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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멈추는가

학부를 마치고 처음 논문을 펼치면 대개 3쪽에서 멈춘다. 모형 절이다. 수식이 어려워서 멈추는 것은 아니다. 학부에서 배운 미적분과 행렬로 못 풀 식은 거기 없다. 멈추는 이유는 식이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지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각 글자가 무엇의 이름인지, 양변의 단위가 무엇인지, 파라미터 하나를 두 배로 하면 어느 항이 이기는지, 가정 하나를 빼면 어느 줄이 무너지는지 —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로 식을 "읽었다"고 하고 다음 쪽으로 넘어간다. 그러면 결과 절에 가서 저자의 주장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 믿거나 말거나가 된다.

학부는 계산을 가르친다. 함수가 주어지면 미분하고, 제약이 주어지면 라그랑주 승수를 세우고, 행렬이 주어지면 고유값을 구한다. 시험은 그것으로 충분했다. 대학원 논문은 계산을 요구하지 않는다. 계산은 저자가 이미 했다. 논문이 요구하는 것은 식을 보고 누가 무엇과 상충하는지, 결론이 어느 가정에 매달려 있는지, 파라미터가 움직이면 결과가 어느 쪽으로 가는지를 계산하지 않고 말하는 능력이다. 학부에 이것을 따로 가르치는 과목은 드물다. 대개 비교정학 단원의 계산 문제 뒤에 숨어 있고, 시험은 계산만 묻는다. 배운 사람은 대학원 첫 두 해에 논문을 수십 편 읽으며 혼자 익혔다. 그 두 해에 흩어져 익히는 것 가운데 식 읽기 한 가지를 24주에 모아 놓는 것이 이 책의 일이다. 논문 수십 편이 하는 일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그 앞에 설 준비를 시킨다.

이 책은 24주짜리 math camp다 — 대학원이 개강 전에 여는 수학 집중 과정을 그렇게 부른다. 보통의 math camp는 실해석이나 측도론 같은 새 수학을 넣지만, 이 책에는 새 수학이 거의 없다. 이미 아는 수학을 다른 높이에서 다시 쓰는 법을 익힌다. 재료는 경제학과 금융에서 가져온다. 물리학의 차원해석이나 통계물리의 율 방정식(어떤 크기의 개체가 얼마나 빨리 늘고 주는지를 적은 방정식 — W20에서 기업규모 분포에 쓴다)을 빌려 오는 회차가 있지만, 예제는 생산함수·채권가격·자산가격·기업규모 분포로 돌아온다.

한 식을 일곱 번 읽기

솔로우 모형의 자본축적식이다.

k˙=sf(k)(n+δ)k\dot k = s f(k) - (n+\delta)\,k

학부에서 이 식은 정상상태 kk^{*}를 구하는 문제였다. 우변을 0으로 두고 f(k)=kαf(k)=k^{\alpha}를 넣어 kk^{*}를 풀면 끝이다. 이 책은 같은 식을 일곱 높이에서 읽는다.

L0 · 표기 — kk는 무엇인가. 스칼라이고, 1인당 자본이며, 시간의 함수 k(t)k(t)인데 인수를 생략했다. k˙\dot kkkd/dtd/dt를 적용한 다른 대상이다. ff는 함수다. ss·nn·δ\delta는 파라미터다 — 이 구분이 "정상상태"라는 말이 성립하는 조건이다. 파라미터가 움직이면 정상상태도 움직인다.

L1 · 차원 — 좌변은 [자본/시간]. 우변 첫 항은 무차원 ss 곱하기 [자본/시간]이므로 맞고, 둘째 항은 [1/시간] 곱하기 [자본]이므로 맞다. nnδ\delta가 같은 자리에 더해질 수 있는 것은 둘 다 [1/시간]이기 때문이다. ss가 그 자리에 더해질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 한 줄 검사가 식을 잘못 옮겨 적은 것을 잡아낸다.

L2 · 불변성 — kk를 두 배 하면 f(k)f(k)는 두 배가 되지 않는다. 오목함수이므로 덜 커진다. 둘째 항은 정확히 두 배가 된다. 그래서 kk가 크면 둘째 항이 이기고 작으면 첫째 항이 이긴다. 양의 정상상태가 하나뿐이고 안정인 이유가 계산 없이 여기서 보인다.

