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장 · 균형과 선택 — 맞아떨어지는 지점#

이 장

사용 도구

제9장 식 세우기 · 제10장 일차방정식 · 제11장 부등식 · 제16장 이차방정식 · 제18장 연립방정식

선행 내용

제39장 이자와 시간

요지

가격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값이 아니라 두 식이 만나는 자리에서 결정된다. 연립방정식이 균형에 대응하고, 부등식이 선택의 범위에 대응한다.

도입#

\(2\)월 초, 재래시장 과일 가게 앞이다. 딸기 한 팩에 \(12{,}000\) 원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옆 가게도 \(12{,}000\) 원이다. 길 건너 마트도 \(11{,}900\) 원이다. 판매자들 사이에 사전 협의가 없었는데도 값이 비슷한 수준에 맞춰져 있다.

\(4\)월이 되면 같은 딸기가 \(5{,}000\) 원이 된다. 이때도 사전 협의는 없다.

이 가격의 출처를 판매자의 결정으로 보는 설명이 흔하다. 이 설명은 절반만 맞다. 가게 주인이 오늘 아침 \(30{,}000\) 원이라고 써 붙일 수는 있다. 다만 그 가격에서는 판매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2{,}000\) 원이라고 써 붙일 수도 있다. 그 경우 재고는 십 분 만에 소진되고, 사려던 사람 대부분은 구매하지 못한다. 주인은 가격을 정할 수는 있지만 그 가격이 유지되게 할 수는 없다.

가격이 유지되는 자리가 있다. 사려는 양과 팔려는 양이 일치하여 더 올릴 이유도 더 내릴 이유도 없어지는 자리다. 경제학은 이 자리를 균형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사려는 양”과 “팔려는 양”은 둘 다 가격에 따라 달라지는 값이다. 곧 가격의 함수다. 그리고 두 함수가 같아지는 점을 찾는 일은 제18장에서 요금제 두 개가 같아지는 지점을 찾던 일과 동일하다. 그때는 데이터 \(10\text{GB}\) 라는 답이 나왔고, 여기서는 딸기 한 팩 \(12{,}000\) 원이 나온다. 도구는 바뀌지 않았다.

이 장에서는 새로운 수학을 도입하지 않는다. 앞에서 다룬 다섯 가지 — 식 세우기, 일차방정식, 연립방정식, 부등식, 이차방정식 — 를 시장 현상에 적용한다. 그러면 다음 문장들이 계산 가능한 문장이 된다.

  • “임대료 상한을 걸면 왜 방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는가.”

  • “제조사에 세금을 매겼는데 왜 소비자 지출이 늘어나는가.”

  • “정부가 보조금을 \(20\)만 원 줬는데 왜 값이 \(20\)만 원 내리지 않는가.”

  • “커피를 하루 몇 잔 팔아야 이 가게의 수지가 맞는가.”

이 장의 초점은 계산이 아니라 번역이다. 서술된 상황 한 문단을 식 두 줄로 옮기는 절차를 다룬다.

수요와 공급을 식으로 쓴다#

먼저 용어를 정의한다. 식은 그다음이다.

수요량(quantity demanded)은 어떤 가격에서 사람들이 사려고 하는 양이다. 공급량(quantity supplied)은 그 가격에서 팔려고 하는 양이다. 둘 다 “실제로 거래된 양”이 아니라 의향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사려는 양과 팔려는 양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량은 줄어든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가격이 오르면 대체재로 이동한다. 딸기가 비싸지면 귤을 산다. 둘째, 가격이 오르면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총량이 줄어든다. 그래서 수요량은 가격이 오를수록 준다.

가격이 오르면 공급량은 늘어난다. 가격이 좋으면 하우스 난방을 더 가동해서라도 물량을 낸다. 창고에 보관하던 것도 내놓는다. 다른 작물을 심으려던 농가도 딸기로 전환한다. 그래서 공급량은 가격이 오를수록 는다.

이 두 문장을 제9장의 방식으로 옮긴다. 가격을 \(P\), 양을 \(Q\) 라 한다.

\[Q_d = a - bP \qquad Q_s = c + dP \qquad (b > 0,\ d > 0)\]

\(Q_d\) 는 수요량, \(Q_s\) 는 공급량이다. 두 식의 차이는 \(P\) 앞의 부호 하나다.

  • \(-b\) — 가격이 \(1\) 오르면 수요량이 \(b\) 만큼 준다. 마이너스 부호가 “가격이 오르면 줄어든다”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 \(+d\) — 가격이 \(1\) 오르면 공급량이 \(d\) 만큼 는다.

\(a\)\(c\) 는 가격과 무관한 부분이다. 인구, 소득, 유행, 날씨, 원자재값 같은 것이 여기 들어 있다.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한다. 어느 지역 감귤 시장이며, 단위는 개, 하루 기준이다.

\[Q_d = 1300 - P \qquad Q_s = P - 300\]

가격을 \(100\) 원씩 올려 가며 표를 만든다.

가격

사려는 양 \(Q_d\)

팔려는 양 \(Q_s\)

차이

\(500\)

\(800\)

\(200\)

초과수요 \(600\)

\(600\)

\(700\)

\(300\)

초과수요 \(400\)

\(700\)

\(600\)

\(400\)

초과수요 \(200\)

\(800\)

\(500\)

\(500\)

일치한다

\(900\)

\(400\)

\(600\)

초과공급 \(200\)

\(1{,}000\)

\(300\)

\(700\)

초과공급 \(400\)

초과수요는 사려는 양이 팔려는 양보다 많은 상태, 초과공급은 그 반대다. 표의 맨 오른쪽 칸이 위에서 아래로 부호를 바꾸며 지나간다. 그 사이에 \(0\) 이 되는 줄이 하나 있다.

“수요”와 “수요량”은 다른 말이다

입문 단계에서 가장 빈번한 오류 중 하나다.

수요량한 가격에서의 한 숫자다. \(800\) 원일 때 \(500\) 개. 가격이 바뀌면 수요량이 바뀐다. 이것은 위 표의 줄 사이를 오르내리는 변화다.

수요(demand)는 표 전체, 곧 가격과 수량의 관계 자체다. 영어로도 구분되어 있다. 수요량은 quantity demanded, 수요는 demand다. 공급 쪽도 마찬가지로 quantity supplied와 supply다. 소득이 오르거나 유행이 바뀌면 표의 모든 줄이 한꺼번에 바뀐다. 식으로는 \(a\) 가 바뀐다. 이것은 표 자체가 교체되는 변화다.

“딸기값이 올라서 수요가 줄었다”는 문장은 틀렸다. 줄어든 것은 수요량이다. 값이 올라 수요량이 준 것과, 유행의 변화로 딸기 수요 자체가 는 것은 서로 다른 사건이다. 앞은 \(P\) 가 움직인 것이고 뒤는 \(a\) 가 움직인 것이다.

균형 — 두 식이 만나는 점#

표의 네 번째 줄이 갖는 성질을 먼저 서술한다.

가격이 \(700\) 원인 경우를 본다. 사려는 사람이 \(600\) 명인데 물건은 \(400\) 개다. \(200\) 명은 구매하지 못한다. 구매하지 못한 사람 가운데 일부는 \(50\) 원을 더 지불할 의사를 표시한다. 그 결과 가격이 올라간다. 초과수요는 가격을 상승시킨다.

