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 극한과 연속#
이 회차
한 문장 |
\(\epsilon\)과 \(\delta\)의 순서를 정하는 것이 극한의 정의이다. |
출처 |
L9 |
파트 |
PART I — 무한을 담을 그릇 · 관통 질문: 넓이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
짝 실험 |
여기까지 극한 없이 왔다. 적분은 계단함수와 최소상계만으로 정의되었고, 단조함수가 적분 가능하다는 것도 유한한 계산과 아르키메데스 성질만으로 증명되었다. 1회에서 아르키메데스의 논증에 극한이 없다고 한 뒤로 그 말을 지켜 온 셈이다.
그런데 10회 4절에서 막혔다. 각 부분구간에서 최댓값과 최솟값의 차를 모두 더한 값 — 10회 (10.11)의 \(\sum_k \omega_k\) — 을 통제해야 하는데, 단조성이 없으면 그 합이 분할을 잘게 할수록 커질 수 있었다. 필요한 것은 “\(x\)와 \(y\)가 가까우면 \(f(x)\)와 \(f(y)\)도 가깝다”는 성질이다. 그러나 이 문장은 지금까지 정의된 어떤 것도 아니다. “가깝다”를 부등식으로 옮기지 않으면 이 성질을 쓸 수 없다.
이번 회차에서는 함수의 극한, 연속, 그리고 한쪽 극한을 정의해 보자.
1. 함수의 극한#
\(f(x) = 3x+1\)을 놓고 \(p = 2\) 근처를 본다. \(x\)를 \(2\)에 가져가면 \(f(x)\)가 \(7\)에 가까워진다. 이 말은 옳아 보인다.
문제는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져간다”도 “가까워진다”도 지금까지 정의한 적이 없다. 우리가 가진 것은 3회의 부등식과 4회의 절댓값뿐이며, 그 둘만으로 옮겨 쓸 수 있어야 쓸 수 있는 말이 된다.
옮겨 쓰려면 두 개의 양이 필요하다. 하나는 \(f(x)\)가 \(7\)에서 얼마나 떨어져도 되는지를 정하는 허용 오차이고, 다른 하나는 \(x\)가 \(2\)에서 얼마나 떨어져도 되는지를 정하는 범위이다. 앞의 것을 \(\epsilon\), 뒤의 것을 \(\delta\)라 쓴다. 두 기호 모두 양수이며, \(\delta\)는 이 회차에서 처음 등장한다.
여기서 결정적인 것은 둘 중 무엇이 먼저 주어지는가이다. 허용 오차가 먼저 주어지고 범위를 그다음에 찾는다. 이 순서가 정의의 전부이다.
정의를 적기 전에 전제를 하나 밝혀 둔다. \(f\)가 \(p\)를 포함하는 어떤 열린구간에서 정의되어 있다고 둔다. 다만 \(p\) 자신에서는 정의되어 있지 않아도 된다. 6회 정의 9에 의하여 정의역은 함수의 일부이므로 \(p\) 근처가 정의역에 들어 있어야 하지만, 아래 (11.1)의 조건이 \(x = p\)를 제외하므로 그 한 점은 빠져 있어도 무방하다.
정의 18 (함수의 극한)
\(f\)가 \(p\)를 포함하는 어떤 열린구간에서 정의되어 있다고 하자. 단, \(p\) 자신에서는 정의되어 있지 않아도 된다. 다음이 성립하면 \(x\)가 \(p\)로 갈 때 \(f\)의 극한(limit)이 \(A\)라 하고 \(\lim_{x \to p} f(x) = A\)라 쓴다.
임의의 \(\epsilon > 0\)에 대하여 어떤 \(\delta > 0\)이 있어서, \(0 < |x-p| < \delta\)인 모든 \(x\)에 대하여
가 성립한다.
정의 18을 양화사로 다시 쓰면 순서가 눈에 보인다. 2회 2절의 표기를 그대로 쓴다.
(11.2)에서 세 양화사가 나타나는 순서가 정의의 전부이다. 각각이 하는 일은 다음과 같다.