L3 · 동역학 — 고정점은 k=0k=0kk^{*} 둘이다. kk^{*} 근방에서 우변을 선형화하면 기울기가 (1α)(n+δ)-(1-\alpha)(n+\delta)로 음수다. 음수이니 kk^{*}는 안정이고, 같은 계산을 k=0k=0에서 하면 양수가 나와 불안정이다. 기울기의 크기가 수렴속도다. α=1/3\alpha=1/3, n+δ=0.06n+\delta=0.06이면 연 4%, 격차의 절반이 닫히는 데 약 17년이 걸린다. 이 숫자가 실증 성장 회귀의 "β\beta-수렴"이 찾는 그 숫자다.

L4 · 메커니즘 — 정상상태에서 균등해지는 두 양은 무엇인가. 1인당 저축 sf(k)sf(k)와, 자본–노동 비율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투자 (n+δ)k(n+\delta)k다. 저축이 이것보다 많으면 자본이 깊어지고 적으면 얕아진다.

L5 · 유도 — 이 식을 백지에서 다시 만들 수 있는가. K˙=sYδK\dot K = sY - \delta Kk=K/Lk=K/L, L˙/L=n\dot L/L = n에서 몫의 미분 규칙 한 번이면 나온다. 그 한 번에서 nn이 어디서 튀어나오는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L6 · 모형화 — 이 식은 무엇을 버렸는가. 재화가 하나, 저축률이 외생, 기술 진보가 없다. 셋 가운데 어느 것을 빼면 결론(수렴, 반감기 17년)이 무너지고 어느 것은 빼도 남는가. 저축률을 내생화하면 수렴은 남고 속도가 바뀐다. 기술 진보를 넣으면 정상상태가 성장 경로로 바뀌지만 수렴은 남는다. 재화를 둘로 늘리면 "1인당 자본"이라는 말부터 다시 정의해야 한다. 모형이 근사인지 캐리커처인지는 이 질문에서 갈린다.

일곱 번 읽은 뒤에 남는 것은 식이 하는 주장의 목록이다. 양의 정상상태는 하나이고 안정이다. 격차의 절반이 닫히는 데 한 세대가 걸린다. 그 속도는 저축률과 무관하다. 결론이 매달린 가정은 저축률 외생성이 아니라 한계생산 체감이다. 이 목록을 계산 없이 만들 수 있으면 논문 3쪽은 지나간다.

24회차가 이 일곱 층을 세 번 돈다. 1부(정학)는 제약 최적화 하나를 24주 내내 쓸 도구로 만든다. 2부(동학과 불확실성)에서 벨만 방정식은 연산자의 고정점이 되고, 조건부 기댓값은 사영이 되고, 위험중립확률은 측도 변환이 된다. 3부(분포와 집계)는 대표적 개인을 버린다.

다음 문단은 24주 뒤에 다시 읽으라고 둔 것이다. 지금 낯선 이름이 있는 것이 정상이다. 같은 식이 여러 회차에 다시 나오는 것은 중복이 아니다. W04의 라그랑주 승수 λ\lambda는 W12의 벨만 방정식에서 가치함수의 기울기로, W21의 Leontief 가격식에서 다시 나온다. W07의 사영행렬 PP는 W14에서 조건부 기댓값의 정의가 되고, W22에서 선택편의를 떼어 내는 도구가 된다. 한 대상을 세 높이에서 만나는 것이 설계다.

학부와 대학원 사이의 간극은 21개 항목이다. 회차 하나가 항목 하나를 맡는다. 목록은 간극 21항목에 있다. 각 항목은 "학부에서 배운 것"과 “대학원에서 요구되는 것” 한 쌍이다 — 예를 들어 "λ\lambda는 답을 구하고 소거하는 변수다"와 “λ\lambda는 잠재가격이자 제약의 기회비용이다”. 24주 뒤에 이 21쌍의 오른쪽 칸을 자기 말로 설명할 수 있으면 된다.

24주 뒤에 남는 것

논문의 모형 절을 읽고, 결과 절을 읽기 전에 결과의 부호를 예측한다. 파라미터가 오르면 최적해가 어느 쪽으로 가는지를 음함수 정리에서, 위험이 커지면 프리미엄이 어느 쪽으로 가는지를 오일러 방정식에서 계산 없이 읽는다. 예측이 맞으면 논문을 이해한 것이고, 틀리면 어느 가정을 놓쳤는지 찾을 곳이 생긴다.

