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장 · 모형화 다섯 단계 — 현실을 식으로 옮기는 절차#
이 장
도입#
은행 창구에 “연 \(4\%\) 적금”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매달 \(100\) 만 원씩 \(12\) 개월을 납입하면 원금은 모두 \(1{,}200\) 만 원이다. 이자를 다음과 같이 어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만기에 지급되는 이자는 세금을 공제하기 전 기준으로 \(26\) 만 원이다. 은행이 다른 값을 적용한 것도 아니고 곱셈이 잘못된 것도 아니다. 잘못된 것은 식이다.
\(4\%\) 는 \(1\) 년 동안 예치된 금액에 적용되는 비율이다. 적금에 납입한 \(1{,}200\) 만 원 전체가 \(1\) 년 동안 예치되는 것은 아니다. 첫 달 납입금 \(100\) 만 원만 \(12\) 개월 예치되고, 둘째 달 납입금은 \(11\) 개월, 마지막 달 납입금은 \(1\) 개월 예치된다. 따라서 식은 다음과 같이 세워야 한다.
\(1\) 부터 \(12\) 까지의 합은 \(78\) 이고, \(78 \div 12 = 6.5\) 다. 여기서 나눈 \(12\) 는 \(1\) 년의 개월 수이므로, \(78\) 개월-예치를 \(12\) 개월/년으로 나눈 \(6.5\) 의 단위는 년이다. 곧 \(100\) 만 원을 \(6.5\) 년 동안 예치한 것과 같다. (예치 건수 \(12\) 와 연 개월 수 \(12\) 가 우연히 같은 탓에, 평균 예치 기간 \(6.5\) 개월과 숫자가 그대로 겹친다. 단위는 서로 다르다.)
여기에 쓰인 연산은 \(1\) 부터 \(12\) 까지의 덧셈과 곱셈 두 번이다.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계산이 아니라 \(4\%\) 가 어떤 값에 적용되는 비율인지 확정하는 일이다. 이자소득세 \(15.4\%\) 를 공제하면 실수령액은 약 \(22\) 만 원으로, 처음 어림한 \(48\) 만 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앞의 \(36\) 개 장에서 다룬 것은 도구다. 분수, 백분율, 방정식, 도함수, 적분이 그것이다. 제4부에서 다루는 것은 다른 문제다. 주어진 문장과 숫자를 어떤 식으로 옮길 것인가가 그것이다. 이 장은 그 변환 절차를 다섯 단계로 정리한다. 제4부의 이후 장은 모두 이 절차를 사용한다.
식을 푸는 일과 식을 세우는 일#
학교에서 다루는 수학 문제에는 대개 식이 이미 주어져 있다. \(2x + 5 = 17\) 을 푸는 것이 과제였고, \(2x + 5 = 17\) 을 세우는 것이 과제인 경우는 드물었다. 그래서 수학을 오래 사용하지 않은 사람은 자신이 못하는 것을 계산이라고 판단하기 쉽다. 그러나 현실에서 주어지는 것은 식이 아니다. 기사 한 문단, 계약서 한 줄, 통장 명세, 자막의 숫자 하나가 주어진다. 식은 그 안에 없으며 사용하는 사람이 세워야 한다.
이 작업의 난이도는 세 층위로 나뉜다.
층 |
하는 일 |
난이도 |
|---|---|---|
아래 |
세워진 식을 푼다 |
규칙을 알면 된다 |
가운데 |
상황을 식으로 세운다 |
무엇을 미지수로 둘지 골라야 한다 |
위 |
세운 식을 믿어도 되는지 판정한다 |
무엇을 버렸는지 기억해야 한다 |
푸는 일은 규칙의 문제이므로 학습으로 숙달되고, 한번 숙달되면 잘 잃지 않는다. 세우는 일은 선택의 문제이므로 고정된 절차가 없다. 세운 식의 신뢰도를 판정하는 일은 그보다 한 층 더 어렵다. 식은 언제나 현실의 일부만을 옮기기 때문이다. 옮겨지지 않은 부분을 기록해 둔 경우에만 자기 답에 어느 정도의 신뢰를 부여할지 판단할 수 있다.
같은 구조가 제31장 최적화에서 이미 나타났다. 넓이를 최대로 만드는 문제에서 미분 계산은 세 줄로 끝나고,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그 앞의 한 줄, 곧 \(S = x(10-x)\) 를 세우는 단계다. 경제 문제에서는 그 단계가 훨씬 길고 선택의 여지도 훨씬 크다.
모형화 다섯 단계#
상황을 식으로 옮길 때 다음 다섯 항목을 순서대로 채운다. 항목을 건너뛰지 않는 것이 이 절차의 핵심이다.
단계 |
하는 일 |
|---|---|
① 미지량 |
무엇을 미지수로 둘지 정한다 |
② 주어진 값 |
주어진 값과 각각의 단위를 확인한다 |
③ 관계식 |
아는 값과 미지량을 잇는 등식(또는 부등식)을 세운다 |
④ 사용 도구 |
이 식을 다루는 데 필요한 것이 산술인지 대수인지 미적분인지 판정한다 |
⑤ 모형의 한계 |
이 식이 제외한 현실이 무엇인지 기록한다 |
① 미지량 — 미지수의 선택#
같은 상황이라도 어떤 양을 \(x\) 로 두느냐에 따라 이후 절차가 달라진다. 아래에서는 한 상황을 세 가지 방식으로 세워 비교한다.
현우가 \(1{,}000\) 만 원을 연 \(4\%\) 예금과 연 \(7\%\) 채권형 펀드에 나눠 넣었다. \(1\) 년 뒤 이자와 수익을 합쳐 \(52\) 만 원을 받았다. 각각 얼마씩 넣었나?
모형 설정 A — 두 금액을 모두 미지수로 둔다. 예금 \(x\) 만 원, 펀드 \(y\) 만 원.
미지수가 둘이므로 식도 둘이다. 제18장 연립방정식을 사용한다.
모형 설정 B — 하나만 미지수로 둔다. 예금이 \(x\) 만 원이면 펀드는 \(1000 - x\) 만 원으로 정해진다.
미지수가 하나로 줄었으므로 제10장 일차방정식으로 해결된다. 예금은 \(600\) 만 원, 펀드는 \(400\) 만 원이다. 검산하면 \(0.04 \times 600 = 24\), \(0.07 \times 400 = 28\) 이고 합은 \(52\) 다.
모형 설정 C — 금액이 아니라 비중을 미지수로 둔다. 전체 수익률은 \(52 \div 1000 = 5.2\%\) 다.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p\) 라 하면 펀드 비중은 \(1 - p\) 다.
세 방식의 답이 모두 같다. 다만 C의 식에는 \(1{,}000\) 만 원이 나타나지 않는다. 전체 수익률이 \(5.2\%\) 이면 총액이 \(100\) 만 원이든 \(10\) 억 원이든 비중은 \(6:4\) 다. 이 성질은 A와 B의 식에도 포함되어 있으나, 미지수를 비중으로 두었을 때 식의 형태에 직접 드러난다.
