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장 · 표시가 없는 문제#
이 장
도입#
금요일 저녁, 지영은 부동산에서 종이 두 장을 받았다. 한 장에는 “전세 \(2\)억”, 다른 한 장에는 “보증금 \(2{,}000\)만 / 월세 \(70\)만”이라고 적혀 있다. 종이 어디에도 비율이라는 말은 없다. 복리도, 기회비용도, 일차방정식도 없다. 주어진 것은 몇 개의 수치와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물음뿐이다.
이 책의 문제들은 지금까지 도구 표시를 달고 있었다. 제12장 아래에 놓인 문제는 지수법칙으로 풀었고, 제31장 아래에 놓인 문제는 미분해서 \(0\)으로 놓았다. 장 제목이 사용할 도구를 지정하는 역할을 했다. 그것은 학습 과정에서 필요한 장치였으나, 부동산에서 받아 온 종이에는 그런 장치가 없다.
이 장의 문제에는 도구 표시가 없다. 어느 장에서 배운 것을 사용해야 하는지 문제가 알려 주지 않는다. 모형화 다섯 단계도 미리 채워져 있지 않다. 상황을 읽고, 무엇을 모르는지 정하고, 무엇을 아는지 골라내고, 둘을 잇는 식을 세우고, 그 식이 어느 장의 도구인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이것이 이 장의 과제이다.
표시가 없다는 것은 도구가 새롭다는 뜻이 아니다. 사용할 도구는 여전히 이 책 안에 있고, 대부분은 제1부와 제2부의 것이다. 달라지는 것은 도구를 선택하는 주체뿐이다. 선택의 기준은 학습으로 익힐 수 있다. 다음 두 절이 그 기준을 정리한다.
도구를 고르는 기준 — 네 가지 물음#
상황을 읽은 뒤 다음 네 가지를 먼저 확인한다. 네 물음의 답이 정해지면 사용할 도구가 대부분 결정된다.
물음 |
구분 기준 |
왼쪽이면 |
오른쪽이면 |
|---|---|---|---|
① 총량인가, 변화인가 |
“얼마인가” / “얼마나 빨리 바뀌는가” |
사칙연산·비율(제6장) |
|
② 한 시점인가, 기간인가 |
“지금 잔액” / “\(1\)년 동안” |
그대로 읽는다 |
|
③ 곱으로 쌓이는가, 더하기로 쌓이는가 |
“매년 \(3\%\)씩” / “매년 \(30\)만 원씩” |
||
④ 맞아떨어지는 점인가, 가장 큰 값인가 |
“언제 같아지는가” / “언제 최대인가” |
미분해서 \(0\)(제31장) |
① 총량인가, 변화인가#
“전기요금이 \(8\)만 원이다”와 “전기요금이 오르고 있다”는 서로 다른 종류의 문장이다. 앞은 값이고 뒤는 기울기다. 값을 묻는 물음에 도함수를 적용하면 답이 나오지 않고, 기울기를 묻는 물음에 값만 계산해도 답이 되지 않는다.
구분 기준은 문장에 “한 개 더”에 해당하는 표현이 있는지이다. “한 잔 더 팔면 얼마가 남는가”, “\(1\)킬로와트시를 더 쓰면 얼마를 더 내는가”, “\(1\)년 더 늦추면 연금이 얼마나 늘어나는가” — 이런 물음은 전부 변화율이고, 경제학에서는 여기에 한계(marginal)라는 이름을 붙인다. 한계비용은 한 단위 더 만들 때 늘어나는 비용이고, 한계수입은 한 단위 더 팔 때 늘어나는 수입이다. “한계”라는 표현이 있으면 도함수를 사용한다.
② 한 시점인가, 기간인가#
“통장 잔액 \(500\)만 원”과 “월급 \(300\)만 원”은 단위부터 다르다. 앞은 어느 한 순간에 측정되는 양이고(스톡), 뒤는 기간이 있어야 뜻이 정해지는 양이다(플로우). 월급에서 “월”을 떼면 \(300\)만 원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해지지 않지만, 잔액에는 뗄 기간이 없다.
플로우를 기간에 걸쳐 모으면 스톡이 된다. 매달 \(300\)만 원을 \(12\)달 받으면 \(3{,}600\)만 원이 쌓인다. 흘러드는 양이 일정하면 곱셈으로 계산되고, 흘러드는 양이 시간에 따라 달라지면 그것이 정적분이다. 반대로 스톡의 변화 속도를 물으면 도함수다. 적분과 미분은 스톡과 플로우를 서로 변환하는 두 방향이며, 이렇게 정리해 두면 어느 쪽을 사용할지 판단할 수 있다.
③ 곱으로 쌓이는가, 더하기로 쌓이는가#
이 물음이 실제 문제에서 가장 자주 구분을 요구한다. 매년 같은 금액이 붙으면 일차식이고, 매년 같은 비율이 붙으면 지수함수다.
물가, 이자, 인구, 감가, 유행 — “\(\%\)”라는 기호를 달고 반복되는 양은 대부분 오른쪽에 해당한다. 그리고 오른쪽이면 “언제”를 묻는 순간 로그가 필요해진다. \(1.03^t = 2\) 를 \(t\) 에 대해 푸는 방법은 로그뿐이다.
④ 맞아떨어지는 점인가, 가장 큰 값인가#
“언제 본전인가”, “몇 개를 팔아야 적자가 아닌가”, “두 요금제가 같아지는 통화량은” — 이런 물음은 전부 양쪽을 식으로 쓰고 등호로 잇는 것이다. 미지수가 하나면 일차·이차방정식, 조건이 둘이면 연립방정식이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균형도 두 식을 등호로 이은 것이다.
반면 “가장”, “최대”, “최적”이 들어가면 방정식이 아니라 최적화다. 목표를 미지수 하나의 함수로 쓰고, 미분해서 \(0\) 으로 놓는다. 여기서 빈번한 오류는 무엇을 최대로 할지 정하지 않고 계산을 시작하는 것이다. 매출을 최대로 하는 가격과 이윤을 최대로 하는 가격은 다르다. 이 장의 문제 11에서 두 값이 실제로 다르게 나온다.
네 물음은 대개 겹친다#
현실의 문제는 하나만 묻지 않는다. “물가를 감안하면 이 대출의 실질 부담이 \(8\)년 뒤 얼마인가”는 ②(기간)와 ③(곱으로 쌓임)이 겹친 물음이고, “수수료가 오르면 값이 얼마나 오르고 그때 소비자가 잃는 것은 얼마인가”는 ④(균형)와 ②(누적)가 겹친 물음이다. 겹칠 때는 순서대로 하나씩 처리한다. 균형을 먼저 구하고, 구한 균형점으로 넓이를 계산하는 순서이다. 한 번에 모두 세우면 식이 복잡해져 오류가 생긴다.
문장에서 도구로 바로 연결되는 대응도 정리해 둔다. 예외 없는 규칙은 아니지만 도구를 처음 고르는 기준으로는 충분하다.
문장에 이런 말이 있으면 |
대개 이 도구다 |
|---|---|
“몇 퍼센트”, “\(\sim\)당”, “\(\sim\) 대비”, “인상률” |
비율(제6장) |
“매년 \(\bigcirc\%\)씩”, “복리”, “물가”, “감가” |
지수(제12장) |
“몇 년 걸리나”, “언제 두 배”, “언제 절반” |
로그(제22장) |
“언제 본전”, “손익분기”, “같아지는 지점” |
|
“최소 몇 개”, “\(\sim\) 이상이면”, “넘으려면” |
부등식(제11장) |
“두 조건을 동시에”, “균형”, “만나는 점” |
연립방정식(제18장) |
“한 개 더”, “한계”, “속도”, “기울기” |
|
“가장 큰”, “최적”, “얼마로 정해야” |
최대·최소(제31장) |
“모두 합쳐서”(변하는 양을), “누적”, “총” |
정적분(제33장) |
도구를 적용하기 전에 — 단위, 기준, 시점#
도구를 옳게 골라도 재료를 잘못 넣으면 답이 틀린다. 실제 문제에서 답을 틀리게 만드는 원인은 대개 계산의 난도가 아니라 다음 세 가지다.
기준량을 정한다. \(\%\) 는 항상 무언가에 대한 비율이다. “\(20\%\) 할인 후 \(20\%\) 인상”이 원래 값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두 \(20\%\) 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10{,}000\) 원에서 \(20\%\) 를 깎으면 \(8{,}000\) 원, 거기서 \(20\%\) 를 올리면 \(9{,}600\) 원이다. 문제를 읽은 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이 퍼센트는 무엇에 대한 퍼센트인가” 이다.
명목과 실질을 구분한다. 명목은 그 시점의 돈 액수 그대로이고, 실질은 물가로 나눠 물건 기준으로 고친 값이다. \(10\)년 전 월급 \(200\)만 원과 지금 월급 \(260\)만 원을 그대로 비교하면 \(30\%\) 올랐지만, 그동안 물가가 \(40\%\) 올랐다면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의 양은 오히려 줄었다. 규칙은 하나다.
돈이 다른 시점에 놓여 있으면 항상 이 물음을 먼저 확인한다. 반대로 같은 시점의 두 금액을 비교할 때는 물가로 나눠도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 같은 수로 나누기 때문이다.
스톡과 플로우를 섞지 않는다. 잔액에 월급을 더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잔액과 월급을 나란히 놓고 “어느 쪽이 큰가”를 묻는 것은 성립하지 않는다. 단위가 다르면 비교가 성립하지 않는다. 비교하려면 한쪽을 다른 쪽 단위로 옮겨야 한다 — 월급에 기간을 곱해 쌓아 스톡으로 만들거나, 잔액에 이자율을 곱해 플로우로 만든다.
부호를 미리 정한다. 특히 탄력성 — 어떤 값이 \(1\%\) 변할 때 다른 값이 몇 \(\%\)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수 — 은 부호에서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값이 오르면 수요가 줄기 때문에 음수다. 관례상 절댓값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계산 도중에 부호를 잃으면 결론이 반대로 나온다. 절댓값을 쓸 것인지 부호를 살릴 것인지 처음에 정하고 계산 전체에서 일관되게 유지한다.
수학적 모형의 한계#
여기서부터가 이 장의 결론이자 제4부 전체의 결론이다. 앞의 여섯 장에서 물가를 다루고, 복리를 다루고, 균형을 세우고, 탄력성을 재고, 한계를 미분하고, 잉여를 적분했다. 그 모든 계산이 공통으로 하지 않는 일이 다섯 가지 있다.
모형은 가정 위에서만 성립한다#
제40장에서 수요곡선을 직선으로 그렸다. 그것은 세상이 직선이어서가 아니라 직선이 다루기 쉽기 때문이다. 이 장의 문제 7에서 중고차 값이 매년 정확히 \(20\%\) 씩 빠진다고 놓는데, 실제 중고차는 첫해에 훨씬 크게 빠진다. 문제 9에서 노동시장을 완전경쟁으로 놓지만, 동네 편의점 시장이 완전경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가정이 틀렸다는 뜻이 아니다. 가정이 있다는 사실을 누락하는 것이 문제다. 계산 결과를 진술할 때는 항상 앞에 조건절이 붙어야 한다. “수요가 직선이고 다른 조건이 그대로라면, 고용은 \(20\%\) 줄어든다.” 조건절을 제거하면 계산은 예측이 아니라 단정이 되고, 그 단정은 대개 성립하지 않는다.
데이터가 없으면 식도 없다#
문제 13이 이것만 다룬다. 미지수를 정하고 식을 세우는 데까지는 수학이 담당하지만, 그 식에 넣을 숫자는 수학이 만들어 주지 않는다. 좌석 이용률을 모르면 스터디카페의 매출을 계산할 방법이 없다. 없는 숫자를 임의의 값으로 채우고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답을 내는 것은, 정밀해 보이는 답을 만드는 일이지 정확한 답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이럴 때 수학이 담당할 수 있는 일은 따로 있다. 모르는 것의 개수를 줄이고, 그 하나의 임계값을 정확히 확정하는 것이다. “이 사업 될까?”라는 대답 불가능한 물음을 “좌석당 하루 \(1.27\)시간이 나오는가?”라는 관찰 가능한 물음으로 바꾸는 것이 계산의 성과이다.