스무 개 남짓의 결과를 백지에서 다시 만든다. 학부에서 이름은 들어 본 것(포락선 정리, 채권의 듀레이션과 컨벡시티, OLS의 FWL 정리)부터 대학원에서 처음 만나는 것(벨만 연산자의 압축성, 위험중립확률, 멱법칙의 지수)까지다. 전체 목록은 백지 유도 목록에 있다. 외워서가 아니라 각 줄 옆에 그 줄을 허용하는 가정을 적으면서 만든다.

논문 세 편을 전면 분해한다. 관문 세 회차(W08·W16·W24)가 그 자리다. 앞의 두 편은 책이 정하고 — W08은 Dixit–Stiglitz(1977), W16은 Lucas(1978) — 마지막 한 편은 본인 분야에서 고른다(분야가 정해지지 않았으면 Gabaix(2011)가 기본값이다). 기호 대장부터 비교정학 부호 예측까지 여섯 단계의 절차를 그 논문의 식 위에서 돌린다. 산출물은 통과 목록이 아니라 막힌 지점의 목록이다.

장난감 모형 하나를 직접 만든다. W23에서 현상 하나를 2×2 또는 두 기간 모형으로 옮기고, W24에서 그 완성본을 낸다.

회차를 읽는 법

24회차 가운데 21회차가 0절부터 7절까지 같은 구조다. 구조가 같으니 읽는 방법도 같다. 처음 두세 회차에서 방법을 몸에 붙인다. 그 뒤로는 절 번호만 보고 무엇을 할 차례인지 안다.

0절 · 이번 회차의 식 — 회차의 중심 식이 설명 없이 먼저 나온다. 지금 읽히지 않아도 된다. 대신 이 식을 두고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을 종이에 세 줄 적는다. 틀려도 된다. 7절에서 이 세 줄을 다시 꺼낸다.

1절 · 도입 — 이 식 앞에서 학부 읽기가 어디서 멈추는지를 논문이나 실무의 장면 하나로 보인다. 첫 문장부터 그 장면이다. "나도 거기서 멈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도 회차는 건너뛰지 않는다. 뒤 회차와 인출 산식이 이 회차의 식 번호를 그대로 부르기 때문이다. 1절만 짧게 지나고 2절로 간다.

2절 · 기호 대장 — 식에 나오는 모든 기호를 기호·종류·형상·차원·한국어 이름의 다섯 칸으로 옮긴 표다. 책의 표를 보기 전에 자기 표부터 만든다. 빈 종이에 다섯 칸을 긋고 0절의 식에서 글자를 하나씩 옮긴 뒤 책의 표와 비교한다. 다른 칸이 그 회차에서 배울 것이다. 표 뒤에는 "같은 글자, 다른 이름"이 온다 — λ\lambda는 이 책에서 잠재가격·수렴속도·지수분포 모수의 세 뜻으로 쓰이고, 회차마다 어느 뜻인지를 밝힌다. 24회차의 표는 기호 대장 누적본에 쌓인다.

3절 · 유도 — 가정에 A1, A2, … 번호가 붙어 있다. 정리가 있고 증명이 있다. 증명의 식 한 줄마다 그 아래 근거 — 한 줄이 있다. 그 조작을 허용하는 가정과 정리를 적은 줄이다. 식은 어느 교과서에나 있다. 각 줄이 왜 허용되는지를 적은 교과서는 드물다. 읽는 방법은 하나다 — 다음 줄을 손으로 가리고 스스로 써 본 뒤 가린 것을 연다. 맞으면 넘어가고, 틀리면 근거 줄을 읽는다. 증명 뒤에 번역 문단이 있다. 정리를 기호 없이 한국어 한두 문장으로 옮긴 것이다(“요소가 한계생산물만큼 가져가면 생산물이 정확히 소진된다”). 이 문장을 자기 말로 다시 쓸 수 없으면 정리를 이해한 것이 아니다.

