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장 · 표시가 없는 문제#

이 장

사용 도구

제1~36장 전부. 특히 제6장 비율 · 제10장 방정식 · 제11장 부등식 · 제12장 지수 · 제18장 연립방정식 · 제22장 로그 · 제31장 최적화 · 제33장 정적분. 그리고 제37장부터 제42장까지

선행 내용

제42장 쌓임과 잉여

요지

사용할 도구가 지정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 모형화 다섯 단계를 직접 구성하고 도구를 직접 선택한다.

도입#

금요일 저녁, 지영은 부동산에서 종이 두 장을 받았다. 한 장에는 “전세 \(2\)억”, 다른 한 장에는 “보증금 \(2{,}000\)만 / 월세 \(70\)만”이라고 적혀 있다. 종이 어디에도 비율이라는 말은 없다. 복리도, 기회비용도, 일차방정식도 없다. 주어진 것은 몇 개의 수치와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물음뿐이다.

이 책의 문제들은 지금까지 도구 표시를 달고 있었다. 제12장 아래에 놓인 문제는 지수법칙으로 풀었고, 제31장 아래에 놓인 문제는 미분해서 \(0\)으로 놓았다. 장 제목이 사용할 도구를 지정하는 역할을 했다. 그것은 학습 과정에서 필요한 장치였으나, 부동산에서 받아 온 종이에는 그런 장치가 없다.

이 장의 문제에는 도구 표시가 없다. 어느 장에서 배운 것을 사용해야 하는지 문제가 알려 주지 않는다. 모형화 다섯 단계도 미리 채워져 있지 않다. 상황을 읽고, 무엇을 모르는지 정하고, 무엇을 아는지 골라내고, 둘을 잇는 식을 세우고, 그 식이 어느 장의 도구인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이것이 이 장의 과제이다.

표시가 없다는 것은 도구가 새롭다는 뜻이 아니다. 사용할 도구는 여전히 이 책 안에 있고, 대부분은 제1부와 제2부의 것이다. 달라지는 것은 도구를 선택하는 주체뿐이다. 선택의 기준은 학습으로 익힐 수 있다. 다음 두 절이 그 기준을 정리한다.

도구를 고르는 기준 — 네 가지 물음#

상황을 읽은 뒤 다음 네 가지를 먼저 확인한다. 네 물음의 답이 정해지면 사용할 도구가 대부분 결정된다.

물음

구분 기준

왼쪽이면

오른쪽이면

총량인가, 변화인가

“얼마인가” / “얼마나 빨리 바뀌는가”

사칙연산·비율(제6장)

변화율·도함수(제24장, 제26장)

한 시점인가, 기간인가

“지금 잔액” / “\(1\)년 동안”

그대로 읽는다

누적·정적분(제32장, 제33장)

곱으로 쌓이는가, 더하기로 쌓이는가

“매년 \(3\%\)씩” / “매년 \(30\)만 원씩”

지수·로그(제12장, 제22장)

일차식(제9장, 제10장)

맞아떨어지는 점인가, 가장 큰 값인가

“언제 같아지는가” / “언제 최대인가”

방정식(제10장, 제16장, 제18장)

미분해서 \(0\)(제31장)

① 총량인가, 변화인가#

“전기요금이 \(8\)만 원이다”와 “전기요금이 오르고 있다”는 서로 다른 종류의 문장이다. 앞은 값이고 뒤는 기울기다. 값을 묻는 물음에 도함수를 적용하면 답이 나오지 않고, 기울기를 묻는 물음에 값만 계산해도 답이 되지 않는다.

구분 기준은 문장에 “한 개 더”에 해당하는 표현이 있는지이다. “한 잔 더 팔면 얼마가 남는가”, “\(1\)킬로와트시를 더 쓰면 얼마를 더 내는가”, “\(1\)년 더 늦추면 연금이 얼마나 늘어나는가” — 이런 물음은 전부 변화율이고, 경제학에서는 여기에 한계(marginal)라는 이름을 붙인다. 한계비용은 한 단위 더 만들 때 늘어나는 비용이고, 한계수입은 한 단위 더 팔 때 늘어나는 수입이다. “한계”라는 표현이 있으면 도함수를 사용한다.

② 한 시점인가, 기간인가#

“통장 잔액 \(500\)만 원”과 “월급 \(300\)만 원”은 단위부터 다르다. 앞은 어느 한 순간에 측정되는 양이고(스톡), 뒤는 기간이 있어야 뜻이 정해지는 양이다(플로우). 월급에서 “월”을 떼면 \(300\)만 원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해지지 않지만, 잔액에는 뗄 기간이 없다.

플로우를 기간에 걸쳐 모으면 스톡이 된다. 매달 \(300\)만 원을 \(12\)달 받으면 \(3{,}600\)만 원이 쌓인다. 흘러드는 양이 일정하면 곱셈으로 계산되고, 흘러드는 양이 시간에 따라 달라지면 그것이 정적분이다. 반대로 스톡의 변화 속도를 물으면 도함수다. 적분과 미분은 스톡과 플로우를 서로 변환하는 두 방향이며, 이렇게 정리해 두면 어느 쪽을 사용할지 판단할 수 있다.

③ 곱으로 쌓이는가, 더하기로 쌓이는가#

이 물음이 실제 문제에서 가장 자주 구분을 요구한다. 매년 같은 금액이 붙으면 일차식이고, 매년 같은 비율이 붙으면 지수함수다.

\[\text{매년 } 30 \text{만 원씩}: \quad y = 1000 + 30t \qquad\qquad \text{매년 } 3\%\text{씩}: \quad y = 1000 \times 1.03^{\,t}\]

물가, 이자, 인구, 감가, 유행 — “\(\%\)”라는 기호를 달고 반복되는 양은 대부분 오른쪽에 해당한다. 그리고 오른쪽이면 “언제”를 묻는 순간 로그가 필요해진다. \(1.03^t = 2\)\(t\) 에 대해 푸는 방법은 로그뿐이다.

④ 맞아떨어지는 점인가, 가장 큰 값인가#

“언제 본전인가”, “몇 개를 팔아야 적자가 아닌가”, “두 요금제가 같아지는 통화량은” — 이런 물음은 전부 양쪽을 식으로 쓰고 등호로 잇는 것이다. 미지수가 하나면 일차·이차방정식, 조건이 둘이면 연립방정식이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균형도 두 식을 등호로 이은 것이다.

반면 “가장”, “최대”, “최적”이 들어가면 방정식이 아니라 최적화다. 목표를 미지수 하나의 함수로 쓰고, 미분해서 \(0\) 으로 놓는다. 여기서 빈번한 오류는 무엇을 최대로 할지 정하지 않고 계산을 시작하는 것이다. 매출을 최대로 하는 가격과 이윤을 최대로 하는 가격은 다르다. 이 장의 문제 11에서 두 값이 실제로 다르게 나온다.

