)이 된다.
4. 두 개의 합 공식#
이제 두 공식을 유도한다. 각각을 두 가지 방법으로 얻는다.
정리 10 (처음 \(n\)개 자연수의 합)
증명. 방법 1 — 귀납법. \(n=1\)일 때 왼쪽은 \(1\)이고 오른쪽은 \(1\cdot 2/2 = 1\)이므로 같다.
\(n\)에서 (4.6)이 성립한다고 가정한다. (4.2)와 가정에 의하여
이다. 오른쪽을 통분한다.
마지막 등호에서 \(n+1\)로 묶었다. 이것이 (4.6)의 \(n\) 자리에 \(n+1\)을 넣은 식이다.
방법 2 — 망원합. 다음 항등식에서 출발한다.
(4.7)의 양변을 \(k=1\)부터 \(n\)까지 더한다. 왼쪽은 \(a_k = k^2\)인 망원합이므로 정리 9에 의하여 \((n+1)^2 - 1\)이다. 오른쪽은 (4.3)의 선형성에 의하여 \(2\sum k + \sum 1\)이고, 앞 절에서 본 대로 \(\sum_{k=1}^n 1 = n\)이다.
(4.8)의 왼쪽을 전개하면 \(n^2 + 2n\)이다. 양변에서 \(n\)을 빼면
이고, 양변을 \(2\)로 나누면 (4.6)을 얻는다.
정리 11 (처음 \(n\)개 제곱수의 합)
증명. 방법 1 — 귀납법. \(n=1\)일 때 왼쪽은 \(1\)이고 오른쪽은 \(1\cdot 2\cdot 3/6 = 1\)이므로 같다.
\(n\)에서 (4.9)가 성립한다고 가정한다.
분자를 \(n+1\)로 묶는다.
마지막 등호에서 \(2n^2+7n+6 = (n+2)(2n+3)\)으로 인수분해하였다. 이것이 (4.9)의 \(n\) 자리에 \(n+1\)을 넣은 식이다.
방법 2 — 망원합. 다음 항등식에서 출발한다.
(4.10)의 양변을 \(k=1\)부터 \(n\)까지 더한다. 왼쪽은 \(a_k = k^3\)인 망원합이므로 \((n+1)^3 - 1\)이다. 오른쪽은 선형성에 의하여 다음과 같다.
(4.11)에 이미 증명한 (4.6)을 넣는다.
\(\sum k^2\)에 대하여 정리한다. 양변에서 \(n\)을 빼고 \(3n(n+1)/2\)를 뺀다.
분자를 인수분해하면 \(n(2n^2+3n+1) = n(n+1)(2n+1)\)이다. 따라서
이고, 양변을 \(3\)으로 나누면 (4.9)를 얻는다.
\(n=5\)로 두 공식을 확인한다. \(1+2+3+4+5 = 15\)이고 \(5\cdot 6/2 = 15\)이다. \(1+4+9+16+25 = 55\)이고 \(5\cdot 6\cdot 11/6 = 55\)이다.
두 방법의 차이#
같은 결과를 두 번 얻었지만 두 방법의 성격은 다르다.
귀납법 |
망원합 |
|
|---|---|---|
출발점 |
공식이 이미 주어져 있어야 한다 |
항등식 (4.7), (4.10)만 있으면 된다 |
하는 일 |
주어진 공식을 확인한다 |
공식을 계산해 낸다 |
답을 모를 때 |
쓸 수 없다 |
쓸 수 있다 |
망원합 방법이 (4.9)를 얻는 과정에서 (4.6)을 필요로 했다는 점에도 유의한다. \(\sum k^3\)을 구하려면 같은 방식으로 \((k+1)^4 - k^4\)에서 출발하되 \(\sum k^2\)과 \(\sum k\)가 모두 필요하다. 차수를 하나씩 올려 가며 순서대로 얻는 구조이다.
5. 절댓값과 부등식#
정의 6 (절댓값)
실수 \(a\)에 대하여
를 \(a\)의 절댓값(absolute value)이라 한다.
(4.12)에서 두 경우 모두 \(|a| \ge 0\)이다. \(a \ge 0\)이면 \(|a| = a \ge 0\)이고, \(a < 0\)이면 3회 정리 6의 세 번째 항목에 의하여 양변에 \(-1\)을 곱할 때 부등호가 뒤집혀 \(-a > 0\)이기 때문이다.
다음 동치 관계가 이후 계속 쓰인다.
정리 12 (절댓값 부등식)
\(b \ge 0\)이라 하자. 그러면
증명. (4.13)은 동치 관계이므로 양방향을 각각 보인다.
(\(\Rightarrow\)) \(|a| \le b\)라 하자. 두 경우로 나눈다.
\(a \ge 0\)인 경우. (4.12)에 의하여 \(|a| = a\)이므로 \(a \le b\)이다. 또 \(b \ge 0\)이므로 \(-b \le 0 \le a\)이다. 두 부등식을 합치면 \(-b \le a \le b\)이다.
\(a < 0\)인 경우. (4.12)에 의하여 \(|a| = -a\)이므로 \(-a \le b\)이다. 양변에 \(-1\)을 곱하면 정리 6의 세 번째 항목에 의하여 부등호가 뒤집혀 \(a \ge -b\)이다. 또 \(a < 0 \le b\)이다. 두 부등식을 합치면 \(-b \le a \le b\)이다.
(\(\Leftarrow\)) \(-b \le a \le b\)라 하자. 두 경우로 나눈다.
\(a \ge 0\)인 경우. \(|a| = a\)이고 가정의 오른쪽 부등식이 \(a \le b\)이므로 \(|a| \le b\)이다.
\(a < 0\)인 경우. \(|a| = -a\)이다. 가정의 왼쪽 부등식 \(-b \le a\)의 양변에 \(-1\)을 곱하면 부등호가 뒤집혀 \(b \ge -a\), 즉 \(|a| \le b\)이다.
양방향이 모두 성립하므로 (4.13)은 동치이다.
정리 12는 절댓값이 든 하나의 부등식을 절댓값이 없는 두 부등식으로 바꾸어 준다. 절댓값은 경우를 나누어야 다룰 수 있는 대상이므로, 경우를 나누지 않고 다룰 수 있는 형태로 옮겨 두는 것이 유용하다.
마치며#
이번 회차에서는 자연수를 귀납 집합으로 정의하고, 수학적 귀납법의 원리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시그마 표기와 그 성질을 정리한 뒤 두 개의 합 공식을 유도하였다. 유도는 두 가지 방법으로 하였다. 귀납법은 답이 주어졌을 때 확인하는 방법이고, 망원합은 답을 모를 때에도 쓸 수 있는 방법이다.
이제 3회에서 미뤄 둔 문제로 돌아가자. 체 공리와 순서 공리만으로는 제곱해서 2가 되는 수의 존재를 보장할 수 없었다.
다음 회차에서는 실수의 세 번째 공리인 완비성 공리를 알아보도록 하자.
이어서
같은 회차의 실험: 4회 실험 · 두 개의 합 공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