\(\epsilon\)이 먼저 주어진다. 우리가 고르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내미는 값이다
\(\delta\)는 그다음에 찾는다. 따라서 \(\delta\)가 \(\epsilon\)에 의존해도 된다. \(\epsilon\)이 작아지면 다른 \(\delta\)를 가져와도 된다
\(x\)는 조건을 만족하는 모든 \(x\)이다. 하나라도 벗어나면 그 \(\delta\)는 쓸 수 없다
(11.1)의 결론 부분은 절댓값이 든 부등식이고 부등호가 엄격하다. 4회 따름정리 1를 \(b = \epsilon\)에 적용하면 절댓값 없는 두 부등식으로 바뀐다.
(11.3)이 \(\epsilon\)이 실제로 그리는 그림이다. \(A\)를 가운데 두고 위아래로 \(\epsilon\)만큼 벌린 띠이며, \(f(x)\)가 그 띠 안에 들어와야 한다. 4회 5절에서 절댓값을 세우며 “앞으로 \(\epsilon\)이 등장하는 모든 서술이 이 형태를 쓴다”고 적은 것이 이 자리이다.
근방#
\(0 < |x-p| < \delta\)라는 조건이 앞으로 계속 나오므로 이름을 붙여 둔다.
정의 19 (근방)
\(p\)가 실수이고 \(\delta > 0\)일 때
를 \(p\)의 근방(neighborhood)이라 한다.
정의 19을 쓰면 (11.1)의 조건은 “\(x\)가 \(N(p;\delta)\)에 속하고 \(x \ne p\)이다”가 된다. 어떤 성질이 \(p\) 근처에서 성립한다고 말할 때 그 “근처”를 가리키는 말이 이것이다.
이름을 따로 붙이는 이유는 \(\delta\)가 결론에 남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delta>0\)이 있어서 \(0<|x-p|<\delta\)인 모든 \(x\)에서 …”라는 긴 조건절이 반복되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그런 \(\delta\)가 있다는 사실이지 그 값이 아니다. 근방이라는 말을 쓰면 “\(p\)의 어떤 근방에서 …”로 줄어든다.
\(\delta\)의 크기에는 제한이 없다. \(N(2; 0.001)\)도 근방이고 \(N(2; 100)\)도 근방이다. 근방이 작아야 한다는 조건은 정의에 들어 있지 않으며, 필요할 때 \(\delta\)를 줄이는 것은 우리가 하는 일이다.
극한값은 하나뿐이다#
\(\lim_{x\to p} f(x) = A\)라는 표기를 쓰려면 확인할 것이 하나 있다. \(A\)가 하나뿐인가. 조건을 만족하는 값이 둘이라면 이 표기는 어느 것을 가리키는지 정하지 못한다. 3회 보조정리 1에서 덧셈 역원에 대해, 5회 정리 15에서 최소상계에 대해 같은 확인을 했다.
정리 33 (극한값의 유일성)
\(\lim_{x\to p} f(x) = A\)이고 \(\lim_{x\to p} f(x) = B\)이면 \(A = B\)이다.
증명. \(\epsilon > 0\)이 주어졌다.
극한이 \(A\)이므로 정의 18을 허용 오차 \(\epsilon/2\)에 적용하면 \(\delta_1 > 0\)이 있어서 \(0<|x-p|<\delta_1\)에서 \(|f(x)-A| < \epsilon/2\)이다. 극한이 \(B\)이므로 같은 방식으로 \(\delta_2 > 0\)이 있어서 \(0<|x-p|<\delta_2\)에서 \(|f(x)-B| < \epsilon/2\)이다.
\(\delta = \min\{\delta_1, \delta_2\}\)라 두면 \(\delta > 0\)이고, \(0<|x-p|<\delta\)이면 두 부등식이 함께 성립한다.
그런 \(x\)가 실제로 있다. 순서에 유의한다. 먼저 \(\delta\)를 줄이고 그다음에 점을 고른다. \(f\)가 \(p\)를 포함하는 열린구간에서 (\(p\) 자신은 빼고) 정의되어 있으므로 어떤 \(\eta > 0\)이 있어서 \(N(p;\eta)\)가 그 구간에 들어 있다. 더 작은 \(\delta\)에서도 위의 두 부등식은 그대로 성립하므로 \(\delta\)를 \(\min\{\delta, \eta\}\)로 바꾸어도 된다. 그러면 \(x = p + \delta/2\)는 \(p\)와 다르고 \(N(p;\eta)\)에 속하므로, \(0 < |x-p| < \delta\)를 만족하면서 그 점에서 \(f\)가 정의되어 있다. 그런 \(x\)를 하나 잡는다.