네 물음은 대개 겹친다#

현실의 문제는 하나만 묻지 않는다. “물가를 감안하면 이 대출의 실질 부담이 \(8\)년 뒤 얼마인가”는 ②(기간)와 ③(곱으로 쌓임)이 겹친 물음이고, “수수료가 오르면 값이 얼마나 오르고 그때 소비자가 잃는 것은 얼마인가”는 ④(균형)와 ②(누적)가 겹친 물음이다. 겹칠 때는 순서대로 하나씩 처리한다. 균형을 먼저 구하고, 구한 균형점으로 넓이를 계산하는 순서이다. 한 번에 모두 세우면 식이 복잡해져 오류가 생긴다.

문장에서 도구로 바로 연결되는 대응도 정리해 둔다. 예외 없는 규칙은 아니지만 도구를 처음 고르는 기준으로는 충분하다.

문장에 이런 말이 있으면

대개 이 도구다

“몇 퍼센트”, “\(\sim\)당”, “\(\sim\) 대비”, “인상률”

비율(제6장)

“매년 \(\bigcirc\%\)씩”, “복리”, “물가”, “감가”

지수(제12장)

“몇 년 걸리나”, “언제 두 배”, “언제 절반”

로그(제22장)

“언제 본전”, “손익분기”, “같아지는 지점”

방정식(제10장, 제16장)

“최소 몇 개”, “\(\sim\) 이상이면”, “넘으려면”

부등식(제11장)

“두 조건을 동시에”, “균형”, “만나는 점”

연립방정식(제18장)

“한 개 더”, “한계”, “속도”, “기울기”

도함수(제26장, 제27장)

“가장 큰”, “최적”, “얼마로 정해야”

최대·최소(제31장)

“모두 합쳐서”(변하는 양을), “누적”, “총”

정적분(제33장)

도구를 적용하기 전에 — 단위, 기준, 시점#

도구를 옳게 골라도 재료를 잘못 넣으면 답이 틀린다. 실제 문제에서 답을 틀리게 만드는 원인은 대개 계산의 난도가 아니라 다음 세 가지다.

기준량을 정한다. \(\%\) 는 항상 무언가에 대한 비율이다. “\(20\%\) 할인 후 \(20\%\) 인상”이 원래 값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두 \(20\%\) 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10{,}000\) 원에서 \(20\%\) 를 깎으면 \(8{,}000\) 원, 거기서 \(20\%\) 를 올리면 \(9{,}600\) 원이다. 문제를 읽은 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이 퍼센트는 무엇에 대한 퍼센트인가” 이다.

명목과 실질을 구분한다. 명목은 그 시점의 돈 액수 그대로이고, 실질은 물가로 나눠 물건 기준으로 고친 값이다. \(10\)년 전 월급 \(200\)만 원과 지금 월급 \(260\)만 원을 그대로 비교하면 \(30\%\) 올랐지만, 그동안 물가가 \(40\%\) 올랐다면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의 양은 오히려 줄었다. 규칙은 하나다.

\[\text{실질} = \frac{\text{명목}}{\text{물가지수 비율}}\]

돈이 다른 시점에 놓여 있으면 항상 이 물음을 먼저 확인한다. 반대로 같은 시점의 두 금액을 비교할 때는 물가로 나눠도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 같은 수로 나누기 때문이다.

스톡과 플로우를 섞지 않는다. 잔액에 월급을 더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잔액과 월급을 나란히 놓고 “어느 쪽이 큰가”를 묻는 것은 성립하지 않는다. 단위가 다르면 비교가 성립하지 않는다. 비교하려면 한쪽을 다른 쪽 단위로 옮겨야 한다 — 월급에 기간을 곱해 쌓아 스톡으로 만들거나, 잔액에 이자율을 곱해 플로우로 만든다.

부호를 미리 정한다. 특히 탄력성 — 어떤 값이 \(1\%\) 변할 때 다른 값이 몇 \(\%\)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수 — 은 부호에서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값이 오르면 수요가 줄기 때문에 음수다. 관례상 절댓값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계산 도중에 부호를 잃으면 결론이 반대로 나온다. 절댓값을 쓸 것인지 부호를 살릴 것인지 처음에 정하고 계산 전체에서 일관되게 유지한다.

수학적 모형의 한계#

여기서부터가 이 장의 결론이자 제4부 전체의 결론이다. 앞의 여섯 장에서 물가를 다루고, 복리를 다루고, 균형을 세우고, 탄력성을 재고, 한계를 미분하고, 잉여를 적분했다. 그 모든 계산이 공통으로 하지 않는 일이 다섯 가지 있다.

모형은 가정 위에서만 성립한다#

제40장에서 수요곡선을 직선으로 그렸다. 그것은 세상이 직선이어서가 아니라 직선이 다루기 쉽기 때문이다. 이 장의 문제 7에서 중고차 값이 매년 정확히 \(20\%\) 씩 빠진다고 놓는데, 실제 중고차는 첫해에 훨씬 크게 빠진다. 문제 9에서 노동시장을 완전경쟁으로 놓지만, 동네 편의점 시장이 완전경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가정이 틀렸다는 뜻이 아니다. 가정이 있다는 사실을 누락하는 것이 문제다. 계산 결과를 진술할 때는 항상 앞에 조건절이 붙어야 한다. “수요가 직선이고 다른 조건이 그대로라면, 고용은 \(20\%\) 줄어든다.” 조건절을 제거하면 계산은 예측이 아니라 단정이 되고, 그 단정은 대개 성립하지 않는다.

데이터가 없으면 식도 없다#

문제 13이 이것만 다룬다. 미지수를 정하고 식을 세우는 데까지는 수학이 담당하지만, 그 식에 넣을 숫자는 수학이 만들어 주지 않는다. 좌석 이용률을 모르면 스터디카페의 매출을 계산할 방법이 없다. 없는 숫자를 임의의 값으로 채우고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답을 내는 것은, 정밀해 보이는 답을 만드는 일이지 정확한 답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이럴 때 수학이 담당할 수 있는 일은 따로 있다. 모르는 것의 개수를 줄이고, 그 하나의 임계값을 정확히 확정하는 것이다. “이 사업 될까?”라는 대답 불가능한 물음을 “좌석당 하루 \(1.27\)시간이 나오는가?”라는 관찰 가능한 물음으로 바꾸는 것이 계산의 성과이다.

상관과 인과는 다르다#

제26장에서 배운 기울기는 “\(x\) 가 변할 때 \(y\) 가 함께 얼마나 변했는가”를 측정한다. 그 이상은 측정하지 않는다. 최저임금을 올린 지역에서 고용이 늘었다는 자료를 얻었다고 하자.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늘린 것일 수도 있고, 경기가 좋아서 임금도 오르고 고용도 늘었을 수도 있다. 두 경우의 기울기는 동일하게 나온다.