미지수의 선택은 식이 드러내는 정보를 결정한다. 첫 단계가 가장 어려운 단계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② 주어진 값 — 값과 단위#
주어진 숫자를 적을 때 단위를 반드시 함께 적는다. “\(4{,}500\)” 이 아니라 “\(4{,}500\) 원/잔”, “\(180{,}000\)” 이 아니라 “\(180{,}000\) 원/일”로 적는다. 단위 없는 숫자는 정보의 절반이 빠진 값이다. 잘못 세운 식은 대개 단위 검사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다.
이 단계에서 함께 확인할 것은 주어지지 않은 값이다. 문제에 없는 값을 가정해 사용했다면 그 가정을 명시해 기록한다. 기록되지 않은 가정은 이후 결과의 신뢰도를 판정할 수 없게 만든다.
③ 관계식 — 등식은 어디서 오는가#
이 단계에서 처음으로 수식이 등장한다. 등식의 출처는 대개 세 가지다.
정의에서 — 이익 \(=\) 매출 \(-\) 비용. 실질 \(=\) 명목 \(\div\) 물가지수. 정의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
보존에서 — 처음에 있던 것 \(+\) 들어온 것 \(-\) 나간 것 \(=\) 지금 있는 것. 돈도 사람도 물건도 저절로 생기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균형에서 — 수요량 \(=\) 공급량, 수입 \(=\) 지출, 두 선택지의 값이 같아지는 지점. 균형은 가정이며 사실이 아니다.
④ 사용 도구 — 도구의 선택#
식의 형태가 사용할 도구를 결정한다. 다음 절의 대응표가 이 단계를 채우는 기준이 된다.
⑤ 모형의 한계#
가장 자주 생략되는 단계이며, 생략했을 때 오류의 영향이 가장 큰 단계다. 식을 세우는 것은 현실의 일부를 제외하는 것이다. 앞의 예금·펀드 문제에서 제외된 것은 다음과 같다. 펀드의 \(7\%\) 는 확정된 수가 아니라 기대값이다. 이자소득세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 중도 해지 가능성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그 돈을 다른 곳에 사용했을 때 얻었을 수익도 반영되어 있지 않다.
이 단계를 “한계가 있다”와 같은 일반적 서술로 채우면 정보가 되지 않는다. 그 문제에만 해당하는 구체적인 한 줄을 기록한다.
도구 대응표 — 물음의 유형과 수학 도구#
현실의 물음 |
수학 도구 |
이 책의 장 |
|---|---|---|
얼마나 오르고 내렸나 · 몇 퍼센트인가 |
비 · 비율 · 백분율 |
|
시간이 지나며 곱으로 쌓이는 것 (복리·물가·성장) |
지수 · 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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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힘이 맞아떨어지는 지점 (균형가격·손익분기) |
방정식 · 연립방정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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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을 넘느냐 못 넘느냐 (예산 제약) |
부등식 |
|
한 단위 더 했을 때 얼마나 달라지나 |
미분 |
|
가장 좋은 지점은 어디인가 |
도함수 \(=0\) · 최적화 |
|
시간이나 수량에 걸쳐 쌓인 총량 |
적분 |
이 표는 양방향으로 사용한다. 경제학에서 한계(marginal) 가 붙은 개념은 예외 없이 도함수다. 한계비용은 총비용의 도함수, 한계수입은 총수입의 도함수, 한계효용은 총효용의 도함수다. “한 개를 더 만들면”이라는 서술이 나오면 미분을 사용한다.
반대로 누적·총량·면적이라는 서술이 나오면 적분을 사용한다. \(10\) 년 동안 낸 이자의 합계, 수요곡선 아래이면서 가격선 위의 넓이로 재는 소비자잉여, 흐름이 쌓여 만들어진 잔액이 모두 적분에 해당한다. 수요곡선 아래 \(0\) 부터 \(Q\) 까지의 넓이는 소비자잉여가 아니라 총지불용의(총편익)이고, 소비자잉여는 거기서 실제 지출을 뺀 값이다 — 소비자잉여 \(=\) 수요곡선 아래 넓이(총지불용의) \(-\) 실제 지출(가격 \(\times\) 수량). 제42장에서 다시 다룬다.
탄력성(elasticity) 은 비율의 비율이다. 가격이 \(1\%\) 변할 때 수요량이 몇 \(\%\) 변하는지를 재고, 값이 아니라 비율끼리 비교하므로 단위에 좌우되지 않는다. 값이 오르면 대개 사는 양은 줄기 때문에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보통 음수이며, 실무에서는 절댓값으로 말하는 관행이 있다. 이 관행 때문에 부호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쪽 규약을 사용하는지 먼저 명시하는 것이 안전하다. 탄력성은 제4부 뒤쪽에서 다시 다룬다.
오류가 발생하는 지점 — 단위, 기준량, 스톡, 실질#
모형화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지점은 대체로 네 곳으로 한정된다.
단위#
정의 — 숫자에 붙어 그 숫자가 무엇을 세는지 말하는 이름. 원, 개, 원/개, 원/월, 명/년 따위.
등호 양쪽의 단위는 같아야 하고, 더하거나 빼는 항들의 단위도 같아야 한다. “원/잔”과 “원/일”을 더하는 식은 계산하기 전에 이미 성립하지 않는다.
곱셈과 나눗셈은 단위를 만든다. \(\text{원/개} \times \text{개/일} = \text{원/일}\). 단위 계산은 제3장의 분수 약분과 똑같이 움직인다. 분자와 분모의 “개”가 약분된다.
퍼센트의 기준량#
정의 — 백분율이 “무엇의” 몇 퍼센트인지, 그 무엇에 해당하는 값.
\(5{,}000\) 원이 \(6{,}000\) 원이 되면 \(1{,}000 \div 5{,}000 = 20\%\) 상승이다. 그런데 \(6{,}000\) 원이 \(5{,}000\) 원으로 되돌아오면 \(1{,}000 \div 6{,}000 \approx 16.7\%\) 하락이다. 같은 \(1{,}000\) 원인데 비율이 다른 것은 기준량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20\%\) 올랐다가 \(20\%\) 내리면 처음 값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1.2 \times 0.8 = 0.96\), 곧 \(4\%\) 가 줄어 있다.
여기서 갈라지는 두 단어가 있다.
\(\%\) (퍼센트) — 기준량에 대한 비율.
\(\%\mathrm{p}\) (퍼센트포인트) — 두 비율의 차이.
실업률이 \(3\%\) 에서 \(4\%\) 가 되었다면 \(1\%\mathrm{p}\) 상승이고, 동시에 \(1 \div 3 \approx 33.3\%\) 상승이다. 두 문장 모두 참이다. 기사가 두 표현 중 어느 쪽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같은 사실이 다른 크기로 전달된다.
스톡과 플로우#
스톡(stock) — 어느 한 시점에 재는 양. 단위는 원, 명, 톤처럼 시간이 붙지 않는다. 플로우(flow) — 일정 기간 동안 흐른 양. 단위에 반드시 시간이 붙는다. 원/월, 명/년.
욕조 모형으로 정리하면, 욕조에 담겨 있는 물의 양이 스톡이고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과 배수구로 빠지는 물이 플로우다.
