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성과 시장 — 반응의 크기를 측정하다¶
2015년 1월 1일, 대한민국의 담뱃값이 하룻밤 사이에 2,500원에서 4,500원으로 뛰었습니다. 무려 80%의 인상이었습니다. 흡연자들의 지갑에는 그야말로 날벼락이었고, 편의점 계산대 앞에서는 한숨과 항의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정책을 설계한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서로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두 개의 목표가 동시에 들어 있었습니다. 하나는 국민 건강입니다. 담배가 비싸지면 사람들이 덜 피울 테니 흡연율이 떨어지고 국민의 폐가 건강해질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다른 하나는 세수 확보입니다. 담뱃값의 상당 부분은 세금이므로, 가격이 오르면 한 갑당 걷히는 세금이 늘어 정부 곳간이 두둑해질 것이라는 계산입니다.
그런데 이 두 목표는 사실 은밀하게 충돌합니다. 만약 담뱃값이 올라 사람들이 담배를 대폭 끊는다면 건강 목표는 달성되지만, 팔리는 담배 자체가 줄어드니 세수는 기대만큼 늘지 않습니다. 반대로 사람들이 값이 올라도 담배를 거의 그대로 산다면 세수는 크게 늘지만 건강 개선 효과는 미미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어느 쪽이 일어날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우리는 단순히 '가격이 오르면 수요량이 줄어든다’는 방향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얼마나 줄어드는가’, 즉 반응의 크기(magnitude) 를 숫자로 붙잡아야 합니다. 3장에서 우리는 수요·공급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배웠습니다. 이 장에서는 그 움직임의 크기를 재는 자(尺)를 손에 넣습니다. 그 자의 이름이 바로 탄력성(elasticity) 입니다.
놀랍게도 2015년 담배세의 실제 결과는 위 두 시나리오 중 두 번째, 즉 ‘세수는 크게 늘고 소비 감소는 상대적으로 작았던’ 쪽에 가까웠습니다. 왜 그랬는지, 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 장의 끝에서 우리는 숫자로 설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4.1 왜 '반응의 크기’가 중요한가¶
경제학의 많은 명제는 방향에 관한 것입니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량은 줄어든다’, ‘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어난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가 위축된다’와 같은 문장들이 그렇습니다. 이런 방향 명제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출발점이지만, 현실의 의사결정 앞에 서면 곧바로 무력해집니다. 왜냐하면 정책도, 경영도 언제나 '얼마나’라는 정량적 질문 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어느 카페 사장이 아메리카노 가격을 4,000원에서 4,400원으로 10% 올리려 합니다. 경제 이론은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해 줍니다. 하지만 사장에게 정작 필요한 정보는 '줄어든다’가 아니라 '몇 잔이나 줄어드는가’입니다. 만약 하루 500잔이 480잔으로 줄어드는 데 그친다면(4% 감소), 가격 인상으로 매출은 오히려 늘어납니다. 그러나 500잔이 400잔으로 줄어든다면(20% 감소), 매출은 오히려 쪼그라듭니다. 방향은 동일하게 '감소’이지만, 그 크기가 사장의 운명을 정반대로 갈라놓는 것입니다.
정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류세를 인하하면 휘발유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방향은 자명합니다. 그러나 재정당국이 알아야 하는 것은 '세수가 얼마나 감소하고, 소비는 얼마나 늘며, 그 결과 탄소배출은 얼마나 증가하는가’라는 구체적인 숫자입니다. 이 숫자들이 있어야만 유류세 인하가 좋은 정책인지 나쁜 정책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탄력성(elasticity) 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탄력성은 한마디로 '한 변수가 1% 변할 때 다른 변수가 몇 % 변하는가’를 재는 척도입니다. 탄력성이 위대한 발명인 이유는 그것이 단위에 구애받지 않는(unit-free) 순수한 숫자라는 데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반응의 크기를 '가격 100원 인상당 판매량 20잔 감소’처럼 절대 단위로만 표현한다면, 커피(원/잔)와 원유(달러/배럴)와 전기(원/kWh)의 민감도를 서로 비교할 길이 없습니다. 단위가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탄력성은 모든 것을 '%'라는 공통 언어로 바꿔 놓기 때문에, 서로 전혀 다른 재화들의 민감도조차 하나의 잣대 위에 나란히 세워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탄력성이 미시경제학 전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도구가 된 이유입니다.
4.2 수요의 가격탄력성¶
정의: 반응을 %로 재다¶
수요의 가격탄력성(price elasticity of demand), 흔히 로 표기하는 이 값은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말로 풀면 '가격이 1% 변할 때 수요량이 몇 % 변하는가’입니다. 예컨대 라면, 가격이 1% 오를 때 수요량이 2% 감소한다는 뜻입니다. 수요의 법칙(가격과 수요량은 반대로 움직인다)에 따라 분자와 분모의 부호가 항상 반대이므로, 가격탄력성은 원칙적으로 음(-)의 값을 가집니다.
부호와 절댓값: 관습의 문제¶
그런데 실무와 교과서에서는 편의상 이 음의 부호를 떼어 내고 절댓값 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배의 탄력성은 0.47이다’라고 말할 때, 이는 사실 을 의미합니다. 부호는 수요의 법칙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으니, 정작 흥미로운 정보는 그 크기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도 앞으로 '탄력성이 크다/작다’라고 할 때는 절댓값의 크기를 뜻하는 것으로 약속하겠습니다.