이 책의 어떤 계산도 둘을 구분하지 못한다. 미분도, 적분도, 회귀선도 구분하지 못한다. 인과를 판별하려면 계산이 아니라 비교할 대조군이 필요하고, 그것은 실험 설계와 통계적 추론의 영역이다. 그러므로 “이 식에 따르면 \(A\)\(B\) 의 원인이다”라는 문장은 거의 언제나 과잉 해석이다. 식이 제공한 정보는 “\(A\)\(B\) 가 함께 움직였다”까지다.

평균은 개인을 말해주지 않는다#

이 장의 문제 9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면 지역 전체의 임금소득이 \(12\%\) 줄어든다는 답이 나온다. 그 내부를 보면, 계속 일하는 사람의 시급은 \(10\%\) 올랐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의 소득은 \(100\%\) 줄었다. \(-12\%\) 라는 하나의 수는 이 두 경우를 구분하지 못한다.

문제 12의 평균단가도 같다. \(450\)킬로와트시를 쓴 집의 평균단가는 \(182.6\)원인데, 한 킬로와트시를 더 쓸 때 실제로 내는 돈은 \(307\)원이다. 평균은 지나온 모든 구간을 합쳐 하나로 만든 값이므로, 지금 시점의 결정에는 적합하지 않다. 제42장에서 구한 잉여의 총합도 마찬가지다. 총 잉여가 늘어도 일부 주체는 손실을 본다. 총합과 평균은 분포 정보를 보존하지 않는다. 분포를 다시 확인하는 것은 계산 바깥의 일이다.

숫자는 답을 주지 않고 답의 범위를 좁힌다#

이것이 제4부 전체를 한 문장으로 줄인 것이다.

문제 5에서 연금 손익분기 나이 \(82\)세가 나온다. 이 숫자는 “연기하라”는 결론이 아니다. “\(82\)세를 넘겨 살면 연기가 이득”이라는 조건부 진술이다. 연기 여부는 건강, 가족력, 당장의 생활비, 그리고 우연이 함께 결정한다. 문제 8에서 하루 \(99\)잔이라는 수가 나오지만, 그 수는 “창업하라”도 “하지 마라”도 아니다. “이만큼 팔아야 한다”까지다.

계산의 산출물은 결정이 아니라 조건부 문장이다. 계산 전에는 선택지가 구분되지 않은 상태이고, 계산 후에는 “이 조건이면 이쪽, 저 조건이면 저쪽”으로 분기가 명시된다. 명시된 부분이 수학이 담당한 몫이고, 남은 조건을 판단하는 것은 계산의 영역이 아니다. 이 구분을 유지하면 계산 결과를 과대 해석하지도, 과소 해석하지도 않게 된다.

시나리오 문제#

여기서부터 도구 표시가 없다. 문제를 읽고, 모형화 다섯 단계를 스스로 채우고, 어느 장의 도구를 사용할지 직접 선택한다. 막히면 위의 네 물음으로 돌아간다. 다섯 단계와 풀이는 접혀 있으므로, 먼저 스스로 작성한 뒤에 펼친다.

문제 1 · 전세와 월세 사이 ★★☆#

상황 — 지영은 이사할 집 두 곳을 놓고 고민 중이다. 한 곳은 전세 보증금 \(2\)억 원, 다른 곳은 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 \(70\)만 원이다. 두 집의 크기와 위치는 사실상 같다. 지영에게는 \(2\)억 원이 예금에 들어 있고, 그 예금의 금리는 연 \(3.6\%\) 다. 대출은 쓰지 않는다.

모형 설정 — 어느 쪽이 얼마나 싼가. 전세 보증금 \(2\)억 원은 나중에 돌려받는 돈인데, 이것을 “비용”으로 볼 것인가 아닌가. 본다면 무엇을 비용으로 세어야 하는가. 그리고 비교의 단위를 월로 맞출 것인가, 연으로 맞출 것인가.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두 선택의 연간 비용 차이. 그리고 예금금리가 몇 \(\%\) 를 넘으면 유불리가 뒤집히는지.

주어진 값 — 전세 보증금 \(200{,}000{,}000\) 원, 월세 보증금 \(20{,}000{,}000\) 원, 월세 \(700{,}000\) 원, 예금금리 연 \(3.6\%\). 보증금은 둘 다 계약이 끝나면 돌려받는다.

관계식 — 보증금은 소멸하는 돈이 아니라 묶이는 돈이다. 묶인 동안 얻을 수 있었던 이자를 포기하는 것이 실제 비용이다. 이렇게 어떤 선택 때문에 포기하게 되는 다른 선택의 가치를 기회비용이라 한다.

\[\text{전세 연비용} = 200{,}000{,}000 \times r, \qquad \text{월세 연비용} = 20{,}000{,}000 \times r + 700{,}000 \times 12\]

두 식을 같게 놓으면 유불리가 뒤집히는 금리 \(r\) 이 나온다.

사용 도구제6장 비율 · 제10장 일차방정식

모형의 한계 — 전세 보증금 \(2\)억 원을 떼일 위험. 이 계산은 보증금이 \(100\%\) 돌아온다고 전제하는데, 그 전제가 깨지면 손실은 위에서 계산한 어떤 금액보다도 크다. 위험의 값을 어떻게 매길지는 이 식 바깥의 문제이다.

문제 2 · 기간이 다른 두 투자안 ★★★#

상황 — 준호에게 두 가지 제안이 왔다. A는 \(1{,}000\)만 원을 넣으면 \(3\)년 뒤 \(1{,}200\)만 원을 주고, B는 같은 돈을 넣으면 \(6\)년 뒤 \(1{,}450\)만 원을 준다. 중간에 빼는 것은 둘 다 불가능하다. 같은 기간 동안 물가는 매년 \(3\%\) 씩 오른다고 본다.

모형 설정 — 총수익률만 보면 B가 \(45\%\) 로 A의 \(20\%\) 보다 크다. 그런데 기간이 다르다. 기간이 다른 두 수익을 어떤 값으로 바꿔야 나란히 놓을 수 있는가. 그리고 물가를 반영하면 순위가 바뀌는가, 바뀌지 않는가. (계산기 사용)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A와 B의 연평균 수익률, 그리고 물가를 걷어낸 실질 연수익률.

주어진 값 — A: \(3\)년에 \(1.2\)배. B: \(6\)년에 \(1.45\)배. 물가: 매년 \(1.03\)배.