\(A - B = \bigl(A - f(x)\bigr) + \bigl(f(x) - B\bigr)\)이므로 5회 정리 18에 의하여
이다.
(11.4)가 모든 \(\epsilon > 0\)에 대하여 성립한다. 9회 보조정리 2를 \(A' = |A-B|\)와 \(B' = 0\)에 적용하면 \(|A-B| \le 0\)이다. 절댓값은 \(0\) 이상이므로 \(|A-B| = 0\)이고, 4회 정의 6에 의하여 \(A = B\)이다.
정리 33이 있어야 \(\lim_{x\to p} f(x)\)라는 표기가 뜻을 갖는다. 그리고 증명의 마지막 단계가 9회에서 세운 보조정리 그대로라는 점에 유의한다. 그때는 상적분과 하적분을 다루던 논법이었고 여기서는 극한을 다루지만, “\(\epsilon\)이 임의였으므로 \(\epsilon\)을 뺀다”는 조작은 같다.
흔한 오해 — \(\delta\)를 먼저 정하는 것
(11.2)의 양화사 순서를 바꾸어
로 읽으면 전혀 다른 명제가 된다. 하나의 \(\delta\)가 모든 \(\epsilon\)을 감당해야 하므로, 그 근방 안에서 \(f(x) = A\)이기를 요구하는 셈이다. 상수함수 말고는 이 조건을 만족하기 어렵다.
2회 (2.5)와 (2.6)이 같은 구분이었다. (2.5)는 참이고 (2.6)은 거짓인데, 두 명제의 차이는 양화사의 순서뿐이었다. 8회 정리 25의 \(\epsilon\)과 계단함수에 대해서도 같은 지적을 하였다.
\(\epsilon\)이 먼저이다. \(\delta\)는 그 \(\epsilon\)을 보고 고른다.
흔한 오해 — \(x = p\)를 포함시키는 것
(11.1)의 조건은 \(|x-p| < \delta\)가 아니라 \(0 < |x-p| < \delta\)이다. 왼쪽 부등식이 \(x = p\)를 제외한다.
극한은 \(p\)에서의 값을 보지 않는다. \(f(p)\)가 무엇이든, 심지어 \(f\)가 \(p\)에서 정의되어 있지 않아도 극한은 정해질 수 있다.
1회 2절에서 이 조건이 왜 필요한지 이미 보았다. 1회 (1.1)의 할선 기울기는 두 점이 같아지는 순간 분모가 \(0\)이 되어 값을 잃었다. 그 자리에서 값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그 근처의 거동만 묻는 방법이 필요했고, (11.1)의 왼쪽 부등식이 그 요구를 정확히 표현한다.
2. 구체적인 예#
정의를 세웠으니 정의가 요구하는 일을 실제로 해 본다. \(\epsilon\)을 받아 \(\delta\)를 내놓는 것이 그 일이다. 두 번 해 보면 무엇이 쉽고 무엇이 어려운지 갈린다.
예제 6 (일차함수의 극한)
\(f(x) = 3x+1\), \(p = 2\), \(A = 7\)일 때 \(\lim_{x\to 2} f(x) = 7\)이다.
\(\epsilon > 0\)이 주어졌다. 결론에 나올 양을 먼저 정리한다.
마지막 등호에서 4회 따름정리 2을 썼다. \(|3x-6| = |3|\,|x-2| = 3|x-2|\)이다.
(11.5)에 의하여 \(|f(x)-7| < \epsilon\)은 \(3|x-2| < \epsilon\)과 같은 말이고, 양변에 \(1/3 > 0\)을 곱하면 3회 정리 6의 두 번째 항목에 의하여 부등호의 방향이 유지되어 \(|x-2| < \epsilon/3\)이다. 따라서
으로 두면 (11.1)이 성립한다.