스톡 (시점) |
플로우 (기간) |
|---|---|
통장 잔액 \(420\) 만 원 |
월급 \(280\) 만 원/월 |
국가채무 \(1{,}200\) 조 원 |
올해 재정적자 \(80\) 조 원/년 |
인구 \(5{,}100\) 만 명 |
연간 출생아 수 \(23\) 만 명/년 |
회사의 자산 (재무상태표) |
회사의 매출 (손익계산서) |
둘은 단위가 다르므로 서로 더하거나 뺄 수 없다. 두 양은 다음 관계로 연결된다.
미적분의 용어로 옮기면 다음이 성립한다. 스톡은 플로우의 적분이고, 플로우는 스톡의 도함수다. 제33장의 기본정리가 이 관계다. 잔액이 \(B(t)\) 라면 순저축은 \(B'(t)\) 이고, 반대로 \(B(t_1) - B(t_0) = \int_{t_0}^{t_1} B'(t)\,dt\) 다.
명목과 실질#
명목(nominal) — 그때그때의 화폐 금액을 그대로 적은 값. 실질(real) — 물가 변화를 걷어내고,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으로 환산한 값.
기준 연도의 물가지수를 \(1\) 로 놓는다. 물가가 \(5\%\) 올랐다면 물가지수는 \(1.05\) 이고, 올해의 \(105\) 만 원은 작년 물건 기준으로 \(105 \div 1.05 = 100\) 만 원어치다. 명목 금액은 늘었으나 구매 가능한 양은 같다.
변화율끼리는 이렇게 이어진다.
변화율이 작을 때는 뺄셈 근사의 오차가 작다. 명목 \(+4\%\), 물가 \(+5\%\) 이면 뺄셈으로는 \(-1\%\), 정확히 계산하면 \(\frac{1.04}{1.05} - 1 \approx -0.95\%\) 다. 그러나 명목 \(+50\%\), 물가 \(+30\%\) 라면 뺄셈은 \(+20\%\) 를 주지만 정확한 값은 \(\frac{1.5}{1.3} - 1 \approx +15.4\%\) 다. 차이는 \(4.6\%\mathrm{p}\) 다. 뺄셈은 근사이고 나눗셈이 정확하다. 물가가 크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이 차이는 무시할 수 없다.
검산의 세 가지 방법#
답을 구한 뒤에는 세 방향으로 검산한다. 세 가지를 모두 수행해도 소요 시간은 \(1\) 분 이내이며, 오답이 그대로 남는 경우가 크게 줄어든다.
① 되넣기. 구한 답을 원래 조건에 넣어 조건이 참이 되는지 확인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식이 아니라 문장에 되넣는 것이다. 자기가 세운 식에 되넣으면 식을 잘못 세웠을 때도 늘 맞는 답이 나오므로 검산의 기능이 사라진다. “정가에서 \(30\%\) 를 깎았더니 \(49{,}000\) 원”이라는 원래 문장으로 돌아가서, \(70{,}000\) 원의 \(30\%\) 인 \(21{,}000\) 원을 뺐을 때 \(49{,}000\) 원이 되는지 확인한다.
② 극단값 넣어보기. \(0\), 충분히 큰 값, 음수를 차례로 대입한다. 변수가 \(0\) 일 때와 시간이 한없이 흐를 때 식이 여전히 성립하는지 확인한다. 가격이 음수가 되거나 사람 수가 정수가 아닌 값으로 나오거나 시간이 갈수록 값이 무한히 커진다면, 답이 아니라 식이 잘못된 것이다.
③ 단위 맞춰보기. 등호 양쪽의 단위를 적는다. 더하는 항들의 단위를 적는다. 하나라도 어긋나면 계산 이전에 이미 성립하지 않는다. 단위 검사는 세 가지 중 가장 빠르고, 모형 설정 단계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여기에 자릿수 확인을 덧붙인다. 계산에 들어가기 전에 어림값으로 답의 크기를 추정해 둔다. “수천만 원대”로 추정해 두면 \(3\) 억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 즉시 오류를 확인할 수 있다. 정확한 값이 아니라 자릿수만 추정하면 된다.
시나리오 문제#
여덟 문제 모두 계산의 양은 적다.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첫 단계와 마지막 단계다. 계산기가 필요한 곳에는 표시해 두었다.
문제 1 · 코트의 정가 ★☆☆#
상황 — 정민은 겨울 코트를 샀다. 가격표에는 “정가에서 \(30\%\) 할인”이라고 적혀 있었고, 계산대에서 \(49{,}000\) 원을 지불했다. 원래 가격, 곧 정가를 구한다.
모형 설정 — 미지수의 후보는 정가와 할인된 금액 두 가지다. 또한 \(30\%\) 의 기준량이 정가인지 지불액인지 확정해야 한다. 이 두 선택이 곧 식의 형태를 결정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정가 \(x\) (원). 할인액을 미지수로 두면 정가를 구하는 단계가 하나 더 추가된다.
② 주어진 값 — 지불액 \(49{,}000\) 원, 할인율 \(30\%\). 그리고 그 \(30\%\) 의 기준량은 정가다.
③ 관계식 — 정가에서 정가의 \(30\%\) 를 뺀 것이 지불액이다.
⑤ 모형의 한계 — “정가”로 표시된 값이 실제로 그 값에 거래된 가격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정가를 높게 설정하면 할인율은 얼마든지 크게 표시할 수 있다. 이 계산은 \(30\%\) 라는 할인율의 타당성을 판정하지 못한다.
풀이와 검산
답 — 정가는 \(70{,}000\) 원이다.
검산 — 원래 문장으로 되돌아간다. \(70{,}000\) 원의 \(30\%\) 는 \(70{,}000 \times 0.3 = 21{,}000\) 원이고, \(70{,}000 - 21{,}000 = 49{,}000\) 원이다. 문장이 참이 된다.
빈번한 오류 — \(49{,}000 \times 1.3 = 63{,}700\) 원이라고 답하는 경우다. 이것은 \(30\%\) 의 기준량을 지불액으로 잡은 계산이다. 그러나 할인은 정가에 적용되었다. 내릴 때의 기준량과 되돌릴 때의 기준량이 다르다는 것이 이 문제의 핵심이다.
확장 — \(70{,}000\) 원에서 \(49{,}000\) 원으로 가는 것은 \(30\%\) 하락이다. 그런데 \(49{,}000\) 원에서 \(70{,}000\) 원으로 되돌아가려면 \(21{,}000 \div 49{,}000 = 3/7 \approx 42.9\%\) 상승해야 한다. \(30\%\) 내린 것을 되돌리는 데 \(42.9\%\) 가 필요한 이유는, 두 번째 계산의 기준량이 이미 줄어든 \(49{,}000\) 원이기 때문이다. 주가가 \(30\%\) 하락한 뒤 \(30\%\) 상승하면 원래 값이 된다는 서술이 성립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문제 2 · 잔액과 흐름 ★☆☆#
상황 — 은서의 통장에는 \(3\) 월 \(1\) 일 기준으로 \(420\) 만 원이 있다. 매달 월급 \(280\) 만 원이 들어오고 생활비로 \(215\) 만 원이 나간다. 같은 날 신문 경제면에는 “국가채무 \(1{,}200\) 조 원 돌파”와 “올해 재정적자 \(80\) 조 원”이라는 두 제목이 나란히 실려 있었다.