중간점법(호탄력성): 기준점 문제를 해결하다¶
탄력성을 실제로 계산하려면 '변화율(%)'을 구해야 하는데, 여기서 성가신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변화율을 계산할 때 분모를 변화 전 값으로 잡느냐 변화 후 값으로 잡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가격이 100원에서 150원으로 올랐다고 합시다. 이것을 '100원 기준 +50%'로 볼 수도 있고, '150원 기준 −33%'로 볼 수도 있습니다. 같은 변화인데 기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탄력성 값이 달라지는 것은 곤란합니다.
이 비대칭을 없애기 위해 경제학자들은 중간점법(midpoint method), 다른 이름으로 호탄력성(arc elasticity) 을 사용합니다. 변화율을 계산할 때 분모를 시작값도 끝값도 아닌 두 값의 평균(중간점) 으로 삼는 방법입니다.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렇게 하면 A에서 B로 갈 때와 B에서 A로 갈 때의 탄력성이 정확히 같아집니다. 방향에 상관없이 하나의 값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것이 중간점법의 가장 큰 미덕입니다. 앞의 담배 사례에 미리 적용해 보면, 가격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변할 때 분모의 중간점은 3,500원이므로 가격 변화율은 가 됩니다. 이 숫자는 이 장의 후반부에서 담배 탄력성을 계산할 때 다시 등장합니다.
세 가지 분류: 탄력적, 비탄력적, 단위탄력¶
탄력성의 절댓값을 1과 비교하면 재화의 성격을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분류 | 조건 | 의미 |
|---|---|---|
| 탄력적(elastic) | 가격 변화율보다 수요량 변화율이 더 크다.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 | |
| 비탄력적(inelastic) | 가격 변화율보다 수요량 변화율이 더 작다. 소비자가 둔감하게 반응. | |
| 단위탄력(unit elastic) | 두 변화율이 정확히 같다. |
탄력적인 재화는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사람들이 크게 등을 돌리는 재화입니다. 해외여행 항공권, 외식, 특정 브랜드 커피처럼 '없어도 그만’이거나 ‘다른 것으로 바꾸기 쉬운’ 재화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반대로 비탄력적인 재화는 가격이 크게 올라도 사람들이 쉽게 소비를 줄이지 못하는 재화입니다. 담배, 소금, 전기, 인슐린 같은 의약품이 대표적입니다. 이 구분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는 총수입과 조세를 다루는 절에서 극적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이제 이 추상적인 개념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가장 단순한 직선 수요곡선 하나를 놓고 그 위에서 탄력성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직접 계산해 보겠습니다.
아래 코드는 매우 단순한 선형 수요함수 를 상정합니다. 이 곡선의 기울기는 어디서나 일정합니다(항상 -1).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점에서의 점탄력성과, 그 점에서 팔았을 때의 총수입 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계산하고 그림으로 보여 줍니다. 왼쪽 그림에서는 수요곡선을 탄력적 구간과 비탄력적 구간으로 나누어 표시하고, 오른쪽 그림에서는 판매량에 따른 총수입 곡선을 그립니다. 핵심적으로 확인할 것은 (1) 곡선의 위쪽(높은 가격·적은 수량)은 탄력적, 아래쪽(낮은 가격·많은 수량)은 비탄력적이며, (2) 그 경계인 단위탄력점이 정확히 에 위치하고, (3) 바로 그 점에서 총수입이 최대(2,500)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import numpy as np
import matplotlib.pyplot as plt
import matplotlib.font_manager as fm
import logging
_available = {f.name for f in fm.fontManager.ttflist}
for _f in ['Malgun Gothic','AppleGothic','NanumGothic','Noto Sans CJK KR','Noto Sans KR']:
if _f in _available:
plt.rcParams['font.family']=_f; break
plt.rcParams['axes.unicode_minus']=False
logging.getLogger('matplotlib.font_manager').setLevel(logging.ERROR)
# 선형 수요 P = 100 - Q
a, b = 100, 1
Q = np.linspace(1, 99, 99)
P = a - b*Q
E = (-1/b) * (P/Q) # 점탄력성 (음수), 크기 |E|
TR = P*Q # 총수입
# 단위탄력점: |E|=1 → P=Q → Q=50
fig, ax = plt.subplots(1, 2, figsize=(13, 5.2))
ax[0].plot(Q, P, color='#2563eb', lw=2.5)
ax[0].axvline(50, ls=':', color='gray'); ax[0].plot(50, 50, 'ko', ms=8)
ax[0].fill_between(Q[Q<50], P[Q<50], 100, color='#2563eb', alpha=0.06)
ax[0].text(15, 80, '탄력적 구간\n|E| > 1', color='#1d4ed8', fontsize=11, ha='center')
ax[0].text(78, 18, '비탄력적 구간\n|E| < 1', color='#b91c1c', fontsize=11, ha='center')
ax[0].annotate('단위탄력 |E|=1\n(Q=50, P=50)', (50,50), xytext=(8,10), textcoords='offset points')
ax[0].set_title('선형 수요곡선 위에서 탄력성은 변한다', fontweight='bold')
ax[0].set_xlabel('수량 Q'); ax[0].set_ylabel('가격 P'); ax[0].set_xlim(0,100); ax[0].set_ylim(0,100)
ax[1].plot(Q, TR, color='#16a34a', lw=2.5)
ax[1].axvline(50, ls=':', color='gray')
ax[1].annotate('총수입 최대\n(Q=50)', (50, 2500), xytext=(8,-30), textcoords='offset points')
ax[1].set_title('총수입(TR)은 단위탄력점에서 최대', fontweight='bold')
ax[1].set_xlabel('수량 Q'); ax[1].set_ylabel('총수입 TR = P×Q')
plt.tight_layout(); plt.show()
print(f'단위탄력점: Q=50, P=50, TR최대={50*50}')
단위탄력점: Q=50, P=50, TR최대=2500
그림이 말해 주는 것은 놀랍도록 명확합니다. 기울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1로 똑같은 직선인데도, 탄력성은 곡선을 따라 끊임없이 변합니다. 왼쪽 그림의 위쪽 절반(가격이 50원보다 높고 수량이 50보다 적은 구간)은 탄력적()이고, 아래쪽 절반(가격이 50원보다 낮고 수량이 50보다 많은 구간)은 비탄력적()입니다. 그리고 정확히 한가운데인 에서 , 즉 단위탄력이 됩니다.