가격이 \(900\) 원인 경우를 본다. 물건이 \(600\) 개 나왔는데 사려는 사람은 \(400\) 명이다. \(200\) 개가 남는다. 재고를 남기는 대신 값을 낮춰 파는 판매자가 나온다. 그 결과 가격이 내려간다. 초과공급은 가격을 하락시킨다.

\(800\) 원에서는 가격을 올릴 요인도 내릴 요인도 없다. 이 상태가 균형(equilibrium)이다. 정의는 이렇다. 더 움직일 이유가 없는 상태. 그 가격을 균형가격, 그때의 양을 균형거래량이라 한다.

표를 여섯 줄 만들어 찾았지만, 표 없이도 바로 구할 수 있다. 조건이 한 줄이기 때문이다.

\[Q_d = Q_s\]
\[1300 - P = P - 300\]
\[1300 + 300 = P + P\]
\[1600 = 2P\]
\[P = 800\]

\(Q = 1300 - 800 = 500\) 개. 검산을 위해 공급식에도 대입한다. \(Q = 800 - 300 = 500\) 개. 같다.

일반형으로도 정리한다. \(a - bP = c + dP\) 에서

\[P^* = \frac{a-c}{b+d}, \qquad Q^* = \frac{ad+bc}{b+d}\]

이 장의 핵심은 다음 대응이다. 균형을 구하는 일은 미지수 두 개(\(P\)\(Q\))에 식 두 개(\(Q_d\) 식과 \(Q_s\) 식)를 놓고 푸는 일, 곧 제18장의 연립방정식이다. 그래프로 보면 두 직선의 교점이다. 수요선은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는 직선, 공급선은 오른쪽 위로 올라가는 직선이고, 균형은 그 둘이 만나는 한 점이다.

교점이 없거나 무한히 많은 경우도 제18장에서 이미 다루었다. 그런데 이 모형에서는 그런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다. \(Q_d = a - bP\) 의 기울기는 \(-b < 0\), \(Q_s = c + dP\) 의 기울기는 \(+d > 0\) 이다. 부호가 반대이므로 두 직선은 평행할 수 없고, 같은 직선이 되려면 \(-b = d\) 여야 하는데 이는 \(b > 0,\ d > 0\) 이라는 가정과 어긋난다. 곧 교점은 언제나 정확히 하나 있다.

따라서 이 모형에서 확인할 사항은 교점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그 교점이 해석 가능한 값인가 이다.

교점은 있는데 \(Q^* < 0\) 인 경우 — 시장이 열리지 않는다. 팔 사람이 받겠다는 최저가가 살 사람이 내겠다는 최고가보다 높으면 이렇게 된다. 예를 들어 \(Q_d = 100 - P\), \(Q_s = P - 200\) 이면 \(P^* = 150\), \(Q^* = -50\) 이 나온다. 수학적으로 교점은 존재하지만 음수 거래량에 대응하는 현실은 없다. 실제 거래량은 \(0\) 이고 그 시장은 열리지 않는다. 생산되지 않는 재화, 수요가 없는 재화가 모두 이 경우에 속한다. 문제 5에서 승우의 최저가가 다은의 최고가보다 높아 흥정이 성립하지 않는 상황이 바로 이것이다.

해가 무수히 많은 경우는 수요선과 공급선이 둘 다 수평이고 높이까지 같은(\(b = d = 0\), \(a = c\)) 퇴화된 형태에서만 생긴다. 이때는 어느 가격에서도 두 양이 같아 가격이 결정되지 않는다. 정보가 모자란 것이지 답이 여러 개인 것이 아니다. 다만 \(b > 0\), \(d > 0\) 인 통상의 시장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경우다.

균형가격은 “옳은 가격”이 아니다

균형은 맞아떨어진 상태이지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다. 쌀값이 균형에서 결정되어도 그 값에 쌀을 구매할 수 없는 사람은 여전히 구매하지 못한다. 균형은 “사려는 의향”과 “팔려는 의향”이 일치한 것이고, 의향에는 지불 능력이 이미 반영되어 있다. 구매력이 없어 애초에 수요에 포함되지 못한 사람은 \(Q_d\) 안에 들어 있지 않다.

균형가격을 구했다는 것은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알아냈다는 뜻이지, 그 지점이 도달해야 할 목표라는 뜻이 아니다.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만나는 균형점

손익분기 — 고정비와 공헌이익#

분석 단위를 시장 전체에서 개별 가게로 좁힌다.

비용은 두 종류다. 고정비(\(F\))는 몇 개를 팔든 동일하게 지출되는 금액이다. 임대료, 정규직 인건비, 보험료, 감가상각이 여기 속한다. 변동비(\(v\))는 한 개 더 팔 때마다 추가로 지출되는 금액이다. 원두, 우유, 컵, 포장비, 카드수수료가 여기 속한다.

판매가 \(p\), 판매량 \(q\) 라 하면 이익은 다음과 같다.

\[\text{이익} = \underbrace{pq}_{\text{매출}} - \underbrace{vq}_{\text{변동비}} - \underbrace{F}_{\text{고정비}} = (p - v)q - F\]

\(p - v\)공헌이익(단위당 공헌이익)이라 한다. 한 개를 더 팔았을 때 고정비를 메우는 데 보태지는 금액이다. 명칭 그대로 고정비 회수에 공헌하는 몫이다.

이익이 \(0\) 이 되는 판매량을 손익분기점이라 한다.

\[(p-v)q - F = 0 \ \Longrightarrow\ q^* = \frac{F}{p-v}\]

제10장의 일차방정식 한 줄이다. 이 식을 “몇 묶음”으로 읽으면(제1장) 구조가 더 분명해진다. 고정비라는 덩어리 안에 공헌이익이 몇 번 들어가는가. 커피 한 잔이 \(3{,}200\) 원씩 고정비를 회수하고, 회수할 고정비가 \(480\) 만 원이면 \(1{,}500\) 잔째에 회수가 완료된다. 그 지점부터가 이익이다.

\(p - v\) 가 핵심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분모에 있다. 분모가 작아지면 몫은 커진다(제1장). 공헌이익이 반으로 줄면 손익분기 판매량은 두 배가 된다. 판매가를 조금 인하하는 결정이 손익분기점에는 작은 변화가 아니다. 정가 \(4{,}500\) 원에 변동비 \(1{,}300\) 원인 커피를 \(10\%\) 할인하면 판매가는 \(450\) 원 내려가지만 공헌이익은 \(3{,}200 \to 2{,}750\) 원으로 \(14\%\) 내려간다.

둘째, \(p - v \le 0\) 이면 식이 답을 주지 않는다. 분모가 \(0\) 이거나 음수면 손익분기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판매할수록 손실이 커진다는 뜻이다. 판매량을 늘려 만회한다는 방법은 이때 성립하지 않는다.

셋째, 의사결정의 기준은 고정비가 아니라 공헌이익이다. 개별 주문의 수락 여부를 정할 때 임대료는 수락 여부와 무관하게 지출된다. 판단에 영향을 주는 것은 그 주문의 \(p - v\) 다.

총수입선과 총비용선이 만나는 손익분기점

예산제약 — 부등식은 “가능한 영역”이다#

이번에는 구매하는 쪽을 다룬다. 한 달에 쓸 수 있는 돈이 \(M\) 이고, 재화가 두 개, 가격이 각각 \(p_1\), \(p_2\), 사는 양이 \(x_1\), \(x_2\) 라면

\[p_1x_1 + p_2x_2 \le M, \qquad x_1 \ge 0, \qquad x_2 \ge 0\]

이것을 예산제약이라 한다. 핵심은 등호가 아니라 부등호라는 점이다. 부등식은 하나의 답이 아니라 답이 될 수 있는 것들의 범위를 준다(제11장). 조건이 세 줄인 이유도 확인해 둔다. 살 수 있는 양은 음수가 될 수 없으므로 \(x_1 \ge 0\), \(x_2 \ge 0\) 이 함께 붙어야 영역이 삼각형으로 닫힌다. 첫 줄만 두면 왼쪽 아래로 끝없이 뻗는 무한한 반평면이 된다.