구체적인 값으로 확인한다. \(\epsilon = 0.01\)이면 \(\delta = 1/300\)이다. \(|x-2| < 1/300\)인 \(x\)에 대하여 (11.5)에 의하여 \(|f(x)-7| = 3|x-2| < 3 \cdot \frac{1}{300} = 0.01\)이다. \(\delta\)가 \(\epsilon\)의 정확히 \(1/3\)인 이유는 이 함수의 기울기가 \(3\)이기 때문이다. 입력의 오차가 출력에서 세 배로 확대되므로, 출력을 \(\epsilon\) 안에 두려면 입력을 \(\epsilon/3\) 안에 두어야 한다.
다음 예는 사정이 다르다.
예제 7 (이차함수의 극한)
\(f(x) = x^2\), \(p = 3\), \(A = 9\)일 때 \(\lim_{x\to 3} f(x) = 9\)이다.
같은 방식으로 시작한다.
등호는 \(x^2 - 9 = (x-3)(x+3)\)에 4회 따름정리 2을 적용한 것이다. 두 인수의 부호를 모르는 채로 쪼갤 수 있다는 것이 그 따름정리의 쓸모였다.
여기서 (11.5)와 갈린다. (11.7)의 오른쪽에 \(x\)가 두 번 나온다. \(|x-3|\)은 우리가 조절하려는 양이지만 \(|x+3|\)은 \(x\)에 따라 변하는 값이므로, 이 상태로는 \(\delta\)를 정할 수 없다.
방법은 \(|x+3|\)을 먼저 어떤 수 아래로 묶어 두는 것이다. 그러려면 \(x\)의 범위를 미리 제한해야 한다. \(|x-3| < 1\)이라 두자.
(11.8)의 첫 번째 함의는 4회 따름정리 1이고, 두 번째는 3회 정리 6의 첫 번째 항목이다. \(2 < x < 4\)의 각 변에 \(3\)을 더하면 \(5 < x+3 < 7\)이므로 \(|x+3| < 7\)이다.
이제 (11.7)에 (11.8)을 넣으면 \(|x-3| < 1\)인 범위에서 \(|x^2-9| < 7|x-3|\)이다. 여기서 \(7|x-3| < \epsilon\)이 되게 하려면 \(|x-3| < \epsilon/7\)이면 된다. 두 제한을 함께 만족시켜야 하므로
로 둔다. 두 값 중 작은 것을 택하는 것은 유일성 증명에서 \(\min\{\delta_1,\delta_2\}\)를 택한 것과 같은 이유이다. 조건이 둘이면 둘 다 만족해야 한다.
구체적인 값으로 확인한다. \(\epsilon = 0.01\)이면 \(\epsilon/7 = 1/700\)이 \(1\)보다 작으므로 \(\delta = 1/700\)이다. \(x = 3 + \frac{1}{700}\)에서
이므로 \(|x^2-9| = 0.008573469\ldots\)이고, 이 값은 \(0.01\)보다 작다.
이 \(\delta\)가 통하는 가장 큰 값은 아니다. (11.8)에서 \(|x+3| < 7\)이라 눌렀는데 실제로 \(x\)가 \(3\) 근처이면 \(|x+3|\)은 \(6\)에 가깝다. 그만큼 헐겁게 잡은 것이다. 그러나 정의 18은 조건을 만족하는 \(\delta\)가 하나 있으면 된다고 말할 뿐 최선의 \(\delta\)를 요구하지 않는다.
흔한 오해 — \(\delta\)가 \(\epsilon\)에만 의존한다고 생각하는 것
두 예를 나란히 두면 차이가 보인다. (11.6)의 \(\delta = \epsilon/3\)에는 \(p\)가 들어 있지 않다. 그러나 (11.9)의 \(\delta = \min\{1, \epsilon/7\}\)에 있는 \(7\)은 \(p = 3\)에서 나온 값이다.
같은 함수 \(x^2\)을 \(p = 10\)에서 보면 달라진다. \(|x-10| < 1\)이면 \(9 < x < 11\)이므로 \(|x+10| < 21\)이고, \(\delta = \min\{1, \epsilon/21\}\)이 된다. \(\epsilon = 0.01\)에서 두 값을 나란히 적으면 \(p=3\)에서 \(1/700\)이고 \(p=10\)에서 \(1/2100\)이다. 같은 오차를 지키는 데 세 배 좁은 범위가 필요하다.