모형 설정 — 등장한 다섯 개의 수를 스톡과 플로우로 구분한다. 구분 기준은 단위에 시간이 포함되는지 여부다. 그다음 은서의 잔액이 처음으로 \(1{,}000\) 만 원을 넘는 달을 구한다. 미지수를 잔액으로 둘 것인지 경과 개월 수로 둘 것인지가 첫 번째 선택이다.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3\) 월 \(1\) 일부터 지난 개월 수 \(n\). 잔액을 미지수로 두면 “몇 월인가”라는 물음에 답할 수 없다. 구하는 것이 시점이므로 미지수도 시간이어야 한다.
② 주어진 값 — 초기 잔액 \(420\) 만 원 (스톡, 단위: 만 원). 월급 \(280\) 만 원/월과 생활비 \(215\) 만 원/월 (플로우). 둘의 차인 순저축 \(65\) 만 원/월이 실제로 잔액을 움직이는 플로우다.
③ 관계식 — 스톡의 변화 \(=\) 플로우 \(\times\) 기간.
⑤ 모형의 한계 — 순저축 \(65\) 만 원이 매달 일정하다는 것은 가정이다. 명절, 경조사, 보험 갱신, 이사처럼 몇 달에 한 번씩 발생하는 지출은 이 식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 이 식은 현재의 흐름이 유지된다는 조건에서만 성립한다.
풀이와 검산
스톡 — 통장 잔액 \(420\) 만 원, 국가채무 \(1{,}200\) 조 원. 단위가 “원”으로 끝난다. 플로우 — 월급 \(280\) 만 원/월, 생활비 \(215\) 만 원/월, 재정적자 \(80\) 조 원/년. 단위에 시간이 붙는다.
순저축은 \(280 - 215 = 65\) (만 원/월)이다.
\(n\) 은 정수이므로 \(n = 9\) 다.
답 — \(9\) 개월 뒤인 \(12\) 월 \(1\) 일에 \(1{,}005\) 만 원이 되어 처음으로 \(1{,}000\) 만 원을 넘는다.
검산 — \(n = 8\) 일 때 \(420 + 65 \times 8 = 420 + 520 = 940\) 만 원으로 아직 넘지 않는다. \(n = 9\) 일 때 \(420 + 585 = 1005\) 만 원으로 넘는다. 넘는 첫 달이 맞다.
빈번한 오류 — 두 가지다.
하나는 \(420 + 280n\) 이라고 세우는 경우다. 들어오는 플로우만 세고 나가는 플로우를 빼지 않았다. 잔액을 움직이는 것은 유입이 아니라 순유입이다.
다른 하나는 신문의 두 숫자를 \(1{,}200 - 80 = 1{,}120\) 조 원이라고 계산하는 경우다. 스톡에서 플로우를 뺄 수는 없다. 단위가 조 원과 조 원/년으로 다르다. 올바른 관계는 반대 방향이다 — 올해 \(80\) 조 원의 적자는 국가채무를 그만큼 증가시킨다. 적자라는 플로우가 채무라는 스톡을 키운다.
확장 — 스톡과 플로우의 관계를 미적분으로 쓰면 \(B(n) = 420 + 65n\) 에서 \(B'(n) = 65\) 다. 도함수가 플로우다. 거꾸로 \(\int_0^9 65\,dn = 585\) 가 \(9\) 개월 동안 쌓인 변화량이다. 제33장 기본정리가 통장 명세서에서도 그대로 성립한다. 순저축이 매달 달라지는 경우에는 \(65\) 라는 상수 자리에 함수가 들어가며, 구조는 동일하다.
문제 3 · 요금제 두 개, 세우는 길 두 개 ★★☆#
상황 — 태호가 인터넷 요금제를 고른다. A 요금제는 월 기본료 \(12{,}000\) 원에 데이터 \(1\) GB 당 \(2{,}000\) 원, B 요금제는 월 기본료 \(30{,}000\) 원에 \(1\) GB 당 \(500\) 원이다. 매장 직원은 “많이 쓰시면 B가 이득”이라고만 안내했다.
모형 설정 — “많이 쓰면”에 해당하는 사용량을 구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두 요금을 각각 식으로 쓰고 같아지는 지점을 구하는 방법과, 처음부터 두 요금의 차이를 하나의 식으로 쓰는 방법이다. 두 방법을 모두 세우고, 각각이 답 외에 어떤 정보를 제공하는지 비교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월 데이터 사용량 \(x\) (GB). 구하는 것이 “얼마부터”이므로 미지수는 금액이 아니라 사용량이다.
② 주어진 값 — A: 기본료 \(12{,}000\) 원/월, 단가 \(2{,}000\) 원/GB. B: 기본료 \(30{,}000\) 원/월, 단가 \(500\) 원/GB.
③ 관계식 — 두 방법을 모두 쓴다.
방법 1 (각각 세운 뒤 같게 놓기)
방법 2 (차이를 하나의 식으로)
④ 사용 도구 — 제9장 변수와 식, 제10장 일차방정식, 제21장 함수와 그래프
⑤ 모형의 한계 — 속도 제한, 약정 기간, 중도 해지 위약금, 결합할인은 이 식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x\) 다. 태호가 다음 달에 사용할 데이터 양은 미리 확정되지 않으며, 요금제를 B로 바꾸면 단가가 낮아져 사용량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이 식은 \(x\) 를 고정된 값으로 취급한다.
풀이와 검산
방법 1
방법 2
두 방법의 답이 같다.
답 — \(12\) GB 에서 두 요금이 같아진다. \(12\) GB 보다 적게 쓰면 A가 싸고, 많이 쓰면 B가 싸다.
검산 — \(x = 12\) 일 때 A \(= 12{,}000 + 24{,}000 = 36{,}000\) 원, B \(= 30{,}000 + 6{,}000 = 36{,}000\) 원으로 같다. 극단값도 대입한다. \(x = 0\): A \(= 12{,}000\) 원, B \(= 30{,}000\) 원 — 사용량이 \(0\) 이면 A가 유리하다는 예상과 일치한다. \(x = 20\): A \(= 52{,}000\) 원, B \(= 40{,}000\) 원 — 사용량이 많으면 B가 유리하다는 예상과 일치한다.
빈번한 오류 — 기본료만 보고 “A가 싸다”, 단가만 보고 “B가 싸다”라고 답하는 경우다. 두 요금제 중 어느 쪽이 싼지는 사용량 없이는 정해지지 않는다. 숫자 두 쌍을 비교하는 문제가 아니라 함수 두 개를 비교하는 문제다.
확장 — 방법 2가 답 외에 제공하는 정보는 다음과 같다. \(D(x) = -18{,}000 + 1{,}500x\) 에서
절편 \(-18{,}000\) 은 사용량이 \(0\) 일 때 A가 B보다 \(18{,}000\) 원 적게 든다는 뜻이다(기본료 차이).
기울기 \(1{,}500\) 은 \(1\) GB 를 더 쓸 때마다 A의 그 차이가 \(1{,}500\) 원씩 줄어든다는 뜻이다(단가 차이).