상관과 인과는 다르다#
제26장에서 배운 기울기는 “\(x\) 가 변할 때 \(y\) 가 함께 얼마나 변했는가”를 측정한다. 그 이상은 측정하지 않는다. 최저임금을 올린 지역에서 고용이 늘었다는 자료를 얻었다고 하자.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늘린 것일 수도 있고, 경기가 좋아서 임금도 오르고 고용도 늘었을 수도 있다. 두 경우의 기울기는 동일하게 나온다.
이 책의 어떤 계산도 둘을 구분하지 못한다. 미분도, 적분도, 회귀선도 구분하지 못한다. 인과를 판별하려면 계산이 아니라 비교할 대조군이 필요하고, 그것은 실험 설계와 통계적 추론의 영역이다. 그러므로 “이 식에 따르면 \(A\) 가 \(B\) 의 원인이다”라는 문장은 거의 언제나 과잉 해석이다. 식이 제공한 정보는 “\(A\) 와 \(B\) 가 함께 움직였다”까지다.
평균은 개인을 말해주지 않는다#
이 장의 문제 9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면 지역 전체의 임금소득이 \(12\%\) 줄어든다는 답이 나온다. 그 내부를 보면, 계속 일하는 사람의 시급은 \(10\%\) 올랐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의 소득은 \(100\%\) 줄었다. \(-12\%\) 라는 하나의 수는 이 두 경우를 구분하지 못한다.
문제 12의 평균단가도 같다. \(450\)킬로와트시를 쓴 집의 평균단가는 \(182.6\)원인데, 한 킬로와트시를 더 쓸 때 실제로 내는 돈은 \(307\)원이다. 평균은 지나온 모든 구간을 합쳐 하나로 만든 값이므로, 지금 시점의 결정에는 적합하지 않다. 제42장에서 구한 잉여의 총합도 마찬가지다. 총 잉여가 늘어도 일부 주체는 손실을 본다. 총합과 평균은 분포 정보를 보존하지 않는다. 분포를 다시 확인하는 것은 계산 바깥의 일이다.
숫자는 답을 주지 않고 답의 범위를 좁힌다#
이것이 제4부 전체를 한 문장으로 줄인 것이다.
문제 5에서 연금 손익분기 나이 \(82\)세가 나온다. 이 숫자는 “연기하라”는 결론이 아니다. “\(82\)세를 넘겨 살면 연기가 이득”이라는 조건부 진술이다. 연기 여부는 건강, 가족력, 당장의 생활비, 그리고 우연이 함께 결정한다. 문제 8에서 하루 \(99\)잔이라는 수가 나오지만, 그 수는 “창업하라”도 “하지 마라”도 아니다. “이만큼 팔아야 한다”까지다.
계산의 산출물은 결정이 아니라 조건부 문장이다. 계산 전에는 선택지가 구분되지 않은 상태이고, 계산 후에는 “이 조건이면 이쪽, 저 조건이면 저쪽”으로 분기가 명시된다. 명시된 부분이 수학이 담당한 몫이고, 남은 조건을 판단하는 것은 계산의 영역이 아니다. 이 구분을 유지하면 계산 결과를 과대 해석하지도, 과소 해석하지도 않게 된다.
시나리오 문제#
여기서부터 도구 표시가 없다. 문제를 읽고, 모형화 다섯 단계를 스스로 채우고, 어느 장의 도구를 사용할지 직접 선택한다. 막히면 위의 네 물음으로 돌아간다. 다섯 단계와 풀이는 접혀 있으므로, 먼저 스스로 작성한 뒤에 펼친다.
문제 1 · 전세와 월세 사이 ★★☆#
상황 — 지영은 이사할 집 두 곳을 놓고 고민 중이다. 한 곳은 전세 보증금 \(2\)억 원, 다른 곳은 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 \(70\)만 원이다. 두 집의 크기와 위치는 사실상 같다. 지영에게는 \(2\)억 원이 예금에 들어 있고, 그 예금의 금리는 연 \(3.6\%\) 다. 대출은 쓰지 않는다.
모형 설정 — 어느 쪽이 얼마나 싼가. 전세 보증금 \(2\)억 원은 나중에 돌려받는 돈인데, 이것을 “비용”으로 볼 것인가 아닌가. 본다면 무엇을 비용으로 세어야 하는가. 그리고 비교의 단위를 월로 맞출 것인가, 연으로 맞출 것인가.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두 선택의 연간 비용 차이. 그리고 예금금리가 몇 \(\%\) 를 넘으면 유불리가 뒤집히는지.
② 주어진 값 — 전세 보증금 \(200{,}000{,}000\) 원, 월세 보증금 \(20{,}000{,}000\) 원, 월세 \(700{,}000\) 원, 예금금리 연 \(3.6\%\). 보증금은 둘 다 계약이 끝나면 돌려받는다.
③ 관계식 — 보증금은 소멸하는 돈이 아니라 묶이는 돈이다. 묶인 동안 얻을 수 있었던 이자를 포기하는 것이 실제 비용이다. 이렇게 어떤 선택 때문에 포기하게 되는 다른 선택의 가치를 기회비용이라 한다.
두 식을 같게 놓으면 유불리가 뒤집히는 금리 \(r\) 이 나온다.
⑤ 모형의 한계 — 전세 보증금 \(2\)억 원을 떼일 위험. 이 계산은 보증금이 \(100\%\) 돌아온다고 전제하는데, 그 전제가 깨지면 손실은 위에서 계산한 어떤 금액보다도 크다. 위험의 값을 어떻게 매길지는 이 식 바깥의 문제이다.
풀이와 검산
전세 — 묶이는 돈 \(200{,}000{,}000\) 원. 포기하는 이자는
월세 — 묶이는 돈은 \(20{,}000{,}000\) 원뿐이다.
여기에 실제로 지출하는 월세 \(700{,}000\) 원을 더한다.
차이 — \(760{,}000 - 600{,}000 = 160{,}000\) 원/월, 연으로는 \(1{,}920{,}000\) 원.
뒤집히는 금리 — \(200{,}000{,}000\,r = 20{,}000{,}000\,r + 8{,}400{,}000\) 에서
답 — 전세가 월 \(16\)만 원, 연 \(192\)만 원 싸다. 예금금리가 약 \(4.67\%\) 를 넘으면 그때부터는 월세가 유리해진다.
검산 — \(4.67\%\) 를 두 식에 대입한다. 전세 \(200{,}000{,}000 \times 0.046667 = 9{,}333{,}333\) 원. 월세 \(20{,}000{,}000 \times 0.046667 + 8{,}400{,}000 = 933{,}333 + 8{,}400{,}000 = 9{,}333{,}333\) 원. 같다.
빈번한 오류 — 전세 보증금 \(2\)억 원을 전액 비용에 넣고 “전세가 \(2\)억, 월세가 연 \(840\)만 원이니 월세가 압도적으로 싸다”고 결론짓는 것. 보증금은 지출이 아니라 자산의 이동이다. 이 문제에서 스톡(\(2\)억 원)과 플로우(연 \(840\)만 원)를 직접 비교하면 안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스톡을 이자율로 곱해 플로우로 바꾼 뒤에야 나란히 놓을 수 있다.
확장 — 이 계산에서 나온 \(4.67\%\) 는 시장에서 전월세전환율이라 부르는 값과 같다.
부동산 광고를 볼 때 이 값을 계산해 예금금리(또는 전세대출 금리)와 비교하면 두 매물의 유불리가 결정된다. 전세금 일부를 대출로 충당한다면 기준은 예금금리가 아니라 대출금리가 된다. 대출금리가 더 높으므로 뒤집히는 지점도 그만큼 올라간다.
문제 2 · 기간이 다른 두 투자안 ★★★#
상황 — 준호에게 두 가지 제안이 왔다. A는 \(1{,}000\)만 원을 넣으면 \(3\)년 뒤 \(1{,}200\)만 원을 주고, B는 같은 돈을 넣으면 \(6\)년 뒤 \(1{,}450\)만 원을 준다. 중간에 빼는 것은 둘 다 불가능하다. 같은 기간 동안 물가는 매년 \(3\%\) 씩 오른다고 본다.
모형 설정 — 총수익률만 보면 B가 \(45\%\) 로 A의 \(20\%\) 보다 크다. 그런데 기간이 다르다. 기간이 다른 두 수익을 어떤 값으로 바꿔야 나란히 놓을 수 있는가. 그리고 물가를 반영하면 순위가 바뀌는가, 바뀌지 않는가. (계산기 사용)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A와 B의 연평균 수익률, 그리고 물가를 걷어낸 실질 연수익률.
② 주어진 값 — A: \(3\)년에 \(1.2\)배. B: \(6\)년에 \(1.45\)배. 물가: 매년 \(1.03\)배.
③ 관계식 — 수익은 해마다 곱으로 쌓이므로, \(t\) 년 동안 \(k\) 배가 되었다면 연평균 배수 \(x\) 는
이고, 물가를 걷어낸 실질 배수는 명목 배수를 물가 배수로 나눈 값이다.
④ 사용 도구 — 제12장 지수법칙 · 제7장 거듭제곱근 · 제22장 로그
⑤ 모형의 한계 — A가 끝나는 \(3\)년 뒤부터 \(6\)년째까지 준호가 그 돈을 어디에 넣을지. A와 B를 같은 기준으로 놓으려면 남은 \(3\)년의 재투자 수익률을 알아야 하는데, 그 수익률은 현재 확정되지 않은 값이다. 이 계산은 그 빈칸을 “연평균으로 계속 굴린다”는 가정으로 채운 것이다.
풀이와 검산
A의 연평균 배수 —
연 \(6.27\%\).
B의 연평균 배수 —
연 \(6.39\%\).
실질로 바꾼다 —
답 — 연평균으로는 B가 근소하게 크다(명목 \(6.39\%\) 대 \(6.27\%\)). 물가를 걷어내면 실질 \(3.29\%\) 대 \(3.17\%\) 로, 차이는 그대로 남지만 명목 수익의 절반가량이 물가상승으로 상쇄된다.
검산 — \(1.06266^3 = ?\) \(1.06266^2 = 1.129246\), \(\times 1.06266 = 1.19999\). \(1.2\) 로 되돌아온다. \(1.06388^6\) 은 \(\left(1.06388^2\right)^3 = 1.131841^3\) 이고, \(1.131841^2 = 1.281065\), \(\times 1.131841 = 1.44999\). \(1.45\) 로 되돌아온다. 실질 쪽은 \(1.03 \times 1.03171 = 1.06266\), \(1.03 \times 1.03290 = 1.06389\) 로 확인된다.
빈번한 오류 — 두 가지다.
첫째, 총수익률을 기간으로 그냥 나누는 것. \(45\% \div 6 = 7.5\%\) 라고 하면 B가 A(\(20\% \div 3 = 6.67\%\))보다 크게 유리해 보인다. 그러나 이자는 이자에 다시 붙으므로 나눗셈이 아니라 거듭제곱근이다. 실제 차이는 \(0.12\) 포인트로 거의 없다.
둘째, 물가를 반영하면 순위가 바뀐다고 판단하는 것. 같은 기간의 두 대안을 같은 물가로 나누면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같은 수로 나누기 때문이다. 물가를 반영하는 이유는 순위를 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6.4\%\) 를 벌었다”가 실제로는 “\(3.3\%\) 만큼 더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임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확장 — 실질수익률을 “명목에서 물가를 빼면 된다”고 근사하면 \(6.39 - 3.00 = 3.39\%\) 인데, 정확한 값은 \(3.29\%\) 다. 근사가 \(0.1\) 포인트만큼 크게 나온다. 물가상승률이 낮을 때는 이 근사가 사용 가능하지만, 물가가 두 자릿수로 오르는 상황에서는 오차가 커져 사용할 수 없다. 나눗셈이 원칙이고 뺄셈은 근사이다.