오른쪽의 총수입 곡선은 이 사실과 아름답게 맞물립니다. 총수입 는 위로 볼록한 포물선을 그리며, 그 꼭짓점이 바로 에서 나타나고 이때 으로 최댓값을 찍습니다. 즉 단위탄력점이 곧 총수입 극대점입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입니다. 탄력적 구간에서는 가격을 내려 수량을 늘리면 총수입이 커지고, 비탄력적 구간에서는 가격을 올려도 수량이 별로 안 줄어 총수입이 커지므로, 양쪽에서 밀려 올라간 총수입은 정확히 그 경계인 단위탄력점에서 정점을 이루는 것입니다. 이 관계는 4.4절에서 기업의 가격전략과 연결하여 다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4.3 탄력성의 결정요인¶
어떤 재화는 왜 탄력적이고 어떤 재화는 왜 비탄력적일까요? 탄력성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숫자가 아니라, 그 재화가 사람들의 삶에서 차지하는 자리와 대체 가능성에 의해 결정됩니다. 네 가지 핵심 결정요인을 한국의 사례와 함께 살펴봅시다.
대체재의 존재 여부¶
가장 강력한 결정요인은 대체재(substitute) 가 얼마나 가깝고 많으냐입니다. 대체재가 풍부할수록 소비자는 가격이 오른 재화를 손쉽게 버리고 다른 것으로 갈아탈 수 있으므로 수요가 탄력적이 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카페 브랜드의 아메리카노는 매우 탄력적입니다. 스타벅스가 값을 올리면 바로 옆 이디야나 메가커피, 혹은 편의점 원두커피로 갈아타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커피 전체’에 대한 수요는 훨씬 비탄력적입니다. 세상의 모든 커피가 동시에 비싸진다면 대신 마실 것이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대체재의 유무는 다음에 볼 '시장의 범위’와 긴밀히 연결됩니다.
필수재냐 사치재냐¶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재(necessity) 는 대체로 비탄력적이고, 없어도 살 수 있는 사치재(luxury) 는 대체로 탄력적입니다. 쌀, 전기, 상하수도, 대중교통, 필수 의약품 같은 것들은 값이 올라도 소비를 크게 줄이기 어렵습니다. 당장 살아가는 데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해외여행, 골프, 고급 레스토랑 외식, 명품 가방 같은 사치재는 형편이 어려워지거나 값이 오르면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이는 대상이 됩니다. 인슐린이나 항암제처럼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이 극도로 비탄력적인 것도 이 원리로 설명됩니다.
시장의 범위(재화를 얼마나 좁게 정의하는가)¶
같은 재화라도 얼마나 좁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탄력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재화를 좁게 정의할수록 대체재가 많아져 탄력적이 되고, 넓게 정의할수록 대체재가 줄어 비탄력적이 됩니다. '식료품’이라는 넓은 범주는 매우 비탄력적입니다(굶을 수는 없으므로). 그러나 그 안의 '과일’은 좀 더 탄력적이고, 더 좁혀 '사과’는 더욱 탄력적이며, 가장 좁게 '부사 품종 사과’는 매우 탄력적입니다. 부사값이 오르면 홍옥이나 배로 바꾸면 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본 '커피 일반 vs 특정 브랜드 커피’의 대비도 정확히 이 원리의 사례입니다.
시간의 길이¶
마지막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수요는 더 탄력적으로 변합니다. 단기에는 소비 습관과 기존 설비 때문에 반응이 굼뜨지만, 장기에는 사람들이 대안을 찾고 행동을 바꿀 여유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휘발유가 대표적입니다. 유가가 급등해도 당장 이번 달에는 이미 가진 차로 출퇴근해야 하니 소비를 크게 줄이기 어렵습니다(단기 비탄력). 그러나 몇 년에 걸쳐 유가가 계속 높게 유지되면 사람들은 연비 좋은 차나 전기차로 바꾸고, 대중교통을 늘리며, 직장 근처로 이사하기도 합니다(장기 탄력). 실제로 2008년 이후 고유가 국면과 최근의 전기차 확산은 이 장기 탄력성이 현실에서 작동하는 모습을 잘 보여 줍니다.