\(18{,}000\) 원의 차이가 \(1{,}500\) 원씩 줄어 \(0\) 이 되는 사용량이 \(18{,}000 \div 1{,}500 = 12\) GB 다. 답 \(12\) 는 기본료 차이와 단가 차이가 서로를 상쇄하는 지점이다. 방법 1은 답을 주고, 방법 2는 답의 구조를 준다. 두 선택지를 비교하는 문제에서는 차이 함수를 함께 세워 두는 것이 유용하다.
문제 4 · 세 개의 식, 하나는 틀렸다 ★★☆#
상황 — 카페를 새로 연 사장이 하루 이익을 계산할 식을 노트에 세 개 적어 놓았다. 커피 한 잔 판매가 \(4{,}500\) 원, 한 잔당 재료비 \(1{,}300\) 원, 임대료·인건비 등 판매량과 무관하게 나가는 비용이 하루 \(180{,}000\) 원, 하루 판매량은 \(q\) 잔이다.
(가) \(\Pi = 4{,}500q - 1{,}300q - 180{,}000\) (나) \(\Pi = 4{,}500q - 1{,}300 - 180{,}000q\) (다) \(\Pi = (4{,}500 - 1{,}300)q - 180{,}000\)
모형 설정 — \(q\) 에 값을 대입하지 않고 각 항 옆에 단위를 적는다. 세 식 중 단위가 어긋나 성립하지 않는 식을 판정하고, 남은 두 식이 서로 다른 식인지 같은 식인지 확인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표면적으로는 하루 이익 \(\Pi\) 이지만, 실제 판정 대상은 세 식 중 어느 것이 성립하는가다. 이 문제의 미지량은 수가 아니라 식이다.
② 주어진 값 — 판매가 \(4{,}500\) 원/잔, 재료비 \(1{,}300\) 원/잔, 고정비 \(180{,}000\) 원/일, 판매량 \(q\) 잔/일.
고정비(fixed cost) — 판매량과 무관하게 나가는 비용. \(q\) 가 붙지 않는다.
변동비(variable cost) — 한 단위마다 따라 나가는 비용. 반드시 \(q\) 가 붙는다.
③ 관계식 — 이익 \(=\) 매출 \(-\) 변동비 \(-\) 고정비. 단위로 옮겨 쓰면 다음이 성립해야 한다.
④ 사용 도구 — 제9장 변수와 식, 제13장 전개(와 그 역인 묶기)
⑤ 모형의 한계 — 이 식은 \(q\) 를 사장이 정할 수 있는 값으로 취급하지만, \(q\) 는 수요가 결정한다. 또한 가격 \(4{,}500\) 원을 인상하면 \(q\) 가 감소한다는 관계가 이 식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 가격과 판매량을 서로 무관한 값으로 놓은 것 자체가 하나의 가정이다.
풀이와 검산
각 항의 단위를 적는다.
식 |
항별 단위 |
판정 |
|---|---|---|
(가) |
\(4{,}500q\): 원/일 · \(1{,}300q\): 원/일 · \(180{,}000\): 원/일 |
세 항 모두 원/일 — 성립 |
(나) |
\(4{,}500q\): 원/일 · \(1{,}300\): 원/잔 · \(180{,}000q\): 원·잔/일² |
제각각 — 성립하지 않음 |
(다) |
\((4{,}500-1{,}300)q\): 원/일 · \(180{,}000\): 원/일 |
두 항 모두 원/일 — 성립 |
답 — (나)가 틀렸다. (가)와 (다)는 같은 식이다. (가)에서 \(q\) 를 묶으면 정확히 (다)가 된다.
검산 — \(q = 100\) 을 대입한다.
같다. (나)는 \(450{,}000 - 1{,}300 - 18{,}000{,}000 = -17{,}551{,}300\) 이다. 커피 백 잔을 팔고 하루에 \(1{,}755\) 만 원을 잃는다는 결과가 된다. 극단값 검사만으로도 (나)는 배제된다.
빈번한 오류 — “고정비”라는 명칭 때문에 \(180{,}000\) 에 \(q\) 를 곱하는 경우다. 고정비는 판매량과 무관하게 나가는 비용이므로 \(q\) 가 붙지 않는다. 반대로 재료비는 한 잔마다 나가므로 반드시 \(q\) 가 붙는다. \(q\) 가 붙느냐 마느냐가 곧 변동비와 고정비의 정의다.
확장 — (다)의 \(3{,}200\) 원/잔은 공헌이익이라 부른다. 한 잔을 더 팔 때 남아서 고정비를 회수하는 데 쓰이는 금액이다. 고정비를 모두 회수하는 데 필요한 판매량이 손익분기점이다.
\(56\) 잔이면 \(3{,}200 \times 56 = 179{,}200\) 원으로 \(800\) 원이 모자라고, \(57\) 잔이면 \(182{,}400\) 원으로 \(2{,}400\) 원이 남는다. 하루 \(57\) 잔부터 흑자다. 잔 수는 쪼갤 수 없으므로 \(56.25\) 를 올림한다 — 제1장에서 상자 반 개를 셀 수 없다고 한 것과 같은 구조다.
문제 5 · 중고차 값을 그리는 두 모형 ★★☆#
상황 — 신차 가격 \(3{,}000\) 만 원인 차의 중고 시세를 예측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식을 내놓았다. \(t\) 는 출고 후 지난 햇수다.
모형 A: \(P(t) = 3{,}000 - 300t\) (만 원) 모형 B: \(P(t) = 3{,}000 \times 0.85^{\,t}\) (만 원)
모형 설정 — 어느 쪽이 맞는지 자료를 더 모으기 전에, 두 식에 극단값을 대입한다. \(t = 0\), \(t = 12\), 그리고 \(t\) 가 한없이 커질 때 각 식이 주는 값을 확인한다. 이 문제의 판단 지점은 미지수의 선택이 아니라, 두 사람이 각각 무엇을 일정하다고 놓았는가다.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t\) 년 뒤 가격 \(P(t)\) (만 원). 다만 실제 판정 대상은 두 식 중 어느 것이 어느 범위까지 사용 가능한가다.
② 주어진 값 — \(P(0) = 3{,}000\) 만 원. A는 매년 \(300\) 만 원씩 떨어진다고 놓았다(뺄셈이 일정). B는 매년 남은 값의 \(15\%\) 씩 떨어진다고 놓았다(곱셈이 일정).
③ 관계식 —
④ 사용 도구 — 제12장 지수법칙, 제22장 지수함수, 제21장 함수와 그래프
⑤ 모형의 한계 — 두 식 모두 가격을 시간 하나로만 설명한다. 실제 중고차 값을 결정하는 요인은 주행거리, 사고 이력, 모델 단종 여부, 그해 신차 가격의 변동이다. 시간은 그중 하나이고 나머지는 모두 제외되었다. 또한 두 식은 \(t=0\) 을 제외하면 어떤 실제 거래 자료에도 맞춰진 적이 없다.
풀이와 검산
\(t = 0\) 을 대입한다.
둘 다 신차 가격을 준다. 여기까지는 구별되지 않는다.