그래프로 옮기면 이 뜻이 분명해진다. \(p_1x_1 + p_2x_2 = M\) 은 직선 하나다. 이 직선을 예산선이라 한다. 부등식 세 줄이 함께 가리키는 것은 예산선과 두 축이 둘러싸는 삼각형 영역 전체다. 이 영역을 선택가능집합이라 한다. 살 수 있는 조합이 여기 모두 들어 있다.

예산선 위의 점은 돈을 남김없이 다 쓴 조합이고, 안쪽 점은 돈을 남긴 조합이다.

예산선의 기울기에서 한 가지를 더 읽을 수 있다. \(x_2\) 에 대해 정리하면

\[x_2 = \frac{M}{p_2} - \frac{p_1}{p_2}x_1\]

기울기가 \(-\dfrac{p_1}{p_2}\) 다. 이 값이 상대가격이고, 곧 기회비용이다. 기회비용이란 어떤 것을 고르느라 포기한 것 중 가장 나은 것을 말한다.

방향을 명확히 정의한다. \(\dfrac{p_1}{p_2}\)재화 1 한 단위를 재화 2 몇 단위로 재는가이다. \(x_1\) 을 영화(\(p_1 = 14{,}000\) 원), \(x_2\) 를 연극(\(p_2 = 30{,}000\) 원)이라 하면

\[\frac{p_1}{p_2} = \frac{14{,}000}{30{,}000} \approx 0.47\]

영화 한 편의 기회비용이 연극 \(0.47\)이다. 반대로 읽으면 연극 쪽 기회비용은 이 값의 역수다.

\[\frac{p_2}{p_1} = \frac{30{,}000}{14{,}000} \approx 2.14\]

연극 한 편의 기회비용이 영화 \(2.14\)이다. 두 수가 서로 역수라는 점, 그리고 어느 쪽을 \(x_1\) 으로 두었느냐에 따라 공식이 가리키는 방향이 정해진다는 점이 중요하다. 선택에는 원 단위의 값보다 “연극 하나 = 영화 둘”이라는 교환비가 더 유용하다.

부등식이 제공하는 정보는 여기까지다. 무엇을 살 수 있는가는 말해 주지만 무엇을 사야 하는가는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선호의 문제이고 식 밖에 있다.

세금은 누가 내는가#

정부가 캔음료 한 개에 \(t\) 원씩 세금을 매긴다고 한다. 판매량에 비례해 붙는 이런 세금을 종량세라 한다. 고지서는 제조사 앞으로 간다. 이 세금의 실제 부담이 어디에 귀속되는지를 식으로 확인한다.

소비자가 내는 가격을 \(P\) 라 한다. 제조사는 그중 \(t\) 를 세금으로 납부하므로 손에 남는 금액은 \(P - t\) 다. 제조사의 생산량 결정 기준은 손에 남는 금액이므로, 공급식의 \(P\) 자리에 \(P - t\) 를 넣는다.

\[Q_d = a - bP, \qquad Q_s = c + d(P - t)\]

균형 조건 \(Q_d = Q_s\) 를 푼다.

\[a - bP = c + dP - dt\]
\[a - c + dt = (b+d)P\]
\[P_{\text{새}} = \frac{a-c}{b+d} + \frac{d}{b+d}\,t = P^* + \frac{d}{b+d}\,t\]

소비자가 내는 가격이 \(\dfrac{d}{b+d}t\) 만큼 올랐다. 세금은 \(t\) 인데 가격은 \(t\) 만큼 오르지 않았다. 나머지는 제조사 몫이다.

부담액

부담 비율

소비자

\(\dfrac{d}{b+d}\,t\)

\(\dfrac{d}{b+d}\)

제조사

\(\dfrac{b}{b+d}\,t\)

\(\dfrac{b}{b+d}\)

\(t\)

\(1\)

여기서 \(b\) 는 수요가 가격에 얼마나 민감한지, \(d\) 는 공급이 얼마나 민감한지를 나타내는 수다. 비율은 다음과 같이 읽는다.

덜 민감한 쪽이 더 많이 부담한다.

이 결과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가격이 올랐을 때 구매나 판매를 중단할 수 있는 쪽은 부담을 회피한다. 대체 선택지가 없는 쪽이 부담을 진다. 담배나 휘발유처럼 가격이 올라도 구매량이 크게 줄지 않는 재화(\(b\) 가 작다)는 세금이 거의 그대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으로 세금을 소비자에게 부과하는 경우를 확인한다. 소비자는 가격 \(P\) 에 세금 \(t\) 를 더한 \(P + t\) 를 실제로 지불하므로 수요식이 바뀐다.

\[Q_d = a - b(P+t), \qquad Q_s = c + dP\]
\[a - bP - bt = c + dP \ \Longrightarrow\ P_{\text{제조사 수취}} = P^* - \frac{b}{b+d}\,t\]

소비자가 실제로 치르는 총액은 \(P_{\text{제조사 수취}} + t = P^* + \dfrac{d}{b+d}t\) 다. 앞의 결과와 동일하다.

법으로 누구에게 고지서를 보내든 실제 부담은 동일하게 갈린다. 경제학은 앞의 것을 법적 귀착, 뒤의 것을 경제적 귀착이라 부른다. 이 절의 결론은 두 귀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 근거는 연립방정식 한 번의 계산이다.

보조금은 세금의 부호를 바꾼 것이다. \(t\) 자리에 \(-s\) 를 넣으면 그대로 성립한다. 보조금 \(s\) 를 판매점에 지급하면 소비자 가격은 \(\dfrac{d}{b+d}s\) 만큼만 내려가고, 나머지 \(\dfrac{b}{b+d}s\) 는 판매점에 남는다.

종량세가 만든 쐐기와 소비자·판매자의 세부담 분담

가격상한과 가격하한 — 만나지 못하게 막으면#

균형은 두 선이 만나는 점이다. 규제로 두 선이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경우를 다룬다.

가격상한은 “이 값보다 비싸게 팔지 마라”는 규칙이다. 임대료 상한, 공공요금 동결이 여기 속한다. 가격하한은 “이 값보다 싸게 사지 마라”는 규칙이다. 최저임금, 농산물 최저수매가가 여기 속한다.

부등식으로 쓰면 각각 \(P \le \bar{P}\), \(P \ge \underline{P}\) 다. 그런데 부등식이 효력을 갖는지 아닌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 상한이 균형가격보다 높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시장은 어차피 그 아래에서 만난다. 이런 규제를 “구속력이 없다”고 한다.

  • 상한이 균형가격보다 낮을 때만 변화가 생긴다. 하한은 반대로 균형보다 높을 때만 변화가 생긴다.

구속력 있는 상한 \(\bar{P} < P^*\) 를 걸면 그 가격에서

\[Q_d(\bar{P}) > Q_s(\bar{P})\]

가 된다. 초과수요다. 그런데 가격은 오르지 못한다. 이때 실제 거래량은 다음과 같이 정해진다. 공급되지 않은 물량은 거래될 수 없다. 거래량은 둘 중 작은 쪽으로 정해진다.

\[Q_{\text{거래}} = \min\{Q_d,\ Q_s\}\]

이것을 짧은 쪽 원리라 한다. 상한 아래에서는 공급이 짧은 쪽이므로 거래량은 균형거래량보다 줄어든다. 가격을 낮추는 규제가 거래량을 감소시킨다.