그리고 \(72\)의 법칙으로 개략값을 확인한다. 연 \(6.39\%\) 면 \(72 \div 6.39 \approx 11.3\) 년에 돈이 두 배가 된다. 정확히 계산하면 \(\ln 2 / \ln 1.06388 = 0.6931/0.06193 \approx 11.2\) 년이다. 실질 \(3.29\%\) 로 보면 \(72 \div 3.29 \approx 22\) 년이다. 물건 기준으로 재산이 두 배가 되는 데는 \(22\)년이 걸린다.
문제 3 · 연봉 협상 자리에서 ★★☆#
상황 — 민수의 올해 연봉은 \(4{,}200\)만 원이다. 회사가 내년 연봉을 \(3\%\) 올려 주겠다고 했다. 지난 \(1\)년 동안 물가는 \(3.6\%\) 올랐다. 민수는 “물가만큼”이 아니라 실질로 \(2\%\) 를 올려 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형 설정 — 회사가 제시한 \(3\%\) 는 실질로 몇 \(\%\) 인가. 그리고 실질 \(2\%\) 인상을 만들려면 명목으로 몇 \(\%\) 를 요구해야 하는가. 여기에 갈림길이 하나 있다. 연봉은 앞으로 받을 돈인데, 위에 주어진 \(3.6\%\) 는 지난 \(1\)년의 물가상승률이다. 어느 물가를 사용할 것인가.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명목 인상률 \(3\%\) 의 실질 값, 그리고 실질 \(2\%\) 를 만드는 명목 인상률 \(g\).
② 주어진 값 — 현재 연봉 \(42{,}000{,}000\) 원, 제시 인상률 \(3\%\), 물가상승률 \(3.6\%\), 목표 실질 인상률 \(2\%\).
③ 관계식 — 실질 배수는 명목 배수를 물가 배수로 나눈 것이다.
두 배수를 곱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더하는 것이 아니다.
④ 사용 도구 — 제6장 백분율 · 제10장 일차방정식 · 제19장 유리식
⑤ 모형의 한계 — 민수가 그 금액을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인지 여부. 이 계산은 “얼마를 요구해야 실질 \(2\%\) 인가”만 답하고, 회사가 그것을 수용할지, 거절당했을 때의 대안이 있는지, 지금이 협상에 적절한 시점인지는 다루지 않는다. 숫자는 목표를 정할 뿐 협상력을 만들지 않는다.
풀이와 검산
제시안의 실질 값 —
명목으로는 인상이지만 실질로는 감소다.
목표를 만드는 명목 인상률 —
필요한 연봉 금액 —
약 \(4{,}438\)만 원이다.
답 — 회사의 \(3\%\) 안은 실질로 \(-0.58\%\), 즉 삭감이다. 실질 \(2\%\) 인상을 얻으려면 명목 \(5.67\%\), 금액으로는 약 \(4{,}438\)만 원을 요구해야 한다.
검산 — \(44{,}382{,}240 \div 1.036 = 42{,}840{,}000\) 원. 이것이 오늘의 물건 기준으로 환산한 내년 연봉이다. 그리고 \(42{,}840{,}000 \div 42{,}000{,}000 = 1.02\) 이므로 정확히 실질 \(2\%\) 다.
빈번한 오류 — \(2 + 3.6 = 5.6\%\) 로 더하는 것. 정확한 값 \(5.672\%\) 와 \(0.072\) 포인트 차이이고, 금액으로는 \(42{,}000{,}000 \times 0.00072 \approx 30{,}000\) 원이다. 이 문제에서는 작지만, 물가가 높거나 여러 해를 이어 붙일 때는 이 오차가 곱으로 누적된다. 원칙은 곱셈, 덧셈은 근사이다.
또 하나. 명목 인상률 \(3\%\) 가 양수인데 실질 인상률이 음수인 것은 모순이 아니다. 증가한 것은 명목 금액이고, 감소한 것은 그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의 양이다. 두 값은 서로 다른 양이다.
확장 — 모형 설정에서 제시한 갈림길로 돌아간다. 연봉은 앞으로 \(1\)년간 받을 돈이므로, 원칙적으로는 앞으로 \(1\)년의 물가상승률로 나누어야 한다. 그런데 그 값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가) 지난 \(1\)년의 실적치를 사용하거나, (나) 한국은행이나 정부가 발표한 전망치를 사용한다. 어느 쪽을 사용하든 그것은 추정치를 대입한 것이고, 답에는 “물가가 \(3.6\%\) 라면”이라는 조건절이 반드시 붙는다. 협상에서도 이 조건절을 명시한 서술이 근거를 분명히 한다.
문제 4 · 학자금 대출의 부담 ★★☆#
상황 — 은지는 졸업하며 학자금 대출 \(2{,}400\)만 원을 안았다. 고정금리 연 \(2\%\) 이고, \(8\)년 뒤에 원금과 이자를 한 번에 갚는 조건이다. 그동안 물가는 매년 \(3\%\) 씩 오르고, 은지의 연봉은 첫해 \(3{,}000\)만 원에서 매년 \(1\%\) 씩 오른다고 하자.
모형 설정 — \(8\)년 뒤 은지가 갚을 금액은 얼마이고, 그 부담은 지금보다 큰가 작은가. 여기서 정할 것이 있다. “부담”을 무엇으로 측정할 것인가 — 그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의 양(물가 기준)인가, 아니면 그 돈이 은지 연봉의 몇 \(\%\) 인가(소득 기준)인가. 두 기준이 같은 답을 주는지 확인한다. (계산기 사용)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8\)년 뒤 상환액(명목), 그것을 오늘의 물건값으로 고친 값, 그리고 그것이 그해 연봉에서 차지하는 비율.
② 주어진 값 — 원금 \(2{,}400\)만 원, 대출금리 연 \(2\%\) 복리, 기간 \(8\)년, 물가 연 \(3\%\), 연봉 첫해 \(3{,}000\)만 원에 연 \(1\%\) 인상.
③ 관계식 — 셋 다 매년 같은 비율로 곱해지는 양이므로 전부 지수함수다.
실질 상환액은 첫 번째를 두 번째로 나눈 값이고, 소득 대비 부담은 첫 번째를 세 번째로 나눈 값이다.
④ 사용 도구 — 제12장 지수법칙 · 제7장 거듭제곱
⑤ 모형의 한계 — 은지의 연봉이 매년 \(1\%\) 씩 오른다는 가정. 이직하면 계단 형태로 증가하고, 실직하면 \(0\) 이 된다. 이 계산에서 결론을 뒤집는 것은 대출금리도 물가도 아니라 임금 경로인데, 그것이 가장 확인하기 어려운 값이다.
풀이와 검산
명목 상환액 — \(1.02^2 = 1.0404\), \(1.02^4 = 1.0404^2 = 1.08243\), \(1.02^8 = 1.08243^2 \approx 1.17166\).
물가 배수 — \(1.03^2 = 1.0609\), \(1.03^4 = 1.12551\), \(1.03^8 = 1.12551^2 \approx 1.26677\).
물건 기준 실질 상환액 —
빌린 \(2{,}400\)만 원보다 적다.
소득 기준 부담 — \(1.01^8 \approx 1.08286\) 이므로 \(8\)년 뒤 연봉은 \(3{,}000 \times 1.08286 \approx 3{,}249\)만 원.
답 — 기준이 다르면 답이 반대로 나온다. 물건 기준으로는 부담이 감소했고(\(2{,}400 \to 2{,}220\)만 원), 소득 기준으로는 증가했다(\(80.0\% \to 86.6\%\)).
검산 — 실질금리를 먼저 구해 확인한다.
\(8\)년이면 \(0.990291^{8} \approx 0.92492\) 이고, \(2{,}400 \times 0.92492 \approx 2{,}220\) 만 원. 위에서 두 단계로 구한 값과 같다.
빈번한 오류 — “물가가 오르니 빚도 커진다”고 판단하는 것. 결과는 반대다. 고정금리 부채는 물가가 오를수록 실질로 감소한다. 상환 금액은 계약서에 고정되어 있는데 그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의 양은 계속 줄어들기 때문이다. 명목금리 \(2\%\) 가 물가상승률 \(3\%\) 보다 낮아 실질금리가 음수가 된 것이 그 이유다.
두 번째로, 그 감소를 실제로 체감하려면 은지의 소득도 물가만큼 올라야 한다는 점. 이 문제에서 연봉은 연 \(1\%\), 물가는 연 \(3\%\) 로 올랐다. 물가보다 임금이 덜 오르면 실질임금이 감소하고, 그래서 물건 기준으로 가벼워진 부채가 소득 기준으로는 무거워진다. 두 답이 반대로 나오는 이유는 계산 오류가 아니라 기준이 두 개이기 때문이다.
확장 — 어느 기준이 옳은가. 둘 다 옳고, 측정 대상이 다르다. “이 부채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려면 소득 기준이 적합하다. 상환 재원이 소득이기 때문이다. “\(8\)년 전에 빌린 돈의 구매력이 얼마나 변했나”를 알려면 물가 기준이 적합하다. 실제 판단에 사용되는 것은 대개 소득 기준이다.
은지의 연봉이 물가와 같이 연 \(3\%\) 올랐다면 \(3{,}000 \times 1.26677 \approx 3{,}800\)만 원이 되고, 부담은 \(2{,}812/3{,}800 \approx 74.0\%\) 로 \(80\%\) 보다 작아진다. 실질임금이 유지되는지 여부가 이 문제의 결론을 가르는 조건이다.
문제 5 · 연금을 언제부터 받을까 ★★☆#
상황 — 경수는 만 \(63\)세가 되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받기 시작하면 월 \(120\)만 원이다. 그런데 수령을 최대 \(5\)년까지 미룰 수 있고, \(1\)년 미룰 때마다 연금액이 \(7.2\%\) 씩 늘어난다. \(5\)년을 모두 미루면 \(36\%\) 가 늘어난다. 경수는 아직 일할 수 있고, 미룬 \(5\)년 동안 생활비는 감당된다.
모형 설정 — 지금부터 받는 것과 \(5\)년 뒤부터 더 많이 받는 것 중 어느 쪽이 이득인가. 이 물음에 답하려면 비교의 기준을 정해야 한다. 받은 돈을 단순 합산할 것인가, 아니면 먼저 받은 돈은 운용할 수 있으므로 나중 돈을 할인해서 볼 것인가. 그리고 무엇이 미지수인가 — 금액인가, 나이인가.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미룬 쪽의 누적 수령액이 지금 받는 쪽과 같아지는 나이.
② 주어진 값 — 지금 받으면 월 \(120\)만 원. \(5\)년 미루면 월 \(120 \times 1.36 = 163.2\)만 원. 미루는 기간은 \(5\)년.
③ 관계식 — \(68\)세부터 \(t\) 년이 지난 시점을 잡는다. 그때까지 각각 받은 개월 수를 세면, 지금 받는 쪽은 \(12(5 + t)\) 개월, 미룬 쪽은 \(12t\) 개월이다. 두 누적액을 같게 놓는다.
양변의 \(12\) 는 소거된다. 남는 것은 \(t\) 에 대한 일차방정식 하나이다.
④ 사용 도구 — 제10장 일차방정식 · 제6장 백분율
⑤ 모형의 한계 — 경수의 수명. 손익분기 나이는 “이 나이를 넘기면 미룬 쪽이 이득”이라는 조건부 진술이고, 넘길 가능성이 얼마인지는 다루지 않는다. 그리고 손익분기 기준으로 이득이 아니어도 미룰 이유(늦은 나이의 생활비를 늘리는 것)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은 손익분기가 다루는 물음이 아니다.
풀이와 검산
미룬 뒤 연금액 —
손익분기 방정식 —
나이로 옮긴다 — 기준이 \(68\)세였으므로
답 — 약 만 \(82\)세를 넘겨 생존하면 미룬 쪽이 이득이고, 그 전이면 지금부터 받는 쪽이 이득이다.