관계식 — 수익은 해마다 곱으로 쌓이므로, \(t\) 년 동안 \(k\) 배가 되었다면 연평균 배수 \(x\)

\[x^{\,t} = k \quad\to\quad x = k^{1/t}\]

이고, 물가를 걷어낸 실질 배수는 명목 배수를 물가 배수로 나눈 값이다.

\[1 + r_{\text{실질}} = \frac{1 + r_{\text{명목}}}{1 + \pi}\]

사용 도구제12장 지수법칙 · 제7장 거듭제곱근 · 제22장 로그

모형의 한계 — A가 끝나는 \(3\)년 뒤부터 \(6\)년째까지 준호가 그 돈을 어디에 넣을지. A와 B를 같은 기준으로 놓으려면 남은 \(3\)년의 재투자 수익률을 알아야 하는데, 그 수익률은 현재 확정되지 않은 값이다. 이 계산은 그 빈칸을 “연평균으로 계속 굴린다”는 가정으로 채운 것이다.

문제 3 · 연봉 협상 자리에서 ★★☆#

상황 — 민수의 올해 연봉은 \(4{,}200\)만 원이다. 회사가 내년 연봉을 \(3\%\) 올려 주겠다고 했다. 지난 \(1\)년 동안 물가는 \(3.6\%\) 올랐다. 민수는 “물가만큼”이 아니라 실질로 \(2\%\) 를 올려 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형 설정 — 회사가 제시한 \(3\%\) 는 실질로 몇 \(\%\) 인가. 그리고 실질 \(2\%\) 인상을 만들려면 명목으로 몇 \(\%\) 를 요구해야 하는가. 여기에 갈림길이 하나 있다. 연봉은 앞으로 받을 돈인데, 위에 주어진 \(3.6\%\)지난 \(1\)년의 물가상승률이다. 어느 물가를 사용할 것인가.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명목 인상률 \(3\%\) 의 실질 값, 그리고 실질 \(2\%\) 를 만드는 명목 인상률 \(g\).

주어진 값 — 현재 연봉 \(42{,}000{,}000\) 원, 제시 인상률 \(3\%\), 물가상승률 \(3.6\%\), 목표 실질 인상률 \(2\%\).

관계식 — 실질 배수는 명목 배수를 물가 배수로 나눈 것이다.

\[\frac{1 + g}{1 + \pi} = 1 + r_{\text{실질}} \quad\to\quad 1 + g = (1 + r_{\text{실질}})(1 + \pi)\]

두 배수를 곱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더하는 것이 아니다.

사용 도구제6장 백분율 · 제10장 일차방정식 · 제19장 유리식

모형의 한계 — 민수가 그 금액을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인지 여부. 이 계산은 “얼마를 요구해야 실질 \(2\%\) 인가”만 답하고, 회사가 그것을 수용할지, 거절당했을 때의 대안이 있는지, 지금이 협상에 적절한 시점인지는 다루지 않는다. 숫자는 목표를 정할 뿐 협상력을 만들지 않는다.

문제 4 · 학자금 대출의 부담 ★★☆#

상황 — 은지는 졸업하며 학자금 대출 \(2{,}400\)만 원을 안았다. 고정금리 연 \(2\%\) 이고, \(8\)년 뒤에 원금과 이자를 한 번에 갚는 조건이다. 그동안 물가는 매년 \(3\%\) 씩 오르고, 은지의 연봉은 첫해 \(3{,}000\)만 원에서 매년 \(1\%\) 씩 오른다고 하자.

모형 설정\(8\)년 뒤 은지가 갚을 금액은 얼마이고, 그 부담은 지금보다 큰가 작은가. 여기서 정할 것이 있다. “부담”을 무엇으로 측정할 것인가 — 그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의 양(물가 기준)인가, 아니면 그 돈이 은지 연봉의 몇 \(\%\) 인가(소득 기준)인가. 두 기준이 같은 답을 주는지 확인한다. (계산기 사용)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8\)년 뒤 상환액(명목), 그것을 오늘의 물건값으로 고친 값, 그리고 그것이 그해 연봉에서 차지하는 비율.

주어진 값 — 원금 \(2{,}400\)만 원, 대출금리 연 \(2\%\) 복리, 기간 \(8\)년, 물가 연 \(3\%\), 연봉 첫해 \(3{,}000\)만 원에 연 \(1\%\) 인상.

관계식 — 셋 다 매년 같은 비율로 곱해지는 양이므로 전부 지수함수다.

\[\text{상환액} = 2400 \times 1.02^{8}, \qquad \text{물가 배수} = 1.03^{8}, \qquad \text{그해 연봉} = 3000 \times 1.01^{8}\]

실질 상환액은 첫 번째를 두 번째로 나눈 값이고, 소득 대비 부담은 첫 번째를 세 번째로 나눈 값이다.

사용 도구제12장 지수법칙 · 제7장 거듭제곱

모형의 한계 — 은지의 연봉이 매년 \(1\%\) 씩 오른다는 가정. 이직하면 계단 형태로 증가하고, 실직하면 \(0\) 이 된다. 이 계산에서 결론을 뒤집는 것은 대출금리도 물가도 아니라 임금 경로인데, 그것이 가장 확인하기 어려운 값이다.

문제 5 · 연금을 언제부터 받을까 ★★☆#

상황 — 경수는 만 \(63\)세가 되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받기 시작하면 월 \(120\)만 원이다. 그런데 수령을 최대 \(5\)년까지 미룰 수 있고, \(1\)년 미룰 때마다 연금액이 \(7.2\%\) 씩 늘어난다. \(5\)년을 모두 미루면 \(36\%\) 가 늘어난다. 경수는 아직 일할 수 있고, 미룬 \(5\)년 동안 생활비는 감당된다.

모형 설정 — 지금부터 받는 것과 \(5\)년 뒤부터 더 많이 받는 것 중 어느 쪽이 이득인가. 이 물음에 답하려면 비교의 기준을 정해야 한다. 받은 돈을 단순 합산할 것인가, 아니면 먼저 받은 돈은 운용할 수 있으므로 나중 돈을 할인해서 볼 것인가. 그리고 무엇이 미지수인가 — 금액인가, 나이인가.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미룬 쪽의 누적 수령액이 지금 받는 쪽과 같아지는 나이.

주어진 값 — 지금 받으면 월 \(120\)만 원. \(5\)년 미루면 월 \(120 \times 1.36 = 163.2\)만 원. 미루는 기간은 \(5\)년.

관계식\(68\)세부터 \(t\) 년이 지난 시점을 잡는다. 그때까지 각각 받은 개월 수를 세면, 지금 받는 쪽은 \(12(5 + t)\) 개월, 미룬 쪽은 \(12t\) 개월이다. 두 누적액을 같게 놓는다.

\[120 \times 12(5 + t) = 163.2 \times 12\,t\]

양변의 \(12\) 는 소거된다. 남는 것은 \(t\) 에 대한 일차방정식 하나이다.