4.4 총수입과 탄력성¶
총수입의 정의와 두 힘의 줄다리기¶
총수입(total revenue, TR) 은 기업이 판매로 벌어들이는 총액으로, 단순히 가격 곱하기 판매량입니다.
가격을 올리면 총수입은 어떻게 될까요? 여기에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당기는 두 힘이 작동합니다. 하나는 가격 효과입니다. 한 개당 받는 돈이 늘어나니 총수입을 밀어 올립니다. 다른 하나는 수량 효과입니다. 값이 오르면 판매량이 줄어드니 총수입을 끌어내립니다. 이 두 힘 중 어느 쪽이 이기느냐가 총수입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바로 이 승부를 판가름하는 것이 탄력성입니다.
탄력성이 승부를 가른다¶
수요가 비탄력적()일 때는 가격을 올려도 수량이 조금밖에 안 줄어듭니다. 가격 효과가 수량 효과를 압도하므로 가격을 올리면 총수입이 늘어납니다. 반대로 수요가 탄력적()일 때는 가격을 조금만 올려도 수량이 크게 줄어듭니다. 수량 효과가 가격 효과를 압도하므로 가격을 올리면 총수입이 오히려 줄어듭니다. 그리고 단위탄력()일 때는 두 효과가 정확히 상쇄되어 총수입이 극대점에 머뭅니다. 이 관계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수요의 성격 | 가격 인상 시 총수입 | 가격 인하 시 총수입 |
|---|---|---|
| 탄력적 () | 감소 | 증가 |
| 단위탄력 () | 불변(극대) | 불변(극대) |
| 비탄력적 () | 증가 | 감소 |
C1의 총수입 곡선이 말해 주는 것¶
앞서 본 [C1]의 오른쪽 그림이 바로 이 표를 그림 하나로 압축한 것입니다. 위에서 총수입 곡선은 에서 최댓값 2,500을 찍는 포물선이었습니다. 인 왼쪽(탄력적 구간)에서는 수량을 늘릴수록, 즉 가격을 내릴수록 총수입이 증가합니다. 인 오른쪽(비탄력적 구간)에서는 수량을 늘릴수록 총수입이 오히려 감소합니다. 두 흐름이 만나는 꼭짓점이 단위탄력점입니다.
기업 가격전략의 함의¶
이 원리는 기업 경영에 직접적인 지침을 줍니다. 만약 어떤 기업이 자사 제품의 수요가 비탄력적인 구간에서 팔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가격을 올려 총수입을 늘릴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탄력적인 구간에 있다면 섣불리 값을 올렸다가는 매출이 무너질 수 있으니 오히려 인하나 프로모션을 고려해야 합니다. 극장이 조조·심야 할인을, 항공사가 시간대별로 다른 요금을, 통신사가 데이터 요금제를 잘게 쪼개는 것은 모두 소비자 집단마다 다른 탄력성을 겨냥해 총수입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입니다. '값을 올리면 무조건 돈을 더 번다’는 소박한 직관이 왜 틀릴 수 있는지, 탄력성은 명확한 답을 줍니다.
4.5 기타 탄력성: 소득탄력성과 교차탄력성¶
탄력성이라는 아이디어는 '가격에 대한 수요량의 반응’에만 갇혀 있지 않습니다. '어떤 변수가 1% 변할 때 다른 변수가 몇 % 변하는가’라는 발상은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두 가지가 널리 쓰입니다.
수요의 소득탄력성¶
수요의 소득탄력성(income elasticity of demand) 은 소득이 1% 변할 때 수요량이 몇 % 변하는가를 재며,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이 값의 부호와 크기는 재화의 성격을 드러냅니다. 이면 소득이 늘 때 소비도 느는 정상재(normal good) 입니다. 그중에서도 이면 소득이 느는 것보다 더 빠르게 소비가 느는 사치재(luxury) 이고(예: 해외여행, 외제차, 고급 외식), 이면 소비가 늘긴 늘되 소득만큼은 아닌 필수재(necessity) 입니다(예: 쌀, 기본 식료품). 반면 이면 소득이 늘 때 오히려 소비가 줄어드는 특이한 재화, 즉 열등재(inferior good) 입니다. 형편이 나아지면서 라면 대신 외식을, 완행 버스 대신 KTX나 자가용을 택하게 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소득탄력성은 경기가 좋아질 때 어떤 산업이 뜨고 어떤 산업이 지는지를 예측하는 데 유용합니다.
수요의 교차탄력성¶
수요의 교차탄력성(cross-price elasticity of demand) 은 다른 재화 Y의 가격이 1% 변할 때 재화 X의 수요량이 몇 % 변하는가를 재며, 두 재화의 관계를 밝혀 줍니다.