그리고 남은 초과수요는 소멸하지 않는다. 가격이 수행하던 배분 기능을 다른 방식이 대신한다. 대기자 명단, 대기 시간, 웃돈, 연고, 품질 저하가 그것이다. 구매자는 가격 대신 시간과 불편으로 비용을 지불하며, 이 비용은 판매자에게 이전되지 않고 소멸한다.

하한에서는 부호가 뒤집힌다. \(\underline{P} > P^*\) 면 초과공급이 생기고, 짧은 쪽은 수요다. 노동시장이라면 거래되지 않은 노동이 남는다. 이것이 단순 모형에서 말하는 실업이다.

시나리오 문제#

각 문제에서는 무엇을 미지수로 둘지,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지를 먼저 정한다. 식은 그다음이다. ★☆☆ 기본 · ★★☆ 표준 · ★★★ 도전.

문제 1 · 커피 몇 잔부터 남는가 ★☆☆#

상황 — 민서는 \(15\) 년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동네에 커피숍을 열었다. 월 임대료 \(280\) 만 원, 아르바이트 인건비 \(160\) 만 원, 전기·수도·인터넷 \(40\) 만 원으로 매달 \(480\) 만 원이 지출된다. 커피 한 잔은 \(4{,}500\) 원에 팔고, 한 잔당 원두·우유·컵·뚜껑·카드수수료로 \(1{,}300\) 원이 든다.

모형 설정 — 구해야 할 값은 한 달에 손실이 나지 않는 최소 판매 잔 수다. 미지수를 잔 수로 둘지 매출액으로 둘지를 먼저 정한다. 그리고 \(480\) 만 원을 잔 수로 나눠 한 잔당 고정비를 먼저 구하는 방법과 고정비를 하나의 덩어리로 두는 방법 중 어느 쪽이 계산 가능한지를 판단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손실이 나지 않는 최소 판매 잔 수. 이것을 \(q\) 라 둔다.

주어진 값 — 판매가 \(p = 4{,}500\) 원, 잔당 변동비 \(v = 1{,}300\) 원, 월 고정비 \(F = 4{,}800{,}000\) 원.

관계식 — 이익은 매출에서 변동비와 고정비를 뺀 것이다.

\[\text{이익} = 4500q - 1300q - 4{,}800{,}000 = 3200q - 4{,}800{,}000\]
손익분기는 이익이 \(0\) 인 지점이므로 \(3200q = 4{,}800{,}000\).

사용 도구제10장 일차방정식, 제9장 식 세우기

모형의 한계 — 이 식은 \(1{,}500\) 잔이 실제로 팔릴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손익분기점은 목표가 아니라 기준선이다. 그 선을 넘길 수요가 이 상권에 있는지는 상권 조사가 답할 문제다.

문제 2 · 전기차 충전 요금제 ★☆☆#

상황 — 태윤이 전기차를 샀다. 충전 요금제가 둘이다. 기본형은 월 기본료가 없고 \(1\text{kWh}\)\(350\) 원. 정액형은 월 기본료 \(30{,}000\) 원에 \(1\text{kWh}\)\(200\) 원. 대리점 직원은 “\(\text{kWh}\) 당 단가가 싸니 정액형이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모형 설정 — 결정해야 할 것은 어느 요금제를 선택할지다. 미지수를 충전량(\(\text{kWh}\))으로 둘지 주행거리(\(\text{km}\))로 둘지를 먼저 정한다. 그리고 “어느 쪽이 유리한가”라는 물음이므로 등식으로 세울지 부등식으로 세울지를 판단한다. 둘은 답의 형태가 다르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정액형이 유리해지는 월 충전량. 이것을 \(x\) (\(\text{kWh}\)) 라 둔다.

주어진 값 — 기본형 요금 \(= 350x\). 정액형 요금 \(= 30{,}000 + 200x\).

관계식 — 정액형이 유리하다는 것은 정액형 요금이 더 작다는 뜻이다.

\[30{,}000 + 200x < 350x\]
경계가 되는 값은 등식 \(30{,}000 + 200x = 350x\) 에서 나온다.

사용 도구제11장 부등식, 제18장 연립방정식(두 직선의 교점)

모형의 한계 — 이 계산은 태윤이 다음 달에 몇 \(\text{kWh}\) 를 쓸지 알지 못한다. 월별 사용량의 편차가 크고 평균이 \(200\text{kWh}\) 근처라면 어느 쪽을 선택해도 차이가 작고, 위약금이나 해지 조건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된다.

문제 3 · 딸기 도매시장의 하루 ★☆☆#

상황 — 어느 광역시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딸기 거래를 조사했다. 가격을 \(P\)(kg당 천 원), 하루 거래되는 양을 \(Q\)(kg)라 할 때 자료가 이렇게 정리되었다.

\[Q_d = 900 - 60P \qquad Q_s = 100 + 40P\]

모형 설정 — 오늘 시세가 어느 수준에서 형성될지를 구한다. 두 식에서 무엇을 먼저 소거할지, 곧 \(Q\) 를 없애고 \(P\) 를 구할지 반대로 할지를 정한다. 그리고 경매가 \(10{,}000\) 원에서 시작한 경우 값이 오를지 내릴지도 이 식으로 확인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균형가격 \(P\) 와 균형거래량 \(Q\). 미지수 두 개다.

주어진 값 — 수요식과 공급식. \(P\) 는 천 원 단위이므로 \(P = 8\) 은 kg당 \(8{,}000\) 원이다.

관계식 — 균형은 사려는 양과 팔려는 양이 같은 상태다.

\[900 - 60P = 100 + 40P\]

사용 도구제18장 연립방정식, 제10장 일차방정식

모형의 한계 — 이 두 직선은 “오늘 하루”의 관계다. 딸기는 제철이 있어서 \(2\) 월과 \(5\) 월의 공급식이 서로 다르다. 균형을 구했다는 것은 오늘의 방향을 안 것이지, 이 값이 다음 달에도 유지된다는 뜻이 아니다.

문제 4 · 영화와 연극 사이 ★☆☆#

상황 — 정아 씨는 올해 정년퇴직을 했다. 한 달 생활비를 다시 짜면서 문화생활비로 \(120{,}000\) 원을 배정했다. 동네 영화관은 한 편에 \(14{,}000\) 원, 시내 소극장 연극은 한 편에 \(30{,}000\) 원이다.

모형 설정 — 구해야 할 것은 이 예산으로 가능한 관람 조합이다. 답이 하나의 조합인지 여러 조합인지, 그리고 \(120{,}000\) 원을 모두 지출해야 하는지 남겨도 되는지를 먼저 정한다. 이 선택에 따라 등식을 쓸지 부등식을 쓸지가 갈린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가능한 (영화 편수, 연극 편수) 조합 전부. 영화를 \(x_1\), 연극을 \(x_2\) 라 둔다. 둘 다 \(0\) 이상의 정수다.

주어진 값 — 영화 \(14{,}000\) 원, 연극 \(30{,}000\) 원, 예산 \(120{,}000\) 원.