사용 도구제10장 일차방정식 · 제6장 백분율

모형의 한계 — 경수의 수명. 손익분기 나이는 “이 나이를 넘기면 미룬 쪽이 이득”이라는 조건부 진술이고, 넘길 가능성이 얼마인지는 다루지 않는다. 그리고 손익분기 기준으로 이득이 아니어도 미룰 이유(늦은 나이의 생활비를 늘리는 것)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은 손익분기가 다루는 물음이 아니다.

문제 6 · 구독을 언제 끊을까 ★★☆#

상황 — 현우는 월 \(13{,}900\)원짜리 영상 구독을 사용하고 있다. 초기에는 관람 편수가 많았으나 점차 감소했다. \(3\)월에 \(16\)편, \(4\)월에 \(12\)편, \(5\)월에 \(9\)편을 봤다. 같은 영화를 낱개로 빌리면 편당 \(3{,}500\)원이다. 현재는 \(5\)월 말이다.

모형 설정 — 언제 해지하는 것이 맞는가. 먼저 “본전”의 기준을 정해야 한다. 한 달에 몇 편을 봐야 구독이 낱개 대여보다 싼가. 그다음, 앞으로의 관람 편수를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 — 매달 같은 편수씩 줄어든다고 볼 것인가, 같은 비율로 줄어든다고 볼 것인가. 주어진 세 수치가 그 판단의 근거이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관람 편수가 손익분기 아래로 처음 떨어지는 달.

주어진 값 — 구독료 \(13{,}900\)원/월, 낱개 \(3{,}500\)원/편, 관람 편수 \(16 \to 12 \to 9\).

관계식 — 먼저 편수가 감소하는 방식을 확인한다. \(12 - 16 = -4\), \(9 - 12 = -3\) 으로 차이는 일정하지 않다. 반면 \(12 \div 16 = 0.75\), \(9 \div 12 = 0.75\)비율은 일정하다. 곱으로 감소하는 양이므로 지수함수다. 첫 달을 \(n = 0\) 으로 두면

\[N(n) = 16 \times 0.75^{\,n}\]

이고, 손익분기 편수 \(b = 13{,}900 \div 3{,}500\) 에 대해 \(N(n) < b\) 를 만족하는 가장 작은 정수 \(n\) 을 찾는다.

사용 도구제12장 지수법칙 · 제22장 로그 · 제11장 부등식

모형의 한계 — 편수가 같아도 효용이 같지 않다는 점. 구독의 가치에는 “무엇을 볼지 고르는 자유”와 “\(10\)분 보고 중단하는 시도”가 포함되는데, 낱개 대여에서는 편당 \(3{,}500\)원이 부과되므로 그런 시도가 줄어든다. 편수를 세는 이 식은 편수 자체가 구독 때문에 늘어났을 가능성을 반영하지 못한다.

문제 7 · 중고차 값의 감가 속도 ★★☆#

상황 — 태호가 \(3{,}200\)만 원에 새 차를 샀다. 같은 모델의 중고 시세를 확인하니 \(1\)년 된 차가 \(2{,}560\)만 원, \(2\)년 된 차가 \(2{,}048\)만 원, \(3\)년 된 차가 약 \(1{,}638\)만 원이다. 태호는 차값이 \(1{,}000\)만 원 아래로 떨어지기 전에 매도할 계획이다.

모형 설정\(5\)년 뒤 이 차의 값은 얼마이고, 언제 매도해야 하는가. 시세 세 개가 주어졌으므로 먼저 값이 어떤 방식으로 감소하는지 판별해야 한다. 매년 같은 금액이 감소하는가, 같은 비율이 감소하는가. 그리고 “언제”를 묻는 물음은 어떤 도구로 푸는가. (계산기 사용)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5\)년 뒤 차값, 값이 절반이 되는 시점, \(1{,}000\)만 원을 지나는 시점, 그리고 값이 감소하는 속도가 해마다 어떻게 달라지는지.

주어진 값\(3{,}200 \to 2{,}560 \to 2{,}048 \to 1{,}638\)(만 원). 비율을 확인하면 \(2560/3200 = 0.8\), \(2048/2560 = 0.8\), \(1638/2048 \approx 0.8\) 로 일정하다.

관계식 — 매년 \(0.8\) 배씩 곱해지므로

\[V(t) = 3200 \times 0.8^{\,t} \quad (\text{만 원},\ t \text{는 연})\]

“언제”를 물으면 지수의 자리에 있는 \(t\) 를 끌어내려야 하고, 그 도구는 로그다. “얼마나 빨리 감소하는가”를 물으면 미분한다.

사용 도구제12장 지수법칙 · 제22장 로그 · 제29장 지수함수의 미분

모형의 한계 — 이 차에 사고가 발생하는지, 주행거리가 얼마나 쌓이는지, 제조사가 모델을 단종하는지. 시세표는 “평균적인 상태의 그 모델”의 값이고, 태호의 차 한 대는 평균이 아니다. 식이 다루는 변수는 시간뿐인데, 실제 중고차 값을 정하는 변수는 시간 외에도 여럿이다.

문제 8 · 창업할 것인가 ★★☆#

상황 — 수진은 현재 직장에서 세후 연봉 \(3{,}600\)만 원을 받는다. 퇴사하고 카페를 열 계획이다. 초기 투자는 보증금과 인테리어를 합쳐 \(8{,}000\)만 원이고, 이 돈은 연 \(3\%\) 짜리 예금에서 인출한다. 매달 나가는 고정비는 임차료 \(200\)만, 인건비 \(250\)만, 기타 \(50\)만 원이다. 커피 한 잔은 \(4{,}500\)원에 팔고, 원두와 컵과 우유를 합친 재료비는 잔당 \(1{,}300\)원이다. 한 달에 \(26\)일 영업한다.

모형 설정 — 한 달에 몇 잔을 팔아야 하는가. 그런데 “몇 잔을 팔아야 하는가”의 기준이 하나가 아니다. 현금 수지가 유지되기만 하면 되는가, 아니면 직장을 그만둔 것이 손해가 아니어야 하는가. 두 기준의 답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확인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손익분기 판매량. 두 가지 기준으로 각각.

주어진 값 — 잔당 판매가 \(4{,}500\)원, 잔당 재료비 \(1{,}300\)원, 월 고정비 \(5{,}000{,}000\)원, 초기 투자 \(80{,}000{,}000\)원, 예금금리 \(3\%\), 포기하는 연봉 \(36{,}000{,}000\)원(월 \(3{,}000{,}000\)원), 영업일 \(26\)일.