4절 · 읽기 — 0절의 식에 식 일기 12문항 가운데 그 회차 층의 문항을 실제로 적용해 답을 쓴 절이다. Q3 차원, Q5 극한, Q8 파라미터 극단, Q10 고정점, Q11 한계 원리 — 문항마다 소제목이 있고 답이 있다. 답을 읽기 전에 자기 답을 쓴다. 파라미터 극단(“β1\beta\to 1이면 어떤 세계가 되는가”)은 계산이 아니라 경제학으로 답하는 문항이다.

5절 · 학부와 대학원의 간극 — 그 회차가 맡은 간극 항목 한 쌍을 적고, 학부 읽기가 논문의 어느 줄에서 멈추는지를 두세 문단으로 보인다. 회차를 다 읽은 뒤 한 번 더 읽는 절이다.

6절 · 훈련 — 손을 움직이는 절이다. 백지 재유도 항목 하나와 그 채점 기준, 식 일기 과제, 냉시동 인출 항목(산식이 주는 최대 세 개), 노트북 예측 항목 셋이 있다.

7절 · 마치며 — 0절의 식이 번호 없이 다시 나온다. 0절에서 적어 둔 세 줄을 꺼내 옆에 놓는다. 그때 적은 것과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의 차이가 그 회차의 성취다. 차이가 없으면 잘못 읽은 것이다. 마지막 한 문장만 다음 회차를 예고하고, 그 밖에는 앞 회차만 부른다.

본문 3시간은 0–1절 20분, 2절 40분(자기 표 먼저), 3절 60분(다음 줄을 가리고), 4–5절 40분, 7절 20분 어림이다. 처음 두세 회차는 이보다 오래 걸린다. 두 배까지는 정상이고, 그 시간은 2절과 3절에서 나간다.

관문 세 회차(W08·W16·W24)는 구조가 다르다. 새 식이 없다. 논문 한 편을 정하고 여섯 단계 분해 절차를 그 논문 위에서 돌린 뒤, 앞 일곱 회차의 백지 항목 네 개를 자료 없이 시험한다. W24만은 그 시험을 논문 분해·핵심 결과 재유도·장난감 모형 완성본의 셋으로 묶는다. 관문의 산출물은 막힌 지점의 표다. 막힌 것을 숨기지 않고 등록하는 것이 관문의 목적이다.

연습하는 법

읽기만 하면 유도 능력은 생기지 않는다.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기억의 성질이다. 이해한 직후에는 다 아는 것 같지만 일주일 뒤 백지 앞에 서면 첫 줄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의 연습은 "이해했는가"가 아니라 "백지에서 나오는가"를 묻고, 그것을 시간 간격을 두고 세 번 묻는다.

주 6시간이다. 본문 3시간, 과제 3시간. 과제 3시간의 배분은 24주 내내 고정이고 내용만 바뀐다.

블록시간하는 일
냉시동 인출40분1주 전 · 3주 전 · 8주 전 회차의 백지 항목을 자료 없이 재구성한다
이번 회차 재유도60분6절의 백지 항목 하나를 자료 없이 재생성한다
식 일기40분그 회차 층의 문항을 중심 식에 적용해 적는다
노트북40분예측 세 개를 먼저 적고, 계산을 돌려, 어긋난 곳을 판정한다

표의 순서가 한 주의 순서다. 첫날, 책을 펴기 전에 냉시동 인출 40분을 한다 — 이번 주 본문을 읽고 나면 더는 "냉"이 아니다. 그다음 0절의 식 앞에서 세 줄을 적고 1·2·3절을 읽는다. 둘째 날 4·5절을 읽고 식 일기 40분을 쓴다. 이번 회차 재유도 60분은 읽은 날에 하지 않는다. 4절 마지막 문항 Q12가 "내일 백지에서 재유도할 항목으로 등록한다"인 이유다 — 하루를 건너뛰어야 인출이 된다. 노트북 40분은 그 뒤 어느 날이든 좋다. 7절은 재유도를 마친 뒤에 읽는다.