관계식 — 지출이 예산을 넘지 않아야 한다.

\[14{,}000\,x_1 + 30{,}000\,x_2 \le 120{,}000\]
양변을 \(2{,}000\) 으로 나누면 \(7x_1 + 15x_2 \le 60\).

사용 도구제11장 부등식, 제9장 식 세우기

모형의 한계 — 예산제약은 살 수 있는 것만 규정한다. 정아 씨가 연극 넷을 볼지 영화 여덟을 볼지는 식 밖의 문제다. 또한 연극은 좌석에 따라, 영화는 시간대에 따라 값이 다르다. 하나의 가격으로 대표시킨 것은 계산을 위한 단순화다.

문제 5 · 자전거를 팔고 사는 두 사람 ★☆☆#

상황 — 승우는 타지 않는 로드 자전거를 중고로 내놓으려 한다. 다만 \(250{,}000\) 원 아래로는 판매할 의사가 없다. 그 아래 가격이면 보유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다. 다은은 이 자전거를 구매할 의사가 있지만 \(340{,}000\) 원을 넘으면 새 입문용 자전거를 구매하기로 정해 두었다.

모형 설정 — 이 거래의 성사 여부와 성사 시 가격을 구한다. 미지수가 하나인지 둘인지, 그리고 답이 하나의 수인지 범위인지를 먼저 정한다. 두 사람 중 한 명의 기준값만으로는 답이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거래가 성사될 수 있는 가격 \(P\) 의 범위.

주어진 값 — 승우가 받아들이는 최소 금액 \(250{,}000\) 원, 다은이 낼 수 있는 최대 금액 \(340{,}000\) 원. 이 두 숫자를 각각 유보가격이라 한다.

관계식 — 승우가 팔려면 \(P \ge 250{,}000\), 다은이 사려면 \(P \le 340{,}000\). 둘 다 만족해야 거래가 성립한다.

\[250{,}000 \le P \le 340{,}000\]

사용 도구제11장 부등식

모형의 한계 — 이 부등식은 성사 가능한 구간만 규정한다. 이 안의 어느 값에서 실제로 결정될지는 협상 과정, 거래의 시급성, 대체 매물의 수가 결정한다. 이 모형은 가능 구간을 규정할 뿐 구간 안의 결과는 다루지 않는다.

문제 6 · 할인 행사는 몇 개부터 이득인가 ★★☆#

상황 — 온라인 문구점을 운영하는 도현은 만년필을 정가 \(60{,}000\) 원에 팔고 있다. 매입원가는 자루당 \(36{,}000\) 원이고, 평소 한 달에 \(200\) 자루가 판매된다. 다음 달 창립 기념으로 \(20\%\) 할인 행사를 하려는데, 행사를 알리는 광고비가 \(600{,}000\) 원 추가로 든다.

모형 설정 — 정해야 할 기준은 행사가 이득이 되기 위한 최소 판매량이다. 여기서 이득의 기준을 매출로 잡을지 이익으로 잡을지를 먼저 정한다. 기준에 따라 답이 크게 달라진다. 임대료 같은 원래 고정비를 계산에 포함할지도 함께 판단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행사 기간에 팔아야 하는 자루 수 \(q\).

주어진 값 — 정가 \(60{,}000\) 원, 할인가 \(60{,}000 \times 0.8 = 48{,}000\) 원, 매입원가 \(36{,}000\) 원, 평소 판매 \(200\) 자루, 추가 광고비 \(600{,}000\) 원.

관계식 — 기준을 “이익이 행사 전과 같아야 한다”로 잡는다. 임대료 등 원래 고정비는 행사 여부와 무관하게 지출되므로 양변에서 소거된다. 남는 것은 공헌이익과 광고비다.

\[\underbrace{(48{,}000 - 36{,}000)q - 600{,}000}_{\text{행사할 때}} = \underbrace{(60{,}000 - 36{,}000) \times 200}_{\text{행사 안 할 때}}\]

사용 도구제10장 일차방정식, 제6장 백분율

모형의 한계 — 이 식은 \(450\) 자루가 실제로 팔릴지 알지 못한다. 그리고 행사로 새로 유입된 고객이 다음 달에도 구매하는지, 아니면 이번 달에 구매할 사람이 시점을 앞당긴 것뿐인지도 알지 못한다. 후자라면 다음 달 매출이 그만큼 감소한다.

문제 7 · 구독료를 올릴까 ★★☆#

상황 — 독서모임 앱을 운영하는 세연은 구독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월 \(10{,}000\) 원에 회원이 \(2{,}000\) 명이다. 회원 한 명당 결제수수료와 서버 비용으로 매달 \(2{,}500\) 원이 지출되고, 사무실·개발 인건비 등 고정비가 매달 \(12{,}000{,}000\) 원 든다. 구독료를 \(12{,}500\) 원으로 올리면 일부 회원이 이탈한다.

모형 설정 — 구해야 할 것은 허용 가능한 최대 이탈 규모다. 여기서 판단 기준을 매출로 잡을지 이익으로 잡을지를 먼저 정한다. 보고 지표는 매출이고 실제로 남는 것은 이익이다. 두 기준의 답이 같은지 다른지, 다르다면 어느 쪽이 더 관대한지를 함께 확인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인상 후에도 기존 수준을 유지하는 최소 회원 수 \(n\).

주어진 값 — 현재 \(p_1 = 10{,}000\) 원, 회원 \(2{,}000\) 명. 인상 후 \(p_2 = 12{,}500\) 원. 회원당 변동비 \(v = 2{,}500\) 원, 월 고정비 \(F = 12{,}000{,}000\) 원.

관계식 — 두 기준을 각각 식으로 쓴다.

\[\text{(가) 매출 기준: } 12{,}500\,n = 10{,}000 \times 2{,}000\]
\[\text{(나) 이익 기준: } (12{,}500 - 2{,}500)n - F = (10{,}000 - 2{,}500)\times 2{,}000 - F\]

사용 도구제10장 일차방정식, 제6장 백분율

모형의 한계 — 이탈하는 회원이 무작위가 아니라는 점을 이 식은 반영하지 못한다. 가격에 민감한 회원이 먼저 이탈하는데, 그들이 모임 활동을 주도하던 회원이라면 남은 회원까지 연쇄로 이탈할 수 있다. 회원 수는 서로 독립인 값이 아니다.

문제 8 · 김밥값을 올릴 수 있을까 ★★☆#

상황 — 시장통 김밥집 사장 명숙 씨는 김밥 한 줄을 \(4{,}000\) 원에 팔아 왔다. 재료비는 한 줄에 \(1{,}600\) 원, 가게 고정비는 월 \(3{,}600{,}000\) 원, 판매는 월 \(3{,}000\) 줄이다. 그런데 김·계란·햄값이 한꺼번에 올라 재료비가 한 줄에 \(2{,}000\) 원이 되었다. 여러 해의 영업 경험에서 얻은 가격별 월 판매량 추정치는 다음과 같다.

가격

월 판매량

\(4{,}000\)

\(3{,}000\)

\(4{,}400\)

\(2{,}400\)

\(4{,}800\)

\(1{,}800\)

\(5{,}200\)

\(1{,}200\)

모형 설정 — 오른 재료비 \(400\) 원을 가격에 반영하면 이전 이익이 회복되는지를 확인한다. 판매량을 상수로 볼지 위 표를 사용할지를 먼저 정한다. 이 선택에 따라 결론이 정반대로 갈린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재료비 상승 후 이익이 가장 큰 가격, 그리고 이전 이익의 회복 가능 여부.