검산 — \(t = 13.889\) 를 양변에 대입한다. 왼쪽 \(120 \times (5 + 13.889) = 120 \times 18.889 = 2{,}266.7\). 오른쪽 \(163.2 \times 13.889 = 2{,}266.7\). 같다. 만 \(82\)세를 조금 넘긴 시점에서 두 누적액이 일치한다.
빈번한 오류 — “\(36\%\) 를 더 주므로 미루는 것이 유리하다”고 즉시 결론짓는 것. \(36\%\) 는 매달 받는 금액의 증가이고, 미루는 동안 \(5\)년치를 수령하지 못하는 손실이 앞쪽에 있다. 그 \(60\)개월치 \(7{,}200\)만 원을 매달 \(43.2\)만 원씩 더 받아 회수하려면 \(167\)개월, 즉 \(14\)년 가까이 걸린다.
또 하나. \(t\) 를 “\(63\)세부터 센 햇수”로 잡아 놓고 답을 \(63 + 13.89\) 로 읽으면 \(5\)년이 어긋난다. 기준점을 어디에 두었는지 식 옆에 명시하는 것이 이런 오류를 막는다.
확장 — 모형 설정에서 제시한 갈림길을 확인한다. 먼저 받은 돈은 예금에 넣어 운용할 수 있으므로, 엄밀하게는 나중 돈을 할인해서 비교해야 한다. 할인을 반영하면 뒤쪽에 몰려 있는 미룬 쪽의 돈이 더 크게 깎이므로 손익분기 나이는 \(82\)세보다 뒤로 이동한다. 실질 할인율을 얼마로 두느냐에 따라 몇 년씩 달라진다.
반대로 물가는 이 비교에서 상쇄된다 — 단, 실질로 환산해서 볼 때만 그렇다. 국민연금은 매년 소비자물가에 연동해 조정되므로 두 대안의 매달 지급액이 같은 물가지수로 함께 조정된다. 그래서 각 지급액을 그 시점의 물가로 나눠 실질로 환산하면 두 흐름은 다시 월 \(120\)만 원과 월 \(163.2\)만 원이 되고, 실질 기준으로 비교하는 한 손익분기 나이는 변하지 않는다. 반대로 명목 금액을 그대로 더해서 비교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미룬 쪽의 돈은 뒤쪽에 몰려 있어 더 큰 물가 배수가 적용되므로, 명목 누적액끼리 비교하면 손익분기가 앞당겨진다. 시점이 다른 돈을 더할 때 양변에 곱해지는 수가 “같은 하나의 수”가 아니라 시점마다 다른 계수들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현실에서는 여기에 다른 요인이 추가된다. 연금소득이 늘면 건강보험료 산정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다른 소득이 있으면 감액될 수도 있다. 이 식은 그중 어느 것도 포함하지 않는다. 손익분기 \(82\)세는 결정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문제 6 · 구독을 언제 끊을까 ★★☆#
상황 — 현우는 월 \(13{,}900\)원짜리 영상 구독을 사용하고 있다. 초기에는 관람 편수가 많았으나 점차 감소했다. \(3\)월에 \(16\)편, \(4\)월에 \(12\)편, \(5\)월에 \(9\)편을 봤다. 같은 영화를 낱개로 빌리면 편당 \(3{,}500\)원이다. 현재는 \(5\)월 말이다.
모형 설정 — 언제 해지하는 것이 맞는가. 먼저 “본전”의 기준을 정해야 한다. 한 달에 몇 편을 봐야 구독이 낱개 대여보다 싼가. 그다음, 앞으로의 관람 편수를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 — 매달 같은 편수씩 줄어든다고 볼 것인가, 같은 비율로 줄어든다고 볼 것인가. 주어진 세 수치가 그 판단의 근거이다.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관람 편수가 손익분기 아래로 처음 떨어지는 달.
② 주어진 값 — 구독료 \(13{,}900\)원/월, 낱개 \(3{,}500\)원/편, 관람 편수 \(16 \to 12 \to 9\).
③ 관계식 — 먼저 편수가 감소하는 방식을 확인한다. \(12 - 16 = -4\), \(9 - 12 = -3\) 으로 차이는 일정하지 않다. 반면 \(12 \div 16 = 0.75\), \(9 \div 12 = 0.75\) 로 비율은 일정하다. 곱으로 감소하는 양이므로 지수함수다. 첫 달을 \(n = 0\) 으로 두면
이고, 손익분기 편수 \(b = 13{,}900 \div 3{,}500\) 에 대해 \(N(n) < b\) 를 만족하는 가장 작은 정수 \(n\) 을 찾는다.
④ 사용 도구 — 제12장 지수법칙 · 제22장 로그 · 제11장 부등식
⑤ 모형의 한계 — 편수가 같아도 효용이 같지 않다는 점. 구독의 가치에는 “무엇을 볼지 고르는 자유”와 “\(10\)분 보고 중단하는 시도”가 포함되는데, 낱개 대여에서는 편당 \(3{,}500\)원이 부과되므로 그런 시도가 줄어든다. 편수를 세는 이 식은 편수 자체가 구독 때문에 늘어났을 가능성을 반영하지 못한다.
풀이와 검산
손익분기 편수 —
즉 월 \(4\)편 이상 보면 구독이 싸고, \(3\)편 이하면 낱개가 싸다.
부등식을 푼다 —
양변에 로그를 취하는데, \(\ln 0.75 < 0\) 이므로 나눌 때 부등호가 뒤집힌다.
\(n\) 은 정수이므로 \(n = 5\).
달로 옮긴다 — \(n = 0\) 이 \(3\)월이었으므로 \(n = 5\) 는 \(8\)월이다.
달 |
\(n\) |
예상 편수 |
낱개로 치면 |
구독료와 비교 |
|---|---|---|---|---|
\(3\)월 |
\(0\) |
\(16\) |
\(56{,}000\) 원 |
구독이 싸다 |
\(4\)월 |
\(1\) |
\(12\) |
\(42{,}000\) 원 |
구독이 싸다 |
\(5\)월 |
\(2\) |
\(9\) |
\(31{,}500\) 원 |
구독이 싸다 |
\(6\)월 |
\(3\) |
\(6.8\) |
\(23{,}600\) 원 |
구독이 싸다 |
\(7\)월 |
\(4\) |
\(5.1\) |
\(17{,}700\) 원 |
구독이 싸다 |
\(8\)월 |
\(5\) |
\(3.8\) |
\(13{,}300\) 원 |
낱개가 싸다 |
답 — 추세가 유지된다면 \(7\)월까지는 구독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고, \(8\)월분 결제 전에 해지하는 것이 맞다. 현재(\(5\)월 말)를 기준으로 \(6\)월분과 \(7\)월분, 두 달을 더 사용하고 해지하는 것이다.
검산 — \(16 \times 0.75^4 = 16 \times 0.31641 = 5.0625\) 편으로 손익분기 \(3.97\) 보다 위다. \(16 \times 0.75^5 = 16 \times 0.23730 = 3.7969\) 편으로 아래다. \(n = 5\) 가 처음으로 기준을 넘는 지점이 맞다.
빈번한 오류 — 손익분기를 \(3.97\) 에서 반올림해 “\(4\)편이면 본전”으로 두는 것. \(4\)편을 보면 낱개로는 \(14{,}000\)원이므로 구독이 아직 \(100\)원 싸다. 편수는 정수이므로 부등식을 정수 조건까지 적용해야 답이 나온다. 문장으로 옮기면 “월 \(4\)편 이상이면 구독”이지 “월 \(4\)편이면 무차별”이 아니다.
두 번째로, 차이가 \(-4, -3\) 인 것을 보고 다음을 \(-2\) 로 이어 붙이는 것. 그러면 \(9 \to 7 \to 6 \to 6 \to \cdots\) 처럼 근거 없는 수열이 된다. 감소하는 차이가 아니라 감소하는 비율이 일정한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이 문제의 갈림길이다.
확장 — 이 계산은 \(0.75\)라는 비율이 계속 유지된다는 가정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관측점은 세 개뿐이다. 세 점으로 그린 곡선을 다섯 달 앞까지 연장하는 것은 큰 외삽이고, 실제로는 새 작품이 추가되면 편수가 다시 증가할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더 유용한 결론은 날짜가 아니라 규칙이다. “매달 말에 이번 달 편수를 세고, \(4\)편 아래면 해지한다.” 이 규칙은 예측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계산의 실질적 산출물은 \(8\)월이라는 날짜가 아니라 \(4\)편이라는 문턱값이다.
문제 7 · 중고차 값의 감가 속도 ★★☆#
상황 — 태호가 \(3{,}200\)만 원에 새 차를 샀다. 같은 모델의 중고 시세를 확인하니 \(1\)년 된 차가 \(2{,}560\)만 원, \(2\)년 된 차가 \(2{,}048\)만 원, \(3\)년 된 차가 약 \(1{,}638\)만 원이다. 태호는 차값이 \(1{,}000\)만 원 아래로 떨어지기 전에 매도할 계획이다.
모형 설정 — \(5\)년 뒤 이 차의 값은 얼마이고, 언제 매도해야 하는가. 시세 세 개가 주어졌으므로 먼저 값이 어떤 방식으로 감소하는지 판별해야 한다. 매년 같은 금액이 감소하는가, 같은 비율이 감소하는가. 그리고 “언제”를 묻는 물음은 어떤 도구로 푸는가. (계산기 사용)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5\)년 뒤 차값, 값이 절반이 되는 시점, \(1{,}000\)만 원을 지나는 시점, 그리고 값이 감소하는 속도가 해마다 어떻게 달라지는지.
② 주어진 값 — \(3{,}200 \to 2{,}560 \to 2{,}048 \to 1{,}638\)(만 원). 비율을 확인하면 \(2560/3200 = 0.8\), \(2048/2560 = 0.8\), \(1638/2048 \approx 0.8\) 로 일정하다.
③ 관계식 — 매년 \(0.8\) 배씩 곱해지므로
“언제”를 물으면 지수의 자리에 있는 \(t\) 를 끌어내려야 하고, 그 도구는 로그다. “얼마나 빨리 감소하는가”를 물으면 미분한다.
④ 사용 도구 — 제12장 지수법칙 · 제22장 로그 · 제29장 지수함수의 미분
⑤ 모형의 한계 — 이 차에 사고가 발생하는지, 주행거리가 얼마나 쌓이는지, 제조사가 모델을 단종하는지. 시세표는 “평균적인 상태의 그 모델”의 값이고, 태호의 차 한 대는 평균이 아니다. 식이 다루는 변수는 시간뿐인데, 실제 중고차 값을 정하는 변수는 시간 외에도 여럿이다.
풀이와 검산
\(5\)년 뒤 값 — \(0.8^5 = 0.32768\) 이므로
절반이 되는 시점 — \(0.8^{\,t} = 0.5\) 에서
\(1{,}000\)만 원을 지나는 시점 — \(3200 \times 0.8^{\,t} = 1000\), 즉 \(0.8^{\,t} = 0.3125\).
감소하는 속도 — \(V(t) = 3200 \cdot 0.8^{\,t}\) 를 미분하면
답 — \(5\)년 뒤 약 \(1{,}049\)만 원. 절반이 되는 데 약 \(3.1\)년. \(1{,}000\)만 원을 지나는 것은 약 \(5.2\)년, 즉 \(5\)년 \(3\)개월쯤이므로 그 전에 매도해야 한다. 그리고 값이 감소하는 속도는 첫해에 연 \(714\)만 원, \(5\)년째에는 연 \(234\)만 원으로 첫해가 \(3\)배 빠르다.
검산 — \(t = 5.21\) 을 대입한다. \(0.8^{5.21} = e^{5.21 \times (-0.22314)} = e^{-1.16256} \approx 0.31268\). \(3200 \times 0.31268 = 1{,}000.6\) 만 원. \(1{,}000\)만 원 근처가 맞다. \(t = 3.11\) 이면 \(0.8^{3.11} = e^{-0.69397} \approx 0.49959\), \(3200 \times 0.49959 = 1{,}598.7\) 만 원으로 \(3{,}200\)의 절반이다.