부호가 핵심입니다. 이면, Y가 비싸질 때 X를 더 산다는 뜻이므로 둘은 대체재(substitutes) 입니다. 예컨대 버터값이 오르면 마가린 수요가 늘고, 소고기값이 오르면 돼지고기 수요가 늘어납니다. 반대로 이면, Y가 비싸질 때 X도 덜 산다는 뜻이므로 둘은 함께 쓰이는 보완재(complements) 입니다. 커피값이 오르면 설탕이나 프림 소비가 줄고, 프린터값이 오르면 잉크 카트리지 수요가 줄어드는 식입니다. 기업들이 경쟁사 제품이나 자사의 관련 제품을 분석할 때 교차탄력성은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4.6 공급의 가격탄력성¶
탄력성의 논리는 공급 쪽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공급의 가격탄력성(price elasticity of supply) 는 가격이 1% 변할 때 공급량이 몇 % 변하는가를 재며,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과 공급량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므로 는 보통 양(+)의 값을 가집니다. 공급이 탄력적이라는 것은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생산자들이 생산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뜻이고, 비탄력적이라는 것은 값이 올라도 생산을 쉽게 늘리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공급탄력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생산자가 산출을 얼마나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느냐입니다. 공장에 여유 설비가 있고 원자재를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재고를 쌓아 둘 수 있는 제조업은 대체로 공급이 탄력적입니다. 수요가 늘면 야근을 시키고 라인을 더 돌려 빠르게 생산을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생산에 오랜 시간과 고정된 자원이 필요한 재화는 공급이 비탄력적입니다.
여기서도 시간이 결정적입니다. 농산물이 좋은 예입니다. 배춧값이 폭등해도 농부가 당장 이번 계절에 배추를 더 거둘 수는 없습니다. 씨앗을 심고 기르는 데 몇 달이 걸리기 때문입니다(단기 극단적 비탄력). 그러나 다음 해에는 더 많은 농부가 배추밭을 넓혀 공급이 늘어납니다(장기 탄력). 부동산은 더 극단적입니다. 서울 도심의 토지는 아무리 값이 올라도 그 양을 늘릴 수 없어 거의 완전히 비탄력적입니다. 이처럼 공급탄력성의 크기는 그 재화의 생산 기술과 시간 지평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다음 절들에서 볼 조세의 귀착을 이해하는 데 핵심 열쇠가 됩니다.
4.7 실증: 2015년 담배세 인상¶
이제 이 장을 연 질문으로 돌아갑시다. 2015년 담뱃값 인상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요? 아래 코드는 기획재정부와 국가통계포털(KOSIS)이 발표한 자료의 근사값을 이용해, 담배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중간점법으로 추정하고 가격·판매량의 변화를 막대그림으로 비교합니다. 핵심 수치는 이렇습니다. 담뱃값은 한 갑당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고(중간점법 기준 +57.1%), 연간 판매량은 약 43.6억 갑에서 33.3억 갑으로 줄었습니다(중간점법 기준 −26.8%). 우리가 관심 있는 것은 이 두 변화율의 비율, 곧 담배 수요의 가격탄력성입니다.
# 2015년 담배세 인상 자연실험 (출처: 기획재정부·KOSIS 발표 기준 근사값)
# 담뱃값(20개비): 2,500원 → 4,500원 / 판매량: 2014년 약 43.6억갑 → 2015년 약 33.3억갑
price0, price1 = 2500, 4500
qty0, qty1 = 43.6, 33.3 # 억 갑
pct_p = (price1-price0)/((price1+price0)/2) # 중간점법
pct_q = (qty1-qty0)/((qty1+qty0)/2)
elas = pct_q/pct_p
print(f'가격 변화율(중간점법): {pct_p*100:+.1f}%')
print(f'수량 변화율(중간점법): {pct_q*100:+.1f}%')
print(f'수요의 가격탄력성 ≈ {elas:.2f} → |E|<1 이므로 비탄력적(담배는 중독재)')
fig, ax = plt.subplots(1, 2, figsize=(12, 5))
ax[0].bar(['2014\n(인상 전)','2015\n(인상 후)'], [price0, price1], color=['#9ca3af','#dc2626'])
ax[0].set_title('담뱃값(20개비, 원)', fontweight='bold'); ax[0].bar_label(ax[0].containers[0], fmt='%d원')
ax[1].bar(['2014\n(인상 전)','2015\n(인상 후)'], [qty0, qty1], color=['#9ca3af','#2563eb'])
ax[1].set_title('판매량(억 갑)', fontweight='bold'); ax[1].bar_label(ax[1].containers[0], fmt='%.1f')
fig.suptitle(f'2015 담배세 인상: 가격 {pct_p*100:.0f}%↑ → 판매 {abs(pct_q)*100:.0f}%↓ (탄력성 = {elas:.2f})',
fontweight='bold', y=1.02)
plt.tight_layout(); plt.show()가격 변화율(중간점법): +57.1%
수량 변화율(중간점법): -26.8%
수요의 가격탄력성 ≈ -0.47 → |E|<1 이므로 비탄력적(담배는 중독재)

계산 결과 담배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약 로 나옵니다. 절댓값이 1보다 훨씬 작으므로 담배는 명백히 비탄력적인 재화입니다. 이 숫자는 '가격이 1% 오를 때 담배 소비는 0.47%만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값을 80%나 올렸는데도 소비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27%가량만 줄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보여 줍니다. 담배가 이토록 비탄력적인 이유는 4.3절의 결정요인으로 깔끔하게 설명됩니다. 담배에는 마땅한 대체재가 없고(니코틴 중독성 때문에 다른 재화로 갈아타기 어렵고), 흡연자에게는 사실상 필수재에 가까우며, 습관이 굳어져 단기 반응이 둔하기 때문입니다.