주어진 값 — 새 변동비 \(v = 2{,}000\) 원, 고정비 \(F = 3{,}600{,}000\) 원, 그리고 위의 가격–판매량 표.

관계식 — 각 가격에서 이익을 구한다.

\[\text{이익} = (p - 2{,}000)\,q - 3{,}600{,}000\]
비교 기준은 재료비가 오르기 전의 이익 \((4{,}000 - 1{,}600)\times 3{,}000 - 3{,}600{,}000\) 이다.

사용 도구제9장 식 세우기, 제10장 일차방정식

모형의 한계 — 표는 경험적 추정이지 측정값이 아니다. 그리고 이 표는 “가격을 올린 직후”의 반응이며, 반년이 지나면 손님들이 새 가격에 적응해 다시 돌아올 수도 있고 다른 가게로 완전히 이동할 수도 있다. 단기 반응과 장기 반응은 다르다.

문제 9 · 월세 상한과 대기 명단 ★★☆#

상황 — 대학가를 낀 어느 자치구가 원룸 월세 급등에 대응해 상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구청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 원룸 시장은 다음과 같다. \(P\) 는 월세(만 원), \(Q\) 는 임대되는 방의 수다.

\[Q_d = 4{,}200 - 30P \qquad Q_s = 1{,}200 + 20P\]

구청은 월세 상한을 \(45\) 만 원으로 정하려 한다.

모형 설정 — 상한 도입의 결과를 구한다. 먼저 확인할 것은 이 상한이 효력을 갖는지 여부다. 그리고 상한 아래에서 실제로 임대되는 방의 수, 곧 수요량과 공급량 중 어느 쪽이 실제 거래량이 되는지를 판단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상한 없을 때의 균형, 상한 \(45\) 만 원에서의 수요량·공급량·실제 거래량.

주어진 값 — 위의 두 식. 공급식의 \(+20P\) 는 월세가 오르면 원룸으로 내놓는 집주인이 는다는 뜻이다(다가구를 분할하거나, 자기가 쓰던 층을 세놓거나, 새로 짓는다).

관계식 — 균형은 \(Q_d = Q_s\). 상한 아래에서는 두 값이 달라지고, 실제 거래량은 짧은 쪽이다.

\[Q_{\text{거래}} = \min\{Q_d,\ Q_s\}\]

사용 도구제18장 연립방정식, 제11장 부등식

모형의 한계 — 이 식은 방이 누구에게 배분되는지 규정하지 않는다. 상한 아래에서 \(2{,}100\) 개의 방을 \(2{,}850\) 명이 원할 때, 그 방을 확보하는 사람이 먼저 신청한 사람인지 연고가 있는 사람인지 웃돈을 낸 사람인지는 식 밖의 문제다. 그리고 그 배분 방식이 이 정책의 결과를 사실상 결정한다.

문제 10 · 최저임금과 어느 업종의 일자리 ★★☆#

상황 — 어느 지역 편의점 야간 근무 시장을 단순한 모형으로 나타낸다. 시급을 \(w\)(천 원), 사람 수를 \(L\) 이라 하면 이렇다.

\[L_d = 900 - 40w \qquad L_s = 60w - 100\]

\(L_d\) 는 그 시급에 사람을 고용하려는 점포 쪽 인원, \(L_s\) 는 그 시급에 일하려는 사람 수다. 이 지역 최저임금이 시간당 \(12{,}000\) 원으로 오른다.

모형 설정 — 최저임금은 가격 하한이다. 상한과 부등호 방향이 반대라는 점을 먼저 확인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어느 쪽이 짧은 쪽이 되는지를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이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받는 총임금의 증감을 구한다 — 시급과 인원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므로 부호가 즉시 결정되지 않는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최저임금 없을 때의 균형 시급·고용, 그리고 \(12{,}000\) 원에서의 고용·초과공급·총임금.

주어진 값 — 위 두 식. 노동시장에서는 사려는 쪽이 점포, 파는 쪽이 일하는 사람이다. 재화 시장과 역할이 반대다.

관계식 — 균형은 \(L_d = L_s\). 하한 \(w = 12\) 에서는 두 값이 갈라지고, 실제 고용은 \(\min\{L_d,\ L_s\}\) 다. 총임금은 (시급) \(\times\) (실제 고용).

사용 도구제18장 연립방정식, 제11장 부등식

모형의 한계 — 이 모형은 점포가 시급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완전경쟁 노동시장을 가정한다. 실제로는 해당 지역에 점포가 소수여서 점주 쪽이 시급 결정권을 갖는 경우가 많고, 그런 시장에서는 최저임금이 고용을 늘리기도 한다. 최저임금의 고용 효과는 경제학에서 실증 결과가 갈리는 대표적 주제다. 이 식 하나로 결론이 나지 않는다.

문제 11 · 보고서에서 사라진 숫자 ★★☆#

상황 — 가전회사 생산관리팀의 지훈은 지난달 공기청정기 생산 보고서를 받았다. 그런데 파일이 손상되어 공장별 생산 대수가 비어 있고, 총계 두 줄만 남아 있다. 총 생산 \(12{,}000\) 대, 총 제조원가 \(1{,}020{,}000{,}000\) 원. 대당 제조원가는 알려져 있다. A공장이 \(80{,}000\) 원, B공장이 \(95{,}000\) 원이다.

모형 설정 — 공장별 대수의 복원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미지수가 두 개인데 정보가 두 줄이다. 이 둘이 서로 다른 정보인지 사실상 같은 내용인지를 먼저 확인한다. 그리고 어떤 문자를 소거해야 계산이 간단한지를 판단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A공장 생산량 \(x\), B공장 생산량 \(y\) (대).

주어진 값\(x + y = 12{,}000\), 그리고 대당 원가 \(80{,}000\) 원과 \(95{,}000\) 원으로 계산한 총원가가 \(1{,}020{,}000{,}000\) 원.

관계식 — 두 식을 세운다.

\[x + y = 12{,}000\]
\[80{,}000x + 95{,}000y = 1{,}020{,}000{,}000\]

사용 도구제18장 연립방정식

모형의 한계 — 이 계산은 배분이 어땠는지를 복원할 뿐 어땠어야 하는지는 규정하지 않는다. A공장이 더 저렴한데 B에서도 생산한 이유는 생산능력 한계일 수도, 물류비 차이일 수도, 납기 때문일 수도 있다. 원가표에 기재되지 않은 비용이 결정을 만든다.

문제 12 · 환율이 오른다는 말 ★★☆#

상황 — 보도에서 “원·달러 환율이 \(1{,}300\) 원에서 \(1{,}350\) 원으로 올랐다”고 한다. 어느 나라 외환시장을 단순화해 나타낸다. \(e\) 를 달러당 원화 가격(원), \(Q\) 를 한 달에 오가는 달러(억 달러)라 하면

\[D = 1{,}800 - e \qquad S = e - 800\]

\(D\) 는 달러를 사려는 양(수입 대금, 해외 투자, 유학 송금), \(S\) 는 달러를 팔려는 양(수출 대금, 외국인의 국내 투자)이다. 이달 들어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고 이탈하면서 달러 수요가 모든 환율에서 월 \(100\) 억 달러씩 늘었다.

모형 설정 — 이 사건이 환율을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계산한다. 먼저 부호를 확인한다. 환율 \(e\) 가 오르면 달러를 사려는 양이 줄고 팔려는 양이 느는 이유를 확인한다. 그리고 “달러 수요가 \(100\) 억 달러 늘었다”를 \(e\) 의 계수에 넣을지 상수항에 넣을지를 판단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사건 후의 균형 환율과 거래량.