빈번한 오류 — “매년 \(20\%\) 씩 감소하므로 \(5\)년이면 \(100\%\), 값이 \(0\)”이라고 계산하는 것. \(20\%\) 는 매번 그해 남은 값에 대한 비율이지 처음 값에 대한 비율이 아니다. 기준량이 매년 새로 정해진다. 그래서 곱으로 감소하고, 아무리 여러 해가 지나도 정확히 \(0\) 이 되지는 않는다.
두 번째로, \(5\)년째 값이 \(1{,}049\)만 원인 것을 보고 “\(5\)년째에 \(1{,}000\)만 원을 넘겼다”고 읽는 것. 아직 위에 있다. \(1{,}000\)만 원을 지나는 것은 \(5.21\)년이다.
확장 — 미분해서 얻은 결과가 이 문제의 핵심이다. 새 차를 구입하고 첫해에 잃는 금액이 \(5\)년째에 잃는 금액의 \(3\)배다. 이것이 신차 구입 직후의 감가가 가장 크다는 사실의 근거이며, \(1{,}\!\sim\!2\)년 된 중고차의 수요가 많은 이유다. 감가가 가장 큰 구간을 이전 소유자가 이미 부담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중고차 곡선은 이 식보다 첫해 낙폭이 더 크다. 등록되는 순간 “새 차”라는 지위를 잃어 값이 계단 형태로 떨어지고, 그 뒤로는 완만해진다. 즉 일정 비율 감가는 현실보다 첫해를 과소평가하는 모형이다. 첫해 낙폭을 따로 분리해 \(V(t) = 3200 \times 0.70 \times 0.85^{\,t-1}\) 같은 식으로 수정하는 것이 실무의 방식이다. 첫해에 \(30\%\) 를 감소시키고 그 뒤로는 매년 \(15\%\) 씩 감소시키는 모형이어서 \(V(1) = 2{,}240\)만 원, \(V(2) = 2{,}240 \times 0.85 = 1{,}904\)만 원이 된다. 일정 비율 모형의 \(2{,}560\)만 원·\(2{,}048\)만 원과 비교하면 첫해가 더 가파르고 그 뒤가 더 완만하다. 그런데 그렇게 수정하는 순간 “\(0.70\)과 \(0.85\) 두 숫자는 어디서 왔는가”라는 새 물음이 생긴다. 모형을 정교하게 만들수록 확정해야 할 숫자도 늘어난다.
문제 8 · 창업할 것인가 ★★☆#
상황 — 수진은 현재 직장에서 세후 연봉 \(3{,}600\)만 원을 받는다. 퇴사하고 카페를 열 계획이다. 초기 투자는 보증금과 인테리어를 합쳐 \(8{,}000\)만 원이고, 이 돈은 연 \(3\%\) 짜리 예금에서 인출한다. 매달 나가는 고정비는 임차료 \(200\)만, 인건비 \(250\)만, 기타 \(50\)만 원이다. 커피 한 잔은 \(4{,}500\)원에 팔고, 원두와 컵과 우유를 합친 재료비는 잔당 \(1{,}300\)원이다. 한 달에 \(26\)일 영업한다.
모형 설정 — 한 달에 몇 잔을 팔아야 하는가. 그런데 “몇 잔을 팔아야 하는가”의 기준이 하나가 아니다. 현금 수지가 유지되기만 하면 되는가, 아니면 직장을 그만둔 것이 손해가 아니어야 하는가. 두 기준의 답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확인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손익분기 판매량. 두 가지 기준으로 각각.
② 주어진 값 — 잔당 판매가 \(4{,}500\)원, 잔당 재료비 \(1{,}300\)원, 월 고정비 \(5{,}000{,}000\)원, 초기 투자 \(80{,}000{,}000\)원, 예금금리 \(3\%\), 포기하는 연봉 \(36{,}000{,}000\)원(월 \(3{,}000{,}000\)원), 영업일 \(26\)일.
③ 관계식 — 한 잔을 더 팔 때마다 남는 돈은 판매가에서 재료비를 뺀 것이다. 이것을 공헌이익이라 한다. 고정비는 판매량과 무관하게 일정하므로, 공헌이익을 누적해 고정비를 덮으면 본전이다.
두 번째 기준에서는 오른쪽에 기회비용을 더한다. 포기한 연봉과 포기한 이자다. 수입에서 실제로 지출한 비용만 뺀 것을 회계적 이윤, 거기서 기회비용까지 뺀 것을 경제적 이윤이라 한다.
④ 사용 도구 — 제10장 일차방정식 · 제11장 부등식 · 제6장 비율
⑤ 모형의 한계 — 하루 \(99\)잔을 팔 수 있는 입지인지 여부. 이 계산은 “얼마나 팔아야 하는가”만 답하고 “팔 수 있는가”는 답하지 않는다. 그것은 유동인구와 경쟁 점포의 문제이고, 식이 아니라 현장 조사로 답한다.
풀이와 검산
공헌이익 —
기준 ① 회계적 손익분기 — 덮어야 할 비용은 월 고정비 \(5{,}000{,}000\)원.
기준 ② 경제적 손익분기 — 기회비용을 더한다.
답 — 현금 수지가 유지되려면 하루 \(60\)잔, 직장을 그만둔 것이 손해가 아니려면 하루 \(99\)잔을 팔아야 한다. 기준을 바꾸면 필요한 매출이 \(1.6\)배가 된다.
검산 — \(Q = 2{,}562.5\) 일 때 매출은 \(4{,}500 \times 2{,}562.5 = 11{,}531{,}250\)원, 재료비는 \(1{,}300 \times 2{,}562.5 = 3{,}331{,}250\)원, 고정비 \(5{,}000{,}000\)원. 남는 돈은 \(11{,}531{,}250 - 3{,}331{,}250 - 5{,}000{,}000 = 3{,}200{,}000\)원이고, 이것이 정확히 포기한 연봉과 이자의 합이다.
빈번한 오류 — 기회비용을 계상하지 않는 것. 하루 \(70\)잔을 팔면 현금은 증가하므로 사업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상태의 경제적 이윤은
으로 매달 \(238\)만 원의 손실이다. 회계적으로 흑자이면서 경제적으로 적자인 상태는 창업에서 자주 발생한다. 명시적으로 지출되지 않는 비용이 지출되는 비용보다 클 수 있다.
확장 — 모형 설정에서 초기 투자 \(8{,}000\)만 원을 어떻게 처리할지 확정하지 않았다. 위에서는 이자만 계상했는데, 보증금은 나중에 회수되지만 인테리어는 회수되지 않는다. 인테리어 비용을 \(5{,}000\)만 원으로 보고 \(5\)년에 걸쳐 나누어 비용으로 계상하면(감가상각) 월 \(50{,}000{,}000 \div 60 \approx 833{,}000\) 원이 추가된다.
하루 \(60\)잔에서 \(99\)잔으로, 다시 \(109\)잔으로 이동한다. 같은 사업이라도 어느 비용까지 계상하느냐에 따라 손익분기가 세 가지로 달라진다. 계산이 답을 바꾼 것이 아니라 물음이 바뀐 것이다. 창업 계획서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매출 전망이 아니라 어느 기준의 손익분기인가이다.
문제 9 · 최저임금을 올리면 ★★★#
상황 — 어느 지역의 시간제 노동시장을 조사했더니, 시간당 임금 \(w\)(원)에 따라 사업주들이 쓰려는 노동시간과 사람들이 일하려는 노동시간이 다음과 같았다. 단위는 월 만 시간이다. (계산을 위해 만든 가상의 수치다.)
이 지역이 최저임금을 시간당 \(11{,}000\)원으로 정하려 한다.
모형 설정 — 최저임금을 정하기 전의 임금과 고용량은 얼마인가. 그리고 \(11{,}000\)원을 강제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여기서 확정할 것이 있다. 임금이 오르면 사업주가 원하는 시간과 노동자가 원하는 시간이 어긋나는데, 실제로 거래되는 양은 둘 중 어느 쪽인가. 그리고 “효과”를 무엇으로 측정할 것인가 — 고용량인가, 지역 전체의 임금소득인가, 계속 일하는 사람의 소득인가.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최저임금 전후의 임금·고용량, 초과공급의 크기, 지역 전체 임금소득의 변화.
② 주어진 값 — 두 식과 최저임금 \(11{,}000\)원. 최저임금은 “이 아래로는 거래 금지”를 뜻하는 가격하한이다.
③ 관계식 — 규제가 없을 때의 임금은 두 식이 같아지는 지점이다.
가격하한이 균형보다 높으면 \(Q_s > Q_d\) 가 되어 초과공급이 생긴다. 거래는 양쪽이 모두 동의해야 성립하므로 실제 고용량은 짧은 쪽, 즉 \(\min(Q_d,\,Q_s)\) 다. 사업주가 사용하지 않으려는 시간을 노동자가 강제로 공급할 수는 없다.
④ 사용 도구 — 제18장 연립방정식 · 제10장 일차방정식 · 제21장 그래프
⑤ 모형의 한계 — 감소한 \(20\)만 시간이 누구의 시간인지. 이 식은 시간만 세고 사람은 세지 않는다. 다섯 명이 해고되었을 수도 있고, 스무 명의 근무시간이 조금씩 감소했을 수도 있다. 두 경우의 계산 결과는 동일하지만 실제로 발생한 일은 전혀 다르다.
풀이와 검산
규제 없을 때의 균형 —
최저임금 \(11{,}000\)원에서 —
임금 |
고용량 |
일하고 싶은 시간 |
지역 전체 임금소득 |
|
|---|---|---|---|---|
규제 전 |
\(10{,}000\) 원 |
\(100\) 만 시간 |
\(100\) 만 시간 |
\(100\) 억 원 |
규제 후 |
\(11{,}000\) 원 |
\(80\) 만 시간 |
\(120\) 만 시간 |
\(88\) 억 원 |
임금소득 — 규제 전 \(10{,}000 \times 1{,}000{,}000 = 100\)억 원. 규제 후 \(11{,}000 \times 800{,}000 = 88\)억 원.
답 — 이 모형에서는 임금이 \(10\%\) 오르는 대신 고용이 \(20\%\) 감소하고, 지역 전체의 임금소득은 \(12\%\) 감소한다. 그리고 일할 의사가 있으나 고용되지 못하는 시간이 \(40\)만 시간 발생한다.
검산 — 탄력성으로 확인한다. 노동수요의 임금탄력성은 원래 균형점에서
절댓값이 \(1\) 보다 크므로 탄력적이다. 탄력적일 때 값을 올리면 그 값에 쓰이는 총액은 감소한다. 총 임금소득이 \(100\)억에서 \(88\)억으로 감소한 것과 방향이 일치한다.
빈번한 오류 — 세 가지다.
첫째, 고용량을 \(Q_s = 120\) 으로 두는 것. 임금이 높으면 일하려는 사람은 늘지만, 그 사람들을 고용할지는 사업주가 결정한다. 가격하한에서는 언제나 짧은 쪽이 거래량이다.
둘째, “임금이 \(10\%\) 올랐으니 소득도 \(10\%\) 늘었다”고 읽는 것. 시급과 총소득은 서로 다른 양이다. 시급은 상승했고 총소득은 감소했다.
셋째, \(-12\%\) 라는 숫자를 그 지역 사람들의 평균 경험으로 읽는 것. 그 안에는 시급이 \(10\%\) 오른 사람과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어느 쪽도 \(-12\%\) 를 겪지 않았다.
확장 — 이 답을 현실의 예측으로 읽으면 안 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이 모형은 노동시장이 완전경쟁이라고 가정한다. 즉 사업주가 매우 많아서 임금을 결정할 힘이 어느 쪽에도 없다고 본다. 그런데 지방 소도시처럼 일자리를 제공하는 곳이 소수인 시장(수요독점)에서는 사업주가 임금을 균형보다 낮게 유지할 수 있고, 이때는 최저임금을 올리면 고용이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다. 같은 정책이 시장 구조에 따라 반대 결과를 낸다.