이 비탄력성은 정책적으로 이중적인 함의를 낳습니다. 한편으로, 소비가 크게 줄지 않으므로 담배는 안정적인 세수원이 됩니다. 실제로 담배세 인상 후 정부의 담배 관련 세수는 크게 늘었습니다. 가격 효과가 수량 효과를 압도하는 전형적인 비탄력재의 모습입니다(4.4절의 논리 그대로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바로 그 비탄력성 때문에 건강 개선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소비가 27%밖에 줄지 않았다는 것은 여전히 많은 사람이 비싼 값을 치르면서도 담배를 계속 피운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세금은 잘 걷히지만 흡연은 기대만큼 줄지 않는, 정책 설계자가 마주한 딜레마가 여기서 실증적으로 확인됩니다.
4.8 응용: 조세의 귀착과 사중손실¶
담배세 사례는 자연스럽게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정부가 어떤 재화에 세금을 매기면, 그 세금은 누가 실제로 부담하게 될까요? 그리고 세금은 사회 전체에 어떤 대가를 치르게 할까요? 이 두 질문에 답하는 것이 각각 조세의 귀착(tax incidence) 과 사중손실(deadweight loss) 의 이론이며, 놀랍게도 두 답 모두 탄력성이 쥐고 있습니다.
법적 부담자와 경제적 부담자는 다르다¶
먼저 반드시 구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세금을 정부에 납부할 법적 의무를 지는 사람과, 실제로 그 부담을 경제적으로 짊어지는 사람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부가 담배 회사에 세금을 물리든 소비자에게 물리든, 세금은 가격을 통해 양쪽으로 나뉘어 전가됩니다. 이 최종적인 부담의 분배를 조세의 귀착이라 부릅니다. '누구 주머니에서 세금을 걷느냐’가 아니라 '누구의 후생이 실제로 줄어드느냐’가 진짜 문제인 것입니다.
아래 코드는 이 과정을 완전한 수치 예제로 보여 줍니다. 수요 와 공급 가 있는 시장에 정부가 한 단위당 의 종량세(specific tax) 를 부과할 때, 균형이 어떻게 이동하고 세부담이 어떻게 나뉘며 사회적 손실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그림으로 그립니다.
# 수요 P=100-Q, 공급 P=20+Q, 종량세 t=20
a,bd,c,bs,t = 100,1,20,1,20
Qe=(a-c)/(bd+bs); Pe=a-bd*Qe # 과세 전 균형
Qt=(a-c-t)/(bd+bs); Pb=a-bd*Qt; Ps=Pb-t # 과세 후 (Pb 구매자가격, Ps 판매자가격)
cons_burden, prod_burden = Pb-Pe, Pe-Ps
tax_rev = t*Qt
dwl = 0.5*t*(Qe-Qt)
print(f'과세 전: Q*={Qe:.0f}, P*={Pe:.0f}')
print(f'과세 후: Q={Qt:.0f}, 구매자가격 Pb={Pb:.0f}, 판매자가격 Ps={Ps:.0f}')
print(f'소비자 부담={cons_burden:.0f}, 생산자 부담={prod_burden:.0f} (탄력성 같아 50:50)')
print(f'조세수입={tax_rev:.0f}, 사중손실(DWL)={dwl:.0f}')
Q=np.linspace(0,100,200)
fig, ax = plt.subplots(figsize=(8.5,6))
ax.plot(Q, a-bd*Q, color='#2563eb', lw=2.2, label='수요 D')
ax.plot(Q, c+bs*Q, color='#dc2626', lw=2.2, label='공급 S')
ax.plot(Q, c+t+bs*Q, color='#dc2626', lw=2.2, ls='--', label='공급 S+세금')
ax.plot(Qe,Pe,'ko',ms=7); ax.plot(Qt,Pb,'ks',ms=7); ax.plot(Qt,Ps,'k^',ms=7)
# 조세수입(사각형)
ax.fill_between([0,Qt],[Ps,Ps],[Pb,Pb], color='#16a34a', alpha=0.15)
# 사중손실(삼각형)
ax.fill([Qt,Qe,Qt],[Pb,Pe,Ps], color='#f59e0b', alpha=0.35)
ax.annotate('조세수입', (Qt/2, (Pb+Ps)/2), color='#166534', ha='center')
ax.annotate('사중손실\n(DWL)', (Qt+3, Pe), color='#b45309')
ax.set_title('종량세의 귀착과 사중손실', fontweight='bold')
ax.set_xlabel('수량 Q'); ax.set_ylabel('가격 P'); ax.legend(); ax.set_xlim(0,100); ax.set_ylim(0,100)
plt.tight_layout(); plt.show()과세 전: Q*=40, P*=60
과세 후: Q=30, 구매자가격 Pb=70, 판매자가격 Ps=50
소비자 부담=10, 생산자 부담=10 (탄력성 같아 50:50)
조세수입=600, 사중손실(DWL)=100

결과를 하나씩 읽어 봅시다. 과세 전 시장균형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Q^\*=40,\ P^\*=60입니다. 이제 단위당 20의 세금이 붙으면, 소비자가 내는 가격과 생산자가 받는 가격 사이에 20만큼의 쐐기(tax wedge)가 벌어집니다. 새 균형에서 거래량은 으로 줄고, 구매자가 지불하는 가격은 70원으로 오르며, 판매자가 실제로 손에 쥐는 가격은 50원으로 내려갑니다. 원래 가격 60원을 기준으로 보면, 구매자는 10원을 더 내게 되었고(60→70) 판매자는 10원을 덜 받게 된 것입니다(60→50).