\(\delta\)는 \(\epsilon\)과 \(p\) 두 값에 의존한다. 이것은 정의가 허용하는 일이다. (11.2)에서 \(\delta\)를 고르는 자리가 \(\epsilon\) 뒤이고, \(p\)는 그 전에 이미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절이 보여 준 것은 정의가 요구하는 작업의 모양이다. 극한을 확인한다는 것은 값을 계산하는 일이 아니라, \(\epsilon\)을 받아 \(\delta\)를 내놓는 규칙을 하나 만드는 일이다.
3. 연속#
2절의 두 예에서 \(f(3)\)과 \(f(2)\)를 한 번도 쓰지 않았다. (11.1)이 \(x = p\)를 제외했으므로 쓸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두 예에서 극한값은 공교롭게도 함숫값과 같다. \(f(x) = x^2\)의 \(x \to 3\) 극한이 \(9\)이고 \(f(3)\)도 \(9\)이다. 이것이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p\)에서 값이 다르게 정의된 함수를 만들면 극한은 그대로이고 함숫값만 달라진다.
그러므로 극한값과 함숫값이 같은 경우를 따로 부를 이름이 필요하다.
정의 20 (연속)
\(f\)가 \(p\)를 포함하는 어떤 열린구간에서 정의되어 있다고 하자.
일 때 \(f\)가 점 \(p\)에서 연속(continuous)이라 한다.
(11.10)을 \(\epsilon\)과 \(\delta\)로 직접 풀어 쓰면 다음이 된다. 임의의 \(\epsilon>0\)에 대하여 어떤 \(\delta>0\)이 있어서
이다. (11.11)에는 (11.1)에 있던 \(0 < |x-p|\) 조건이 없다. \(x = p\)를 넣으면 \(|f(p)-f(p)| = 0 < \epsilon\)이 저절로 성립하므로 그 경우를 빼 둘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정의 20는 짧아 보이지만 세 가지를 동시에 요구한다.
첫째, \(f(p)\)가 정의되어 있어야 한다. (11.10)의 오른쪽이 뜻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극한이 존재해야 한다. (11.10)의 왼쪽이 뜻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두 값이 같아야 한다. 앞의 둘이 모두 성립해도 값이 다르면 연속이 아니다.
구간에서의 연속#
지금까지 정의한 것은 한 점에서의 연속이다. 그런데 우리가 다루려는 것은 구간 위의 함수이므로, 구간 전체에 대한 말로 옮겨야 한다.
열린구간 \((a,b)\)의 모든 점에서 연속이면 \(f\)가 그 구간에서 연속이라 한다. 여기에는 새로운 것이 없다. 점마다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며, 점이 달라지면 \(\delta\)도 달라져도 된다.
닫힌구간 \([a,b]\)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끝점 \(a\)에서는 \(a\)보다 작은 쪽에 정의역이 없으므로 (11.11)의 조건을 만족하는 \(x\)를 양쪽에서 가져올 수 없다. 한쪽에서만 다가가는 형태로 조건을 고쳐야 하며, 그 서술은 4절에서 정확히 적는다.
적분 가능성과의 대비#
10회에서 두 번 남긴 문장이 여기서 정확한 뜻을 얻는다.
\([0,2]\)에서 \(x < 1\)이면 값이 \(0\)이고 \(x \ge 1\)이면 값이 \(1\)인 함수를 보자. 이 함수는 7회 정의 12의 계단함수이므로 적분 가능하고, 적분값이 \(1\)이다. 그런데 \(x = 1\)에서 연속이 아니다. \(\epsilon = 1/2\)로 두면 \(f(1) = 1\)인데 \(1\)보다 조금 작은 \(x\)에서 \(f(x) = 0\)이므로 \(|f(x) - f(1)| = 1\)이고, 어떤 \(\delta\)를 잡아도 그런 \(x\)가 근방 안에 있기 때문이다.
값이 뛰는 것 자체는 적분을 막지 않는다. 10회 1절의 흔한 오해 상자가 말한 것이 이것이며, 이제 “뛴다”는 말을 연속이 아니라는 말로 정확히 옮길 수 있다.