\(t = 12\) 를 대입한다.
가격이 음수다. \(12\) 년 된 차를 인수하면서 \(600\) 만 원을 함께 받는다는 뜻이 되므로 성립하지 않는다.
\(427\) 만 원이다. 값은 낮지만 양수이고, \(12\) 년 된 차량의 가격으로 성립하는 범위다.
\(t\) 가 한없이 커질 때 A는 끝없이 음수로 내려간다. B는 \(0\) 에 한없이 가까워지되 \(0\) 이나 음수가 되지 않는다. 양수에 양수를 아무리 곱해도 음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답 — A는 극단값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다. \(3{,}000 - 300t = 0\) 에서 \(t = 10\) 이므로, A는 \(t = 10\) 을 넘는 순간 성립하지 않는다. B는 어떤 \(t\) 에서도 양수를 유지한다.
검산 — A가 \(0\) 이 되는 해를 직접 확인한다. \(t = 10\) 일 때 \(3{,}000 - 3{,}000 = 0\) 이고, \(t = 11\) 이면 \(-300\) 만 원이다. 유효 범위는 \(0 \le t < 10\) 이다.
빈번한 오류 — \(5\) 년 정도만 다루므로 A로 충분하다는 판단 자체는 타당하다. \(0 \le t \le 5\) 구간에서 두 모형의 차이는 \(260\) 만 원을 넘지 않는다.
\(t\) |
A |
B (계산기 사용) |
차이 |
|---|---|---|---|
\(1\) |
\(2{,}700\) |
\(2{,}550\) |
\(150\) |
\(3\) |
\(2{,}100\) |
\(\approx 1{,}842\) |
\(\approx 258\) |
\(5\) |
\(1{,}500\) |
\(\approx 1{,}331\) |
\(\approx 169\) |
오류는 A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어느 범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식인지 기록하지 않는 것이다. 모형에는 언제나 유효 범위를 함께 기록한다. 유효 범위가 명시되지 않은 식은 결국 그 범위 밖에서 사용된다.
확장 — A는 뺄셈이 일정한 변화(등차)이고, B는 곱셈이 일정한 변화(등비)다. 이 구분은 제4부 전체에서 반복된다. 물가, 인구, 복리 이자, 감가상각처럼 시간에 따라 곱으로 누적되는 양은 거의 예외 없이 B의 형태이며, 그래서 지수와 로그가 필요하다. 바로 다음 제38장에서 물가가 정확히 이 형태로 나타난다.
문제 6 · 월급은 올랐는데 ★★☆#
상황 — 지훈의 연봉이 작년 \(4{,}000\) 만 원에서 올해 \(4{,}160\) 만 원이 되었다. 회사는 사내 게시판에 “전 직원 \(4\%\) 인상”이라고 공지했다. 같은 기간 물가는 \(5\%\) 올랐다. 명목 급여는 인상되었으나 구매력의 변화는 별도로 계산해야 한다.
모형 설정 — “월급이 올랐다”를 측정하는 기준은 두 가지다. 지급되는 금액과, 그 금액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다. 어느 기준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론의 부호가 달라진다. 기준을 먼저 확정한 뒤 식을 세운다.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실질 연봉의 변화율. 곧 작년에 살 수 있던 물건 바구니를 기준으로 올해 급여로는 몇 배를 살 수 있는가에 해당하는 값이다.
② 주어진 값 — 명목 연봉 작년 \(4{,}000\) 만 원, 올해 \(4{,}160\) 만 원. 물가상승률 \(5\%\).
명목(nominal) — 그때그때의 화폐 금액 그대로.
실질(real) — 물가 변화를 걷어내고 살 수 있는 양으로 환산한 값.
③ 관계식 — 작년 물가를 \(1\) 로 두면 올해 물가지수는 \(1.05\) 다.
④ 사용 도구 — 제6장 비율·백분율, 제19장 유리식
⑤ 모형의 한계 — 물가 \(5\%\) 는 여러 품목을 가중평균한 평균값이다. 지훈이 실제로 지출하는 항목(월세, 교통비, 식비)의 값이 \(5\%\) 올랐다는 뜻이 아니다. 월세가 \(12\%\) 오르고 가전제품이 내려서 평균 \(5\%\) 가 산출되었다면, 가전을 사지 않는 지훈에게 이 \(5\%\) 는 적용되지 않는다. 평균값이 정확해도 개인이 실제로 겪는 물가 상승률은 다를 수 있으며, 이 계산은 그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풀이와 검산
먼저 명목 인상률을 확인한다.
회사의 공지는 사실이다. 다음으로 실질 연봉을 구한다. (계산기 사용)
실질 변화율은 다음과 같다.
답 — 명목으로는 \(4\%\) 올랐지만 실질로는 약 \(0.95\%\) 줄었다. 작년 물가 기준으로 환산한 올해 연봉은 약 \(3{,}962\) 만 원으로, 작년의 \(4{,}000\) 만 원보다 적다.
검산 — 물건 수량으로 되넣는다. 작년에 개당 \(1\) 만 원인 물건이 있었다면 \(4{,}000\) 만 원으로 \(4{,}000\) 개를 살 수 있었다. 올해 그 물건은 \(1.05\) 만 원이고, \(4{,}160 \div 1.05 = 3{,}961.9\) 이므로 \(3{,}961\) 개까지 살 수 있다. 명목 금액은 늘었으나 구매 수량은 줄었다.
빈번한 오류 — \(4\% - 5\% = -1\%\) 라고 계산하는 경우다. 정답 \(-0.95\%\) 와 가까워서 실무에서도 흔히 쓰이지만, 정확한 것은 뺄셈이 아니라 나눗셈이다. 변화율이 작을 때는 차이가 \(0.05\%\mathrm{p}\) 정도라 무시할 만하다. 그러나 명목 \(+50\%\), 물가 \(+30\%\) 인 상황이라면 뺄셈은 \(+20\%\) 를 주지만 정확한 값은 \(\frac{1.5}{1.3} - 1 \approx +15.4\%\) 로 \(4.6\%\mathrm{p}\) 가 어긋난다. 물가가 크게 뛰는 나라의 통계를 읽을 때 이 근사는 사용할 수 없다.
확장 — 같은 계산이 이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금 금리가 연 \(3\%\) 이고 물가가 \(5\%\) 올랐다면 실질 금리는 다음과 같다.
명목 잔액은 늘어나지만 구매력은 줄어든다. 이자를 받고도 실질 가치가 감소하는 상황은 이 나눗셈의 결과다. 여기에 이자소득세가 더해지면 차이는 더 커진다.
문제 7 · 한 개 더인가, 전부인가 ★★★#
상황 — 케이크 공방을 운영하는 지연은 지난 반년 장부에서 하루 총비용을 정리해 다음 식을 얻었다. \(q\) 는 하루에 만드는 홀케이크 수다.
홀케이크 한 개는 \(50\) 천 원에 팔린다. 지금은 하루 \(20\) 개를 만들고 있다. 구할 값은 다음 두 가지다.