또한 이 식은 임금이 오르면 그 소득이 지역에서 소비되어 노동수요 곡선 자체를 이동시키는 경로를 포함하지 않는다. 실제 연구들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감소는 이 계산이 제시하는 \(20\%\) 보다 훨씬 작게, 때로는 통계적으로 구분되지 않을 만큼 작게 관측되는 경우가 많고, 이 주제는 경제학에서 논쟁이 진행 중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에서 확정적으로 얻은 것은 “고용이 \(20\%\) 감소한다”가 아니라 “이 가정 아래에서는 \(20\%\) 감소한다” 이다. 앞의 절에서 서술한 조건절이 이 자리에 붙는다.
문제 10 · 배달 수수료는 누가 내는가 ★★★#
상황 — 한 지역의 배달 음식 시장을 값 \(P\)(원)와 하루 주문 수 \(Q\)(건)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상의 수치다.)
배달 플랫폼이 가게에서 받는 수수료를 건당 \(1{,}000\)원 올렸다. 가게 주인들은 “결국 소비자가 다 내게 될 것”이라 하고, 소비자들은 “가게가 부담해야 한다”고 한다.
모형 설정 — 수수료 \(1{,}000\)원 중 실제로 소비자에게 이전되는 몫은 얼마인가. 먼저 수수료가 부과되었을 때 어느 곡선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지 확정해야 한다. 그리고 “누가 얼마를 잃었는가”를 측정하려면 값의 변화만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다른 양이 필요한가.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수수료 이후의 값과 주문 수,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비율, 그리고 소비자·가게·플랫폼이 각각 얻고 잃은 크기.
② 주어진 값 — 두 식과 수수료 \(1{,}000\)원. 수수료는 가게가 부담한다.
③ 관계식 — 가게가 건당 \(1{,}000\)원을 부담하면, 이전에 \(P\) 원을 받고 공급하던 양을 이제는 \(P + 1{,}000\) 원을 받아야 공급한다. 즉 공급곡선이 위로 \(1{,}000\)원 이동한다. 식으로는 \(P\) 자리에 \(P - 1{,}000\) 을 대입한다.
새 균형을 구한 뒤, 손실과 이득의 크기는 곡선과 값 사이의 넓이로 측정한다(제42장). 소비자가 지불할 의사가 있던 값과 실제로 지불한 값의 차이를 모은 것이 소비자잉여, 가게가 받아도 좋다고 평가한 값과 실제로 받은 값의 차이를 모은 것이 생산자잉여다.
④ 사용 도구 — 제18장 연립방정식 · 제9장 식 세우기 · 제32장 넓이로서의 적분
⑤ 모형의 한계 — 값이 오른 뒤 소비자가 배달 대신 직접 구매하거나 조리하는 선택으로 이동하는 것. 이 모형의 수요곡선은 “이 시장 안에서” 값에 따라 주문이 감소하는 것만 나타내고, 그 수요가 어디로 이동했는지는 나타내지 않는다.
풀이와 검산
수수료 전 균형 —
수수료 후 균형 — \(Q_s' = -110 + 0.01P\) 이므로
소비자가 내는 값 |
가게가 받는 값 |
주문 수 |
|
|---|---|---|---|
수수료 전 |
\(20{,}000\) 원 |
\(20{,}000\) 원 |
\(100\) 건 |
수수료 후 |
\(20{,}500\) 원 |
\(19{,}500\) 원 |
\(95\) 건 |
변화 |
\(+500\) 원 |
\(-500\) 원 |
\(-5\) 건 |
\(1{,}000\)원 중 소비자가 \(500\)원, 가게가 \(500\)원을 부담한다. 정확히 절반씩이다.
넓이로 측정한다 — 두 식을 값에 대해 풀면 \(P = 30{,}000 - 100Q\)(수요), \(P = 100Q + 10{,}000\)(공급)이다.
답 — 수수료 \(1{,}000\)원은 소비자와 가게가 정확히 절반씩 부담한다. 소비자는 하루 \(48{,}750\)원, 가게는 \(48{,}750\)원을 잃고, 플랫폼은 \(95{,}000\)원을 얻는다. 잃은 합이 얻은 것보다 \(2{,}500\)원 큰데, 이 차액은 어느 주체에게도 귀속되지 않는다.
검산 — 두 가지로 확인한다.
첫째, 총합. 수수료 전 잉여의 합은 \(500{,}000 + 500{,}000 = 1{,}000{,}000\)원. 후에는 \(451{,}250 + 451{,}250 + 95{,}000 = 997{,}500\)원. 차이 \(2{,}500\)원이 소멸한 몫(사중손실)이고, 이것은 성립하지 않게 된 거래 \(5\)건 위에 놓인 삼각형이다.
둘째, 탄력성 공식. 원래 균형점에서
앞에서 직접 구한 \(50\%\) 와 같다.
빈번한 오류 — “수수료는 가게에 부과했으니 가게가 전부 부담한다”거나, 반대로 “값이 올랐으니 소비자가 전부 부담한다”고 단정하는 것. 부과 대상과 실제 부담 주체는 서로 다른 문제다. 부담의 분배는 부과 대상이 아니라 두 곡선의 탄력성이 결정한다.
또 하나. 가게의 손실을 매출 감소로 측정하는 것. 매출은 \(20{,}000 \times 100 = 200\)만 원에서 \(19{,}500 \times 95 = 185.25\)만 원으로 \(14.75\)만 원 감소했지만, 그중 상당 부분은 판매되지 않게 된 \(5\)건의 재료비도 함께 감소한 몫이다. 실제로 가게가 잃은 것은 잉여의 감소분 \(48{,}750\)원이다. 매출과 이익을 혼동하지 않는다.
확장 — 부담이 절반씩이 된 것은 이 문제에서 두 곡선의 기울기가 대칭이기 때문이다. 값이 올라도 수요가 크게 줄지 않는 시장이라면 결과가 달라진다. 수요를 \(Q_d = 200 - 0.005P\) 로 바꾼다. 같은 점 \((20{,}000,\ 100)\) 을 지나지만 훨씬 가파르다.
소비자 부담이 \(667\)원, 즉 \(67\%\) 로 증가한다. 탄력성으로 확인하면 \(|E_d| = 0.005 \times 200 = 1\), \(|E_s| = 2\) 이므로 \(2/(2+1) = 2/3\) 로 일치한다.
덜 탄력적인 쪽이 더 많이 부담한다는 것이 여기서 얻는 결론이다. 대체재가 없어 수요나 공급을 줄이기 어려운 쪽이 더 큰 몫을 부담한다. 담배세, 유류세, 플랫폼 수수료가 모두 같은 구조다.
문제 11 · 소금빵 값을 얼마로 ★★☆#
상황 — 동네 빵집을 운영하는 예린은 소금빵을 \(3{,}000\)원에 팔아 하루 \(120\)개를 판매한다. 한 주 동안 \(3{,}500\)원으로 올려 본 결과 하루 \(100\)개가 판매되었다. 소금빵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재료비와 포장비는 \(1{,}200\)원이다. 임차료와 인건비는 생산량과 무관하게 하루 \(18\)만 원으로 일정하다.
모형 설정 — 값을 얼마로 정해야 하는가. 그 전에 두 가지를 확정해야 한다. 첫째, 관측점이 두 개뿐인데 그 사이와 바깥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둘째, 무엇을 가장 크게 만들 것인가 — 하루 매출인가, 하루 이익인가. 이 둘의 답이 같은지 확인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이익을 가장 크게 만드는 값 \(P\) 와 그때의 판매량·이익. 그리고 매출을 가장 크게 만드는 값도 따로.
② 주어진 값 — \((3{,}000,\ 120)\) 과 \((3{,}500,\ 100)\) 두 점. 개당 변동비 \(1{,}200\)원, 하루 고정비 \(180{,}000\)원.
③ 관계식 — 두 점을 직선으로 연결한다(선형 수요 가정). 기울기는
이므로 \(Q = 240 - 0.04P\). 이익은 개당 남는 돈에 개수를 곱하고 고정비를 뺀 것이다.
가장 큰 값을 찾으므로 미분해서 \(0\) 으로 놓는다.
④ 사용 도구 — 제13장 전개 · 제27장 미분규칙 · 제31장 최적화 · 제30장 그래프 분석
⑤ 모형의 한계 — 한 주짜리 실험이 일 년의 반응을 대표하는지 여부. 값을 올린 첫 주에는 기존 고객이 그대로 구매할 수 있지만, 몇 달 뒤 가격 인상에 대한 인식이 정착되면 수요곡선 자체가 왼쪽으로 이동한다. 이 식의 두 점은 짧은 기간의 반응만 반영한다.
풀이와 검산
이익 함수를 전개한다 —
미분해서 \(0\) 으로 놓는다 —
\(\pi''(P) = -0.08 < 0\) 이므로 최대다.
그때의 값들 —
매출을 최대로 하면 — \(R(P) = P(240 - 0.04P) = 240P - 0.04P^2\) 이므로
답 — 이익을 가장 크게 하는 값은 \(3{,}600\)원(하루 \(96\)개, 이익 \(50{,}400\)원)이고, 매출을 가장 크게 하는 값은 \(3{,}000\)원(하루 \(120\)개, 매출 \(360{,}000\)원)이다. 둘은 다르다.
검산 — 세 값에서 이익을 직접 비교한다.
값 |
판매량 |
개당 남는 돈 |
이익(고정비 차감 전) |
|---|---|---|---|
\(3{,}000\) 원 |
\(120\) 개 |
\(1{,}800\) 원 |
\(216{,}000\) 원 |
\(3{,}500\) 원 |
\(100\) 개 |
\(2{,}300\) 원 |
\(230{,}000\) 원 |
\(3{,}600\) 원 |
\(96\) 개 |
\(2{,}400\) 원 |
\(230{,}400\) 원 |
\(3{,}700\) 원 |
\(92\) 개 |
\(2{,}500\) 원 |
\(230{,}000\) 원 |
\(3{,}600\)원이 최대점이고, 양옆으로 대칭적으로 감소한다. 이차함수의 꼭짓점이 맞다.
\(3{,}600\)원에서 매출을 보면 \(3{,}600 \times 96 = 345{,}600\)원으로 \(360{,}000\)원보다 작다. 매출을 포기하고 이익을 얻은 것이다.
빈번한 오류 — 고정비 \(18\)만 원을 이익 함수 안에 넣고 미분한 뒤 “고정비가 크니 값을 더 올려야 한다”고 결론짓는 것. 고정비는 상수이므로 미분하면 소거된다. 실제로 위 계산에서 \(-468{,}000\) 이라는 상수는 \(\pi'\) 에 아무 항도 남기지 않았다. 고정비는 “영업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지만 “값을 얼마로 할 것인가”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임차료가 올랐다는 이유로 빵값을 올리는 것은 이 모형에서 근거가 없다.
두 번째로, 무엇을 최대로 할지 정하지 않고 시작하는 것. 매출을 늘리는 방향과 이익을 늘리는 방향은 이 문제에서 정반대(\(3{,}000\)원과 \(3{,}600\)원)를 가리킨다.
확장 — 최적 가격에서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계산하면
이고, 값에서 변동비가 차지하지 않는 몫은
이다. 이익이 최대인 지점에서는 이 비율이 언제나 탄력성의 역수와 같다. 수요가 값에 둔감할수록(\(|E_d|\) 가 작을수록) 값을 원가보다 크게 매길 수 있다는 뜻이고, 반대로 대체재가 많은 상품은 값이 원가 근처까지 내려간다. 명품과 생수의 가격 구조가 다른 이유가 이 관계로 설명된다.
그리고 매출 최대점에서는 \(E_d = -0.04 \times 3{,}000/120 = -1\) 이다. 탄력성이 정확히 \(-1\) 인 지점이 매출의 최대점이라는 것도 함께 확인된다.
문제 12 · 전기요금 고지서 ★★☆#
상황 — 여름에 지호네 집 전기 사용량이 \(450\)킬로와트시(kWh)까지 증가했다. 요금표를 보면 단가가 구간마다 다르다. (실제 요금표를 단순화한 값이다. 기본요금은 없다고 하자.)