관계식 — 한 잔을 더 팔 때마다 남는 돈은 판매가에서 재료비를 뺀 것이다. 이것을 공헌이익이라 한다. 고정비는 판매량과 무관하게 일정하므로, 공헌이익을 누적해 고정비를 덮으면 본전이다.

\[(\text{판매가} - \text{잔당 재료비}) \times Q = \text{덮어야 할 비용}\]

두 번째 기준에서는 오른쪽에 기회비용을 더한다. 포기한 연봉과 포기한 이자다. 수입에서 실제로 지출한 비용만 뺀 것을 회계적 이윤, 거기서 기회비용까지 뺀 것을 경제적 이윤이라 한다.

사용 도구제10장 일차방정식 · 제11장 부등식 · 제6장 비율

모형의 한계 — 하루 \(99\)잔을 팔 수 있는 입지인지 여부. 이 계산은 “얼마나 팔아야 하는가”만 답하고 “팔 수 있는가”는 답하지 않는다. 그것은 유동인구와 경쟁 점포의 문제이고, 식이 아니라 현장 조사로 답한다.

문제 9 · 최저임금을 올리면 ★★★#

상황 — 어느 지역의 시간제 노동시장을 조사했더니, 시간당 임금 \(w\)(원)에 따라 사업주들이 쓰려는 노동시간과 사람들이 일하려는 노동시간이 다음과 같았다. 단위는 월 만 시간이다. (계산을 위해 만든 가상의 수치다.)

\[Q_d = 300 - 0.02\,w, \qquad Q_s = -100 + 0.02\,w\]

이 지역이 최저임금을 시간당 \(11{,}000\)원으로 정하려 한다.

모형 설정 — 최저임금을 정하기 전의 임금과 고용량은 얼마인가. 그리고 \(11{,}000\)원을 강제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여기서 확정할 것이 있다. 임금이 오르면 사업주가 원하는 시간과 노동자가 원하는 시간이 어긋나는데, 실제로 거래되는 양은 둘 중 어느 쪽인가. 그리고 “효과”를 무엇으로 측정할 것인가 — 고용량인가, 지역 전체의 임금소득인가, 계속 일하는 사람의 소득인가.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최저임금 전후의 임금·고용량, 초과공급의 크기, 지역 전체 임금소득의 변화.

주어진 값 — 두 식과 최저임금 \(11{,}000\)원. 최저임금은 “이 아래로는 거래 금지”를 뜻하는 가격하한이다.

관계식 — 규제가 없을 때의 임금은 두 식이 같아지는 지점이다.

\[300 - 0.02w = -100 + 0.02w\]

가격하한이 균형보다 높으면 \(Q_s > Q_d\) 가 되어 초과공급이 생긴다. 거래는 양쪽이 모두 동의해야 성립하므로 실제 고용량은 짧은 쪽, 즉 \(\min(Q_d,\,Q_s)\) 다. 사업주가 사용하지 않으려는 시간을 노동자가 강제로 공급할 수는 없다.

사용 도구제18장 연립방정식 · 제10장 일차방정식 · 제21장 그래프

모형의 한계 — 감소한 \(20\)만 시간이 누구의 시간인지. 이 식은 시간만 세고 사람은 세지 않는다. 다섯 명이 해고되었을 수도 있고, 스무 명의 근무시간이 조금씩 감소했을 수도 있다. 두 경우의 계산 결과는 동일하지만 실제로 발생한 일은 전혀 다르다.

문제 10 · 배달 수수료는 누가 내는가 ★★★#

상황 — 한 지역의 배달 음식 시장을 값 \(P\)(원)와 하루 주문 수 \(Q\)(건)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상의 수치다.)

\[Q_d = 300 - 0.01\,P, \qquad Q_s = -100 + 0.01\,P\]

배달 플랫폼이 가게에서 받는 수수료를 건당 \(1{,}000\)원 올렸다. 가게 주인들은 “결국 소비자가 다 내게 될 것”이라 하고, 소비자들은 “가게가 부담해야 한다”고 한다.

모형 설정 — 수수료 \(1{,}000\)원 중 실제로 소비자에게 이전되는 몫은 얼마인가. 먼저 수수료가 부과되었을 때 어느 곡선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지 확정해야 한다. 그리고 “누가 얼마를 잃었는가”를 측정하려면 값의 변화만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다른 양이 필요한가.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수수료 이후의 값과 주문 수,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비율, 그리고 소비자·가게·플랫폼이 각각 얻고 잃은 크기.

주어진 값 — 두 식과 수수료 \(1{,}000\)원. 수수료는 가게가 부담한다.

관계식 — 가게가 건당 \(1{,}000\)원을 부담하면, 이전에 \(P\) 원을 받고 공급하던 양을 이제는 \(P + 1{,}000\) 원을 받아야 공급한다. 즉 공급곡선이 위로 \(1{,}000\)원 이동한다. 식으로는 \(P\) 자리에 \(P - 1{,}000\) 을 대입한다.

\[Q_s' = -100 + 0.01(P - 1{,}000)\]

새 균형을 구한 뒤, 손실과 이득의 크기는 곡선과 값 사이의 넓이로 측정한다(제42장). 소비자가 지불할 의사가 있던 값과 실제로 지불한 값의 차이를 모은 것이 소비자잉여, 가게가 받아도 좋다고 평가한 값과 실제로 받은 값의 차이를 모은 것이 생산자잉여다.

사용 도구제18장 연립방정식 · 제9장 식 세우기 · 제32장 넓이로서의 적분

모형의 한계 — 값이 오른 뒤 소비자가 배달 대신 직접 구매하거나 조리하는 선택으로 이동하는 것. 이 모형의 수요곡선은 “이 시장 안에서” 값에 따라 주문이 감소하는 것만 나타내고, 그 수요가 어디로 이동했는지는 나타내지 않는다.

문제 11 · 소금빵 값을 얼마로 ★★☆#

상황 — 동네 빵집을 운영하는 예린은 소금빵을 \(3{,}000\)원에 팔아 하루 \(120\)개를 판매한다. 한 주 동안 \(3{,}500\)원으로 올려 본 결과 하루 \(100\)개가 판매되었다. 소금빵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재료비와 포장비는 \(1{,}200\)원이다. 임차료와 인건비는 생산량과 무관하게 하루 \(18\)만 원으로 일정하다.

모형 설정 — 값을 얼마로 정해야 하는가. 그 전에 두 가지를 확정해야 한다. 첫째, 관측점이 두 개뿐인데 그 사이와 바깥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둘째, 무엇을 가장 크게 만들 것인가 — 하루 매출인가, 하루 이익인가. 이 둘의 답이 같은지 확인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이익을 가장 크게 만드는 값 \(P\) 와 그때의 판매량·이익. 그리고 매출을 가장 크게 만드는 값도 따로.

주어진 값\((3{,}000,\ 120)\)\((3{,}500,\ 100)\) 두 점. 개당 변동비 \(1{,}200\)원, 하루 고정비 \(180{,}000\)원.