세부담의 배분: 소비자와 생산자가 반씩¶
이 예제에서는 세금 20원이 소비자 10원, 생산자 10원으로 정확히 반씩 나뉘었습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수요곡선의 기울기(−1의 절댓값)와 공급곡선의 기울기(+1)가 같아서 두 곡선의 탄력성이 균형점에서 대칭이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조세 귀착의 가장 중요한 원리가 나옵니다. 덜 탄력적인(더 둔감한) 쪽이 세금을 더 많이 부담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탄력적인 쪽은 세금이 붙으면 거래를 쉽게 줄이거나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 부담을 회피할 수 있지만, 비탄력적인 쪽은 도망갈 곳이 없어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기 때문입니다. 담배가 좋은 예입니다. 담배 수요는 극도로 비탄력적()이므로, 담배세의 부담은 대부분 소비자에게 전가됩니다. 정부가 세금을 담배 회사에 물린다 해도, 회사는 비탄력적인 수요를 이용해 그 대부분을 가격에 얹어 소비자에게 넘길 수 있는 것입니다.
조세수입과 사중손실¶
정부가 걷는 조세수입(tax revenue) 은 단위당 세금에 거래량을 곱한 것으로, 이 예제에서는 입니다. 그림에서 이는 구매자가격선(70)과 판매자가격선(50) 사이, 거래량 30까지의 직사각형 넓이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결정적인 사실이 하나 드러납니다. 세금 때문에 거래량이 40에서 30으로 10만큼 줄었다는 점입니다. 원래라면 이루어졌을 이 10단위의 거래는, 그 거래에서 소비자가 얻었을 편익이 생산자의 비용보다 컸음에도 불구하고 세금이라는 쐐기 때문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렇게 세금이 상호 이익이 되는 거래를 가로막아 발생하는, 누구에게도 돌아가지 않고 그냥 증발해 버린 사회적 후생의 손실을 사중손실(deadweight loss, DWL) 이라 부릅니다. 이 예제에서 사중손실은 정확히 100입니다. 조세수입 600은 최소한 정부의 손으로 넘어가 어딘가에 쓰이지만, 사중손실 100은 그 누구의 이득도 되지 못한 채 시장에서 완전히 소멸한 순수한 낭비입니다.
이 장의 요약¶
이 장에서 우리는 3장에서 배운 수요·공급의 '방향’에 '크기’라는 차원을 더했습니다. 그 핵심 도구가 바로 반응의 민감도를 %로 재는 탄력성입니다.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가격이 1% 변할 때 수요량이 몇 % 변하는가를 재며, 단위에 구애받지 않는 순수한 숫자이기에 서로 다른 재화의 민감도를 비교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계산할 때는 기준점 문제를 피하기 위해 중간점법(호탄력성) 을 사용합니다. 절댓값이 1보다 크면 탄력적, 작으면 비탄력적, 같으면 단위탄력입니다.
[C1]에서 보았듯, 기울기가 일정한 직선 수요곡선 위에서도 탄력성은 점마다 변합니다. 점탄력성 에서 위치를 나타내는 가 곡선을 따라 변하기 때문입니다. 곡선의 위쪽은 탄력적, 아래쪽은 비탄력적이며, 그 경계인 단위탄력점()이 곧 총수입 극대점()입니다.
탄력성은 대체재의 유무, 필수재/사치재 여부, 시장의 정의 범위, 시간의 길이에 의해 결정됩니다. 총수입은 탄력성에 따라 가격 인상에 정반대로 반응하며(비탄력적이면 증가, 탄력적이면 감소), 이는 기업 가격전략의 핵심 논리입니다. 탄력성 개념은 소득탄력성(정상재/열등재/사치재 판정)과 교차탄력성(대체재/보완재 판정), 그리고 공급의 가격탄력성으로 확장됩니다.
[C2]의 2015년 담배세 실증에서 담배 수요의 탄력성은 -0.47의 비탄력재로 확인되었고, 이는 안정적 세수와 제한적 건강효과라는 정책 딜레마를 낳았습니다. 마지막으로 [C3]에서 우리는 조세의 귀착(덜 탄력적인 쪽이 더 부담)과 사중손실()을 계산하며, 탄력성이 세부담 배분과 효율성 손실을 함께 지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효율적 과세는 비탄력적 재화를 겨냥하지만, 그것은 형평성과의 긴장을 안고 있습니다.