주어진 값 — 원래 두 식, 그리고 수요가 모든 환율에서 \(100\) 만큼 늘었다는 사실. 부호의 의미는 이렇다. \(e\) 가 오르면 원화가 싸진다(원화 약세). 수입품의 원화 가격이 비싸져 수입이 줄고 → 달러 수요 감소. 수출품이 외국 통화 기준으로 싸져 수출이 늘고 → 유입되는 달러가 늘어 공급 증가.

관계식 — 수요 자체가 늘었으므로 상수항이 바뀐다.

\[D' = 1{,}900 - e, \qquad S = e - 800, \qquad D' = S\]

사용 도구제18장 연립방정식, 제6장 백분율

모형의 한계 — 이 모형은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곧바로 는다고 가정한다. 현실에서는 계약이 이미 체결되어 있어 물량이 바뀌는 데 몇 달이 걸린다. 그 기간에는 수입 대금만 비싸져 상황이 일시적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시차를 생략한 것이 이 식의 가장 큰 단순화다.

문제 13 · 탄산음료세는 누가 내는가 ★★★#

상황 — 보건 당국이 설탕이 많이 든 탄산음료에 캔당 \(300\) 원의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 법에는 “제조사가 납부한다”고 적혀 있고, 업계는 소비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기사에는 다음 자료가 첨부되어 있다. \(P\) 는 캔당 소비자 가격(원), \(Q\) 는 월 판매량(만 캔)이다.

\[Q_d = 4{,}200 - 2P \qquad Q_s = 3P - 3{,}300\]

모형 설정 — 세금 \(300\) 원 중 소비자의 실제 부담액을 구한다. 세금이 두 식 중 어느 쪽에 어떤 형태로 들어가는지를 먼저 정한다. 제조사가 생산량을 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금액이 소비자가 내는 \(P\) 인지 세금을 뺀 나머지인지가 이 문제의 핵심이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세금 후의 소비자 가격, 제조사 수취액, 거래량, 그리고 \(300\) 원의 분담 비율.

주어진 값 — 위 두 식과 세율 \(t = 300\) 원. 판매량에 비례해 붙는 세금이므로 종량세다.

관계식 — 제조사가 손에 쥐는 금액은 \(P - 300\) 이다. 공급량은 그 금액을 기준으로 정해지므로 공급식의 \(P\) 자리에 \(P - 300\) 을 넣는다.

\[Q_d = 4{,}200 - 2P, \qquad Q_s = 3(P - 300) - 3{,}300, \qquad Q_d = Q_s\]

사용 도구제18장 연립방정식, 제9장 식 세우기

모형의 한계 — 이 계산은 세금의 목적을 다루지 않는다. 이 세금은 세수보다 소비 감소를 목표로 한 것인데, 캔음료를 줄인 사람이 대신 무엇을 소비하는지는 식 밖에 있다. 설탕이 든 다른 음료로 이동했다면 건강 효과는 \(0\) 이고 세수만 남는다.

문제 14 · 전기자전거 보조금 \(20\) 만 원 ★★★#

상황 — 정부가 근거리 이동수단 전환을 위해 전기자전거 한 대당 \(20\) 만 원의 구매 보조금을 도입했다. 보조금은 판매점에 지급되고, 판매점이 그만큼 싸게 판다는 것이 취지다. 어느 지역 시장을 조사한 결과는 이렇다. \(P\) 는 소비자가 내는 값(만 원), \(Q\) 는 월 판매 대수다.

\[Q_d = 2{,}400 - 20P \qquad Q_s = 30P - 1{,}100\]

모형 설정 — 소비자가 내는 값이 실제로 \(20\) 만 원 내려가는지 확인한다. 보조금과 세금의 관계, 곧 식을 새로 세워야 하는지 세금 식의 부호만 바꾸면 되는지를 먼저 정한다. 그리고 판매점이 판매 대수를 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금액이 \(P\) 인지 \(P + 20\) 인지를 판단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보조금 후 소비자 가격, 판매점 수취액, 판매 대수, 그리고 보조금 \(20\) 만 원의 분담 비율.

주어진 값 — 위 두 식과 보조금 \(s = 20\)(만 원). 보조금은 판매점에 지급되므로 판매점은 소비자에게 받은 \(P\) 에 더해 정부에서 \(20\) 을 더 받는다.

관계식 — 판매점이 실제로 쥐는 금액은 \(P + 20\) 이다. 공급식의 \(P\) 자리에 \(P + 20\) 을 넣는다.

\[Q_d = 2{,}400 - 20P, \qquad Q_s = 30(P + 20) - 1{,}100, \qquad Q_d = Q_s\]

사용 도구제18장 연립방정식, 제5장 음수(세금의 부호를 뒤집은 것)

모형의 한계 — 이 모형은 늘어난 \(240\) 대가 실제로 자동차를 대체했는지 규정하지 못한다. 원래 도보나 지하철을 이용하던 사람이 구매했다면 정책 목적은 달성되지 않는다. 그리고 보조금이 없었어도 구매할 사람이 \(1{,}000\) 명 있었다는 점 — 그들에게 지급된 \(20\) 만 원 \(\times\ 1{,}000\) 대는 행동을 바꾸지 못한 지출이다.

문제 15 · 야구 입장권 값을 얼마로 ★★★#

상황 — 지방 구단의 마케팅 담당 유진은 입장권 가격을 재설정하고 있다. 현재는 \(20{,}000\) 원이고 홈경기 평균 관중은 \(8{,}000\) 명이다. 지난 세 시즌 자료를 보면 값을 \(1{,}000\) 원 내릴 때마다 평균 관중이 약 \(1{,}000\) 명 늘었다. 구장 수용 인원은 \(16{,}000\) 석이다.

모형 설정 — 입장 수입을 최대로 만드는 가격을 구한다. 값을 내리면 관중이 늘지만 한 명당 받는 금액은 준다. 수입은 두 값의 이므로 최대점이 정의역의 한쪽 끝에 있지 않다. 미지수를 “가격”으로 둘지 “인하 횟수”로 둘지, 그리고 관중 수를 가격의 식으로 쓸 수 있는지를 먼저 정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입장 수입을 최대로 만드는 가격 \(P\) 와 그때의 수입.

주어진 값 — 현재 \(P = 20{,}000\), 관중 \(8{,}000\) 명. \(1{,}000\) 원마다 \(1{,}000\) 명이므로 값과 관중이 \(1:1\) 로 교환된다. 수용 한계 \(16{,}000\) 석.

관계식 — 관중 수를 \(P\) 의 식으로 쓴다. 값이 \(1\) 원 내리면 관중이 \(1\) 명 늘므로 \(Q = A - P\) 꼴이고, \(P = 20{,}000\) 일 때 \(Q = 8{,}000\) 이므로 \(A = 28{,}000\).

\[Q = 28{,}000 - P, \qquad R = P \cdot Q = P(28{,}000 - P)\]
이것은 \(P\) 에 대한 이차식이다.

사용 도구제16장 이차방정식·완전제곱, 제9장 식 세우기

모형의 한계 — 구단 수입은 입장권만이 아니다. 관중이 늘면 굿즈·식음료·주차 수입이 함께 늘고, 중계권 가치도 오른다. 그래서 실제 구단은 입장 수입이 최대가 되는 값보다 낮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최대화할 대상을 잘못 고르면 계산은 정확하지만 결정은 틀린다.