냉시동 인출은 "백지에서 나오는가"를 실제로 묻는 40분이다. "냉시동"은 아무것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뜻이다. 어느 항목을 꺼낼지는 산식이 정한다 — W주에는 W−1, W−3, W−8 회차의 항목이다. W11이면 W10의 수렴속도, W08 관문에서 통과하지 못한 항목, W03의 채권가격 2차 전개가 올라온다. 주별 표는 시간표에 있다. 첫 몇 주는 산식이 주는 항목이 적다. W01에는 없고(그 40분은 "시작하기 전에"의 1번과 5번을 백지에서 확인하는 데 쓴다), W02·W03에는 하나, W05–W07에는 둘, W09부터 셋이다. 간격을 1주·3주·8주로 벌리는 이유가 있다. 1주 뒤에 나오는 것과 8주 뒤에 나오는 것은 다른 기억이고, 논문 앞에서 쓸 수 있는 것은 뒤쪽이다. 항목 하나를 세 번 모두 통과하면 인출 목록에서 내린다. 한 번이라도 막히면 다음 주 “1주 전” 자리에 다시 올라온다. 그래서 실제 인출 목록은 표보다 길어질 수 있고 짧아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40분은 늘리지 않는다. 40분 안에 못 한 항목은 다음 주로 이월한다. 이월이 두 주 이상 이어지면 새 회차를 한 주 미루고 인출만 하는 주를 둔다. 24주가 25주가 되는 것이 항목이 쌓이는 것보다 낫다.

막혔을 때는 막힌 줄에 표시를 하고, 본문에서 그 줄의 근거만 확인한다. 전체를 다시 읽지 않는다. 다시 읽으면 이해한 느낌이 돌아오지만 그것은 재인식이다. 근거를 확인했으면 종이를 덮고 처음부터 다시 쓴다.

이번 회차 재유도의 항목은 회차당 하나다. 하나를 확실히 통과하는 것이 둘을 어설프게 아는 것보다 낫고, 그 하나가 다음 8주 동안 세 번 다시 올라온다. 채점은 본인이 한다. 60분이 끝나거나 그 전에 막혀서 멈추면 6절의 해답 상자를 열고 체크리스트의 항목마다 ○·×를 매긴다. 기준은 대개 “…줄 옆에 …가 적혀 있는가” 꼴이다. 답이 맞았는가가 아니라 각 줄의 근거를 적었는가를 채점한다. 마지막 항목은 "번역 문장이 있는가"다. 전부 ○이면 통과다. 하나라도 ×이면 막힘이고, × 옆에 그 줄의 식 번호를 적어 두면 그것이 다음 주 인출 항목이 된다. 해답 상자는 60분이 지나기 전에는 열지 않는다. 열면 그 항목은 이번 주에 읽은 것이지 통과한 것이 아니다.

식 일기는 공책이다. 식 하나에 한 쪽을 준다. 0절 앞에서 적은 세 줄이 그 쪽의 첫 기입이고, 6절 과제의 문항이 그 아래 날짜와 함께 쌓인다. 12문항 가운데 Q1–Q3(기호·번역·차원)은 매번 쓰고, 나머지는 그 회차 층의 문항만 쓴다. 한 번에 열두 개를 다 쓰지 않는다. 한 식을 두고 문항이 여러 날에 걸쳐 쌓이므로 일기다. 4절은 저자가 쓴 시범이고 — 자기 답을 먼저 쓰고 나서 편다 — 6절이 과제다.

노트북은 예측 → 계산 → 대조 순서다. 코드를 열기 전에 예측 세 개를 종이에 적는다. 6절 끝에 항목이 있다 — “금리가 +50bp 움직일 때 1차 근사의 오차 부호는?”, “만기가 길수록 오차는 커지는가?” 같은 것들이다. 그런 다음 계산을 돌리고, 어긋난 자리를 대조 표에 적고, 어느 쪽이 틀렸는지 판정한다. 노트북에 새 개념은 없다. 본문의 식을 반복문과 배열로 그대로 쌓아 숫자를 낸다. 어긋난 자리마다 돌아갈 3절의 식 번호가 대조 표 아래에 있다.

4주마다 — W04·W12·W20의 6절이 그 자리다 — 앞 두 블록을 판별 인터리빙(interleaving) 100분으로 바꾼다. 앞 회차의 문제 여덟 개를 섞어 놓고, 각 문제에서 계산은 하지 않고 두 가지만 답한다 — 어느 도구가 적용되는가, 부호와 크기 순위는 어떻게 되는가. 도구를 쓰는 능력과 어느 도구를 써야 하는지 판별하는 능력은 다른 능력이다. 회차 안에서는 도구가 정해져 있으니 판별 연습이 되지 않는다. 논문에서는 아무도 어느 도구인지 알려 주지 않는다. 관문 주에는 같은 훈련이 분해 절차의 다섯째 단계 — 계산 없이 부호만 예측하기 — 로 들어간다.