(ㄱ) 지금 상태에서 한 개를 더 만들 때 늘어나는 비용 (ㄴ) \(0\) 개에서 \(20\) 개까지 늘려 오는 동안 늘어난 비용의 총량
모형 설정 — 두 물음은 서로 다른 도구를 요구한다. 어느 쪽이 미분이고 어느 쪽이 적분인지 판정한다. 또한 (ㄴ)의 “늘어난 비용”과 장부상의 “총비용”이 같은 값인지 확인한다.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ㄱ) \(q = 20\) 에서의 한계비용. (ㄴ) \(q\) 가 \(0\) 에서 \(20\) 으로 갈 때 비용의 증가분.
한계비용(marginal cost) — 한 단위를 더 만들 때 늘어나는 비용. 총비용 함수의 도함수다.
② 주어진 값 — \(C(q) = 0.5q^2 + 20q + 300\) (천 원/일), 현재 \(q = 20\) 개/일, 가격 \(50\) 천 원/개. 상수항 \(300\) 은 \(q = 0\) 일 때도 나가는 값이므로 고정비다.
③ 관계식 —
④ 사용 도구 — 제27장 미분규칙, 제32장 적분, 제33장 미적분의 기본정리
⑤ 모형의 한계 — \(C(q)\) 는 지난 반년의 자료에서 얻은 식이다. 따라서 그 반년 동안 지연이 생산한 범위 안에서만 성립한다. 하루 \(200\) 개를 만드는 경우에는 이 식이 성립할 근거가 없다 — 그 수준에서는 오븐을 추가하고 인력을 늘려야 하므로 비용 구조 자체가 달라진다. 또 \(C\) 는 \(q\) 를 연속적인 양으로 다루지만 케이크는 개수로 센다. \(C'(20)\) 은 \(q = 20\) 바로 그 지점에서의 순간 증가 속도이고, 실제로 필요한 “한 개 더”의 비용 \(C(21) - C(20) = 40.5\) 는 그 도함수 값 \(40\) 으로 근사되는 값이다.
풀이와 검산
(ㄱ) 한 개 더 — 미분
한계비용은 \(40\) 천 원이다.
(ㄴ) 쌓인 총량 — 적분
먼저 값을 직접 구한다.
적분으로도 구한다.
답 — (ㄱ) 약 \(40\) 천 원. (ㄴ) \(600\) 천 원. 이는 총비용 \(900\) 천 원과 다르다.
검산 — (ㄱ)을 실제 차이로 확인한다.
도함수 값 \(40\) 과 실제 증가분 \(40.5\) 가 거의 같다. 도함수는 “한 개 더”의 좋은 근사다. (ㄴ)은 두 방법이 모두 \(600\) 을 준다. 도함수를 적분하면 원함수의 차이가 나온다는 제33장 기본정리가 그대로 확인된다.
빈번한 오류 — (ㄴ)에 총비용 \(900\) 천 원을 답하는 경우다. \(\int_0^{20} C'(q)\,dq\) 가 주는 것은 변화량이지 총량이 아니다. 고정비 \(300\) 은 미분할 때 사라졌으므로 적분해도 되살아나지 않는다. 적분은 언제나 쌓인 양을 주고, 출발점의 값은 따로 주어져야 한다. 이것이 부정적분에 상수 \(C\) 가 붙는 이유이기도 하다.
확장 — 가격이 \(50\) 천 원이고 \(q = 20\) 에서 한계비용이 \(40\) 천 원이므로, 한 개 더 만들면 \(10\) 천 원이 남는다. 생산량을 어디까지 늘려야 하는지 판정하기 위해 이익 함수를 세운다.
\(q = 30\) 에서 이익이 최대다. 확인하면 \(\Pi(20) = 1{,}000 - 900 = 100\) 천 원, \(\Pi(30) = 1{,}500 - 1{,}350 = 150\) 천 원이다.
한편 \(\Pi'(q) = 0\) 은 \(50 = C'(q)\) 와 동치다. 제31장에서 다룬 “도함수를 \(0\) 으로 놓는다”는 절차에 경제학은 별도의 이름을 붙인다. 한 개 더 팔아 받는 금액이 한 개 더 만드는 데 드는 금액과 같아지는 지점에서 생산을 늘릴 이유가 없어진다 — 이 조건이 한계수입 \(=\) 한계비용이다.
다만 명칭은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이 문제처럼 가격이 판매량과 무관하게 \(50\) 천 원으로 일정할 때는 총수입이 \(50q\) 이므로 한계수입이 곧 가격 \(50\) 이고, 그래서 \(\Pi'(q) = 0\) 이 가격 \(=\) 한계비용이 된다. 가격이 판매량에 따라 달라지는 일반적인 경우에는 한계수입이 가격보다 작아지므로, 조건은 언제나 한계수입 \(=\) 한계비용이지 가격 \(=\) 한계비용이 아니다. 문제 4 ⑤에서 기록한 “가격을 올리면 \(q\) 가 줄어든다”는 관계가 여기서 두 조건을 가른다.
문제 8 · 광고의 평균 수익률 ★★★#
상황 — 어느 펀드 광고에 “\(2\) 년 평균 수익률 \(+10\%\)”라고 적혀 있다. 작은 글씨의 성과표를 보니 첫해 \(+60\%\), 둘째 해 \(-40\%\) 였고, 두 수를 더해 \(2\) 로 나눈 값이 \(+10\%\) 였다. 민서는 이 펀드에 \(2\) 년 전 \(1{,}000\) 만 원을 넣었다.
모형 설정 — “\(2\) 년 평균 수익률”이 지시하는 값은 두 가지로 해석된다. 두 해의 수익률을 더해 \(2\) 로 나눈 값과, 매년 그 비율로 변했다면 같은 결과에 도달하는 비율이다. 두 번째 해석에 대응하는 미지수를 정한 뒤 식을 세운다.
모형화 다섯 단계
① 미지량 — 매년 같은 비율 \(r\) 로 변했다고 할 때 \(2\) 년 뒤 잔액이 실제와 같아지는 그 \(r\). 이것을 연평균 수익률(기하평균)이라 부른다.
② 주어진 값 — 원금 \(1{,}000\) 만 원. 첫해 배율 \(1 + 0.6 = 1.6\), 둘째 해 배율 \(1 - 0.4 = 0.6\). 수익률을 배율로 바꾸어 적는 것이 이 문제의 첫 단계다.
③ 관계식 — 실제 결과와 “매년 \(r\)” 결과를 같게 놓는다.
④ 사용 도구 — 제7장 제곱근, 제12장 지수법칙, 제17장 이차방정식
⑤ 모형의 한계 — 이 값은 지나간 두 해의 결과를 하나로 요약할 뿐, 셋째 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는다. 또한 민서가 중간에 돈을 더 넣거나 일부를 뺐다면 이 값은 펀드의 성적이지 민서의 성적이 아니다. 넣고 뺀 시점까지 반영한 성적은 다른 방법(내부수익률)으로 따로 계산해야 한다.
풀이와 검산
실제 잔액부터 따라간다.
\(2\) 년 뒤 \(960\) 만 원이다. 원금보다 \(40\) 만 원이 적다. 누적 수익률은 \(960 \div 1{,}000 - 1 = -4\%\) 다.