관계식 — 두 점을 직선으로 연결한다(선형 수요 가정). 기울기는

\[\frac{100 - 120}{3{,}500 - 3{,}000} = \frac{-20}{500} = -0.04\]

이므로 \(Q = 240 - 0.04P\). 이익은 개당 남는 돈에 개수를 곱하고 고정비를 뺀 것이다.

\[\pi(P) = (P - 1{,}200)(240 - 0.04P) - 180{,}000\]

가장 큰 값을 찾으므로 미분해서 \(0\) 으로 놓는다.

사용 도구제13장 전개 · 제27장 미분규칙 · 제31장 최적화 · 제30장 그래프 분석

모형의 한계 — 한 주짜리 실험이 일 년의 반응을 대표하는지 여부. 값을 올린 첫 주에는 기존 고객이 그대로 구매할 수 있지만, 몇 달 뒤 가격 인상에 대한 인식이 정착되면 수요곡선 자체가 왼쪽으로 이동한다. 이 식의 두 점은 짧은 기간의 반응만 반영한다.

문제 12 · 전기요금 고지서 ★★☆#

상황 — 여름에 지호네 집 전기 사용량이 \(450\)킬로와트시(kWh)까지 증가했다. 요금표를 보면 단가가 구간마다 다르다. (실제 요금표를 단순화한 값이다. 기본요금은 없다고 하자.)

구간

단가

\(0 \sim 200\) kWh

\(120\) 원/kWh

\(200 \sim 400\) kWh

\(214\) 원/kWh

\(400\) kWh 초과

\(307\) 원/kWh

지호는 창문 단열 필름과 서큘레이터에 \(30\)만 원을 투자해 여름 석 달 동안 매달 \(50\)kWh 를 절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모형 설정 — 이번 달 요금은 얼마인가. 그리고 \(50\)kWh 를 절약하면 얼마가 감소하는가. 두 번째 물음이 갈림길이다. 절약액을 평균단가로 계산할 것인가, 그 구간의 단가로 계산할 것인가. 두 답이 크게 다르다면 어느 쪽이 맞는가.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450\)kWh 의 요금, 평균단가, \(50\)kWh 절약의 실제 금액, 그리고 \(30\)만 원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햇수.

주어진 값 — 구간별 단가 세 개, 사용량 \(450\)kWh, 절약량 월 \(50\)kWh, 절약 기간 연 \(3\)개월, 투자액 \(300{,}000\)원.

관계식 — 구간 단가는 “한 단위를 더 쓸 때 내는 값”, 즉 한계 단가다. 총요금은 이 한계 단가를 사용량만큼 누적한 것이다.

\[\text{총요금} = \int_0^{Q} p(q)\,dq\]

여기서 \(p(q)\) 는 계단 모양이므로 적분은 직사각형 세 개의 넓이 합으로 계산된다. 평균단가는 그 넓이를 밑변으로 나눈 값이다.

\[\text{평균단가} = \frac{1}{Q}\int_0^{Q} p(q)\,dq\]

절약은 맨 위 구간부터 감소한다.

사용 도구제32장 넓이로서의 적분 · 제42장 구간 평균 · 제6장 비율

모형의 한계 — 단열 필름을 시공했을 때 실제로 매달 \(50\)kWh 가 감소하는지 여부. 이 수치는 제조사의 시험 조건에서 산출된 값이고, 지호네 집의 창 방향·층수·에어컨 사용 습관에 따라 절반이 될 수도 두 배가 될 수도 있다. 요금 계산은 정확하지만 그 입력값은 정확하지 않다.

문제 13 · 답을 낼 수 없는 사업 계획 ★★★#

상황 — 친구가 무인 스터디카페를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확인된 조건은 다음과 같다. 보증금 \(3{,}000\)만 원, 인테리어와 좌석 설치에 \(7{,}000\)만 원. 월 임차료 \(180\)만 원, 관리비와 전기료 \(60\)만 원. 좌석은 \(40\)석이고 \(24\)시간 무인 운영, 요금은 시간당 \(2{,}500\)원. 이 자금은 예금(연 \(3\%\))에서 인출한다. 친구는 “계산해 보고 알려 줘”라고 했다.

모형 설정 — 이 사업을 해야 하는가. 이 물음에 답이 나오는가. 나오지 않는다면, 무엇을 더 알아야 답이 나오는가. 그리고 알아도 답이 확정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이 문제의 답안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그 목록이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월 매출. 그런데 매출을 결정하는 값이 주어지지 않았다. 매출은 이용량에 달려 있고, 이용량은 상권에 달려 있다.

주어진 값 — 비용 쪽은 전부 확정되어 있다. 임차료, 관리비, 투자액, 금리, 좌석 수, 시간당 요금.

관계식 — 모르는 것을 하나의 미지수로 압축한다. 좌석 하나가 하루 평균 몇 시간 이용되는지를 \(h\) 라 두면

\[\text{월 매출} = 40 \times h \times 30 \times 2{,}500 = 3{,}000{,}000\,h \ \text{원}\]

비용 쪽은 전부 상수이므로, 손익분기는 \(h\) 에 대한 일차방정식 하나가 된다.

사용 도구제9장 변수와 식 · 제10장 일차방정식 · 제6장 비율

모형의 한계\(h\) 의 값. 이것이 이 문제의 핵심이다. 식은 완전하게 세워지지만 대입할 숫자가 없다.

문제 14 · 유행이 퍼지는 속도 ★★★#

상황 — 어느 대학가에서 새 앱이 확산되고 있다. 개발자가 집계한 이용자 수는 첫 주 \(50\)명, 둘째 주 \(100\)명, 셋째 주 \(200\)명, 넷째 주 \(400\)명이다. 개발자는 “매주 두 배씩 늘고 있으니 \(15\)주째에는 이만큼”이라며 투자자에게 제시할 숫자를 계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학의 재학생은 약 \(2\)만 명이다.

모형 설정\(15\)주째 이용자 수는 몇 명인가. 계산한 뒤 그 숫자가 성립하는지 판단한다. 성립하지 않는다면 이 모형이 언제부터 깨지는지를 계산할 수 있는가. 그리고 깨진 뒤의 곡선은 이 책의 도구로 어디까지 다룰 수 있는가.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15\)주째 이용자 수. 그리고 매주 두 배라는 가정이 성립하지 않게 되는 시점.

주어진 값\(50 \to 100 \to 200 \to 400\), 재학생 약 \(20{,}000\)명.

관계식 — 비율이 일정하므로 첫 주를 \(n = 0\) 으로 두면 \(N(n) = 50 \times 2^{\,n}\) 이다. 그런데 확산 대상이 유한하다는 조건을 넣으면 식이 달라진다. 아직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줄어들수록 확산 속도도 줄어야 하므로

\[\frac{dN}{dt} = r\,N\left(1 - \frac{N}{K}\right)\]

가 된다. \(K\) 는 확산이 끝났을 때의 이용자 수다. 오른쪽은 \(N\) 에 대한 이차식이다.