구간 |
단가 |
|---|---|
\(0 \sim 200\) kWh |
\(120\) 원/kWh |
\(200 \sim 400\) kWh |
\(214\) 원/kWh |
\(400\) kWh 초과 |
\(307\) 원/kWh |
지호는 창문 단열 필름과 서큘레이터에 \(30\)만 원을 투자해 여름 석 달 동안 매달 \(50\)kWh 를 절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모형 설정 — 이번 달 요금은 얼마인가. 그리고 \(50\)kWh 를 절약하면 얼마가 감소하는가. 두 번째 물음이 갈림길이다. 절약액을 평균단가로 계산할 것인가, 그 구간의 단가로 계산할 것인가. 두 답이 크게 다르다면 어느 쪽이 맞는가.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450\)kWh 의 요금, 평균단가, \(50\)kWh 절약의 실제 금액, 그리고 \(30\)만 원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햇수.
② 주어진 값 — 구간별 단가 세 개, 사용량 \(450\)kWh, 절약량 월 \(50\)kWh, 절약 기간 연 \(3\)개월, 투자액 \(300{,}000\)원.
③ 관계식 — 구간 단가는 “한 단위를 더 쓸 때 내는 값”, 즉 한계 단가다. 총요금은 이 한계 단가를 사용량만큼 누적한 것이다.
여기서 \(p(q)\) 는 계단 모양이므로 적분은 직사각형 세 개의 넓이 합으로 계산된다. 평균단가는 그 넓이를 밑변으로 나눈 값이다.
절약은 맨 위 구간부터 감소한다.
④ 사용 도구 — 제32장 넓이로서의 적분 · 제42장 구간 평균 · 제6장 비율
⑤ 모형의 한계 — 단열 필름을 시공했을 때 실제로 매달 \(50\)kWh 가 감소하는지 여부. 이 수치는 제조사의 시험 조건에서 산출된 값이고, 지호네 집의 창 방향·층수·에어컨 사용 습관에 따라 절반이 될 수도 두 배가 될 수도 있다. 요금 계산은 정확하지만 그 입력값은 정확하지 않다.
풀이와 검산
이번 달 요금 — 구간을 하나씩 채운다.
평균단가 —
\(50\)kWh 를 절약하면 — 감소하는 것은 맨 위 구간이므로 단가는 \(307\)원이다.
평균단가로 잘못 계산하면 —
실제보다 \(6{,}220\)원 적은 \(9{,}130\)원, 즉 실제 절약액의 약 \(60\%\) 에 해당하는 값이 나온다.
투자 회수 — 여름 석 달간 절약하므로
평균단가로 계산했다면 \(27{,}390\)원/년, 회수에 약 \(11\)년이 걸린다고 잘못 판단하게 된다.
답 — 요금은 \(82{,}150\)원, 평균단가는 약 \(182.6\)원이지만 절약 판단에 사용해야 할 단가는 \(307\)원이다. \(50\)kWh 절약은 매달 \(15{,}350\)원을 감소시키고, \(30\)만 원은 약 \(6.5\)년에 회수된다.
검산 — \(400\)kWh 를 사용했을 때의 요금을 따로 구해 차이를 확인한다.
절약액과 정확히 같다.
빈번한 오류 — 평균단가로 절약액을 계산하는 것. 이 문제의 핵심이다. 평균은 지나온 모든 구간을 합쳐 하나로 만든 값이므로, 지금 여기서 한 단위를 줄일 때의 효과와는 무관하다. 지금의 결정에 사용하는 값은 언제나 한계 값이다.
두 번째로, “누진제이므로 \(50\)kWh 를 절약하면 아래 구간 단가도 낮아진다”고 판단하는 것. 이 요금표는 구간별로 다른 단가를 적용하는 방식이므로, 아래 구간의 단가는 그대로이고 맨 위 구간만 짧아진다. (구간을 넘는 순간 전체에 높은 단가를 적용하는 방식이라면 계산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그런 요금표라면 구간 경계 바로 위에서 사용량을 조금 줄이는 것만으로 요금이 크게 감소한다. 요금표의 방식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확장 — 이 문제의 계단 그래프는 제32장에서 다룬 리만합 그림과 동일하다. 가로축이 사용량, 세로축이 한계 단가, 넓이가 총요금이다. 단가가 계단이 아니라 매끄러운 곡선이라면 직사각형 세 개 대신 정적분을 계산할 뿐, 구조는 같다.
그리고 여기서 얻은 구조는 전기요금 바깥에서도 적용된다. 소득세도 같은 구조다. 연봉이 한 구간을 넘었을 때 넘은 부분에만 높은 세율이 적용되므로, “구간을 넘으면 손해”라는 진술은 이 방식의 요금표·세율표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평균세율과 한계세율을 구분하지 못하면 여기서 오류가 발생한다.
문제 13 · 답을 낼 수 없는 사업 계획 ★★★#
상황 — 친구가 무인 스터디카페를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확인된 조건은 다음과 같다. 보증금 \(3{,}000\)만 원, 인테리어와 좌석 설치에 \(7{,}000\)만 원. 월 임차료 \(180\)만 원, 관리비와 전기료 \(60\)만 원. 좌석은 \(40\)석이고 \(24\)시간 무인 운영, 요금은 시간당 \(2{,}500\)원. 이 자금은 예금(연 \(3\%\))에서 인출한다. 친구는 “계산해 보고 알려 줘”라고 했다.
모형 설정 — 이 사업을 해야 하는가. 이 물음에 답이 나오는가. 나오지 않는다면, 무엇을 더 알아야 답이 나오는가. 그리고 알아도 답이 확정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이 문제의 답안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그 목록이다.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월 매출. 그런데 매출을 결정하는 값이 주어지지 않았다. 매출은 이용량에 달려 있고, 이용량은 상권에 달려 있다.
② 주어진 값 — 비용 쪽은 전부 확정되어 있다. 임차료, 관리비, 투자액, 금리, 좌석 수, 시간당 요금.
③ 관계식 — 모르는 것을 하나의 미지수로 압축한다. 좌석 하나가 하루 평균 몇 시간 이용되는지를 \(h\) 라 두면
비용 쪽은 전부 상수이므로, 손익분기는 \(h\) 에 대한 일차방정식 하나가 된다.
④ 사용 도구 — 제9장 변수와 식 · 제10장 일차방정식 · 제6장 비율
⑤ 모형의 한계 — \(h\) 의 값. 이것이 이 문제의 핵심이다. 식은 완전하게 세워지지만 대입할 숫자가 없다.
풀이와 검산
답 대신, 여기까지가 수학이 담당할 수 있는 범위임을 보인다.
첫째 — 비용을 한 줄로 모은다.
둘째 — 모르는 것을 하나로 줄인다. 매출은 \(3{,}000{,}000\,h\) 이므로
\(0.272 \times 60 \approx 16\) 분이므로, 좌석 하나가 하루 평균 \(1\)시간 \(16\)분 이상 이용되어야 한다. \(24\)시간 기준 이용률로는 약 \(5.3\%\) 다.
셋째 — 그 값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한다.
좌석당 하루 이용시간 \(h\) |
월 매출 |
월 경제적 이익 |
|---|---|---|
\(0.8\) 시간 |
\(240\) 만 원 |
\(-142\) 만 원 |
\(1.0\) 시간 |
\(300\) 만 원 |
\(-82\) 만 원 |
\(1.27\) 시간 |
\(382\) 만 원 |
\(0\) |
\(2.0\) 시간 |
\(600\) 만 원 |
\(+218\) 만 원 |
\(3.0\) 시간 |
\(900\) 만 원 |
\(+518\) 만 원 |
\(h\) 가 \(1\) 에서 \(2\) 로 두 배가 될 때 이익은 \(-82\)만에서 \(+218\)만으로 부호가 바뀐다. 결과 전체가 이 값 하나에 의존한다.
답 — 확정되지 않는다. 대신 물음이 바뀌었다. “이 사업 될까?”는 답할 수 없는 물음이었지만, “이 상권에서 좌석당 하루 \(1.27\)시간이 나오는가?”는 답할 수 있는 물음이다. 그리고 이 물음은 계산이 아니라 관찰로 답한다 — 근처 스터디카페를 여러 시간대에 방문해 이용 중인 좌석 수를 세는 방법이다.
검산 — \(h = 1.272\) 를 대입한다. 매출 \(3{,}000{,}000 \times 1.272 = 3{,}816{,}000\)원. 비용 \(3{,}816{,}667\)원. 거의 같다. 그리고 이 매출은 하루로 환산하면 \(127{,}200\)원, 시간당 요금 \(2{,}500\)원으로 나누면 하루 약 \(51\)시간이 이용된다는 뜻이다. \(40\)석이 각각 \(24\)시간, 총 \(960\)시간이 공급되므로 그중 \(5.3\%\) 다.
더 알아야 답이 나오는 것 —
반경 \(500\)m 안의 경쟁 점포 수와 총 좌석 수
인근 대학·고등학교·학원의 수와 통학 인구
이용량의 요일별·시간대별 분포(평일 저녁에만 몰리면 좌석 \(40\)석이 활용되지 않는다)
시험기간과 방학의 편차 — 연평균 \(h\) 가 같아도 진폭이 크면 임차료를 충당하지 못하는 달이 발생한다
정기권 이용 비중. 정기권은 시간당 단가가 낮으므로 같은 이용시간이라도 매출이 감소한다
임대차 계약 기간과 임차료 인상 조항
폐업할 때 인테리어와 좌석을 얼마에 처분할 수 있는지(회수율이 \(0\) 이면 위 감가상각 가정이 낙관적이다)
알아도 답이 확정되지 않는 것 —
\(2\)년 뒤 인접 건물에 더 크고 새로운 시설이 들어올지
학교가 이전하거나 학원가가 이동할지
무인 매장에서 발생하는 사고·기물 파손의 빈도
빈번한 오류 — \(h\) 를 모르는 상태에서 “\(40\)석이므로 좌석당 하루 \(6\)시간 정도는 이용될 것”이라고 대입해 월 매출 \(1{,}800\)만 원, 월 이익 \(1{,}418\)만 원이라는 답을 내는 것. 계산은 정확하지만 그 정확함이 결과를 보증하지 않는다. 추측한 숫자를 대입해 정확하게 계산하면, 정확해 보이는 추측이 산출된다.
확장 — 위 계산에는 단순화가 하나 포함되어 있다. 묶인 자금 \(1\)억 원 전부에 기회비용을 계상하면서 동시에 인테리어를 감가상각했는데, 인테리어가 상각되는 만큼 묶인 자본도 감소하므로 엄밀하게는 기회비용을 다소 과대 계상한 것이다. 그 차이는 \(h\) 를 \(1.27\) 에서 \(1.24\) 근처로 낮추는 정도이고, \(h\) 자체를 모르는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는 정밀도이다.
모르는 값의 오차가 다른 모든 오차를 압도할 때, 나머지를 정교하게 다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어디까지 정밀하게 계산할지 정하는 것도 판단이고, 그 판단은 계산이 대신하지 않는다.
문제 14 · 유행이 퍼지는 속도 ★★★#
상황 — 어느 대학가에서 새 앱이 확산되고 있다. 개발자가 집계한 이용자 수는 첫 주 \(50\)명, 둘째 주 \(100\)명, 셋째 주 \(200\)명, 넷째 주 \(400\)명이다. 개발자는 “매주 두 배씩 늘고 있으니 \(15\)주째에는 이만큼”이라며 투자자에게 제시할 숫자를 계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학의 재학생은 약 \(2\)만 명이다.
모형 설정 — \(15\)주째 이용자 수는 몇 명인가. 계산한 뒤 그 숫자가 성립하는지 판단한다. 성립하지 않는다면 이 모형이 언제부터 깨지는지를 계산할 수 있는가. 그리고 깨진 뒤의 곡선은 이 책의 도구로 어디까지 다룰 수 있는가.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15\)주째 이용자 수. 그리고 매주 두 배라는 가정이 성립하지 않게 되는 시점.