연평균 수익률 \(r\) 을 구한다.
답 — \(2\) 년 동안 민서의 원금은 \(4\%\) 감소했다. 연평균으로는 약 \(-2.02\%\) 다. 광고의 \(+10\%\) 는 두 수익률의 산술평균이며, 실제 잔액의 변화를 나타내지 못한다.
검산 — 매년 \(-2.02\%\) 씩 두 해를 보내면 다음과 같다.
실제 잔액과 같다. 반면 광고대로 매년 \(+10\%\) 씩이라면 \(1{,}000 \times 1.1^2 = 1{,}210\) 만 원이어야 한다. 실제와 \(250\) 만 원이 벌어진다.
빈번한 오류 — 두 수익률을 더해 \(2\) 로 나누는 계산이다. 이것이 성립하지 않는 이유는 기준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60\%\) 의 기준량은 \(1{,}000\) 만 원이지만, \(-40\%\) 의 기준량은 이미 불어난 \(1{,}600\) 만 원이다. 첫해에 늘어난 \(600\) 만 원에도 둘째 해의 \(-40\%\) 가 함께 적용된다. 기준량이 다른 두 비율은 그대로 평균 낼 수 없다.
비율이 곱으로 쌓이는 상황에서 쓰는 평균은 산술평균이 아니라 기하평균이다.
덧셈으로 누적되는 양에는 산술평균을, 곱셈으로 누적되는 양에는 기하평균을 사용한다. 수익률, 물가, 성장률은 모두 곱셈으로 누적되는 양이다.
확장 — 여기서 하나의 비대칭이 따라 나온다. 같은 비율의 손실과 이익은 크기가 대칭이 아니다. \(-50\%\) 를 기록한 뒤 원금으로 돌아가려면 \(+50\%\) 가 아니라 \(+100\%\) 가 필요하다. \(0.5 \times 2 = 1\) 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p\) 만큼 잃은 뒤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은 \(\dfrac{p}{1-p}\) 다. \(p = 0.2\) 면 \(0.25\) 이므로 \(25\%\), \(p = 0.5\) 면 \(1\) 이므로 \(100\%\), \(p = 0.8\) 이면 \(4\) 이므로 \(400\%\) 다. \(0.2 \times 5 = 1\) 이므로, \(-80\%\) 뒤에 남은 \(0.2\) 가 다섯 배가 되어야 원금이 된다. 문제 1에서 \(30\%\) 할인을 되돌리는 데 \(42.9\%\) 가 필요했던 것과 동일한 구조다. 기준량이 줄어든 지점에서는 같은 퍼센트가 같은 금액을 뜻하지 않는다.
적용 범위와 한계#
이 절차는 도구이며 결과의 타당성을 보증하지 않는다. 다섯 단계를 빠짐없이 채워도 남는 한계가 있다.
절차는 좋은 식을 보장하지 않는다. ③에서 세운 등식이 현실을 잘못 옮겼다면 나머지 네 단계가 아무리 정확해도 답은 틀린다. 이 절차의 기능은 오류가 발생했을 때 어느 단계에서 발생했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데까지다.
변수가 하나뿐이다. 이 책이 다룬 도구는 전부 일변수다. 그러나 현실에서 하나의 결과에 연결된 원인은 언제나 여럿이다. 어떤 물건의 수요는 그 물건의 값만이 아니라 소득, 대체재의 값, 앞으로의 기대에 함께 달려 있다. 제4부는 “다른 조건이 같다면”이라는 가정을 두고 하나씩만 변화시킨다. 그 가정이 언제 깨지고 깨지면 어떻게 되는지는 다변수 미적분에서 다루며, 이 책의 범위 밖이다.
확률을 다루지 않는다. 이 책의 식은 모두 확정된 수를 다룬다. 그러나 금리, 물가, 수익률, 판매량은 하나의 값이 아니라 흩어진 분포다. 문제 8의 펀드는 앞으로 \(+60\%\) 일 수도 \(-40\%\) 일 수도 있고, 그 불확실성 자체가 금융에서는 가장 중요한 정보다. 이 책은 그것을 다루지 못한다. 계산으로 얻은 하나의 값을 확정된 미래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인과를 말하지 못한다. 식이 두 양을 등호로 잇는다고 해서 한쪽이 다른 쪽의 원인인 것은 아니다. 함께 움직인다는 것과 하나가 다른 하나를 움직인다는 것은 전혀 다른 주장이고, 그 둘을 가르는 일은 수식이 아니라 자료 설계의 문제다.
당위를 말하지 못한다. 최저임금을 올렸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계산할 수 있다. 올려야 하는지는 계산에서 나오지 않는다. 누구의 손실을 누구의 이익과 견줄 것인지는 값을 매기는 일이고, 그 값은 식 밖에서 온다. 수학이 선택을 대신한다고 보는 경우, 실제로는 사용자가 내린 선택을 수학의 결과로 제시하는 것이 된다.
숫자의 출처를 묻지 못한다. GDP, 실업률, 물가지수는 자연에 있던 것이 아니라 사람이 정의해 만든 수다. 실업자를 누구로 세느냐에 따라 실업률이 달라지고, 바구니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물가지수가 달라진다. 식은 입력된 숫자의 타당성을 검사하지 않는다. 그 검사는 사용하는 사람이 수행해야 한다.
요약과 다음 장#
이 장은 새로운 계산 기법을 다루지 않았다. 앞의 \(36\) 개 장에서 만든 도구를 언제 사용할지 결정하는 절차를 정리했다.
단계 |
하는 일 |
빈번한 오류 |
|---|---|---|
① 미지량 |
미지수를 고른다 |
고를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다 |
② 주어진 값 |
값과 단위를 적는다 |
단위를 적지 않는다 |
③ 관계식 |
등식을 세운다 |
기준량을 잘못 잡는다 |
④ 사용 도구 |
도구를 고른다 |
익숙한 도구만 사용한다 |
⑤ 모형의 한계 |
제외한 것을 적는다 |
아예 건너뛴다 |
가장 자주 생략되는 것은 ①과 ⑤다. ①에서 미지수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을 놓치면 가장 눈에 띄는 양을 \(x\) 로 두게 되고, 그 선택이 최선인 경우는 드물다. ⑤를 건너뛰면 계산 결과를 현실 자체와 동일시하게 된다.
이 장에서 반복해 확인한 사실은 하나다. 기준량이 다르면 같은 퍼센트도 같은 금액이 아니다. \(30\%\) 할인을 되돌리는 데 \(42.9\%\) 가 들고, \(+60\%\) 와 \(-40\%\) 의 연평균은 \(+10\%\) 가 아니라 \(-2.02\%\) 다. 이 한 가지만으로도 광고와 기사에 실린 수치의 상당수를 다르게 읽게 된다.
다음 제38장에서는 이 절차를 물가에 적용한다. “물가가 \(3\%\) 올랐다”는 문장의 기준량은 무엇인지, 물가지수라는 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문제 5의 모형 B처럼 곱으로 쌓이는 변화가 \(20\) 년 뒤 화폐의 값을 어디까지 변화시키는지를 다룬다. 지수와 로그가 본격적으로 사용되는 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