핵심 용어¶
| 한국어 | English | 정의 |
|---|---|---|
| 탄력성 | Elasticity | 한 변수가 1% 변할 때 다른 변수가 몇 % 변하는가를 재는, 단위에 구애받지 않는 반응의 척도. |
| 수요의 가격탄력성 | Price elasticity of demand | 가격 1% 변화에 대한 수요량의 변화율. 수요의 법칙에 따라 통상 음(−)의 값. |
| 중간점법(호탄력성) | Midpoint method (arc elasticity) | 변화율의 분모를 두 값의 평균(중간점)으로 삼아, 방향에 관계없이 동일한 탄력성을 얻는 계산법. |
| 점탄력성 | Point elasticity | 특정 한 점에서의 순간 탄력성. 로 정의됨. |
| 탄력적 | Elastic | . 가격 변화율보다 수요량 변화율이 커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 |
| 비탄력적 | Inelastic | . 가격 변화율보다 수요량 변화율이 작아 소비자가 둔감하게 반응. |
| 단위탄력 | Unit elastic | . 가격과 수요량의 변화율이 같으며, 총수입이 극대가 되는 점. |
| 총수입 | Total revenue (TR) | 판매액 총합. . 가격 효과와 수량 효과의 줄다리기로 결정됨. |
| 소득탄력성 | Income elasticity of demand | 소득 1% 변화에 대한 수요량의 변화율. 부호·크기로 정상재/열등재/사치재/필수재를 구분. |
| 정상재 · 열등재 | Normal good · Inferior good | 소득탄력성이 양이면 정상재, 음이면(소득이 늘 때 소비가 줄면) 열등재. |
| 교차탄력성 | Cross-price elasticity of demand | 다른 재화 가격 1% 변화에 대한 해당 재화 수요량의 변화율. 양이면 대체재, 음이면 보완재. |
| 대체재 · 보완재 | Substitutes · Complements | 교차탄력성이 양(+)이면 서로 대신 쓰이는 대체재, 음(−)이면 함께 쓰이는 보완재. |
| 공급의 가격탄력성 | Price elasticity of supply | 가격 1% 변화에 대한 공급량의 변화율. 공급의 법칙에 따라 통상 양(+)의 값. |
| 종량세 | Specific tax | 거래 단위당 일정 금액으로 부과되는 세금. |
| 조세의 귀착 | Tax incidence | 세금의 경제적 부담이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에 실제로 나뉘는 방식. 덜 탄력적인 쪽이 더 부담. |
| 조세수입 | Tax revenue | 정부가 걷는 세금 총액. 단위당 세금 × 거래량. |
| 사중손실 | Deadweight loss (DWL) | 세금 등이 상호 이익이 되는 거래를 막아 소멸시킨, 누구에게도 귀속되지 않는 사회적 후생 손실. . |
| 역진성 | Regressiveness | 저소득층이 소득 대비 더 무거운 부담을 지게 되는 조세의 성격. |
연습문제¶
[개념]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항상 음(−)의 값을 갖는 이유를 수요의 법칙과 연결하여 설명하시오. 또한 실무에서 절댓값으로 이야기하는 관습이 정당화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울기가 일정한 직선 수요곡선 위에서는 탄력성도 일정하다’는 진술은 참인가 거짓인가? 점탄력성 공식 을 이용해 근거를 들어 설명하시오.
다음 재화들을 탄력적/비탄력적으로 분류하고 그 이유를 4.3절의 결정요인으로 설명하시오: (a) 특정 브랜드의 생수, (b) 소금, (c) 해외여행 항공권, (d) 인슐린.
조세의 '법적 부담자’와 '경제적 부담자’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담배세를 예로 들어 설명하시오.
[계산]
어느 재화의 가격이 800원에서 1,200원으로 오르자 수요량이 500개에서 300개로 줄었다. 중간점법으로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계산하고, 이 재화가 탄력적인지 비탄력적인지 판정하시오.
수요함수가 로 주어져 있다. (a) 일 때와 일 때의 점탄력성을 각각 구하시오. (b) 단위탄력이 되는 와 를 구하고, 그때의 총수입을 계산하시오.
소득이 4% 증가하자 어느 가정의 라면 소비량이 2% 감소했다. 라면의 소득탄력성을 구하고, 라면이 정상재인지 열등재인지 판정하시오.
버터 가격이 10% 오르자 마가린 수요량이 6% 증가했다. 교차탄력성을 구하고, 두 재화의 관계(대체재/보완재)를 판정하시오.
수요 , 공급 인 시장에 단위당 의 종량세가 부과되었다. (a) 과세 전 균형 Q^\*,\ P^\*를 구하시오. (b) 과세 후 거래량, 구매자가격, 판매자가격을 구하시오. (c) 소비자와 생산자의 세부담을 각각 구하시오. (d) 조세수입과 사중손실을 계산하시오( 이용).
[데이터]
[C2]에서 담배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0.47로 추정되었다. 만약 정부가 담뱃값을 다시 중간점법 기준 20% 인상한다면, 이 탄력성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담배 소비량은 몇 % 변하겠는가? 이때 담배 관련 세수는 늘겠는가 줄겠는가? 4.4절의 총수입 논리를 이용해 설명하시오.
[서술]
효율적 과세의 원리는 '가장 비탄력적인 재화에 세금을 매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담배·주류처럼 비탄력적인 재화는 저소득층 소비 비중이 높아 역진적일 수 있다. 효율성과 형평성이 충돌하는 이 상황에서, 여러분이 조세 정책 담당자라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겠는가? 근거를 들어 논술하시오.
어느 카페 사장이 아메리카노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사장이 반드시 알아야 할 탄력성 관련 정보는 무엇이며, 그 정보에 따라 가격 인상이 총수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C1]의 총수입 곡선과 연결하여 설명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