반대로 10회 예제 5의 디리클레 함수는 어느 점에서도 연속이 아니다. \(\epsilon = 1/2\)로 두고 아무 점 \(p\)와 아무 \(\delta > 0\)을 잡자. \(p\) 자신을 피해야 하므로 \(p\)의 한쪽만 본다. \(p\)가 \([a,b)\)의 점이라 하고, 필요하면 \(\delta\)를 줄여 \(p + \delta \le b\)가 되게 한다. 그러면 열린구간 \((p,\ p+\delta)\)는 정의역 안에 있고, 그 점은 모두 \(0 < |x-p| < \delta\)를 만족하면서 \(p\)와 다르다. (\(p = b\)이면 왼쪽 구간 \((p-\delta,\ p)\)를 같은 방식으로 잡는다.) 10회 보조정리 4에 의하여 이 구간 안에 유리수와 무리수가 모두 있으므로 함숫값 \(1\)과 \(0\)이 함께 나타난다. 두 값이 모두 어떤 \(A\)에서 \(1/2\) 미만 떨어져 있다면, 5회 정리 18에 의하여
이 되어 모순이다. 따라서 어떤 점에서도 극한이 존재하지 않고, 2회 정리 2의 형태로 말하면 연속인 점이 하나도 없다.
적분 가능한데 연속이 아닌 함수가 있고, 연속인 점이 하나도 없으면서 적분 불가능한 함수도 있다. 두 성질은 서로 다른 것을 재고 있다.
흔한 오해 — 극한이 존재하면 연속이라고 생각하는 것
극한의 존재는 세 조건 중 둘째일 뿐이다. 셋째가 깨질 수 있다.
\(x \ne 0\)에서 \(f(x) = 0\)이고 \(f(0) = 1\)인 함수를 보자. \(x \ne 0\)인 모든 \(x\)에서 \(f(x) = 0\)이므로 어떤 \(\epsilon > 0\)에 대해서도 \(\delta\)를 아무것이나 잡으면 \((11.1)\)이 성립하고, 따라서 \(\lim_{x\to 0} f(x) = 0\)이다.
그런데 \(f(0) = 1\)이므로 (11.10)의 양변이 \(0\)과 \(1\)로 다르다. \(\epsilon = 1/2\)로 두면 (11.11)이 \(x = 0\)에서 이미 깨진다. \(|f(0) - f(0)|\)이 아니라 \(|f(x) - f(0)|\)을 보아야 하는데, \(x \ne 0\)에서 그 값이 \(1\)이기 때문이다.
극한은 \(p\)에서의 값을 보지 않고, 연속은 그 값을 다시 불러온다.
4. 한쪽 극한과 무한 극한#
3절에서 미룬 끝점 문제를 처리한다. 그리고 함숫값이 어떤 수로 다가가지 않는 경우에도 쓸 수 있는 표기를 정해 둔다.
정의 21 (한쪽 극한)
임의의 \(\epsilon>0\)에 대하여 어떤 \(\delta>0\)이 있어서
이면 \(A\)를 \(p\)에서의 우극한(right-hand limit)이라 하고 \(\lim_{x\to p+} f(x) = A\)라 쓴다. 마찬가지로
이면 \(A\)를 좌극한(left-hand limit)이라 하고 \(\lim_{x\to p-} f(x) = A\)라 쓴다.
(11.12)와 (11.13)은 (11.1)에서 \(x\)의 범위를 한쪽으로만 제한한 것이다. \(0 < |x-p| < \delta\)가 \(p-\delta < x < p\)와 \(p < x < p+\delta\) 두 부분으로 갈리며, 각각을 따로 요구한 것이 한쪽 극한이다.
이제 3절에서 미룬 것을 적을 수 있다. 끝점에서는 정의역이 있는 쪽에서만 다가가면 된다.
정의 22 (구간에서의 연속)
\(f\)가 열린구간 \((a,b)\)의 모든 점에서 연속이면 \(f\)가 \((a,b)\)에서 연속이라 한다.
\(f\)가 \((a,b)\)의 모든 점에서 연속이고, \(\lim_{x\to a+} f(x) = f(a)\)이며, \(\lim_{x\to b-} f(x) = f(b)\)이면 \(f\)가 닫힌구간 \([a,b]\)에서 연속이라 한다.