문제 16 · 창고가 비어 가는 속도 ★★★#

상황 — 신발을 온라인으로 파는 회사의 물류 담당 하늘은 월요일 아침마다 창고 재고를 센다. 이번 주 재고는 \(2{,}400\) 켤레다. 최근 몇 달간 매주 \(180\) 켤레가 판매되고, 공장에서 매주 \(120\) 켤레가 입고된다. 회사 규정상 재고가 \(600\) 켤레 밑으로 내려가면 품절 위험 경보가 걸린다.

모형 설정 — “재고 \(2{,}400\) 켤레”와 “주당 판매 \(180\) 켤레”가 같은 종류의 값인지 먼저 확인한다. 하나는 어느 시점의 양이고 다른 하나는 기간당 양이다. 이 둘을 구분하지 않으면 식이 성립하지 않는다. 그리고 “재고를 안정시킨다”와 “재고를 원래대로 되돌린다”가 같은 뜻인지도 함께 판단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미지량 — 경보가 걸리기까지 남은 주 수, 그리고 재고를 안정시키거나 회복시키는 데 필요한 주당 입고량.

주어진 값 — 현재 재고 \(2{,}400\) 켤레(스톡 — 어느 한 시점의 양), 주당 판매 \(180\) 켤레와 주당 입고 \(120\) 켤레(플로우 — 기간당 양), 경보선 \(600\) 켤레.

관계식\(t\) 주 뒤 재고를 \(I(t)\) 라 하면

\[I(t) = 2{,}400 + (120 - 180)\,t = 2{,}400 - 60t\]
재고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입고율\() = (\)판매율\()\) 이라는 뜻이다.

사용 도구제10장 일차방정식, 제21장 함수와 그래프

모형의 한계 — 주당 \(180\) 켤레라는 판매 속도는 평균이다. 실제로는 주별 편차가 있고, 계절에 따라 수준 자체가 달라진다. 이 직선은 “현재 속도가 그대로 이어진다면”이라는 가정 위에 서 있다. 그리고 재고가 \(600\) 이 되기 전에 이미 인기 사이즈부터 품절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총계 숫자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적용 범위와 한계#

이 장에서 사용한 수요선과 공급선은 유용한 도구다. 동시에 이 모형이 무엇을 생략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직선은 근사다. \(Q_d = a - bP\) 라고 쓰는 순간 “가격이 \(100\) 원 오르면 언제나 동일하게 \(b \times 100\) 만큼 준다”고 가정한 것이다. 현실의 수요는 값이 낮을 때와 높을 때 반응이 다르다. 직선은 균형 근처에서만 유효한 근사다. 균형에서 멀리 떨어진 값을 이 식에 대입해 얻은 숫자는 신뢰할 수 없다.

시간이 없다. 이 장의 모든 식에는 \(t\) 가 없다. 세금을 부과하면 그 다음 순간 새 균형에 도달하는 것으로 계산했다. 실제로는 몇 달, 몇 년이 걸리고 그 사이에 다른 변화가 일어난다. 값이 오른 뒤 공급이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수록 단기 결과와 장기 결과의 차이가 커진다. 단기의 \(d\) 와 장기의 \(d\) 는 다른 수다.

다른 조건은 모두 고정했다. 딸기값을 구할 때 귤값, 소득, 날씨는 고정해 두었다. 실제 시장에서는 여러 변수가 동시에 움직인다. 한 시장만 분리해 보는 이 방식을 부분균형 분석이라 한다. 시장들이 서로 연결되어 함께 움직이는 것을 다루는 일반균형은 이 책의 범위 밖이다.

거래량이 줄어든 자리에 무엇이 남는지 측정하지 않았다. 세금을 부과하니 판매가 \(1{,}200\) 만 캔에서 \(840\) 만 캔으로 줄었다. 감소한 \(360\) 만 캔 가운데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모두 이득이었을 거래가 포함되어 있다. 세수로도 걷히지 않고 어느 쪽에도 귀속되지 않는 이 손실을 경제학은 초과부담(사중손실)이라고 부른다. 크기를 측정하려면 넓이를 구해야 하고, 그것은 제32장의 적분이 하는 일이다.

민감도를 제대로 측정하지 않았다. 이 장은 기울기 \(b\), \(d\) 로 민감도를 다뤘지만 기울기는 단위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원 단위로 재느냐 만 원 단위로 재느냐에 따라 숫자가 바뀌므로 시장 간 비교가 불가능하다. 단위와 무관하게 민감도를 재는 방법이 있고, 그것이 탄력성이다. 탄력성은 백분율 변화의 비이므로 제6장의 비율과 제26장의 도함수가 함께 필요하다. 다음 장에서 다룬다.

균형은 목표가 아니다. 이 장은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를 계산했을 뿐 그 지점이 바람직한지는 규정하지 않는다. 최저임금 문제에서 고용이 \(80\) 명 줄었다는 계산은, 임금이 오른 \(420\) 명과 일자리를 잃은 \(80\) 명 중 어느 쪽에 더 큰 비중을 둘지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 판단은 식이 아니라 사람이 한다. 모형의 결과와 가치 판단을 구분하는 것이 모형 사용의 조건이다.

요약과 다음 장#

이 장에서 새로 도입한 수학은 없다. 앞에서 다룬 도구의 적용 대상만 바뀌었다.

세상의 물음

꺼낸 도구

값이 왜 그 자리에 있나

연립방정식의 해 = 두 직선의 교점

몇 개부터 남나

일차방정식 \(q^* = F/(p-v)\)

무엇을 살 수 있나

부등식이 그리는 영역

세금은 누가 내나

연립방정식을 한 번 더, 기울기의 비

값을 묶으면 어떻게 되나

부등식이 만드는 초과수요·초과공급

값을 얼마로 매기나

이차식의 꼭짓점

정리할 사항은 세 가지다.

첫째, 균형은 교점이다. “값이 어떻게 정해지는가”라는 물음은 “두 식이 어디서 만나는가”라는 물음과 동일하다. 제18장에서 요금제 두 개를 비교하던 절차와 같다.

둘째, 공헌이익 \(p - v\) 가 분모다. 분모가 작아지면 몫은 크게 증가한다. 값을 조금 인하하는 결정이 손익분기점에는 작은 변화가 아니다.

셋째, 부담은 법이 아니라 기울기가 정한다. 세금 고지서를 누구에게 보내든, 보조금을 누구에게 지급하든, 실제 분담 비율은 \(\dfrac{d}{b+d}\)\(\dfrac{b}{b+d}\) 다. 덜 민감한 쪽이 더 부담한다. 이 관계는 조세와 보조금에 관한 다수의 사례를 설명한다.

다만 마지막 항목에는 제한이 있다. “민감하다”를 \(b\)\(d\) 라는 기울기로 재는 것은 불완전하다. 기울기는 무엇을 무엇으로 나눈 값이냐에 따라 숫자가 달라지므로, 딸기 시장의 \(b\) 와 원룸 시장의 \(b\) 를 나란히 놓고 비교할 수 없다.

민감도를 단위와 무관하게 재려면 “얼마 변했나” 대신 “몇 퍼센트 변했나”로 물어야 한다. 그리고 변화가 아주 작을 때의 반응을 정확히 재려면 제26장에서 정의한 도함수가 필요하다. 그 둘을 결합한 것이 탄력성이고, 거기서부터 한계비용·한계수입·한계효용이라는 개념이 따라 나온다. 경제학이 미적분을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41장에서 이어 간다. 변화와 한계 — “하나 더”의 값을 재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