② 주어진 값 — \(50 \to 100 \to 200 \to 400\), 재학생 약 \(20{,}000\)명.
③ 관계식 — 비율이 일정하므로 첫 주를 \(n = 0\) 으로 두면 \(N(n) = 50 \times 2^{\,n}\) 이다. 그런데 확산 대상이 유한하다는 조건을 넣으면 식이 달라진다. 아직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줄어들수록 확산 속도도 줄어야 하므로
가 된다. \(K\) 는 확산이 끝났을 때의 이용자 수다. 오른쪽은 \(N\) 에 대한 이차식이다.
④ 사용 도구 — 제12장 지수법칙 · 제22장 로그 · 제21장 이차함수의 꼭짓점 · 제26장 도함수의 뜻
⑤ 모형의 한계 — \(K\) 의 값. 재학생 전부가 언젠가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관심층 \(6{,}000\)명이 상한인가. \(K\) 를 모르면 곡선의 높이가 정해지지 않고, 그러면 \(15\)주째 값도 정해지지 않는다.
풀이와 검산
여기서도 답 대신 어디까지 확정할 수 있는지를 보인다.
첫째 — 제시된 대로 계산한다. \(15\)주째는 \(n = 14\) 이므로
재학생이 \(2\)만 명인 대학에서 \(81\)만 명. 이 숫자는 성립하지 않는다. 계산이 틀린 것이 아니라 모형이 틀렸다.
둘째 — 모형이 언제 깨지는지 계산한다. \(50 \times 2^{\,n} = 20{,}000\) 에서
\(n = 8\)(아홉째 주)이면 \(50 \times 256 = 12{,}800\)명, \(n = 9\)(열째 주)면 \(50 \times 512 = 25{,}600\)명으로 재학생 수를 초과한다. 늦어도 열째 주에는 지수 모형이 반드시 깨진다. 그러므로 \(15\)주째 예측은 계산할 근거가 없는 값이다. 이 판정은 계산으로 확정된다.
셋째 — 깨진 뒤의 식을 읽는다. 위의 로지스틱 식에서 오른쪽을 전개하면
\(N\) 에 대한 위로 볼록한 이차식이다. \(N = 0\) 과 \(N = K\) 에서 \(0\) 이고, 꼭짓점은 두 근의 중점이다.
확산이 가장 빠른 시점은 전체의 절반이 사용할 때다. 이것은 이차함수의 꼭짓점만으로 완전히 확정된 결론이며, 추가 가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초기에는 \(N\) 이 \(K\) 에 비해 매우 작아 \(1 - N/K \approx 1\) 이므로 사실상 지수증가다. 매주 두 배였으므로 \(r = \ln 2 \approx 0.693\)/주. \(K = 20{,}000\) 이라면
넷째 — 이 책의 도구가 미치지 못하는 지점을 밝힌다. \(N(t)\) 의 식 자체를 얻으려면 위 미분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필요한 재료는 대부분 이 책에 있다. 좌우를 분리해
로 놓고 왼쪽을 부분분수로 분해한다. 이것은 유리식을 다루는 일(제19장)의 연장이지만, 하나의 분수를 여러 분수의 합으로 되돌리는 부분분수 분해 자체는 이 책에서 다루지 않았다. 분해한 모양은
이고, 양변을 적분하면(제33장) \(\ln N - \ln(K - N) = rt + C\) 에서
가 나온다. 로그의 적분은 이 책에서 다루었고, 부분분수 분해만 추가로 학습하면 된다. 부족한 것은 계산 기술이 아니라 “미분이 포함된 식을 푼다”는 발상이고, 그것이 미분방정식이라는 별도의 영역이다.
답 — \(15\)주째 이용자 수는 구할 수 없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식을 얻어도 \(K\) 를 모른다. \(K = 20{,}000\) 인지 \(6{,}000\) 인지에 따라 \(15\)주째 값이 세 배 넘게 달라진다. 그리고 \(K\) 를 정할 근거가 현재 자료 안에 없다.
둘째, \(r\) 이 일정하다는 보장이 없다. 학기 중과 방학이 다르고, 경쟁 앱이 등장하면 \(r\) 만이 아니라 \(K\) 자체가 감소한다. 관측점 네 개는 전부 \(N \ll K\) 인 구간에 있어서, 곡선이 꺾이는 부분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확정할 수 있는 것 — 그래도 세 가지는 확정된다.
\(81\)만 명은 불가능하다. 지수 모형은 늦어도 열째 주에 깨진다.
이용자가 전체의 절반에 도달할 때 확산이 가장 빠르고, 그 뒤로는 계속 느려진다.
\(K\) 를 확정하면 나머지가 따라온다. 그러므로 지금 필요한 것은 예측이 아니라 \(K\) 를 좁히는 조사다.
검산 — \(n = 8.64\) 를 대입한다. \(2^{8.64} = e^{8.64 \times 0.6931} = e^{5.989} \approx 399\). \(50 \times 399 = 19{,}950\) 명으로 \(20{,}000\) 근처가 맞다. 그리고 꼭짓점 공식은 \(N = 0\) 과 \(N = K\) 가 근인 이차식의 대칭축이 \(N = K/2\) 라는 것과 같으므로 따로 미분하지 않아도 확인된다.
빈번한 오류 — 관측점 네 개가 지수함수에 정확히 맞는 것을 보고 “모형이 잘 맞는다”고 판단하는 것. 네 점이 맞는 것은 아직 곡선이 꺾이기 전 구간에 있기 때문이다. 로지스틱 곡선의 초반은 지수함수와 구별되지 않는다. 관측 구간 안에서 잘 맞는다는 사실은 관측 구간 밖에서도 맞는다는 보증이 되지 않는다.
확장 — 이 구조는 앱 확산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감염병의 확산 초기, 신제품의 보급률, 어떤 기술의 채택률이 전부 같은 형태다. 그래서 “지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서술을 볼 때 확인할 것이 하나 있다. \(K\) 는 얼마인가. 유한한 대상에서 지수증가는 언제나 한시적 상태이고, 그 상태가 언제 끝나는지가 중요한 정보다.
적용 범위와 한계#
이 장은 도구 표시를 제거한 연습이었지만, 아직 제거하지 못한 것이 여럿 남아 있다.
숫자가 이미 주어져 있었다. 열네 문제 모두 상황 설명 안에 필요한 수치가 포함되어 있었다. 문제 13의 \(h\) 와 문제 14의 \(K\), 두 곳만 비워 두었다. 현실에서는 대개 그 반대다. 숫자를 수집하는 일 — 시세를 조사하고, 계약서의 조항을 읽고, 통계 자료를 확인하고, 직접 세는 일 — 이 계산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다루지 않았다.
도구가 이 책 안에 있다는 보장이 있었다. 문제 14를 제외한 열세 문제는 제1~36장의 도구만으로 풀렸다. 현실의 문제에는 그런 보장이 없다. 필요한 도구가 아직 학습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수학이 아니라 법률이나 의학의 영역일 수도 있다. “이것은 내 도구로 다룰 수 없는 문제다”라고 판정하는 것도 능력인데, 이 장의 문제는 도구가 모두 갖추어져 있어 그 연습에 적합하지 않다.
한 사람의 결정만 다뤘다. 문제 11에서 예린이 값을 \(3{,}600\)원으로 올리면, 인근 빵집도 값을 조정할 것이다. 그러면 예린의 수요곡선이 다시 이동한다. 서로가 서로의 선택에 반응하는 상황은 이 책의 도구로 다룰 수 없고, 게임이론이라는 별도의 영역이 필요하다.
불확실성을 확률로 다루지 않았다. 문제 5의 손익분기 나이 \(82\)세는 “몇 살까지 사는가”를 하나의 숫자로 가정해야 사용할 수 있는데, 실제 수명은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분포다. 문제 13의 좌석 이용률도 마찬가지다. “\(h = 1.5\)”가 아니라 “\(h\) 가 \(0.8\)에서 \(2.5\) 사이에 있고 \(1.4\) 근처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가 정확한 서술이다. 그렇게 서술하고 계산하는 방법이 확률과 통계다. 이 책 전체에서 확률은 다루지 않았고, 그것이 이 책에서 다루지 않은 가장 큰 영역이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상태를 식으로 푸는 방법이 없다. 문제 14에서 도구가 미치지 못한 지점이다. 미분과 적분은 다루었지만, 미분이 포함된 식을 푸는 방법은 다루지 않았다. 그 부분을 학습하면 확산, 냉각, 개체 수, 이자와 상환이 결합된 모형을 다룰 수 있다.
요약과 다음 단계#
제4부에서 다룬 것은 하나다. 말을 식으로 옮기는 절차. 모형화 다섯 단계를 구성하고(제37장), 물가를 나눗셈으로(제38장), 이자를 거듭제곱으로(제39장), 시장을 두 직선의 교점으로(제40장), “한 개 더”와 민감도를 도함수와 비율의 비율로(제41장), 쌓임과 잉여를 넓이로(제42장) 옮겼다. 그리고 이 장에서는 사용할 도구가 지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변환을 직접 수행했다.
새로 배운 수학은 없다. 제4부에서 사용한 도구는 전부 제1~36장의 것이다. 달라진 것은 문제가 제시되는 경로였다. 교과서에서 제시되던 문제가 부동산, 고지서, 계약서, 창업 제안의 형태로 제시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계산에 관한 것이 아니다.
문제 5는 “\(82\)세”라는 조건을 제시했고, 문제 8은 “하루 \(99\)잔”이라는 문턱을 제시했고, 문제 13은 “좌석당 \(1\)시간 \(16\)분”이라는 관찰 과제를 제시했다. 어느 것도 결정이 아니었다. 결정은 사람이 한다. 다만 계산하기 전과 후는 다르다. 계산 전에는 선택지가 구분되지 않은 상태이고, 계산 후에는 조건에 따른 분기가 드러난다. 구분되지 않은 상태를 조건부 분기로 바꾸는 것, 그것이 지난 마흔세 장에서 다룬 수학의 기능이다.
이후의 학습 방향#
제36장 끝에서 네 방향을 제시했다. 제4부를 마친 시점에서 그 넷은 다르게 읽힌다. 이 장에서 확인된 한계가 각각 어느 방향과 이어지는지 정리한다. 원칙은 제36장과 같다. 한 번에 하나만 선택한다.
방향 |
이 장의 어느 한계와 이어지는가 |
선행 |
|---|---|---|
① 선형대수 |
문제 9·10의 연립방정식이 변수 수십 개로 커지면 행렬이 필요하다. 자료가 표로 축적되는 모든 작업의 기초다 |
제2부면 충분 |
② 다변수 미적분 |
문제 11에서 값 하나만 정했지만, 실제로는 값·광고비·영업시간을 동시에 정해야 한다. 변수 여러 개의 최적화가 그것이다 |
미적분 전체 |
③ 엄밀한 미적분(해석학) |
이 장에서 “극한을 이렇게 사용해도 되는가”라는 의문이 반복되었다면 |
미적분 + 증명 |
④ 증명 |
문제 9·14에서 “이 가정 아래에서는”이라고 조건을 명시했던 그 절차의 정식 형태 |
없음 |
그리고 이 장이 남긴 두 영역은 그 넷 바깥에 있다.
확률과 통계 — 문제 5의 수명, 문제 13의 이용률, 문제 3의 물가 전망처럼 “하나의 숫자로 확정할 수 없는 값”을 다루는 방법. 제4부의 문제를 실제로 적용하려면 사실상 반드시 필요하고, 미적분의 준비가 적어도 시작할 수 있다. 위 표의 ①과 함께 학습하면 특히 잘 연결된다.
미분방정식 — 문제 14에서 확인된 한계에 대응한다. 재료의 절반(치환적분, 제34장)은 이미 다루었고, 보통 ②와 함께 학습한다.
넷 중 하나든 여기 둘 중 하나든, 선택한 뒤의 학습 방법은 동일하다. 매일 일정량을 손으로 계산하고, 막히면 해당 선행 내용으로 돌아가 다시 확인한다. 이 책에서 사용한 방법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