끝점의 조건에 이름을 붙여 둔다. \(\lim_{x\to p+} f(x) = f(p)\)이면 \(f\)가 \(p\)에서 우연속(right-continuous)이라 하고, \(\lim_{x\to p-} f(x) = f(p)\)이면 좌연속(left-continuous)이라 한다. 정의 22의 둘째 문장은 \(f\)가 내부에서 연속이고 왼쪽 끝에서 우연속이며 오른쪽 끝에서 좌연속이라는 뜻이다.
양쪽 극한이 있으면 한쪽 극한도 있다. \(\lim_{x\to p} f(x) = A\)라 하자. \(\epsilon>0\)이 주어지면 (11.1)이 주는 \(\delta\)를 그대로 쓸 수 있다. \(p < x < p+\delta\)이면 \(0 < |x-p| < \delta\)이므로 (11.1)의 결론이 그대로 (11.12)의 결론이 되기 때문이다. 좌극한도 같다. 따라서 내부의 점에서 연속이면 그 점에서 우연속이면서 좌연속이다.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우극한과 좌극한이 모두 있어도 두 값이 다르면 극한이 없다. 3절의 계단함수가 그 예이다. \(x=1\)에서 좌극한은 \(0\)이고 우극한은 \(1\)이며, 그래서 극한이 존재하지 않는다.
정의 23 (무한 극한)
임의의 실수 \(M\)에 대하여 어떤 \(\delta>0\)이 있어서
이면 \(\lim_{x\to p} f(x) = +\infty\)라 쓴다.
임의의 \(\epsilon>0\)에 대하여 어떤 실수 \(X\)가 있어서
이면 \(\lim_{x\to +\infty} f(x) = A\)라 쓴다.
\(+\infty\)는 수가 아니다. (11.14)는 \(f(x)\)가 어떤 수에 가까워진다는 뜻이 아니라 어떤 수보다도 커진다는 뜻이며, 그래서 \(\epsilon\)이 있던 자리에 \(M\)이 들어갔다. 같은 이유로 무한 극한에는 유일성을 논하지 않는다. (11.15)에서는 반대로 \(x\) 쪽이 커지므로 \(\delta\)가 있던 자리에 \(X\)가 들어갔다.
네 정의를 나란히 두면 형태가 하나이다. 오차 조건이 먼저 주어지고 범위 조건을 나중에 찾는다. 어느 쪽을 오차라 부르고 어느 쪽을 범위라 부르는지만 바뀐다.
마치며#
이번 회차에서는 극한을 정의하였다. 정의의 내용은 “\(\epsilon\)이 주어지면 그에 맞는 \(\delta\)가 있다”이며, 두 기호가 등장하는 순서가 정의의 전부이다. \(\epsilon\)이 먼저이고 \(\delta\)가 나중이다. 순서를 바꾸면 다른 명제가 되며, 2회 (2.5)와 (2.6)에서 이미 같은 구분을 보았다.
정의가 요구하는 작업을 두 번 해 보았다. \(f(x) = 3x+1\)에서는 \(\delta = \epsilon/3\)으로 \(p\)가 들어가지 않았고, \(f(x) = x^2\)에서는 \(p=3\)에서 \(\epsilon/7\)이고 \(p=10\)에서 \(\epsilon/21\)이었다. \(\delta\)는 \(\epsilon\)과 \(p\) 두 값에 의존한다. 이 사실은 정의가 허용하는 것이며, 지금은 적어 두기만 한다.
그다음 극한값과 함숫값이 같은 경우를 연속이라 이름 붙였다. 이것으로 10회에서 “이 강의는 아직 그 말을 정의하지 않았다”고 남긴 자리가 채워졌다. 값이 뛰는 계단함수는 적분 가능하지만 연속이 아니고, 디리클레 함수는 어느 점에서도 연속이 아니면서 적분 불가능하다. 두 성질이 서로 다른 것을 잰다.
그러나 정의를 세운 것만으로는 아직 아무것도 계산할 수 없다. \(f+g\)의 극한이 무엇인지, 두 연속함수의 곱이 연속인지 하나도 확인하지 않았다. 함수마다 \(\epsilon\)과 \(\delta\)를 처음부터 다시 다루어야 한다면 정의는 쓸모가 없다.
다음 회차에서는 극한의 기본 정리들을 증명하도록 하자.
이어서
같은 회차의 실험: 11회 실험 · ε과 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