사용 도구제12장 지수법칙 · 제22장 로그 · 제21장 이차함수의 꼭짓점 · 제26장 도함수의 뜻

모형의 한계\(K\) 의 값. 재학생 전부가 언젠가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관심층 \(6{,}000\)명이 상한인가. \(K\) 를 모르면 곡선의 높이가 정해지지 않고, 그러면 \(15\)주째 값도 정해지지 않는다.

적용 범위와 한계#

이 장은 도구 표시를 제거한 연습이었지만, 아직 제거하지 못한 것이 여럿 남아 있다.

숫자가 이미 주어져 있었다. 열네 문제 모두 상황 설명 안에 필요한 수치가 포함되어 있었다. 문제 13의 \(h\) 와 문제 14의 \(K\), 두 곳만 비워 두었다. 현실에서는 대개 그 반대다. 숫자를 수집하는 일 — 시세를 조사하고, 계약서의 조항을 읽고, 통계 자료를 확인하고, 직접 세는 일 — 이 계산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다루지 않았다.

도구가 이 책 안에 있다는 보장이 있었다. 문제 14를 제외한 열세 문제는 제1~36장의 도구만으로 풀렸다. 현실의 문제에는 그런 보장이 없다. 필요한 도구가 아직 학습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수학이 아니라 법률이나 의학의 영역일 수도 있다. “이것은 내 도구로 다룰 수 없는 문제다”라고 판정하는 것도 능력인데, 이 장의 문제는 도구가 모두 갖추어져 있어 그 연습에 적합하지 않다.

한 사람의 결정만 다뤘다. 문제 11에서 예린이 값을 \(3{,}600\)원으로 올리면, 인근 빵집도 값을 조정할 것이다. 그러면 예린의 수요곡선이 다시 이동한다. 서로가 서로의 선택에 반응하는 상황은 이 책의 도구로 다룰 수 없고, 게임이론이라는 별도의 영역이 필요하다.

불확실성을 확률로 다루지 않았다. 문제 5의 손익분기 나이 \(82\)세는 “몇 살까지 사는가”를 하나의 숫자로 가정해야 사용할 수 있는데, 실제 수명은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분포다. 문제 13의 좌석 이용률도 마찬가지다. “\(h = 1.5\)”가 아니라 “\(h\)\(0.8\)에서 \(2.5\) 사이에 있고 \(1.4\) 근처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가 정확한 서술이다. 그렇게 서술하고 계산하는 방법이 확률과 통계다. 이 책 전체에서 확률은 다루지 않았고, 그것이 이 책에서 다루지 않은 가장 큰 영역이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상태를 식으로 푸는 방법이 없다. 문제 14에서 도구가 미치지 못한 지점이다. 미분과 적분은 다루었지만, 미분이 포함된 식을 푸는 방법은 다루지 않았다. 그 부분을 학습하면 확산, 냉각, 개체 수, 이자와 상환이 결합된 모형을 다룰 수 있다.

요약과 다음 단계#

제4부에서 다룬 것은 하나다. 말을 식으로 옮기는 절차. 모형화 다섯 단계를 구성하고(제37장), 물가를 나눗셈으로(제38장), 이자를 거듭제곱으로(제39장), 시장을 두 직선의 교점으로(제40장), “한 개 더”와 민감도를 도함수와 비율의 비율로(제41장), 쌓임과 잉여를 넓이로(제42장) 옮겼다. 그리고 이 장에서는 사용할 도구가 지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변환을 직접 수행했다.

새로 배운 수학은 없다. 제4부에서 사용한 도구는 전부 제1~36장의 것이다. 달라진 것은 문제가 제시되는 경로였다. 교과서에서 제시되던 문제가 부동산, 고지서, 계약서, 창업 제안의 형태로 제시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계산에 관한 것이 아니다.

\[\textbf{숫자는 답을 주지 않는다. 답의 범위를 좁혀 줄 뿐이다.}\]

문제 5는 “\(82\)세”라는 조건을 제시했고, 문제 8은 “하루 \(99\)잔”이라는 문턱을 제시했고, 문제 13은 “좌석당 \(1\)시간 \(16\)분”이라는 관찰 과제를 제시했다. 어느 것도 결정이 아니었다. 결정은 사람이 한다. 다만 계산하기 전과 후는 다르다. 계산 전에는 선택지가 구분되지 않은 상태이고, 계산 후에는 조건에 따른 분기가 드러난다. 구분되지 않은 상태를 조건부 분기로 바꾸는 것, 그것이 지난 마흔세 장에서 다룬 수학의 기능이다.

이후의 학습 방향#

제36장 끝에서 네 방향을 제시했다. 제4부를 마친 시점에서 그 넷은 다르게 읽힌다. 이 장에서 확인된 한계가 각각 어느 방향과 이어지는지 정리한다. 원칙은 제36장과 같다. 한 번에 하나만 선택한다.

방향

이 장의 어느 한계와 이어지는가

선행

① 선형대수

문제 9·10의 연립방정식이 변수 수십 개로 커지면 행렬이 필요하다. 자료가 표로 축적되는 모든 작업의 기초다

제2부면 충분

② 다변수 미적분

문제 11에서 값 하나만 정했지만, 실제로는 값·광고비·영업시간을 동시에 정해야 한다. 변수 여러 개의 최적화가 그것이다

미적분 전체

③ 엄밀한 미적분(해석학)

이 장에서 “극한을 이렇게 사용해도 되는가”라는 의문이 반복되었다면

미적분 + 증명

④ 증명

문제 9·14에서 “이 가정 아래에서는”이라고 조건을 명시했던 그 절차의 정식 형태

없음

그리고 이 장이 남긴 두 영역은 그 넷 바깥에 있다.

확률과 통계 — 문제 5의 수명, 문제 13의 이용률, 문제 3의 물가 전망처럼 “하나의 숫자로 확정할 수 없는 값”을 다루는 방법. 제4부의 문제를 실제로 적용하려면 사실상 반드시 필요하고, 미적분의 준비가 적어도 시작할 수 있다. 위 표의 ①과 함께 학습하면 특히 잘 연결된다.

미분방정식 — 문제 14에서 확인된 한계에 대응한다. 재료의 절반(치환적분, 제34장)은 이미 다루었고, 보통 ②와 함께 학습한다.

넷 중 하나든 여기 둘 중 하나든, 선택한 뒤의 학습 방법은 동일하다. 매일 일정량을 손으로 계산하고, 막히면 해당 선행 내용으로 돌아가 다시 확인한다. 이 책에서 사용한 방법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