24주 동안 손에서 나오는 것은 다섯 가지다. 0절의 세 줄, 재유도 답안, 식 일기, 노트북 대조표, 관문의 막힌 지점 표. 공책 한 권에 회차 순서로 모은다. 백지 유도 목록의 표는 웹 페이지라 적을 수 없다. W01을 시작하기 전에 인쇄하거나 공책 첫 장에 옮겨 적고, 통과한 날짜와 막힌 줄의 식 번호를 거기에 적는다. 24주 동안 관리하는 것은 그 한 장이다.

이 책이 아닌 것

수리경제학 방법론 교과서가 아니다. 균형 존재 정리의 증명과 그 밑의 위상수학적 고정점 정리, 측도론의 기초는 다루지 않는다. 그런 것이 필요한 자리에서는 "이 가정의 근거는 이 회차 밖이다"라고 적고 넘어간다. 각 회차 끝의 "이어지는 자료"와 4년 계획 인계표가 그다음 갈 곳을 가리킨다.

논문을 대신 읽어 주지도 않는다. 관문의 논문 — W08 Dixit–Stiglitz(1977), W16 Lucas(1978), W24는 본인 분야 논문 한 편 또는 Gabaix(2011) — 은 직접 구해 직접 읽어야 한다. 셋 다 JSTOR에 있어 기관 구독이 필요하다. 구독 없이 볼 수 있는 대안은 W24에만 있다(워킹페이퍼판과 무료 개관 논문 — 1절에 적어 두었다). 관문 주 전에 미리 구해 둔다. 이 책이 주는 것은 읽는 절차와, 막힌 자리에서 돌아갈 식 번호다.

계산을 가르치는 책도 아니다. 노트북은 검증 도구다. 파이썬을 처음 본다면 노트북 첫 회차에서 시간이 더 걸릴 것이나, 쓰이는 것은 반복문·numpy 배열·matplotlib 그림이 거의 전부다(이항계수와 오차함수, 고유값 검산에만 라이브러리 함수를 부른다).

시작하기 전에

다섯 문항 가운데 하나라도 "아니다"면 그것부터 채운다. 학부 수리경제학 교재의 해당 장이면 된다.

  1. 제약이 하나 있는 최적화를 라그랑주로 풀 수 있는가.

  2. 2×22\times 2 행렬의 고유값을 손으로 구할 수 있는가.

  3. 조건부 확률과 베이즈 정리를 쓸 수 있는가.

  4. 변수분리형 1계 미분방정식을 풀 수 있는가.

  5. 행렬 곱의 정의를 기억하는가.

준비물은 종이와 연필, 공책 한 권, 그리고 파이썬이 도는 컴퓨터다. 노트북은 회차마다 한 편이고, 목차에서 본문 바로 뒤에 wXX-lab.ipynb로 붙어 있다. 저장소에서 내려받아 Jupyter나 VS Code로 연다. 쓰는 패키지는 numpy와 matplotlib이고 W15만 scipy를 더 쓴다. 설치가 처음이면 저장소의 README를 따른다. 종이가 먼저다. 노트북 40분을 뺀 나머지 연습은 전부 백지에서 하고, 노트북도 예측 세 개를 종이에 적은 뒤에 연다.

W01부터 순서대로 읽는다. 관문에서 막힌 항목이 있어도 다음 부로 넘어간다. 막힌 항목은 산식대로 다음 주 냉시동 인출에 다시 올라온다.

진도는 읽은 회차로 재지 않는다. 1주·3주·8주 뒤 세 번 백지에서 통과해 인출 목록에서 내려간 항목으로 잰다. 항목은 21개다. 24주 안에 세 번째 통과까지 마칠 수 있는 것은 W01–W15의 14개이고, W17–W23의 7개는 8주 뒤 칸이 24주 밖에 걸리므로 두 달 더 인출을 계속한다. 그때 스물한 개가 다 내려가 있으면 논문 3쪽에서 더는 멈추지 않는다.